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274화 (274/800)

# 274

파후우가 자신이 어떤 상태에 놓였는 지 깨달은 그 시각.

샤이탄은 파후우를 바닥에 대자로 눕혀놓고 열기를 식히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몸이 너무 뜨거우셔.'

마나를 손에 덧씌우지 않는다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몸은 뜨거웠다. 최상급 마석을 하나 통째로 집어삼킨 바람에 그 막대한 마나를 수용하느라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지금 그 정도가 심하다는 건데.'

온도로 따지면 가히 45도, 아니 50도에 다다를 정도였다. 인간은 체온이 1도만 올라도 위험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오크라도 체온이 원래 수치보다 몇 도는 높게 올랐으니 오죽할까.

"크르르, 크르."

파후우는 몸을 떨며 이를 갈았다. 무언가를 향해 화를 내고 있었고, 그럴수록 전신의 열기는 들끓기 시작했다. 샤이탄은 놓은지 5분도 지나지 않아 빠르게 식어버린 물수건을 물에 적셨다.

'나 혼자서는 무리야.'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

정신과 라스의 방에서 혼자 파후우와 100일을 알콩달콩 보내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지금 당장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하는 시점이었다.

'주인님의 열기를 빼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현재까지는 열심히 몸에 물을 적셔 식히고 있으나, 이제 서서히 물도 다 떨어지고 말았다. 애초에 주기적인 공급을 가정했기에 물도 일주일 분량밖에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6초만 나갔다가 들어와도 안은 600초-10분이 지나가는 셈이었다. 괜히 자리를 비웠다가 주인이 어떻게 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혼자서 주인의 열기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껄떡, 껄떡.

"......그래. 저걸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지."

샤이탄은 열기가 응집된 파후우의 바벨탑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원래도 컸지만 지금은 더욱 더 커진 상태였고, 길이만 25cm를 훌쩍 넘길 정도였다. 샤이탄은 소매를 걷어 손목과 굵기를 비교했다.

"......."

물론 샤이탄의 손목도 얇은 편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인 여성의 팔뚝과 자지의 굵기가 비슷하다면 그건 살인 병기가 아닐까.

'진짜 어떻게 하지?'

파후우의 남근에 모인 열기를 식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분노의 군단에 있는 여성들이라면 다들 익히 알고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 일단 성마법부터."

샤이탄은 열탕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파후우의 고환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샤이탄의 손에서 빛나기 시작한 보라색 마력은 고환의 안으로 스며들었다.

푸슛-!

파후우의 귀두가 벌어지며 정액이 한발 발사되었다. 샤이탄은 귀신조차 놀랄 속도로 입을 벌려 파후우의 귀두를 입에 물었다.

"......흐끅."

입천장이 데일 것처럼 뜨거웠다. 정액으로 변환된 잉여마나는 샤이탄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 샤이탄의 속에 축적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줄여나가면 되긴 하는데.'

마나를 정액으로 변환시켜 빨아먹는 건 분명 주인의 마나를 갈취하는 행위였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파후우는 죽는다.

'몸이 폭발할 거야.'

파후우는 걸어다니는 마나 폭탄이 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파후우의 신체가 원활하게 마나를 수용할 수 있게 잉여 마나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급선무였다.

'할 수밖에 없어.'

아직 몸에 흡수되지 못하고 끓어넘치는 마나는 한참 남아있다. 문제는 저 마나를 흡수하고 나더라도 주인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버텨내야 한다는 것.

꾸르륵, 꾸륵.

파후우의 부랄이 떨리기 시작했다. 자지에는 투명하고 끈적한 쿠퍼액이 시럽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샤이탄은 행여나 떨어질라 혀로 기둥을 훑어올리며 쿠퍼액을 모두 핥아먹었다.

"역시 이것도 마나...."

아주 미세하게나마 힘이 오른 것 같았다. 샤이탄은 파우후의 상태를 두고 직감했다.

