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비만 오크 3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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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모리와의 침대 전쟁은 나의 승리아닌 승리로 끝났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 자지는 그레모리의 질 모양으로 찌그러질 뻔 했으나, 나는 그 고통과 인내를 참아내고 그레모리를 보내버리는데 성공했다.
"좋네. 이렇게 즐겁게 해본 거 정말 오랜만이야."
한 번 안에 사정을 하고 난 뒤에도 그레모리나 나나 서로 여유가 넘쳤다. 나로서는 뒤에 해야할 일이 있기에 여력을 남겨둔 거였고, 그레모리는 그냥 여유가 있었다.
"야, 아까는 씨뿌리기 섹스 안 한다며. 근데 이건 어떻게 된 거니?"
그레모리는 내 손으로 자신의 배를 움켜쥐게하며 이죽거렸다. 나는 시스템창에 아른거리는 문구에 눈앞이 아뜩해졌다.
〈파종〉
# 파종대상 : 그레모리(★★★★☆)
# 예상시기 : 13일 뒤
"사랑을 하니까 섹스하는 거라며. 그런데 이게 왠 일?"
"......거, 나만 바라보게 애 낳게 한다고 했잖아! 내가 뒤로 허리 당기니까 빼는 줄 알고 다리로 더 세게 휘감았던 사람이 누군데!"
"나지. 기뻐서 그래. 누구 말마따나 폐경 온 여자가, 심지어 촉수 산란 말고는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았던 여자가 또 이렇게 새로운 생명을 품에 안을 거라고 누가 알았겠니. 호호."
"...그래, 그래. 일단 어떻게 태어날 지 확인부터 해보자."
과연 타천사 그레모리와의 궁합은 어떨 것인가. 나는 그레모리와 나의 관계도를 확인했다.
〈던전 로드×그레모리〉
# 예상 결과 - 그레모리(★★★★☆)
타천사/녹 (☆☆☆ 99.3%)
???? (☆☆☆☆☆☆ 0.7%)
"3성 99%? 야, 이거 완전 확장 가챠 수준인데? 환생 1% 가능성 말고는 무조건 우리 딸은 천사로 나오겠다야."
"...딸이 아닐 수도 있지 않아?'
"하피 종에 남자 있는 거 봤냐? 천사도 마찬가지야. 무조건 여자일 게 뻔하다고."
그러므로 그레모리와 낳을 자식의 성별은 여자가 분명했다. 나는 막 팬티를 갈아입은 그레모리에게 새로운 스타킹을 신겨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중에 너 군단 하나 맡으면 그레모리 이름은 우리 자식에게 주면 되겠다."
"벌써부터 군단 통일한 줄 아네? 군단 하나 이겼다고 아주 기고만장하는구나?"
"그럼 어깨에 힘 빡 주고 다녀야지. 이제 우리 인생에 탄탄대로만 남았는데. 흐흐."
오만의 군단을 시작으로 하나 둘 늘려나가다보면 마왕군의 요직에 오를 것이며, 대륙의 모든 마족들을 하나로 통일할 것이다. 그리고 전 대륙에 신흥종교-라스교가 널리 퍼져나가게 되리라.
"지금부터는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고. 38위 던전을 털어먹었는데 다른 놈들이 대수겠어?"
"안정화 좀 되면 40위 던전들도 하나 둘 간보기 시작하겠네. 너 하나 착각하고 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은 윗놈들 뿐만이 아니야. 아랫것들의 하극상도 주의해야 한다고."
"왜?"
"네가 이름을 빼앗았다고 해서 꼭 그 이름의 던전이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쟁탈전으로 이름 빼앗은 걸로 그냥 있으면 솔로몬 72던전이 유지되고 있겠니?"
"......그건 또 그러네."
나는 72위 안드로말리우스 던전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털어먹었다. 중간중간 비는 곳이 있기는 해도 플라우로스 방파제까지의 놈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다시 살아나는 건가? 근데 내가 이름을 빼앗았잖아? 그건 어떻게 되는 거야?"
"예전에는 '신원불상의 누군가가 〈그레모리〉의 이름을 하사받았습니다!'처럼 되는 거지. 이제는 모르겠네. 군단에 예속된 이름이 어떻게 될 지."
"음.... 내 생각에는 더이상 안 늘어날 것 같은데? 우리 군단으로 재편되는 거 아니냐?"
"그럼 제일 좋고. 그래도 혹시나 얻지 못한 이름 있으면 긴장은 해둬. 하극상 일으키는 놈들이 플라우로스 던전에 기습을 걸 수도 있으니."
"끙."
먼저 공격을 받으면 3일간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아야한다. 상당히 거지같은 부분이지만 공격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스템이다.
"포털 방향 바뀌는 걸 어떻게 이용해먹을 방법이 없을까?"
"너 또 이상한 짓 하려고 그러는 거지? 솔로몬님 시스템을 또 함부로 사용하지마. 너 그러다가 한 번 크게 당할 수 있다?"
