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4
바퓰라 서브던전.
최상급 마석 하나와 마정석 하나를 뱉어냈던 80레벨 괴물이 나왔던 것과 달리, 다행히 근빵사자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캬오오오!"
대신 탐스러운 갈기달린 숫사자들이 나타나더라. 그래서 보이는 족족 뽑아버렸다.
"듣던대로네. 역시 이게 원래 바퓰라 서브 던전이 맞는 것 같다."
그 때 나타났던 근빵사자는 인형탈을 뒤집어 쓴 환영이 아니었을까. 히든보스라고 나타난 백수의 왕은 내게 있어서 괜히 두려운 존재였다.
"주인님. 그럼 이 갈기로 뭘 만드실 건가요?"
륜은 두 손에 수북히 쌓인 사자의 갈기를 만지작거렸다. 굳이 따로 손질을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찰랑거리는 갈기털은 당장 옷감을 만들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글쎄. 장식을 만들까."
검은 로브에 사자 갈기털. 장식도 장식이지만, 본래가 화염 사자로부터 뽑아낸 갈기인 만큼 보온성도 뛰어났다.
"본래 목적이 갈기가 아니었는데...."
바퓰라 서브 던전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된 물건은 당연히 사자의 가죽. 본디지 제품들을 만들겠다는 내 야심찬 계획은 당연히 목표를 달성했지만, 설마 사자들이 풍성하게 나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애들 데려오기를 잘했군. 아더!"
"예."
한창 사자들을 해체하고 있던 아더의 분대가 하던 작업을 멈추고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이미 내가 알려준 대로 서툴지만 무두질로 가죽을 벗겨내고 있었다.
"갈기를 따로 모아둬라. 이건 이거대로 나중에 활용할 곳이 있을테니."
"어디에 활용하실 예정이십니까?"
"글쎄. 일단 아이디어는 다양하게 나오니 원."
털달린 수갑이라도 만들까. 아니면 수인 플레이를 할 때 동물 발톱이라도 만들까. 그도 아니면 인형탈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동물 잠옷이라도 만들까.
"일단 들고 조합장에게 들고가거라. 조합장도 슬슬 아이디어가 샘솟기 시작할테니 뭔가 하나라도 재미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겠지. 뭣하면 장식용으로 사용해도 좋고."
"알겠습니다. 군단장님, 그러면 나머지 마석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아, 그건 저 주세요."
륜은 미리 챙겨온 거대한 가방에 마석을 전부 쑤셔넣었다. 싱글벙글 웃으며 챙겨넣는 것이 조금 기가 막히기는 했지만, 나 또한 륜이 70레벨이 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만큼 말리지는 않았다.
"륜. 일단 한 번 돌았으니까 바로 섭취하자꾸나."
"네? 3번 다 안 하고요?"
"3번 연속으로 한다고 경험치 보너스가 있는 것도 아닐텐데 뭐하러. 한 번 한 번 하면서 횟수를 늘리는게 낫지. 흐흐, 안 그러냐?"
"그렇네요! 당장 가시죠!"
륜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던전의 출구를 가리켰다. 보스룸까지 완벽하게 제압했으니, 이제 아더의 분대가 모든 재료를 파밍하고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아직 시간은 좀 남아있군.... 아더! 나와 륜은 마석들을 정제하는 작업을 하러 가겠다."
"시간이 제법 걸린다는 말씀이십니까? 축하드립니다, 륜 어머님."
아더는 능글맞은 웃음으로 히히덕거렸다. 역시 내 핏줄답게 내가 하는 말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들었다. 물론 그냥 작업만 하고 가라고 말하기는 미안하니, 나는 아더와 그 분대를 위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너희들에게 신세계를 보여주도록 하마."
마침 화염사자들이 사방에 흩뿌려놓은 불길 덕분에 화력은 충분했다. 나는 가죽을 벗겨내 살점만 가득한 화염사자에게로 다가가 다리 하나를 큼지막하게 잘라냈다.
"사자고기의 노린내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나는 미리 준비한 액체를 다릿살에 한 가득 뿌렸다. 시큼한 액체는 다릿살 전체를 적셨고, 나는 다릿살 아래로 삐져나온 뼈를 불길이 타오르는 곳 옆에 박아넣었다.
"10분마다 한 면씩 돌리면 잘 익을 것이다. 이건 두고가마."
"군단장님. 그건 무엇입니까?"
아더는 노린내를 제거하는 특효약이라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나는 말을 할까말까 고민이 되었지만, 벌써부터 군침을 줄줄 흘리는 아더의 부하들을 보고 아더에게만 귓속말로 속삭였다.
"샥스 물에다가 감귤즙 짜놓은 건데."
"......."
무엇과 무엇인지 깨달은 아더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나를 향해 경이로운 표정으로 보고 있는 아더의 뒷통수를 후려쳤다.
