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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317화 (317/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1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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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프엘라는 구름 속을 떠다니고 있었다.

정확히는 의식이 구름 속을 떠다니는 것 같았다. 구멍에 갇혀 신체의 주도권은 이미 찾을 수 없었고,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자극만을 느낄 뿐이었다.

찌걱, 찌걱. 퍽퍽퍽.

수십 차례의 비슷한 자극이 이어졌다. 동시에 전신으로 서로 다른 자극이 이어졌다.

짐승처럼 뒤에서 앞으로 찌르는 자극.

슬라임 점액 튜브에 끼워져 상체가 탱글거리는 자극.

엉덩이와 다리를 통해 부딪히는 다른 이의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오르가슴의 자극.

그리고 마지막으로 뱃속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신체가 바뀌어가는 자극.

니프엘라에게는 그 모든 자극이 미지의 세계에서 온 자극이었다. 처녀막을 뚫었던 신수의 손길은 3천년도 전의 일이었고, 그 순간의 감각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이었다.

그래서 니프엘라에게는 성적 자극이라 함은 생전 처음 느끼는 자극이었다. 모든 것을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직접 해보지 않은 그녀는 지식과 경험이 하나로 채워지는 감각에 눈물이 흘렀다.

짜-악.

오크의 거친 손길이 엉덩이를 때렸다. 니프엘라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짜악, 짝!

이전의 고통을 견뎌내면 바로 다음 고통이 찾아왔다.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것으로 모자라, 오크는  니프엘라를 벽의 구멍에 집어넣을 기세로 남근을 힘차게 찔러넣었다.

"아흑, 흐윽…!"

참아야 했다. 바로 옆의 구멍에는 솔라가 구릿빛같은 하체를 축 늘어뜨린 채 바르르 떨고 있었다. 솔라는 자신보다 더 빨리 다크엘프가 되었고, 자신보다 더 빨리 가버린 것이다.

솔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걸 사과할 시간은 타이밍은 없었다. 뱃속을 찌르는 자극은 니프엘라를 미쳐버리게 만들었다.

"흐끅…!"

뱃속에서 불이 나는 듯했다. 니프엘라는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그런 마음이 들수록 오크의 삽입도 더욱 빨라지고 강해졌다.

"아, 크흥, 여신님, 부디, 저를, 흐으읏…!!"

뷰르륵.

니프엘라는 다크엘프의 마기가 전신을 채우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몸속에 들어오는 이물감에 전신이 긴장되었다가 축 늘어졌다.

"아…."

아아, 그것이 절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오크가 뒤에서 말하는 듯 했다. 그리고 마물과의 성행위를 통해 전신에 오르가슴이 차오른 순간, 엘프로서의 인생이 끝나고 말았다.

스르르.

니프엘라의 손은 검게 변했다. 솔라의 피부와 다를 것 없는 구릿빛 피부에 니프엘라는 좌절했다. 이것이 타락의 쾌감이라는 거구나. 이래서 루나가 그렇게 행복해했구나.

꿀럭, 꿀럭.

튜브처럼 채워진 슬라임의 점액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니프엘라는 가슴부터 구멍에 툭 떨어졌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성감의 쾌감. 타락의 후회. 절정의 행복. 지도자로서의 책임감. 배반에 대한 미안함. 그 모든 감각이 한데 아우러져 굵은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언니, 괜찮아?"

"여왕님…. 어…?"

자신을 구멍에서 뽑아낸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루나가 있었다. 엘프 수호자, 피부가 하얀 루나가.

"이건 도대체…?"

"일단 본인 얼굴을 보면 잘 알 것 같은데."

오크는 얼굴이 비치는 매끈한 거울을 비췄다. 그곳에는 구멍에 들어가기 전과 별반 다를게 없는 자신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죄, 죄송해요, 2장로님!"

던전의 입구에 선 솔라는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늘에 가리워진 은발이 햇볕으로 나오니 바로 엘프 특유의 금발로 변했다.

"......????"

"우리 던전 특산물, 반반엘프지. 흐흐, 놀랐느냐?"

오크는 루나의 가슴을 움켜쥐며 쥐락펴락했다. 여왕이 오크 노예를 다룬다기보다, 오크가 여왕을 제 노리개 삼은 듯한 태도에 니프엘라는 금방 오크의 진짜 정체를 깨달았다.

"당신이 설마…!"

"그래. 내가 이 던전의 주인, 분노의 군단장, 루나의 주인이자 남편이니라. 그리고 너를 위해 준비된 이 모든 계획은…."

서프라이즈!!

오크가 두 팔을 벌리며 소리쳤다.

"아아, 이것은 몰래카메라라고 하는 것이다."

***

잠시 뒤.

라스촌의 입구, 4인용 테이블에는 한 명의 오크와 세 명의 엘프가 앉았다.

