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3
몇 번을 찔렀는 지 모르겠다.
몇 번을 박았는 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포르네우스의 자궁구를 찌르는 기계가 되었고, 포르네우스는 침까지 질질 흘리며 수차례 절정을 맞이했다.
"빨리 대답해!"
사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정하게 되면 포르네우스의 안이 너무 좋아서 사정한 셈이 아닌가.
'결코 그럴 수는 없지.'
강제로 기승위로 박혔던 순간이나 모닝펠라를 당했던 건 어디까지나 포르네우스가 나를 덮쳤기에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의지로 내가 직접 자지를 박고 허리를 흔들고 있지 않은가.
히죽.
포르네우스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웃기만 할 뿐이었다.
"빠, 빨리 대답 안 해!"
"......흐끅, 흐아아."
입에서 내는 소리라고는 고작 교성이 전부. 자기는 세 번이나 벌써 가버린 주제에, 악착같이 입을 다물며 대답을 하지 않는게 기특하면서도 짜증이 치밀었다.
'내가 말 실수를 했어.'
포르네우스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고 말았다. 나에 대한 감정이 왜 그런지는 몰라도 애정이라는 걸 알았다면, 무조건 반대로 얘기했어야 하는데-
"흐흐."
나는 동작을 멈췄다. 포르네우스는 질을 조였다 풀며 당장 찌르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무릎을 살짝 굽혀 스쿼트를 하듯 허리를 숙였다. 자연히 포르네우스는 위로 들렸고, 나는 하체에 힘을 주고 자세를 고정했다.
"대답할 때까지 나는 움직이지 않겠다."
"뭐?!"
역시나. 포르네우스는 화들짝 놀라 상체를 들어올렸다.
"그런 게 어디있어! 지금 막 가려던 참이었, 하아아...."
몸을 들어올린 반동으로 포르네우스는 가버렸다. 내 어깨에 손톱을 박아넣고 이마를 쇄골에 묻었다. 포르네우스의 몸에서 전해진 잔떨림에 나는 괜히 미안해졌다.
'아니지. 내가 왜 미안해? 지가 말 안하고 버티다가 가버린 건데.'
지금 이 상황은 포르네우스가 괜히 자존심을 세우다가 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내 예상과 일치한다면, 지금의 상황은 나와 포르네우스가 3년 동안 벌인 그 좆같은 대치의 연장선이나 마찬가지였다.
"왜, 왜 그래. 내가 싫어진 거야? 응?"
"대답 안하면 할 때까지 찌른다고 하니까, 그걸 이용해서 계속 떡칠 각을 노려? 이 요망한 년."
나는 포르네우스의 볼기짝을 아래에서 처올렸다.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질이 강하게 조여왔고, 나는 포르네우스를 허벅지로 받치며 손가락으로 등에 간지럼을 태웠다.
"내가 왜 너 좋은 일을 하냐. 응? 그러니까 대답 안 하면 안 움직일 거다. 안 박아줄 거야."
"흐, 흥. 그럼 어제처럼 두 명 불러서 위에서 찍어누르면...."
"과연 그게 쉬울까?"
나는 포르네우스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시선을 맞닿았다. 포르네우스는 가슴도 작아서 그런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더 잘 들리는 것 같았다.
"한 번 나한테 개처럼 박혀봐서 알잖냐. 네가 과연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걸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
"......."
포르네우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색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기승위도 대단하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새로운 체위가 주는 성감은 영영 얻지 못할 것이다.
'분노의 군단장으로서 갈고닦은 테크닉을 이겨낼 수 있을까? 불가능 할 걸?'
륜, 라임, 에일라가 만들어준 나의 라스 테크닉은 솔로몬 다음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죽하면 이제는 싸움박질보다 좆질이 더 능숙하다 싶을 정도다.
"자. 말 해. 말 하기만 하면 다른 체위로 박아주지."
"다, 다른 체위?"
역시 색욕의 군단장답게 떡밥을 던지니 바로 흥미를 보였다. 나는 포르네우스의 체형에 맞는 체위가 무엇이 있을까 잠시 고민했다.
