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2
결론을 내렸다.
나는 다른 세계에 떨어졌다.
환상이기는 하지만, 으레 있을 법한 'IF'의 세계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크으, 그 날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는가? 군단장 님은 형제를 죽이려들었던 날."
"감옥에서 얌전히 처박혀 죽음을 맞이하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르는 군. 덕분에 모든 일이 잘 풀리고 말이야."
트랄과 부족장은 술을 마시며 과거의 썰을 풀기 시작했다. 내가 맷돼지 한 마리를 잡아다가 적당히 양념을 하고 굽기 시작하니, 금방 우리 부족 사람들이 모여 술잔치를 벌이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형제여, 기억하는가? 그 때도 이 멧돼지를 구워먹다가 포르네우스 님에게 걸리지 않았나."
"그랬지. 그래서 뒤질 뻔 하고."
"그렇지. 그리고 자네는 하룻밤을 감옥에 갇혀 지냈지. 아직도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네.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던 그 날의 모습을."
변화1. 나는 그 날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죽더라도 하나 못해본 것은 하고 죽자고 생각했다.
"트랄. 그 날 뭔가 일이 있지 않았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흐흐, 형제여. 스스로 말하기 부끄러워서 그런 건가? 그렇다면 내 친히 그대의 얼굴을 금칠해주도록 하지. 형제는 그 날 인간 포로 하나를 잡았어. 그리고 처형장에서 그대와 인간을 함께 처형하려고 했던 순간, 그대가 말했지."
"이 인간은 귀족 가문의 여식이오! 인질로 삼는다면 성검을 다루는 용사라고 해도 쉽사리 검을 휘두르지 못할 터! 크으, 정말 마족다운 작전이었다네."
"그러고 5분도 안 지나서 변경백이 쳐들어온게 소름이었지만."
변화2.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변경백의 여식, 에일라를 데리고 나가 동정 딱지를 떼었던 그 일이.
'이게 시발점이군.'
사실상 터닝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죽기 직전의 상황에서 에일라와 정을 나누었으냐, 아니면 에일라를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정보만 캐내었느냐. 나는 은근슬쩍 운을 던졌다.
"그 여자는 어떻게 됐나?"
"죽었지. 자네가 죽였지 않나. 변경백을 유인하여 성검을 빼앗고, 그 성검으로 부녀를 모두 처리해버렸지. 비록 성검은 더이상 못 쓰게 저주를 받아버렸지만...."
"......."
이 세계를 떠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나는 아주 천천히 술을 음미했다. 인간 세계를 약탈하여 얻은 고급 술이라고 하지만, 텁텁하고 쓰기만 했다.
"그렇군. 역시 나야. 많이들 먹고."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가?"
"어젯밤에 누군가들이 나를 제압했던 걸 생각하니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군."
"크흠."
내가 눈을 흘기니 트랄과 부족장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족발처럼 뼈가 드러난 큼지막한 살덩어리 하나를 집어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맛이 없다더니?"
"일단 가져가는 본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나의 옛 고향-포르네우스 던전을 빠져나왔다. 지나가는 모든 부하들은 나를 보고 경례를 하거나 예를 갖추며 스쳐지나갔다.
그 누구도 나를 경멸어린 눈빛으로 보지 않았다.
'인간이랑 떡친게 정말 큰 악재였군.'
만약 그 날 에일라를 상대로 동정을 버리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보는 바와같은 위치에 올랐을 것이다.
포르네우스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까.
변화 3.
- 포르네우스님께서는 그 날, 자네에게 기회를 줬지. 아무렴 동정은 떼고 죽으랍시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리를 벌리셨다네. 그 날은 아직도 잊을 수 없군.
...내 동정을 앗아간 여자가 포르네우스인가.
"이 쌍년이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열받는다. 몸속의 화가 치밀어 올라 괜히 반지의 최상급마석만 낼름 잡아먹고 반지를 깨뜨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 아다는 떼고 죽어야지? 처형하기 전에 한 번 대줄테니까 싸고 죽으라고 하면 내가 넙죽 받아먹을 줄 알았나?"
맞다.
맞으니까 더 열받았다. 포르네우스의 반려가 된 나의 세계에서 벌어진 과거를 알면 알수록 더욱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빡치니까 직접 물어봐야겠다.'
지금 내가 찾아가는 포르네우스가 그 년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마음은 비슷하리라. 나는 던전의 가장 안쪽, 포르네우스의 옥좌가 놓여있는 보스룸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야, 포르네우스!"
"......?"
포르네우스는 바닥에 펼쳐진 지도를 보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제법 머리 좀 쓰겠다 싶은 간부급 마물들이 모여 골똘히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너희들 지금 뭐하냐?"