"무슨 엄한 생각을 하는 거냐? 샥스가 물을 다루는 마물인 건 익히 알고 있지 않느냐. 강물이다. 폭포수라고."
"...죄송합니다. 여느때처럼 샥스의 물이라고 하길래, 그, 체액이거나 그런 줄...."
"아무리 나라도 걔한테 이정도로 받아오겠냐?"
나는 2L는 족히 되어보이는 나무통안에 가득한 샥스의 물-샥스가 소환한 물을 가리켰다. 아무리 쥐어짠다고 해도, 아무리 샥스라고 해도 2L나 되는 물을 받아내기에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였다.
"조금만 뿌려도 노린내는 어느정도 잡을 수 있을거다. 여차하면 니들 들고다니는 슬라임들 살짝 녹여서 펴발라보던가."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작업을 마치고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더는 분대를 인솔하여 사자들을 잽싸게 해체하기 시작했다. 아더도 눈치가 있으니 최소 한 시간 정도는 뒷작업을 하느라 시간을 소비할 것이다.
"그럼 륜, 가자꾸나."
"네. 그런데 주인님. 왜 감귤즙의 출처는 얘기 안하셨어요?"
"...키메리에스가 말하더라고."
때로는 모르는게 나을 수 있다더라. 정작 누군가는 포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군요...그런데 주인님. 진짜로 효과가 있어요?"
"아아, 그것은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는 것이다."
* * *
아더와 분대들이 원효대사 해골물을 마시건 말건. 나는 륜과 마석의 마나 흡수를 어떻게 하면 좋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를 시작했다.
"무조건 정석대로 해야해요."
"안 되지. 그건 막혀있잖냐."
"주인님이라면 뭐든지 가능하시잖아요?"
"그래도 안 돼. 마석 손실나면 어쩌려고?"
나와 륜은 얼굴까지 붉히며 싸웠다. 싸울 수밖에 없었다. 나는 륜의 의견이 비현실적이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륜은 정신론을 주장하며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정석대로 하는 거예요! 이제 전부는 힘들더라도 2/3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실험을 해보자니까? 꼭 정석만 가능한지. 편법으로도 가능한지. 일단 위로는 되는 거 확인했잖아?"
"둘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결국 소식을 듣고 온 루나가 나와 륜의 사이를 중재했다. 나는 괜히 이런 문제로 싸우게 된 것이 부끄러웠지만, 륜은 제 편이라도 왔다는 것처럼 루나를 반기며 소리쳤다.
"루나 언니! 주인님이 앞에다가 안 박으시려고 해요!!"
"......이건 또 무슨 개소, 크흠."
던전 생활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루나는 상스러운 소리를 내뱉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 또한 공감했다. 그게 설령 륜이라고 하더라도, 말같지도 않은 소리는 맞았다.
"아니 글쎄 들어봐라. 마액을 어디로 흡수할까 하는 문제는 엄청 중요하거든?"
"그렇지. 그래서 다들 마시잖아. 윗입으로든 아랫입으로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지."
나는 륜의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통통 두드렸다.
"앞으로는 막혀있으니까 뒤로 하자고 했거든? 그러니까 뭐라고 하는 줄 아냐?"
"뒤로하면 마나 흡수의 효율이 떨어질 게 분명해요! 그러니까 무조건 앞으로 하는 게 더 나아요!"
"무슨 그런 걸 가지고 그렇게 던전이 떠나가라 싸우고들 있어?"
루나는 얼척없다는 얼굴로 우리를 비웃었다.
"앞 뒤로 한 번씩 다 해보면 되지."
"...언니 진짜 똑똑하네요."
"크흠. 역시 이게 여왕의 품격인가."
"그건 너희들이 바보들인 거고. 하암. 어디 한 번 해봐. 지금 하서스한테 정찰은 맡겨놓았으니까, 잠깐 정도는 여기서 구경할 수 있단 말이지."
루나는 게슴츠레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륜은 눈을 희번득 뜨며 인상을 찌푸렸고, 루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펼치길 반복했다.
"오늘은 구경만 할게. 구경만. 나도 지금 내 방에 들어갈 수 없게 되어서 말이야."
"그건 왜?"
"어디 편안하게 할 곳 찾는다고 하길래 침대 좀 빌려줬지. 내가 솔라를 조금 귀여워하거든."
"...그래? 지금 갤러해드랑 솔라가 네 방에 있다는 말이지?"
나는 마석을 모아둔 가방과 륜을 번쩍 들어올렸다. 륜은 언제 그랬냐는듯 내게 바싹 안겼고, 루나도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니 따라 일어났다.
"뭐야. 나 때문에 자리 옮기는 거야?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 실험을 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잖냐."
지금이야말로 모든 변인을 실험하기에 안성맞춤인 상황이 아닌가. 나는 륜과 루나에게 내 실험의 가설을 알렸다.
"...저는 아무래도 좋아요. 주인님께서 저랑 해주신다면. 히힛."
"그럼 나만 파트너가 없는 셈인데...."
