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305화 (305/800)

# 305

포로를 상대로 하는 성행위는 이미 익숙하다.

나는 여태까지 포로가 생기면 일단 냅다 자지를 꽂았고, 다행히 운이 잘 풀려 포로들은 고맙게도 쉽게 가버리면서 다리를 열듯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같은 패턴으로 공략할 수는 없는 노릇.

나에게 한 번 먹혔으면서 아직까지도 메어리와 동침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비르고 남작이든, 아니면 엘프의 숲에서 꼰대처럼 있을 장로든 그들을 공략하려면 새로운 작전을 수립해야했다.

꼭 그들에게 조교가 맞는 방법은 아닐지 몰라도, 언젠가 조교를 통해 공략할 수 있는 상대가 나오면 바로 써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애들 상대로는 할 수 없지.'

기본적으로 조교는 상대의 정신을 무너뜨려 나에게 복속시킨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행위다. 그 과정에서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건 기본이고, 다소 격한 행위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현대가 아니니까 사회적으로 압박하는 방법도 안 되지. 그러니까 도구를 사용한다.'

인간이 문명을 이룩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은 도구를 사용한다느 것.

그러므로 나의 조교도 위대한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하여, 조합장이 구현해낸 온갖 조교 용품들로 시작할 것이다.

"흐흐, 보기 좋은데."

나는 천장에 매달린 사슬에 루시펠을 거꾸로 달았다. 손목과 발목이 연결된 쇠봉을 위로 들어올리니, 루시펠은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고 손발이 위를 향하는 요상한 자세가 되었다.

"이러면 머리에 피가 쏠려서 어떻게 되려나...?"

괜히 걱정이 된다. 조교를 시작하자마자 죽이면 당장 에스투 뿐만 아니라 샤이탄에게도 면목이 없다. 하지만 이 미묘한 자세를 바꿀 생각도 없다.

"엉덩이에 힘 빼봐. 언제까지 그렇게 꺾고 있을 거야?"

"흐읍, 흐으...."

루시펠은 그나마 자유로운 손바닥을 이용해 자신의 젖은 팬티를 가리려 했다. 내가 조금만 손을 가져다대도 꼬집고 할퀴려는 태도가 안쓰럽고 귀여웠다.

"그래. 조교는 원래 앙칼지게 반항하는 맛이 있는 상대가 최고라고 하더라."

나는 팬티 사이로 밀어넣은 슬라임 딜도를 잡고 위아래로 푹푹 쑤셨다. 감촉은 느낄 수 없지만, 잘 들어가지 않는 걸로 보아 뒷구멍은 아예 사용한 적이 없어보였다.

"왜? 뒤로 슬라임 딜도 들어가니까 싫어? 진짜 자지부터 바로 꽂아주랴?"

도리도리. 루시펠은 뒤집힌 와중에도 격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입가에 흐른 침이 볼을 거꾸로 타고 흘러내려갔다.

"야, 먹어. 입안에 있는거 혀로 톡 누르면 터지는 거야. 맛있을텐데?"

"......."

"아하, 눈치챘구나? 슬라임이라는 거. 미약 성분이 가득 들어있는 우리 군단 영양 간식이지."

플라스틱 구슬 같은 게 있을리가 없다. 대신 나는 볼개그의 공을 대신할 물건으로 슬라임 점액 덩어리를 루시펠의 입에 밀어넣었다.

"말하고 싶어? 그럼 그거 터뜨리면 되잖아. 먹기 싫으면 흘려내고. 흐흐, 간단하지?"

간단할 리가 없다. 루시펠이 쉽사리 시도를 하지 않는 이유는 혓바닥으로 점액공을 터뜨리는 순간, 점액이 혀에 묻어 바로 미약 효과가 몸에 퍼질 것을 알기 때문이리라.

'그럼 자기만 더 손해지.'

과연 언제까지 말을 안 하고 버틸 수 있을까. 얼굴이 시뻘게져서 코로 흡흡 거리는 게 호흡이 불편한 것 같았다.

"나는 신사니까 조금은 도와주도록 하지."

벽으로 다가가 철봉에 연결된 쇠사슬 도르래를 살짝 내려놓았다. 루시펠은 뒷통수부터 바닥에 미끄러지듯 떨어졌고, 손목과 발목이 일직선으로 묶여 상체가 자연히 앞으로 쏠렸다. 나는 루시펠이 편해질 수 있도록 목 뒤를 받치고 들어올렸다.

찌걱!

".......으극!"

"어, 미안."

상체를 위로 당기다보니 엉덩이가 자연스레 땅에 눌렸다. 그에 따라 딜도도 더 깊숙히 박히고 말았다.

"자꾸 옆으로 삐져나오려고 하네. 안 되겠다."

"으흥?!"

나는 루시펠을 아예 바닥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손목이 쇠봉에 묶여있으니 자세가 너무 불편해보여, 나는 침대에서 내가 쓸 배게를 가져와 루시펠의 얼굴 아래에 받쳐놓았다.