"그러는 너야말로 작전회의 시간에 갑자기 들어오면 어떡해?"
포르네우스는 나를 혼냈다. 허리에 손을 올리며 엄한 눈빛을 보내는게, 분명히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하고 있었다. 나는 슬쩍 아래를 눈으로 훑었다.
'샤이탄이랑 전략 회의 했던 거랑 비슷한데?'
아래에는 한 던전의 구조가 층마다 나뉘어져 있었다.
"이거 누구 던전이냐?"
"글랴살라볼라스. 우리 다음 타깃."
"...그래? 그럼 뭐가 문제길래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거냐?"
"정면에서 힘싸움을 하기에는 많이 어렵거든. 상대도 우리만큼 강하고, 윗대가리들 많이 잡아먹었으니까."
하극상을 통한 쟁탈전 회의였다. 나는 내 용무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내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던전 보니까 ㄷ자형으로 뺑뺑이 돌리면서 시간끄는 타입이구만. 그냥 오른쪽에 직선으로 구멍 뚫어버려. 양동으로 전면부를 공략하는 놈들이랑 땅을 파는 침투조를 나누면 그만 아니냐?"
"......너 뭐 잘못 먹었어?"
잘 못 먹기는 했다. 분명 마액을 마셔서 이런 사단이 난게 분명하니까.
"이런 미친."
"던전에 구멍을 뚫는다고? 어이어이, 이게 무슨 획기적인 발상이란 말이냐."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야. 오크 부대가 시선을 돌리는 사이, 어스맨들을 이용해 굴을 파기 시작하면...."
참모들이 저마다 아이디이를 내며 작전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포르네우스에게 다가가 번쩍 안아들었다.
"야! 지금 뭐하는, 히익?!"
"빵댕이는 그래도 만질만 하네."
팡팡. 나는 내 어깨에 걸친 포르네우스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좌중을 훑었다. 순식간에 납치당한 군단장의 모습에 참모들은 입을 쩍 벌리며 놀랐다.
"뭐. 남편이 마누라랑 떡 좀 치겠다는데 불만있냐?"
"아니, 그, 지금은 회의-"
"굴파는 거보다 더 좋은 안건 있으면 말해봐. 너희들 일이 그거 아니냐. 난 간다."
"이, 이거 내려놓지 못해?!"
포르네우스는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내 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본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내려올 수 있으면서, 손과 발을 이용해 두드리는 건 거의 앙탈 수준이었다.
"아오 씁. 자꾸 박음직스럽게 행동하네."
"뭐, 뭐?!"
"안되겠다. 못 참겠네."
"뭘 못 참-"
휘릭.
나는 포르네우스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허리 위로 원통형으로 올라가는 체형은 안쓰럽기 그지 없었으나, 골반 아래로 내려가는 하체만큼은 체구에 비해 몹시도 색스러웠다.
'순산형 오우야.'
직접 쳐다보면 눈깔을 뽑아버린다며 대가리를 후려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제 직접 눈으로 보니 괜히 마음이 자꾸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특히 튼실한 허벅지가 매력적이었다.
'수인 귀만 붙이면 이거 완전 엘ㄹ-'
"뭐하는 거냐니까?!"
"뭐긴 뭐야. 씨뿌리기지."
"뭣."
포르네우스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포르네우스의 허리를 번쩍 들어올려 고간을 내 얼굴쪽에 놓았다.
사락.
나는 앞니를 세워 포르네우스의 속옷에 앵커처럼 박아넣었다. 시큼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지만, 산성물질 같은 고약한 냄새가 아니라 구수한 커피와도 같은 산미가 느껴지는 향이었다.
'꼴에 섹시한 속옷 입고있는 거 보소.'
체형에 맞지않는 검은 속옷이라니, 괘씸하니 응당 벗겨야했다. 나는 포르네우스의 팬티를 입에 물고 잡아당겼다.
스르륵.
"야?!"
앞니에 의해 딸려온 팬티가 엉덩이 라인을 스치며 허벅지에 걸쳐지니, 나름 존재감있는 애플힙이 출렁거렸다. 포르네우스는 빽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포르네우스를 아래로 내렸다.
내 몸과 수직이 되도록.
"자, 잠깐만. 놓으려는 거 아니지...?"
"박으려는 거지."
"뭐-"
찌걱.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가 포르네우스의 질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미 진작부터 나는 바지를 발로 질질 잡아끌어 발기한 자지를 꺼내놓았었다.
"어우, 역시 좁고 좋네."
"아으, 아악...!"
전희도 없이 박은 바람에 몹시 따갑다. 쿠퍼액도 애액도 슬라임 체액도 없어, 사실상 마른 상태로 집어넣는 바람에 생살이 쓸리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쓰으읍."
