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246화 (246/800)

# 246

샥스는 원래 코카트리스들의 대장이 아니다.

정확히는 코카트리스 부대를 이끌던 샥스는 현재의 샥스가 아니다. 선대 샥스는 부하들과 마찬가지로 코카트리스가 진화한 개체였고, 할파스의 군단에 패배하여 살해당했다.

그리하여 던전 주인 '샥스'의 이름은 현재의 샥스에게로 넘어오게 되었다. 할파스는 자신의 딸인 펭귄에게 샥스의 이름을 부여하였고, 샥스는 코카트리스들을 자신의 병정마냥 지휘하며 곳곳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휘하 코카트리스 부대는 던전의 주인이 된 샥스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샥스 본인도 수준급으로 부하들을 지휘하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부분은 알지 못했다.

결국 코카트리스들에게 있어서 펭귄은 선대 샥스를 죽인 자의 딸이라는 것.

코카트리스들은 던전 주인이라는 시스템의 폭거만 없었다면, 어버이를 죽인 할파스의 딸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복수는 샥스를 죽이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새로운 '능욕'을 깨달았다.

범하는 것.

코카트리스들은 새로이 개안했다. 오크는 샥스보다 약했지만 샥스를 무게로 깔아뭉개어 가타부타 없이 자지를 찔러넣었다.

- 아니, 종이 다르지 않냐?

와 같은 망설임은 1초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오크는 샥스를 능욕할 생각이 만만이었고, 샥스는 오크의 수작에 의해 고통이 아닌 쾌감에 패배하여 기절했다.

던전 주인의 굴욕적인 패배.

펭귄이 오크에게 패배하게됨으로써, 그 패배가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범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샥스가 결국 쾌감을 버티지 못하고 '기절'했다는 점에서 코카티르스들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 나, 나도 먹을 거야!

- 저것이야말로 선대 샥스를 위한 복수!

안그래도 전투로 인해 한창 달아올라있던 코카트리스들의 열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 업보는 당연히 오크의 욕구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으나, 코카트리스들의 폭주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제, 젠자---앙!!"

오크는 샥스를 끌어안고 도주했다. 도망치면서도 샥스의 안에 박아넣은 자지를 빼지 않았다. 코카트리스들은 완벽하게 샥스를 능욕하는 오크의 행동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본능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 오크도 샥스를 맛보는데 나라고 맛보지 못할까.

끼에에에엑!!

코카트리스들은 지하 1층의 계단을 오르는 오크들의 뒤를 쫓았다. 오크들은 열심히 코카트리스들을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말그대로 눈이 돌아간 코카트리스들을 막아낼 방도가 딱히 보이지는 않았다.

끼에에엑!!

선두에 선 코카트리스 한 마리가 계단을 뛰어올랐다. 유일하게 파후우의 던전 1층을 밟은 코카트리스는 오크의 어깨 너머에서 위아래로 떨리고 있는 샥스만이 눈에 들어왔다. 코카트리스는 강철같이 단단한 부리를 앞으로 밀며 통로를 질주했다.

끼이이익!!

"우와아악!"

코카트리스의 질주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 정도로 달린다면 물 웅덩이 위를 달릴 수 있겠다 싶을 수준이었고, 그 속도는 오크와 옆에 달리던 엘프마저 대응하기 힘들 수준이었다.

끼에에엑!!

코카트리스는 자신의 앞에 놓인 오크의 뒤를 향해 부리를 찌르려했다. 오크만 없다면 샥스는 자신의 것이 되지 않겠는가.

죽더라도 샥스의 안에 박고 죽을 것이다. 그것이 죽은 선태 샥스의 원혼을 달래는 길이 될 것이며, 선대 샥스를 살해한 할파스에게 최대의 능욕이 되리라. 코카트리스는 마지막 한 발자국을 위해 두 다리에 힘을 모아 높이 뛰어올랐다.

카앙--!!

그리고 코카트리스의 앞에는 스타킹 아머를 착용한 구울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그들은 특유의 긴 팔을 그물마냥 펼쳐 코카트리스를 붙잡았다.

끼이이익!!

코카트리스의 회전부리가 오크의 등에 살짝 닿을 뻔 했다. 오크는 십년 감수한 얼굴로 숨을 헐떡였고, 오크의 옆으로 검은 로브를 입은 마법사 하나가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왔다.

[페일 라이더 뒤로는 코카트리스라. 주인님,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제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라스투자드!"

오크는 반색하며 코카트리스를 가리켰다.

"저 놈은 다 튀겨먹을 거니까, 전부 모가지를 꺾어버려라!!"

[명령하신대로.]

오크의 명령에 따라, 라스투자드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구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군단의 주인께서 명하셨다. 저 놈의 목을 비틀어버리거라. 그리고 주인이시여.]