루나는 나를 눈으로 흘겼지만, 륜이 으르렁거려 더이상 시도를 하지는 못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샥스랑 라임이 데려가도 되지?"
...아무래도 루나는 제대로 여왕 기질에 눈을 뜬 모양이다.
* * *
마나가 섞인 정액.
여러 가지 변인을 테스트 하기 위해 우선 나는 다른 이와 비교를 해야했다.
그 첫번째. 나의 씨가 이어져 태어난 나의 후손 오크에게는 마액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앙, 하으, 흐아앙!!"
가설에 대한 답은 OK. 침대 위에서 갤러해드의 성검에 마구 찌르기를 당하고 있던 솔라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자지러졌다.
"헉, 헉헉."
갤러해드는 솔라의 허리를 붙잡고 개처럼 헐떡였다. 솔라의 안을 침범한 그의 자지에는 반짝이 가루가 묻어난 듯한 정액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되긴 하는데 생각보다 별로네?"
"주인님처럼 100% 다 녹이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나와 륜은 둘의 정사를 옆에서 지켜보며 마석이 얼마나 녹는지 관찰했다. 솔라의 질속으로 밀어넣었던 마석은 아직까지도 솔라의 안에 남아있었다.
"갤러해드야. 너 안에 더 싸야한다? 안 그러면 솔라 질은 녹다 만 마석으로 막히게 된다고."
"크읏, 아직 더 쌀 수 있습니다...!"
갤러해드는 신성력까지 사용해 체력을 보강했다. 허리를 앞뒤로 흔드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솔라는 교성을 터뜨릴 힘도 없이 고개를 침대에 파묻었다.
"으, 으힉, 으그극!!"
이를 가는 소리가 너무 안타까워보였다. 이미 몇 번이고 가버려서 신음을 미친듯이 내고싶어하지만, 나와 륜, 그리고 루나가 옆에서 갤러리로 서있으니 자존심을 세우는 것 같았다.
"그냥 소리 내는게 편할텐데. 뭐하러 존심 세운다고."
"내 앞에서 앙앙거리는 건 싫다 이거지."
루나는 하급 마석 하나를 솔라의 등 위에 살포시 올렸다. 등에 마석이 놓이자 솔라는 침대 시트를 움켜쥐며 기침을 토해냈다.
"아흐으윽...!"
"갤러해드. 혹시 밖에다가 한 번 쌀 수 있냐?"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갤러해드는 자지를 빼내 솔라의 엉덩이골 위에 걸쳤다. 정액과 애액이 마나로 번들거리는 자지는 가만히 올려져있는데도 열기를 내뿜으며 수차례 껄떡거렸다.
'역시 닮았단 말이야.'
나로부터 태어난 오크들 대부분이 그러하지만, 특히 갤러해드의 자지는 나와 쏙 닮아있었다. 솔라의 위에 내 것과 똑같은 것이 올려져 있으니, 내가 꼭 솔라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후우...."
찌걱, 찌걱.
갤러해드는 한숨과 함께 자지를 한 손으로 잡았다. 옆으로 튀지 않도록 정확히 마석의 위를 향해 조준사격한 갤러해드의 정액은 솔라의 등과 은색 머리칼을 사정없이 덮어버렸다.
푸스스.
그와 동시에 마석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내 정액과 달리 마석이 녹는 속도는 상당히 더뎠으나, 분명히 녹기 시작했다.
"이러면 다른 오크들은 어떨까?"
"갤러해드가 특별한 건지 아니면 다른 애들도 이런 힘이 있는 지 확인해봐야지. 그건 뭐 나중에 애들 시켜보도록 하고, 그럼 다른 변인도 확인해봐야지."
나는 중급 마석을 세 개 챙겼다. 두 개는 내가 가지고, 하나는 갤러해드가 가졌다.
"갤러해드. 이제 솔라의 뒷구멍에 마석을 밀어넣어라."
"이렇게요~"
륜은 진작에 스타킹을 내려 내게 엉덩이를 들이밀고 있었다. 모범을 보이는 건 좋지만 갤러해드에게 륜의 애널을 보일 수 없어, 나는 허리춤으로 잡아당긴 치마를 엉덩이에 걸치게 만들었다.
찌걱.
개발이 끝난 륜의 뒷구멍에 작은 구슬이 하나 들어갔다. 갤러해드 또한 솔라의 뒤에 구슬을 밀어넣었다.
"지금부터 실험을 시작하지."
직장을 통한 마나 흡수의 효율은 과연 어떤가. 나는 개처럼 엎드린 륜의 골반을 잡고 자지를 찔러넣었다.
"하아아앙!!"
"아악! 거, 거긴 아니야---!!"
하이엘프는 기쁜듯 교성을 터뜨리고, 다크엘프는 고개를 저으며 신음을 터뜨렸다.
나와 갤러해드, 두 명의 오크는 둘이 뭐라하든 연거푸 자지를 찌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