나, 루나, 2장로 니프엘라, 솔라.

"...그렇게 된 것이다. 니프엘라여. 그대들은 던전 내에서는 다크엘프가 될 지 모르나, 겉에서는 완벽한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지."

"......."

니프엘라는 홀린듯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박혔던 구멍 앞에 손을 밀어넣었다. 그림자가 지자마자 바로 손의 색이 변했다.

"여신이시여."

니프엘라는 연신 여신을 찾았다. 내가 루나와 처음 마주쳤을 때의 이야기를 할 때도, 던전을 발견한 솔라와 세 엘프를 반반엘프로 만들었던 이야기를 할 때도, 인류 연합도 마왕군도 아닌 제 3 세력으로 존재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때도 니프엘라는 여신을 찾았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다크엘프가 여왕이 되었다는 겁니까?"

"나야 모르지. 사랑이 넘치는 섹스의 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니. 원래는 아이를 낳게 하려고 했는데 아이 대신 성흔을 낳아버렸지. 흐흐흐."

"여신의 뜻…."

니프엘라는 허탈한 미소와 함께 자리에 주저앉았다.

"정녕 오크와 결합을 하는 것이 여신의 뜻이란 말입니까?"

"정확히는 엘프들이 더이상 금기랍시고 아랫입에 거미줄치고 안 살아도 된다 이거지. 금기랍시고 자꾸 억누르지 말고 욕망대로 욕구대로 살아가는 거다. 그리고 이왕이면 우리 군단의 아래에서."

나는 할파스 군단과의 전쟁을 상세히 말했다. 그리고 엘프의 숲이 우리 군단의 세력이 되어주기를 요청하고 지시하고 명령했다.

"여신이 그걸 바라고 있다. 그 증거가 루나의 성흔이 아니겠느냐. 다크엘프임에도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마물이 아니란 증거지."

"......."

니프엘라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다크엘프일 때만 여왕의 성흔이 있고 일반 엘프로 변할 때는 성흔이 사라지느냐는 사소한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얼핏 들었을 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변명도 마련해두었다.

"루나는 여왕이 되는 대신 다크엘프가 된 것이지. 여왕이 되는 반대급부로 다크엘프가 되었다. 여신의 뜻을 따르기로 한 거야.."

사실은 반대다.

다크엘프로 마음껏 성행위를 하다가 어쩌다보니 여왕으로 환생했을 뿐이다. 하지만 하얀 거짓말로 엘프들을 피흘리지 않고 우리 군단의 일원으로 만들면 그것만큼 좋은게 어디있겠는가.

"군단의 일원이 되면 던전에서 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 내 명령과 지시를 받아야하겠지만, 엘프들은 특별한 존재이니 최대한 편의를 봐주마. 다크엘프로서 던전에 상주하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대우를 해주마."

다른 종족과 달리 엘프들은 특별한 대우가 필요했다. 엘프들이 무시를 받는 존재가 되면 다른 이들이 루나와 륜을 무시할 수 있다.

'참 애매하지.'

명령이라는 명목으로 엘프들을 다크엘프로 만드는 셈이지만, 정작 강제로 만드는 엘프들은 우리 군단의 요직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기존 슬라임, 오크 부대에 거의 맞먹는 수준으로 다크엘프 부대를 운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니 협조해다오. 다른 엘프들도 똑같이 당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나만 당할 수 없지. 성인군자가 아니라면 누구든 내가 당한 걸 남도 따라 당해야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나는 니프엘라에게 벽의 구멍을 가리켰다.

"다른 엘프들도 이런 개꿀잼을 즐겨야하지 않겠느냐?"

들어갈 때는 다크엘프가 된다고 타락에 좌절하게 되지만, 막상 모든게 끝나고 나오면 그냥 엘프가 된다.

"어떠냐? 협조하겠느냐?"

"......그게 여왕의 뜻이라면."

니프엘라는 루나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짜증을 부렸다. 자신이 당한 것에 화를 내는 것도 있고,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자신을 기만한 것에 짜증을 낸 것이다.

"그러나 여왕님, 그리고 부군. 당신의 계획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이지?"

"젊은 세대는 여왕의 명령이라고 해도 잘 따르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니프엘라는 엘프의 숲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장로진과 같이 오랫동안 전통을 지켜온 고령의 엘프들은 금기를 범하라는 여왕의 명령에도 어쩔 수 없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규칙이 박히지 않은 상대적 젊은 이들,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이들'은 오랜 전통을 따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비교적 젊고 어린 엘프들은 마물과의 행위 자체를 혐오할 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저희의 성행위는 대부분 수음 정도가 끝인 걸요."