덕분에 나도 자지가 조금 아팠다. 특히 가장 민감한 부분인 귀두는 화상이라도 입은 것 처럼 따끔거렸다. 포르네우스의 보지가 너무나도 뜨거워 진짜로 화상을 입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윽, 크하항...!"
포르네우스는 침을 질질 흘리며 고개를 뒤로 떨구었다. 짐승처럼 신음을 흘리면서도, 자신의 자세에 화들짝 놀라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아, 아파...!"
"말은 아프다고 하지만 몸은 솔직한 걸? 흐흐."
포르네우스는 팔을 휘저으며 나를 안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탄탄한 다리로는 내 허리를 행복잡기하며 바짝 달라붙었다. 덕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만 남기고 자지가 전부 포르네우스의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 자세 다른 애들이랑도 자주 하던 건데.'
륜과 할 때는 넣을 때마다 젖어있어서 몰랐다.
그레모리와 할 때는 안 젖어있어도 워낙 헐거워서 몰랐다.
젖지 않은 상태에서 안에 집어넣으니, 애액이 스멀스멀 자지와 질벽 사이를 서서히 채우는 감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포르네우스야. 뭣 좀 물어보자."
"아, 안아줘! 뒤로 넘어질 것 같아!"
"너 왜 3년동안 나 죽이려고 들었냐?"
"히끅!"
포르네우스는 예상치 못한 질문을 들었다는 듯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서 슬슬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 그건...."
"대답 안하면 대답할 때까지 찌른다."
퍼--억!
"크윽."
"꺄으아앙!"
나는 포르네우스를 오나홀마냥 거칠게 앞뒤로 잡아당기며 자지를 끝까지 찔러넣었다. 귀두 부분은 포동포동한 자궁구와 맞닿아 그리 아프지 않았다.
'인내심 강화.'
나는 허리를 감싸안는 척 하며 손등을 쓸었다. 시야가 점점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나는 무릎을 살짝 굽혀 포르네우스를 살짝 들어올렸다.
"하으, 크흐응!"
"말 해. 왜 나를 자꾸 죽이려했지?"
퍽, 퍼억.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구 찔렀지만, 정말로 대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흑, 흐끅...!"
하지만 포르네우스는 끝까지 숨을 참으며 나를 노려보기만 했다. 고통 속에서 오나홀마냥 박히는 것보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이유를 말하기 싫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건방지게.
"흐흐, 좋다.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나는 포르네우스의 등허리를 잡고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앗."
포르네우스는 깜짝 놀라며 나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포르네우스의 상체는 뒤로 넘어기지 시작했다.
쯔아아--악!
"크헙?!"
깜짝 놀랐기 때문인지 질근육이 내 자지를 꽉 움켜쥐었다. 사람이 절벽에 떨어질 때 절벽에 튀어나온 나뭇가지를 붙잡듯, 포르네우스는 보지로 내 거근을 꽉 붙잡은 것이다.
물론 뒤로 넘어져서 머리가 깨지는 일은 없다. 나는 포르네우스의 엉덩이를 꽉 붙잡았다. 덕분에 포르네우스는 약 120도 정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다치는 일은 없었다.
"허억, 허억."
포르네우스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생물은 죽기 직전에 번식 욕구가 가장 강해진다고 하더니, 질의 조임이 이전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퍼--억!
그리고 나는 호흡을 고를 틈도 주지 않고 자지를 찔러넣었다. 상반신은 아래를 향해 내려가있지만, 자지가 들어가있는 골반은 위를 향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나는 자지로 포르네우스를 지탱하고 있었다.
'2성 시절의 륜이랑 거의 비슷하네.'
륜은 이걸 뒤로 했지만, 포르네우스는 원래 씨를 받아야 하는 곳으로도 나를 꽉 붙잡을 수 있었다. 탄탄한 허벅지도 내 허리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엉덩이를 쥐어 뜯으며 허리를 수차례 튕겨올렸다.
"이래도 대답 안 해?!"
"대, 대답은...!"
포르네우스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대답 안하면...대답 할 때까지 찌른다며...!"
"하, 씨발."
나는 양 엄지로 포르네우스의 골반을 꽉 붙잡았다.
"그래. 어디 한 번 마음껏 박혀봐라. 아니, 대답하지마. 너 오늘 뒤졌어."
"......♥"
가슴도 없는 년이 유두에 손을 올리고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더라. 괘씸해서 허리를 하트모양으로 굴리며 자지를 푹푹 찔러넣었다.
"하아아악!!"
끝까지 대답하지 않더라.
========== 작품 후기 ==========
인간이랑 안 했으면 탄탄대로였다는게 라스계의 정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