'아주 그냥 붕붕 뜨게 만들어버릴까.'
나는 자지를 쑥 빼냈다. 꿀처럼 끈적거리는 애액이 포르네우스의 음부에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 가버린 순간부터 안에서 흘러나온 애액은 딱 적당히 내 자지에 기름칠을 한 윤활유가 되었다.
"대답하기 어려운가? 그럼 직접 체험하게 해주지. 서비스다."
"...흥, 그, 그래. 어디 한 번 해 보-"
푸---욱!
나는 포르네우스를 강하게 끌어안고 자지를 냅다 찔렀다.
"커헉!"
포르네우스는 기침까지 토해내며 위로 튕겨올려지려했으나, 내가 몸을 꽉 잡고 있는 탓에 움직일 수 없었다.
"끄흑, 흐흐윽...!"
"벌써부터 가버리면 이르지. 지금은 테스트 한 건데."
나는 자세를 다시 바로잡고 포르네우스의 장골에 손을 살포기 갖다대었다. 그리고 한 번 더 엉덩이를 뒤로 뺐다가 위로 힘껏 찔러올렸다.
푸--욱!
"오그극!"
포르네우스의 몸이 잠시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내가 장골을 손으로 누르고 있는 탓에, 포르네우스의 몸은 잠시 떠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쿵, 쿵, 쿵!
중력의 힘을 이용한 떡방아. 포르네우스의 몸이 아래로 내리찍힐 때마다, 골반이 내 허벅지에 찔리는 것보다 자궁구가 먼저 자지에 찔렸다.
무게와 중력, 그리고 내 힘까지 모든 것을 이용한 파워섹스.
"아아, 이것은 팡팡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아악!!"
포르네우스는 고개를 연거푸 좌우로 흔들며 나를 꽉 끌어안았다. 조금이라도 몸을 붙이면 낙하의 충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행동인 듯 했지만, 이미 대처 방안은 있다.
"정석대로 해주기를 바라나? 그렇게 해주지."
나는 포르네우스를 베어허그하듯 끌어안고 상체를 숙였다. 동시에 두 무릎을 꿇으며 포르네우스를 바닥에 딱 붙여놓았다.
"이, 이거 설마...?!"
"흐흐. 내가 이거 하나만은 기깔나게 잘 하거든. 아, 그런데 어쩌지?"
나는 멍해진 포르네우스의 입술을 엄지로 눌렀다. 포르네우스는 자연스레 내 엄지를 핥으며 애무했다.
"서비스 타임이 끝났다. 지금부터는 요금을 내야해."
포르네우스는 멍하게 나를 바라보다가, 체념어린 눈빛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이대로 안에 싸면 대답할게. 그러니까 확실하게 해줘."
"이거 아냐?"
"당연하지. ...우리 첫날에 했던 이후로 나한테 단 한 번도 안 해준 건데."
아아. 그렇구나, 파후우여.
너는 역시 이 기술로 포르네우스를 함락시켰구나. 나는 인간박이를 포기하고 포르네우스를 취한 내가 결국에는 나와 똑같은 존재임을 자각했다.
"그렇다면 이 테크닉의 이름은 알고 있나?"
"...아니?"
"그럼 알려주지."
나는 내 무릎 사이에 포르네우스를 끼우고 몸을 찰싹 붙였다. 뱃살이 없어 몸무게 전체로 누르지는 못했지만, 포르네우스의 체구가 워낙에 작아 찍어누르는 느낌은 충분했다.
"이건 교배프레스라고 하는 행위다."
퍼---억!!
"꺄아아앙!!"
포르네우스는 찌르자마자 자지러졌다. 입위로 처올릴 때와 달리, 굴곡위는 완벽하게 아래로 찍어 누르는 자세였다.
퍼억, 퍼억!
실리는 힘이 다르다. 자지를 찌르는 귀두 끝에 들어가는 무게가 다르다. 이전의 체위가 포르네우스의 무게를 이용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의 체위는 '나'의 무게를 이용하는 것.
"아아앙!! 더, 더 세게!"
당연히 내 무게로 찍어누르니, 포르네우스는 좋아죽을 수밖에 없었다.