'경험치 물약을 몸으로 방출하는 거나 마찬가지네.'

입으로 삼키든 아랫입으로 받아들이든 강해지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주인이 생사를 헤메이고 있는 동안 몰래 덮친다는 것, 그리고 너무나도 거대해서 샤이탄 조차도 넣기 두렵다는 것이 샤이탄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짝!

샤이탄은 두 손으로 뺨을 후려쳤다. 흔들리던 눈빛이 굳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분명 륜이라면 앞뒤 안 보고 바로 넣었을 거야."

샤이탄으로서는 가장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 하이엘프는 백이면 백 좋다고 올라탔을 것이다. 설령 자신의 몸이 익어버린다고 해도, 주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존재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새장 안에 갇힌 카나리아 같은 삶의 변화를 주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눈앞의 주인이었다. 샤이탄은 침을 꿀꺽 삼키고 스타킹의 고간부위를 찢어버렸다.

"실례하겠습니다, 주인님. ......으윽."

뜨겁다. 크다. 불에 달구어진 방망이가 몸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느낌에 샤이탄은 귀두만 살짝 걸쳤음에도 가버릴 뻔 했다.

"주,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샤이탄은 눈물을 머금고 하체를 내리기 시작했다. 샤이탄이 몸을 낮춰 자지를 조금씩 먹어들어갈 때마다, 파후우의 거친 숨소리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역시 마나가 몸에 너무 많아서 그런 거야. 마나를 방출한다면 충분히 살 수 있어.'

본인이 정신을 차리고 있다면 다른 방법을 써봄직도 했으나, 샤이타는 아쉽게도 성마법을 통한 마나 방출밖에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후우, 후우."

샤이탄은 힘겹게 자지를 몸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샤이탄 혼자서는 이 거근을 이길 수 없다. 넣고 있는 것 만으로도 사람을 가볍게 가버리게 만드는 흉기는 넣고 있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우우웅---

샤이탄의 배에 새겨진 인장은 눈이 멀겠다 싶을 정도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쿠퍼액으로 흘러나온 마력조차 샤이탄의 인장 전부를 채워버릴 정도로 강렬했다.

오크의 자지에 올라타있는 것만으로 강해지는 것이다.

오크의 자지에 올라타 귀두에서 흘러나오는 쿠퍼액과 정액을 질주름으로 흡수하는 것만으로 마나를 흡수하여 강해지는 것이다.

최상급 마석.

거의 발견되는 경우가 없어 상급 마석이 일상 생활에서 통용되는 최고 화폐의 가치이건만, 최상급 마석에는 나라를 전복시킬 만큼의 마력이 깃들어있다고 했다.

"......그, 양기를 빼내려면 당연히 해야하는 거야."

샤이탄은 헛기침을 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것은 불가항력이며, 주인을 살리기 위한 응급행위이다.

"그래. 심폐소생술 할 때 입술 맞추는 거랑 똑같은 거라고."

괜히 허공에 흩뿌리게 했다가는 실내의 마나 농도가 높아져서 주인에게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는 주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마나를 흡수해야했다.

찌걱.

샤이탄은 자신의 끝까지 넣고나서 직감했다.

"......나 혼자서는 무리야. 하악...!"

뜨겁다. 넣자마자 몸이 달아오른다. 성감이 폭발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마나가 차오르는 충족감 때문에 더 버티기 힘들었다.

'객기 부려서는 안 돼!'

샤이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시작부터 입가에 침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정도였다.

"빠, 빨리...."

샤이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 인장을 건드렸다.

[구, 군단의 모든 여성체들에게 명령을 내린다....주인님의 씨를 한 번이라도 받은 이들은 모두 이곳으로...!]

라스터 콜이 울렸다.

* * *

〈긴급 퀘스트〉 당신은 막대한 마나를 흡수하고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마나를 완벽하게 흡수하십시오!