"솔로몬은 능력 좋은 사람 편이야. 막말로 내가 어떤 방법으로 40위권을 전부다 엿먹여버리고 군단으로 편성하면 오히려 좋아할 걸? 그리고 완전히 저지르지는 않아. 실제로 가능한지 간 좀 보면서 잠깐 손만 넣었다 빼는 거지."
"하, 쟁탈전이 네 자지니? 마음대로 넣었다 빼게?"
"거 자지라니. 마음대로 넣었다 빼.... 그레모리야!"
나는 그레모리를 번쩍 들어올렸다.
"고맙다! 네 덕분에 아주 기깔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 시스템을 따르면서 솔로몬 님께 폐도 끼치지 않고 적을 엿 먹이는 방법이!"
"뭔데?"
"흐흐, 그건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자꾸나. 군단 재편이 끝나면 알려주마. 광역으로 전투를 걸어버릴 것이니."
슬슬 시간이 되었다. 나는 그레모리와 팔짱을 끼고 밖으로 나왔다. 소환시설의 앞에는 샤이탄이 시스템을 만지작거리며 나를 반겼다.
"1분 남았습니다. 정확히 오셨군요."
"뒷 정리도 좀 하고, 앞으로의 군단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도 좀 나눴지. 너 혹시 계속 그거 켜놓고 시간만 확인한 건 아니지?"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여."
"후후, 귀엽네 샤이탄."
그레모리는 샤이탄과 팔짱을 끼며 볼을 톡톡 건드렸다. 샤이탄은 싫은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그레모리의 몸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개통 축하드립니다."
"...와, 냄새로 아는 거야?"
"닦아내도 어느정도 남아있으니까요. 특히 처녀혈의 냄새는 더더욱. 특히 이렇게 주인님에게까지 나는 냄새라면 더더욱."
"흥, 자기도 아다 맛있게 따먹혀놓고서는."
"그래서 축하드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옥신각신하는 둘은 잠시 내버려 두고, 나는 피막이 고동을 치는 코쿤의 앞에 섰다. 과연 합성이 이루어진 하피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길 것인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
쩌적, 쩌적.
껍질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존재를 만났다. 하피도, 블랙 레이븐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이 탄생하고 말았다.
"하피...인가?"
"하피 아엘로라고 합니다, 군단장님."
선명한 여성의 목소리. 극단적으로 말해 손목과 발목 아래의 발톱을 제외하면 완벽한 사람의 모습이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남자를 유혹하는 육감적인 바디라인은 침을 꼴깍 넘어가게했다.
"날개는...참 독특하군."
1성 하피는 팔꿈치부분부터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2성 하피 엔젤은 등에 날개가 달린 채 팔 전체가 새의 다리와 같은 형상이었다.
그런데 이 3성, 하피 '아엘로'는 마찬가지로 등에 날개가 달려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날개가 마치 강철같은 재질의 회색 깃털이었다.
"샤이탄. 이거 소환하면서 바로 마왕군에 등록 되는 거지?"
"예. 마석소환에 바로 등록되었을 겁니다. 바로 소환하셔도 마왕군에서는 어떻게든 낳아서 보내줄 겁니다."
조합법도 같이 시스템으로 넘어갔을테니, 내가 마석으로 소환하면 시간가속 마법을 사용하든 아니면 뭔가 특단의 조치를 사용하든 어떻게라도 만들어서 보내 줄 것이다.
'근데 그러면 고생시키니까 내가 해야지.'
〈마석소환〉
# 하피 아엘로 487 / 77 (중급)
"...역시 원료를 주문해서 새로 가공하는 게 훨씬 낫지. 음."
결코 블랙 레이븐 한 마리를 소환하는 게 싸게 먹혀서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우리 던전에 있는 하피들이 그만큼 고생을 했으니까 보답이 필요할 뿐이다.
"그럼 하피 아엘로, 오늘부터 네 거처는 할파스 던전이다. 그곳의 지상 2층의 탑에 기거하도록 해라."
"음.... 군단장님, 그럼 저 목장에서 일은 더이상 못하게 되는 건가요?"
하피 아엘로는 아쉬운 얼굴로 섭섭함을 내비쳤다. 아무래도 3성으로 강해지면 성행위를 더이상 하지 않을 거라는 내 생각은 틀린 모양이다.
'오히려 더 성욕이 왕성해진 것 같은데.'
나로서는 본인이 계속 알을 낳기를 희망하는 게 반가울 따름이지만, 과연 알을 낳을 수 있을까? 아니, 정확히는 알을 낳게 할 남자가 누가 있을까?
"야. 너 가랑이 벌려봐."
하피 아엘로는 냅다 엉덩이를 깔고 앉아 다리를 벌렸다. 태어날 때부터 알몸으로 태어난 하피 아엘로는 블랙 레이븐의 성분은 전부 날개로 갔는지 몸이 아주 희었다.
"크네요."