"말 해! 나를 왜 죽이려고 했어!"
"부, 부끄러워서 그랬어!"
"뭐?! 부끄러워?! 뭐가?!"
"가, 갓 태어난 오크랑 살을 섞기가...!"
"이 미친 년이!"
짜악-!
나는 포르네우스의 뺨을 후려쳤다. 뺨에 손바닥 자국이 붉게 생겼지만, 포르네우스는 한껏 후련해진 얼굴로 헤실거리기 시작했다.
"역시나였어! 나를 성인이 되자마자 잡아먹으려고 했구나!"
"응! 그래! 성인이, 하악, 되어서 이렇게 박아주길 바랐다고! 흐아앙!"
"이 개같은 년!"
퍼---억! 나는 자지를 뿌리까지 찔러넣은 다음 포르네우스의 오금을 잡고 앞으로 밀었다. 포르네우스의 골반이 위로 들어올려졌다.
"그럼 씨발 '성인이 되면 다리 벌려 드리겠습니다!'하고 처음부터 말할 것이지 나를 그 개고생을 하게 만들어!"
"흐아앙! 그치만, 그러지 않으면 성인이 되기 전에 덮쳐버릴 것만 같았다고오오!"
"츤츤 거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꺄하항!!"
포르네우스는 눈을 까뒤집으며 가버렸다. 자지는 터질것처럼 조여오기 시작했고 불에 타오르는 것처럼 안은 뜨거워졌다. 가버리는 여인을 상대로 계속 강하게 몰아치는 건 파트너의 허락이 있어야하지만, 지금은 그런 허락따위 필요 없었다.
"그러니까 네가 처음부터 대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그, 그러기에는 너무 부끄러웠, 아아악!!"
포르네우스는 숨이 넘어가듯 헐떡이기 시작했다. 눈을 까뒤집으며 게거품까지 물기 시작했고, 나는 슬슬 사정감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아, 안에, 안에 싸줘--!"
"안에?"
퉤.
나는 포르네우스의 껌딱지에 침을 뱉었다.
"싫은데."
자지가 껄떡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황급히 허리를 뒤로 빼 자지를 뽑아내려했다.
"아, 안 돼!"
포르네우스는 내 허리 뒤에 걸어둔 다리를 잡아당겼다. 그와 동시에 보지를 꽉 조여 내 자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
"돼!"
그래서 나는 손가락 하나를 포르네우스의 고간으로 내려 애널 구멍에 찔러넣었다. 예상치 못한 기습에 포르네우스는 입을 쩍 벌렸다.
"허어어-----"
"부히이이익!!"
나는 힘찬 기합과 함께 자지를 뽑아냈다. 그리고 귀두가 소음순을 스쳐나온 순간.
파아아아----앗!!
자지가 힘차게 껄떡거리며, 포르네우스의 몸 위에 하얀 정액을 흩뿌렸다. 길게 일자로 쭉 뻗어진 정액은 포르네우스의 배꼽부터 이마까지 긴 도로를 만들었다.
"히히, 히이이잇...."
포르네우스는 그것 조차 기분이 좋은지, 헤실거리며 내 손을 붙잡았다. 최상급 마석이 박혀있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포르네우스는 나를 올려다보며 방긋 웃었다.
"이런 과격한 플레이...처음이야."
"......."
나는 기가 막혔다. 물론 자지는 여전히 뷰릇뷰릇 하고 있어, 포르네우스의 가슴에는 정액이 눈처럼 소복히 쌓이기 시작했다.
"다, 다음에는 안에 씨를 뿌려주기를...."
"허."
나는 사정이 멈춘 자지로 포르네우스의 클리토리스를 두드리며 훈계했다.
"자고로 씨는 밭에다가 뿌리는 것이거늘. 아니다. 너는 논이지."
"......."
포르네우스는 고개를 옆으로 떨구었다. 나는 기절한 포르네우스로부터 뒤로 떨어져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정말 나쁜 년이야, 포르네우스."
나는 귀두에 묻은 정액을 기절한 포르네우스의 입술위에 슥슥 닦아내고 손가락의 반지를 빼냈다.