"흐윽, 흐윽...."

루시펠은 배게에 얼굴을 처박았다. 살짝 몸을 떠는게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야, 우냐?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나는 침대에 마련해놓은 토퍼 대용의 이불을 가져와 바닥에 깔아놓았다. 그리고 루시펠의 허리를 번쩍 들어올려 그 위에 놓았다.

"무릎 까지면 아프니까 거기서 그러고 있어라. 뭐...그 고통도 전부 쾌감으로 바뀌니까 원하면 얼마든지 해보고."

나는 루시펠의 뒤로 돌아가 삐져나온 딜도의 끝을 붙잡았다. 아직 분수는 쏟아내지 않았지만, 팬티는 이미 젖을대로 젖어 많이 습한 상태였다.

"...벗기려면 잘라내야하나? 에이, 귀찮게. 그냥 이대로 두지 뭐."

그래도 내가 쉬는 동안 뒷구멍은 풀어놓아야 하니, 나는 딜도끝을 잡고 아주 천천히 앞으로 밀어넣었다.

"으그윽!"

"힘 빼라."

뒤로 살짝 잡아당겼다가 앞으로 찔러넣기를 수 차례 반복. 딜도가 확장하는 장벽은 나의 성기 모양으로 딱 맞게 풀어질 것이다.

"아 참, 그거 안 물어봤네. 너 똥 싸냐?"

"으그극!!!"

"화내기는. 그래서 싸냐고. 대답 빨리 해라. 스캇 취향은 그레모리 전용이지, 나는 아니야. 괜히 남의 집에다가 변 뿌려대지 말고."

"......."

귀가 시뻘게진 것은 수치스러워서 그런걸까, 아니면 계속된 자극으로 몸이 달아올라서 그런걸까. 어느쪽이든 몸으로라도 대답하지 않는다면 내 멋대로 할 뿐이었다.

"안되겠어."

나는 딜도를 쑥 빼버렸다. 루시펠의 벌어진 애널 구멍은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닫혔다.

"대답을 했으면 내가 좀 봐주려고 했는데 안되겠구나. 야, 너 이런 거 본적 있냐?"

나는 상자에서 작은 유리통 하나를 꺼내들었다. 안쪽에 꿈틀거리는 것을 본 루시펠이 격하게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으브븝!! 으븝!"

"흐흐, 본 적 있나보네? 그러길래 진작에 대답했어야지. 나는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는 사람이라서 말이야."

나는 유리통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루시펠의 엉덩이 골 위에 툭 떨어뜨렸다. 라임과 똑같은 붉은색의 부정형 마물이지만, 분야가 한 군데에 특화되어 있는 마물.

"뭔지 궁금하다고? 아아, 이것은 '스카 트올로지'라고 하는 마물이다."

스카 트올로지는 금방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 몸을 꿈틀거렸다. 귀두처럼 생긴 머리를 팬티 사이로 들이밀려는 모습이 안타까워, 나는 팬티를 살짝 들엉올렸다.

"흐으윽!!"

스카 트올로지는 문을 비집고 들어갔다. 나는 팬티를 살짝 아래로 잡아당겨 스카트올로지가 열어둔 구멍으로 딜도를 푹 찔러넣었다.

"흐끅, 흐으윽...."

"스카 트올로지가 들어가면 마개로 막는 건 룰이라서 말이야. 일종의 애널 플래그 역할을 하는 거지. 아, 혹시 꼬리 달아줄까? 몇 개 있기는 한데."

도리도리.

"싫다고? 역시 딜도가 좋구나!"

나는 쾌재를 부르며 딜도를 마구 쑤셔넣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는 스카 트올로지는 딜도가 들어가지 않을 곳까지 쑥 들어간 듯 했다.

"잘 하네. 앞으로 뒷구멍 개발에 자주 쓰이겠다. 흐흐. 내가 륜 뒷던전 개발할 때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냐? 싸고 싶은 거 참으면서 0.1mm씩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면서 풀어줬어요. 너는 지금 편하게 풀리는 거야, 임마."

어느덧 딜도는 거의 끝자락까지 들어갔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끝부분의 받침은 넓게 퍼진 형태라 넣고싶어도 더이상 들어가지 않을 터.

"흐흐, 고생 좀 해라."

나는 살포시 팬티를 다시 입혔다. 툭 튀어나온 딜도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였지만, 어차피 당장은 사용할 일이 없으니 상관이 없었다.

'예전에 샤이탄 어떻게든 해보려고 할 때가 생각나네.'

스스로 다리를 벌리게 하려고 얼마나 갖은 애를 썼는지. 알고보니 둘이서 할 상황만 노리면서 다리 벌릴 기회만 엿보고 있었던 걸 생각하면, 얼마나 삽질을 했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번은 다르다.'