# 임무 : 세시간 내에 던전 내 마물 74% 이상 제거.

# 임무 실패 : 시간 내에 지정 목표치 도달 실패. 사망.

# 퀘스트 보상 : 레벨 85까지 상승

(최상급 마석 마나 70% 흡수).

# 실패 시 레벨 82로 하락(최상급 마석 마나 25% 흡수.), 포르네우스 체형 상대 시 발기부전.

〈추가 임무〉

1. 인간박이라고 당신을 무시했던 어리석은 '모든' 마물들에게 분노의 철퇴를 내려치십시오.

# 임무 성공시 보상 레벨 + 1 (마나 10% 추가 흡수)

2. 트라우마의 근원인 포르네우스를 완전히 굴복시키십시오.

# 임무 성공시 보상 레벨 + 1 (마나 10% 추가 흡수)

3. ##을 이기십시오.

# 임무 성공시 보상 레벨 + 1 (마나 10% 추가 흡수)

"씁."

임무의 향연이다. 나는 눈앞에 걸리적거리는 시스템창을 옆으로 치운 뒤, 내게 달려드는 던전의 마물들을 눈으로 훑었다.

"다 아는 얼굴이구만."

포르네우스 던전의 병사들은 한 때 나의 전우였던 이들이다.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새끼 오크가 살아남기 위해 전장에서 숱한 발버둥을 쳤고, 그 과정에서 서로 살려주기를 반복했던 믿을만한 동료들이다.

- 인간박이다!

- 인간에게 박았대!

- 역겨워! 쓰레기같군!

하지만 저들은 포용력이 부족하다. 어리석은 존재다. 그러므로 나는 분노의 군단 주인으로서, 마왕과 여신의 '진의'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인간박이는 금기가 아니다!! 오히려 마왕과 여신조차 장려하는 것이지!"

내 말에 마물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느냐는 듯한 눈빛이었으나, 나는 발을 구르며 더욱 크게 고함을 질렀다.

"여신께서 이종간을 금기로 정했더냐?! 마왕님이 인간에게 박지 말라 엄명을 내렸더냐!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분들이 하지 말라고 한 건 이종간이 아니라, 사랑이 없는 이종간이다!"

마물들이 혼란에 빠졌다.

"여신이시여! 당신의 말씀을 곡해하는 간학한 무리에게 천벌을 내리소서! 마왕이시여! 당신의 뜻을 거스르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엄벌을 내리소서! 여신과 마왕, 두 분의 뜻이 한 분이라도 다르다면 내게 발기부전의 저주를 내리소서! 그러나 만약 제 말이 맞다면, 이 어리석은 이들에게 신벌을 내릴 힘을 주소서!"

〈광폭화〉.

나는 손가락을 좌우로 스치며 문신을 활성화했다. 거추장스러운 반지는 진작에 주머니에 집어넣었고, 시야가 붉어지며 전신에 열기가 들끓기 시작했다.

"보아라! 나의 당당함을!"

나는 바지를 내려 꼿꼿이 선 나의 자존심을 들어올렸다. 상황이 상황이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이전보다 더 커진 기분이었다.

"여신께서, 마왕님께서 나의 자존심을 세워주신 것이다!"

"이 미친 새끼---!!"

"그래! 미쳤다! 나는 플라토닉이 전제된 에로스에 미쳐버린 것이다! 그럼 애초에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 말았어야지!"

나는 도끼를 들고 앞으로 뛰었다. 최전방의 리자드맨 하나가 삼지창을 들고 나를 겨누고 있었다.

"너! 내가 에일라에게 박았다고 했을 때 바닥에 침을 뱉었지!"

서걱--!

나는 수평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삼지창의 창대가 잘렸고, 창날은 내 귀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뒤로 날아갔다.

"인간이랑 하는 것의 즐거움도 모르는 불쌍한 새끼! 운동녀랑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아느냐!"