라스투자드는 마법서를 들어올리며 코카트리스를 가리켰다.

[이 놈을 구울로 만들어서 동족상잔을 일으키는 건 어떠하십니까?]

"쓰읍...."

오크는 여유를 되찾았는지, 샥스를 향해 허리를 흔들며 입맛을 다셨다.

"구울이 되면 살을 발라먹기는 그렇고.... 에이, 그래! 괜히 또 아군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것보다는 낫지! 라스투자드! 하서스! 가서 오크들과 합류하여 싹다 죽여버리거라!"

크르륵.

누더기가 된 강철 갑옷을 입은 구울 기사가 성큼성큼 걸어가 코카트리스의 모가지를 붙잡았다.

끼이익!

코카드리스는 시야가 붉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크에게 흔들거리는 샥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숨을 거두었다.

* * *

"아빠!!"

메어리는 감격한 얼굴로 내게 달려오다가 흠칫 놀랐다. ...나는 여전히 샥스를 내 품에 안고 어화둥둥 엉덩이를 토닥이고 있었다. 그래야만했다. 나는 표정이 변하는 부하들에게 당당히 소리쳤다.

"이걸로 기절시켜서 이겼다!"

"그러면 이제 내려놓고 밧줄로 묶을 때 아니야?"

침대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킨 루나가 덩굴 줄기로 된 밧줄을 가지고 와서 눈치를 줬다. 아직까지 고작 한 번 밖에 질내사정을 하지 못했지만, 아무렴 루나와 샤이탄에 더불어 메어리까지 저렇게 보는 상황에서 샥스를 계속 범하기는 난감했다.

"끙...."

나는 샥스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샥스의 안에서 자지를 뽑아내기가 무섭게, 샥스는 질을 경련하며 내 정액을 벌컥벌컥 뿜어내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물이 많은 샥스였던만큼, 공동 전체가 음란한 냄새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오자마자 이런 꼴을 보여서 미안하구나, 메어리."

"아녜요. 어떻게 됐든 이겼으니까 된 거죠. 나머지는요?"

"오크와 구울, 플레어 판테라 혼합 부대가 코카트리스들을 사냥하고 있습니다. 코카트리스 한 마리에 셋 씩 달라붙어 협동 사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샤이탄은 시스템을 통해 지하 1층의 상황을 보고했다. 내가 무작정 공동으로 달린 덕분에 코카트리스들의 배치는 일자로 쭉 퍼지게 되었고, 그 바람에 우리 부하들은 코카트리스를 상대로 학익진을 펼쳐 여럿이서 한 번에 싸우고 있었다.

"밸런스가 꽤 좋습니다. 구울이 앞에서 방어, 오크가 뒤에서 공격. 그리고 플레어 판테라들이 원거리에서 불을 써서 코카트리스를 견제하는 중입니다."

"탱딜이 완벽하군. 좋아, 역시 대장을 잃으니 오합지졸이 되는 구나."

나는 발로 샥스의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샥스의 몸은 여전히 잔뜩 달아올라 있었으나, 샥스는 어떻게 정신을 차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메어리, 너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저 혼자 온 건 아녜요. 라임 엄마랑 슬라임 드래곤, 같이 달려왔어요. 저거랑 함께."

메어리는 소환 시설의 옆에 흩부려진 마석들을 가리켰다. 빅슬라임 한마리는 족히 될만한 양의 마석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저건 어디서 난 마석이냐?"

"스타킹 판매 대금이에요. 마석으로 구매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군. 잘 얼버무렸지?"

"네. 마탑이랑 연계해서 마물 격퇴 연구에 사용될 거라고 하니까 좋다고 바꾸던데요?"

저렇게 많이 팔릴 줄 알았으면 스타킹의 값을 올릴 걸 그랬나. 나는 생각보다도 더 잘 팔린 스타킹에 놀라웠고, 흩뿌려진 마석들의 상태를 보자마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막대한 양의 하급 마석 사이로 간간히 중급 마석이 눈에 보였다.

"흐하하! 중급 마석까지! 이걸로 라스투자드를 부활시켰구나!"

"★★★이었으니 지금까지 부활은 불가능했지만, 마침 이렇게 메어리가 가져왔더군요. 바로 부활시켰습니다."

샤이탄은 나와 미리 얘기한대로 라스투자드를 우선적으로 부활시켰다. 중급 마석을 얻는 즉시 부활시키자고 하기는 했건만, 설마 이런 식으로 중급 마석을 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남은 중급 마석은?!"

"...열 개 정도가 전부입니다. 더 많기는 했으나 라스투자드 부활에 조금 많이 사용해서 그만."

"라스투자드가 그만한 값어치는 하니까 괜찮다."