"엄청 크네."
"......내 팔뚝도 그냥 들어가겠는데?"
다만, 그 성분이 하나 빠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바로 크기.
"3m는 족히 넘을 것 같은데...."
"군단장님? 설마 저...너무 커서 못 하게 되는 건가요?!?!"
"세상에 여러가지로 가능한 사람은 많다, 하피 아엘로."
나는 그저 위로하는 수밖에 없었다.
"......조류 상대로도 가능하다고 하는 트롤이나 오우거라도 소환해야하나?"
아무리 내가 거근이라고 하더라도, 탈인간 사이즈의 부하를 상대로는 불가능했다. 구멍에 넣고 싸는 건 가능할 지 몰라도, 그건 하피 아엘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었다.
'그건 진짜 구멍에다가 싸는 거잖아.'
좌우가 훤히 열려있는 허공에다가 발사할 뿐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사이즈에 맞는 마물을 수배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22cm."
지름이, 22cm였다.
* * *
〈잠시 뒤, 할파스 던전.〉
"이야, 그래도 크니까 잘 날아다니네. 아주 공간이 꽉 차는 구만."
하피 아엘로는 예정대로 할파스 던전으로 옮겨졌다. 아직 그 누구도 입주를 하지 않은 텅텅 빈 던전이기에, 하피 아엘로는 홀로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었다.
"군단장, 진짜 나 여기서 사는 거야?!"
"그래, 그래. 집 지을 재료들은 내가 구울들 시켜서 가져다 줄테니까, 너는 통나무들을 벽에 꽂거나 해서 네가 디딜 곳을 만들어라."
"둥지는 진짜 위에 넓은 층 통째로 써도 돼?!"
"당연하지. 피냄새는 조금 베어있겠지만 써도 좋다. 다만 할파스의 층은 건드리지마. 거긴 주인이 따로 있으니."
나는 붉은 시체매의 층을 하피들의 둥지로 내어줬다. 그들은 원하는 때에 아래층에 내려와 마음껏 날다가 피곤하면 윗층으로 올라가 편히 쉬게 되리라.
'아래에서 올라오는 놈들 요격하기에도 딱 좋지.'
천장에서 갑자기 내려오는 3m 체구의 하피 무리를 조우한 모험가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들에게는 탑을 등반하는 데 이지선다의 선택지가 놓여있다.
위험하게 계단으로 바로 올라오느냐.
아니면 내가 뚫어둔 슬라임 굴을 타고 올라오느냐.
정면돌파 루트와 지름길 루트라고 할 수 있지만, 후자는 중간에 직선으로 기둥을 타고 올라오는 루트가 하나 있다. 그리고 어차피 중간에 2/3 지점의 계단에서 합류하게 된다.
'공중으로 날아오는 놈들이 있어도 하피들이 대처 가능해.'
하피 에일로는 3성이 되면서 최대 레벨이 55까지 확장되었다. 샥스가 할파스 던전에서 간부급이었던 걸 생각하면, 어지간한 잡몹을 상대로는 충분히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 레이븐과 합성이 이루어진 하피들은 하나 둘 이곳으로 불려올 것이다. 그동안은 너희 둘이 이 던전을 잘 관리해야해. 알겠느냐?"
"알겠어, 주인."
안드라스. 그녀는 임시로 할파스 던전의 관리를 맡았다. 〈할파스〉의 이름이 부여되지 않은, 어디까지나 관리자의 자리를 맡았다.
'얘들도 강화는 해야지.'
안드라스야 이제 5성이니 성장에 한계는 없다. 그러므로 마액을 통한 펌핑과 정기적인 서브 던전 공략이 이루어진다면, 하피 에일로들을 이끄는 공중부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너희가 공략할 서브 던전은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마액은 정기적으로 보내주마."
"알겠어, 주인. ...하르퓨이어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걔도 강화할 거야?"
"글쎄."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내 피가 이은 마물이라고 생각하니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다.
"...100레벨 2성 하피 엔젤이 있어도 나쁠 건 없잖아? 그치?"
"주인 생각이 그렇다면야."
강해져야 할 이들은 많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더욱더 역할이 다양해질 터.
"지금부터는 내가 직접 가지 않아도 너희가 내 역할이 되어서 침입자를 막아내야 할 것이다. 당분간 여기서 던전을 운영하면서 경험을 쌓아라. 언제까지고 〈안드라스〉의 이름을 썩힐 수 없으니."
"주인, 혹시...?"
"그래. 이제 슬슬 멀티도 하나 둘 늘릴 계획이다."
할파스 군단의 일원인 아미가 그레모리 던전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다른 군단의 놈들을 향해 시도할 계획이다.
안드라스 던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나.
그레모리.
그리고 언젠가 부활하게 될 〈할파스〉.
"다음에 전쟁을 일으킨다면 3곳에 동시에 포탈을 열 거다."
적 군단의 수뇌부, 전진기지, 그리고 후방을 동시에 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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