"나를 인간박이로, 웃음거리로 만들었잖아."
탕.
나는 마지막 남은 한 발의 정액을 포르네우스의 이마에 쏘았다.
"3년 동안 침대로 안 부르고 뭐했냐. 그랬으면 내가 네 기둥서방 노릇 톡톡히 하며 너만 보고 살았을텐데."
동정 배불뚝이 오크를 위해 직접 다리를 벌려주신 주인님. 아마도 평생동안 여왕님으로 모시지 않았을까.
물론 이제 나의 여왕은 포르네우스 같은 마족이 아니다. 나는 발로 기절한 포르네우스를 툭툭 건드렸다.
"흐흐, 네가 색욕이라고? 이런게 색욕? 시시해서 죽고싶어졌다."
고작 이 정도 테크닉으로 군단을, 색욕을 자처한단 말인가. 이 정도는 릴리나 안드라스도 충분히 버텨낼만한 수준이었건만, 포르네우스는 역시 포르네우스였다.
"어우. 한 발 원하는 대로 빼니까 한 결 낫군. 이제 원없이 떠날 수 있겠어."
눈앞에 흐릿한 창이 아른거린다. 나는 기절한 포르네우스를 발로 밀어 벽에 굴린 뒤, 기억을 더듬어 무기창고를 향해 달렸다.
"응? 뭔가 약이라도 필요한-"
"우오오옷---!"
"으아악! 군단장의 부군이 자지만 꺼내고 달린다!!"
"닥쳐! 누가 누구의 부군이야!"
나는 무기창고의 앞을 지키고 있는 마물을 향해 니킥을 날린 뒤, 철문을 발로 걷어차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나름 군단이랍시고 마련된 온갖 장비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의 아래에 있을 성 싶으냐!"
그렇지 않다. 나는 남의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다. 갑옷이 전시된 곳으로 달려가 가장 멋드러지고 단단해보이는 갑옷을 착용했다.
"내가 하나로 만족할 성 싶으냐!"
그렇지 않다. 나는 벽에 X자로 걸린 도끼를 두 자루 챙겼다. 곤봉이나 메이스도 좋지만, 이제는 내게 가장 손에 익은 무기가 쌍도끼였다.
"내가 고작 저딴 가슴으로 만족할 성 싶으냐!!!!"
그렇지 않다. 복상사로 젖무덤에 고개를 파묻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최소한 에일라 정도 되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최후를 맞이하리라. 루나나 라임 급이면 더 좋고.
"에일라에게 박지 않은 미래라고?! 그딴 미래가 존재할 성 싶으냐! 나는 설령 다시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에일라에게 박았을 것이다! 아니, 사로잡은 그 자리에서 취했을 것이야! 그리고 트랄은 죽었다! 포르네우스가 나를 좋아해서 괴롭혔다? 개소리지, 씨팔!"
엥엥엥엥엥--!!
던전 전체에 비상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포르네우스 던전의 모든 존재들이 하나 둘 나를 향해 적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흐흐, 그래. 강해지려면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지."
꿀럭, 꿀럭.
내 복부가 꿀럭거리기 시작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복근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풍선이 부풀듯 배둘레햄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익숙했다.
이 세계의 나는 뱃살이 없는 대신, 파트너의 가슴도 없었다.
"내 지방이 내가 물고 빨 가슴의 지방이 된다면, 나는 얼마든지 이 살을 사랑하마!"
번쩍-!
세상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적이 하나 둘 늘어나는 가운데, 내 앞에는 검은 로브의 오크가 나를 향해 등으로 말하고 있었다.
- 많이 먹으면 찔 수 밖에 없지. 음식이든, 여자든.
그는 나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그의 엄지는 나와 똑같이 붉은 문신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 나는 할 수 있다. 내가 누구냐? 나의 이름은 무엇이야!
〈긴급 퀘스트〉 당신은 막대한 마나를 흡수하고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마나를 완벽하게 흡수하십시오!
"......흐흐흐."
나는 쌍도끼를 꽉 쥐고 외쳤다.
"라스-------!!"
나는 라스(Wrath). 분노는 곧 나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