마음만 먹으면 코카트리스 35마리를 전부 구울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라스투자드다. 비록 그러면 1인 1닭을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게 되겠지만, 코카트리스 자체가 몸집이 크니 그다지 상관은 없지 않을까.

"샤이탄. 그레모리에게 연락해서 갤러해드든 기네비어든 한 명 보내달라고 해줘. 아미에게 했던 것처럼, 이 녀석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겠다."

"과연, 신성력을 계속 곁에 두게 하여 고통을 계속 주는 겁니까? 이해했습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그냥 계속 박는게 낫지 않아?"

루나는 공동에서 쉬고 있는 인간 모험가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샥스를 향해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고,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모처럼이니까 일단 내가 계속 먹어보려고. 할파스 딸이라고 하잖냐. 그냥 내버려두기에는 아쉽지."

"......침대가 하나 더 늘어나게 생겼네요."

"아직은 모르지. 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아니냐."

나는 기절한 샥스를 집어들고 인형탈을 쫙 잡아당겼다. 예상과 달리 인형탈 안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샥스의 배에는 내가 안에다가 흩뿌렸던 정액이 한가득 놓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시선을 끄는 건 샥스의 배 윗부분.

"......이건 등인가?"

빨래판이라고 하기도 뭣한 평야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분명 꼭지도 보였으나 언덕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배에 뿌려진 내 정액이 더 높을 지경이었다.

"......닭가슴살 매니아들은 거의 환멸할 수준이군."

"...주인님."

륜은 진지한 얼굴로 샥스의 몸을 가리켰다.

"상반신은 남자인데 성기만 여자거나 그런 존재 아닐까요?"

"인형탈로 가리고 다니는 이유가 있었군요. ...저럴수가. 안타깝습니다."

"......여신이시여."

모두가 샥스의 평야에 애도를 표했다. 나 또한 샥스를 내 전용으로 둘지, 아니면 부하들에게 쓰게 할 지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뭐, 임신하면 그래도 가슴 좀 부풀어오르잖냐!"

"파종은 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무렴 던전 주인의 딸인데. ☆이 5성 아니냐. 아무렴 그 나가들보다는 낫겠지."

당장 죽이거나 마구잡이로 대하기도 뭐하니, 샥스에 대한 처우는 전쟁이 끝난 이후로 미뤄도 늦지 않다. 나는 샥스의 몸을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좋아, 얘도 공구리 치자. 라임!"

나는 샥스를 위한 최고의 조형사를 불렀다. 슬라임 드래곤들을 데려온 라임은 바로 내 뜻을 이해하고 땅을 파내려가기 시작했다.

"자, 그러면 이제 제대로 능욕을 해볼까 하는데...."

나는 부하들을 쭉 둘러보며 물었다.

"가슴 좀 빌려줄 사람?"

* * *

까악, 까악.

수백 마리의 까마귀들이 던전을 날아다니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그들은 한 존재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공동 한가운데의 거대한 나무 꼭대기에 앉아있던 검은 까마귀는 무언가를 골똘히 응시하고 있었다.

"......페일 라이더 전멸. 코카트리스들은 실시간으로 죽어가는 중. 별동대로 보낸 아미의 군세는...아무 소식이 없고."

담담하기 짝이 없는 까마귀의 목소리에 다른 까마귀 뿐만 아니라 공동의, 던전의 모든 마물들이 숨을 죽였다.

"샥스와 아미만 살아있구나. 전부 다 막혔어."

"그...할파스 님. 아직 속단하기에는."

"아니. 안드라스가 진정으로 5성에 이르렀다면 충분히 강해질 가능성도 있을 터. 역시 쉽지는 않군. 그레모리와 손을 잡아서 그런가? 쯧."

할파스는 날개를 펄럭이며 인연소환에 뜬 리스트를 전부 다시금 파악했다. 푸르카스를 비롯하여 많은 부하들이 죽었지만, 정작 그들은 할파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을 주지는 못할 것 같았다.

정보.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하지만 정보를 얻으려다가 괜히 병사를 낭비할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군.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수성 준비를 하도록."

"...샥스 님은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샥스?"

할파스는 시큰둥한 얼굴로 이죽거렸다.

"알게 뭐냐. 본인이 약해서 져버린 것을. 나는 안드라스만 따먹으면 그만이다."

".......예."

할파스의 옆에 부복한 금발의 여인은 침울한 얼굴로 숙였다. 친딸마저 아무렇지 않게 잘라낼 정도로 할파스는 안드라스에 미쳐있었고, 또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흐흐, 샥스조차 제압할 정도로 안드라스가 강하다니. 이 얼마나 기쁜 얘기인가. 더 맛있겠지? 예전보다 훨씬 더 쫄깃하겠지?! 끼, 끼요오옷!!"

할파스는 날개를 펄럭이며 천장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 작품 후기 ==========

당분간 하루에 한 편인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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