"그거야 루나한테 이미 충분히 들었다. 너는 그냥 솔라가 했던 것처럼 엘프들을 던전에 데려오기만 해. 나머지는 여왕이 알아서 할 것이다."

"명령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면요?"

"명령불복종으로 제압해야지. 던전 내에서 오크에게 박힐 것이다. 아직 테스트는 하지 않았지만 100% 확률로 영원히 다크엘프가 될 것이야.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 거지."

"......."

여왕은 움직일 수 없다. 성흔이라는 권위의 상징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가봐야 그저 장로급으로 강한 엘프 하나가 허공에 소리를 지르는 거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니까 네 도움이 필요하다, 니프엘라. 네가 엘프들을 설득해다오. 주기적으로 여왕을 알현하라고 엘프들을 데려올 것이며, 알현을 거부하는 자들은 스스로 던전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여라."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오크들에게 박혀야만 낫는 병이 있다고 하지. 몸에 열병이 나고, 자꾸만 몸이 후끈후끈하고, 성행위가 하고 싶어져서 미쳐버리는 거지."

"설마…?"

"그래. 나는 엘프의 숲으로 들어가는 강물에 미약을 풀 것이다. 엘프의 숲 전체에 미약을 뿌려 엘프들을 발정난 토끼들로 만들 것이다."

미약 테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벽구멍에서 오크에게 박히는 것 뿐.

"......엘프의 숲으로 들어가는 강물의 상류가 어디지?'

***

니프엘라는 결국 우리 군단에 협조하기로 했다.

퍽, 퍼벅, 퍼벅.

새롭게 구멍에 박힌 젊은 엘프들은 여왕과 장로라는 두 명의 명령에 따라 다크엘프가 되었고, 솔라가 옆에서 거드니 하나도 빠짐없이 반반엘프가 되었다.

"어...안에 들어가있을 때는 다크엘프였는데…?"

"장로님, 이거 농담이죠? 금기를 범했는데 던전 안에서만 다크엘프가 되는 거라니. 이런 편의주의가 어디있어요?"

"...그럼 던전 안에서는 지금처럼 마음껏 섹스해도 된다는 건가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일수록 생각이 더 유연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타락하지 않는다는 것-영원히 다크엘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마자 오크들과의 행위에 브레이크가 없어졌다.

"엘프들이란 도대체…."

"다들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던 거지."

륜과 루나를 통해 나는 엘프의 숲 엘프들이 얼마나 음란하고 음탕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헤어나오질 못하는 법.'

대부분의 다크엘프들은 마물에게 능욕을 당해 다크엘프가 된 것일 터.

하지만 지금은 여왕과 장로의 명령이라는 적절한 변명 사안이 있고, 대외적으로 체면치레를 할 수 있도록 일반엘프로도 만들어두었다.

모두가 반반엘프가 되는 세계. 우리는 그 바람직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니프엘라의 인도에 따라 결계 밖의 강을 찾아 이동했다.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숲으로 들어가는 강의 상류입니다."

"흐흐, 여기구나. 고맙다 니프엘라. 여기라면 얼마든지 가능하지."

우리 던전을 한참 돌아간 언덕 위의 개울은 위에서 넓은 숲이 한 눈에 보일 정도였다. 루나나 니프엘라가 말한 결계로부터 한참 떨어진 곳이라 엘프들에게 걸리지도 않을 적절한 위치였다.

"바로 시작하지. 라임!!"

꾸르륵.

라임과 슬라임 드래곤들은 모두 개울에 뛰어들었다. 슬라임 부대는 강물이 흘러가는 방향을 향해 선 다음, 입을 쩍 벌리고 체액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슬라홀과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 강의 상류에서부터 떠내려가면서 자연스레 강물과 섞이게 될 터."

점액은 돌이나 바위 등에 부딪혀 달라붙을 것이다. 하지만 점액에 있는 미약 성분은 강물과 함께 흘러 엘프의 숲으로 흘러갈 것이다.

"아아, 이것이 생화학전이라고 하는 것이다."

생물학 무기의 투하.

과연 엘프들은 몸에 발정이 나고도 버틸 수 있을까.

'단순히 발정이 나는 걸로는 불가능하지.'

혹세무민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혹세무민을 위한 최고의 선동가가 우리 군단에 합류했다.

"니프엘라, 솔라. 너희 둘은 엘프의 숲으로 가서 엘프들에게 알려라. 여왕의 명령을 듣지 않는 이들에게 저주가 내릴 것이라고.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여왕의 세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여왕의 (주인인 오크의 자식들이 성기로 질내에 내리는) 세례가 되겠지만.

"자, 그러면 계속 풀어보자꾸나. 엘프의 숲을 청과물 점포로 만드는 거다."

멀리멀리 과일 향기가 물씬 풍기게.

========== 작품 후기 ==========

조금 바빠져서 오늘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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