공주기사기는 하지만 알게 뭐냐. 나는 한쪽 도끼를 위로 들어올려 리자드맨의 정수리를 찍어버렸다.

퍼--억!

푸른 피가 튀었다. 동시에 리자드맨의 시체는 환영이 되어 사라졌다. 나는 도끼를 회수해 다시 앞으로 달렸다.

"우오오오오!!"

고블린이 덤벼든다.

독침은 갑옷으로 막고, 싸커킥으로 고블린의 대가리를 찍어버린다.

스켈레톤이 덤벼든다.

서슬퍼런 칼로 내 복부를 노리길래 나는 그냥 도끼를 집어던졌다. 칼은 갑옷을 잘랐으나 내 배는 자르지 못했다. 스켈레톤의 두개골은 박살이 났다.

오크가 덤벼든다.

돈까스 망치같은 거대 해머를 들고 나를 날려버리기 위해 풀스윙으로 휘두른다. 내가 앞으로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그대로 얻어맞는 궤적이었다.

"우오오옷!"

나는 발을 크게 구르며 높이 뛰어올랐다. 내 배를 집요하게 노리는 해머높이까지 뛰어올라, 해머를 디디고 도끼를 높이 치켜올렸다.

"너! 오크 실격인 새끼!"

오크는 나를 올려다보며 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이미 나는 도끼를 아래로 내려찍고 있었다.

퍼----억!

도끼날은 오크의 명치까지 내려갔다. 조금만 더 힘을 줬으면 진짜 반으로 갈라버릴 수 있었겠지만, 아직 내가 죽여야 할 놈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오크로 태어나서 인간이랑 엘프 여자랑 해 볼 생각을 안하다니. 자지 떼라. 너는 오늘부터 오크가 아니다."

사락.

오크는 재가 되어 사라졌다. 나는 도끼를 회수해 호흡을 골랐다.

"흐흐, 왜? 너무 강해서 놀랐나?"

마물들이 하나같이 당황하는게 느껴졌다. 싸우면 싸울수록, 힘을 쓰면 쓸수록, 에너지를 소비하면 소비할수록 더욱더 강해지는게 체감되었다.

"나도 놀랐다. 설마 마액의 힘이 이리도 강할 줄은 몰랐거든. 그러니까 거기 보고 있지만 말고 어서 오쇼."

나는 도끼를 들어 까딱거렸다. 내 앞에 대검을 들고 선 그는 나를 바라보며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네가 어떻게!"

"거 그 날에도 얘기했지만 부족장 나으리, 당신 너무 졸렬하지 않소?"

"뭐?! 내가 졸렬해?!"

"그럼 졸렬하지! 내가 짚단 상대로 시범을 보여준 섹스 테크닉으로 포르네우스한테 총애를 받았으면, 씨발 끝까지 나를 지지해줘야 했을 거 아니야! 나를 도와준 건 한 명 밖에 없었어!"

"미친 새끼!"

"미친 건 너지, 이 간신배 새끼야!"

나는 도끼를 빙빙 돌리며 고함을 질렀다.

"포르네우스 님의 가슴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우십니다? 씨발, 알랑방귀도 정도가 있지! 너 같은 새끼 때문에 그 년이 지 가슴 진짜로 예쁜 줄 알고 우쭐대는 거 아니냐!"

자고로 간신배가 나라를 망치기 마련이다.

"포르네우스? 아래가 명기기는 하지! 하지만 빈유, 아니 무유다! 가슴이 없어! 닭가슴살도 포동포동한데, 그 년은 육포다 육포! 지방이라고는 1%도 함유되어 있지 않지!"

"이 놈----!"

"왜? 빡치냐? 아아, 이것은 팩트폭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마디만 더 해주마."

나는 부족장을 도발했다.

"자지도 나보다 작은게!"

"죽인다!"

내가 할 소리. 나는 대검을 들고 휠윈드를 돌기 시작하는 부족장에게 도끼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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