입에서 천박한 표현이 나오게 하기 전까지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이다. 나는 미리 준비된 수통의 냉수를 한 모금 들이킨 뒤, 침대에 발라당 누워버렸다.

"...샤이탄."

[네, 주인님.]

"나는 지금부터 여기서 자겠다. 종종 들려서 루시펠의 상태를 확인해다오."

[물론입니다. 푹 주무십시오. 아, 혹시 꿈속 서비스를 해드릴까요?]

"......이번에는 됐다."

잠깐이라도 긴장을 풀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할파스 군단을 무너뜨린 하루 정도라면 나 혼자 꿀잠을 잘 때가 필요한 법이기도 했다.

"어차피 여기서 한나절을 자도 밖에서는 10분도 안 지나있지 않냐."

[그렇기는 하죠. 주인님, 저는 슬쩍 빠져나가서 주인님 곁을 지키겠습니다.]

"뭐? 애들이랑 얘기하는 거 아니었어?"

[주인님이 명령으로 저만 불렀다고 하죠. 후후, 말을 맞춰주시겠습니까?]

...시스템으로 유일하게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걸 이런 식으로 사용할 줄이야.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아, 서큐버스지.'

이름값, 아니 종족값을 톡톡히 하는 셈이었다.

"...샤이탄. 그렇게 해줄 수야 있기는 한데, 나 이번에는 진짜 쉬어야 한다?"

[물론입니다. 그저 주인님 주무시는 동안 옆에서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으히잇?!"

갑자기 루시펠이 오한이 든 듯 몸을 크게 떨었다.

[주무시는 동안 옆에 있는 거, 제가 주인님께서 먹기 좋게 잘 요리해두겠습니다. 후후후....]

"......내가 직접 할 거니까 냅둬. 나도 조교 테크닉 좀 길러야지."

[힝.]

"이게 륜이랑 어울리더니.... 하아, 됐다. 정 오고 싶으면 와라. 그리고 온 김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내 눈치를 보는 루시펠을 눈으로 흘긴 뒤,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루시펠 먹을 사료도 좀 가져와. 하급 녹인 것 중에 걸쭉한 걸로다가."

[어머나.... 후후. 알겠습니다. 그걸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래, 그거. 적당히 눈치보면서 빠져나오려 하지 말고 그냥 있는대로 얘기하고 와라. 안 그러면 너 애들한테 밉보인다."

[알겠습니다. 주인님께서 루시펠을 조교하기 위한 사료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셨다고 말하겠습니다. 혹시 더 필요한 거 있으십니까?]

"......따뜻하게 데운 복숭아 에이드랑 초코 우유 한 컵씩. 바로 받아왔으면 좋겠는데."

[.....알겠습니다.]

뚝. 샤이탄과의 연결이 끊겼다. 참 알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시고 싶은 건 마시고 싶은 거였다.

'진짜 그런 맛인 걸 어떡해.'

단순히 성적인 게 문제가 아니라, 진짜로 그런 맛이 나는 음료수이기에 끊을 수 없었다. 그리스 신들이 넥타르를 마신다면, 나에게는 그것이 곧 넥타르이며 생명수였다.

'그래. 애들이 내 마액 먹는 것처럼.'

과연 루시펠은 어떻게 될 것인가.

"흐흐, 루시펠아. 하나만 물어보자."

나는 침대에 누운 상태로 루시펠에게 질문했다.

"혹시 커스터트 크림 치즈 맛이 무엇인지 아는가?"

"......??"

아무래도 모르는 듯 하다. 그렇다면 조만간 알게 될 터.

"네가 앞으로 이 곳에 있으면서 평생동안 먹게 될 음식의 맛이니라."

"......흐끅!"

루시펠은 울컥한 듯 눈물을 흘리며 다시 배게에 고개를 처박았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루시펠 때문에 지난 며칠-이곳에서 시간을 가속했던 걸 생각하면 사실상 약 반백일 정도 되지 않을까?-을 개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동정심이 다시 분노로 치밀어 오를 뿐이었다.

'그래. 쟤 때문에 내가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할파스에게 지지 않을까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모른다. 포로를 눈앞에 두고 굳이 잠을 청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루시펠을 저 상태로 눈앞에 둠으로써 나의 승리를 만끽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킁킁."

공기중에 따듯한 레몬향이 가득하다. 역시 뒷구멍을 막아놓으니 왠지 모르게 찝찝하고 시큼한 냄새가 완벽하게 사라졌다. 코를 자극하는 향기는 그저 정신을 맑게 해주는 산뜻함 뿐.

"아아, 이것이 아로마테라피인가."

나는 신선한 레몬향에 휩싸여 눈을 감았다. 조교실에서의 생활은 수명을 단축하는 셈이고, 그걸 고작 체력 회복에 쓴다는 건 수명적으로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순간의 편안함을 놓칠 수는 없었다.

"...편안하군, 편안해."

나는 루시펠이 흘리는 신음을 자장가삼아 수마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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