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4
상륙 전에 최대한 많은 수의 코카트리스를 때려잡았다. 하지만 그 수는 여전히 많았고, 남은 코카트리스의 수는 오크들보다 약간 많은 60마리 수준이었다.
'병력을 이쪽으로 뺄 걸 그랬나.'
현재 우리 군단의 오크 정예병은 모두 150. 그들이 각각 내 던전에, 그레모리 던전에, 그리고 라스베가스에 1/3씩 배치되도록 조정한 만큼 50의 오크들로 승부를 봐야했다.
50명의 오크들은 그 중에서도 최정예만 선별하여 뽑은 녀석들이지만, 과연 코카트리스들을 맞상대하여 이겨낼 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니 믿어야지.'
오크들은 반드시 코카트리스들을 잡아낼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지하를 뛰어다니던 플레어 판테라, 그리고 후속 부대 또한 전장에 합류할 것이다. 전투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우리 분노의 군단이 상대 군단보다 더 강할 것이다. 나는 내 부하들을, 나의 문신에 따라 버프가 전해지는 부하들을 믿었다.
그러므로 내가 대처해야 할 적은 단 하나. 나는 군데군데 구부러진 삽을 꼬나쥐고 펭귄을 향해 달려들었다.
"일단 그 귀찮은 인형탈부터 벗겨주마, 쎽스!"
"샥스야!!"
쎽스는 역정을 내며 부리 속에서 나를 향해 물방울로 된 기관총을 뿜어댔다. 맞는 순간 살에 파고들어 구멍이 생길 것 같아, 나는 옆으로 바닥을 구르며 쎽스의 공격을 피했다.
"꺄아악, 이 변태 새끼가!"
쎽스는 딱딱하고 덜렁거리는 내 아랫도리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서도 부리의 방향은 나를 향해 정확히 옮겨 나를 저격하려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쎽스를 향해 거리를 좁히고 있었고, 쎽스의 눈길이 어느쪽을 향하고 있는지 이미 파악한 지 오래였다.
"변태라고 하면서도 눈은 떼질 못하는 구나! 떽뜨!"
"샥스라니까!"
떽뜨는 고개를 크게 뒤로 젖혔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몸짓이었고, 그 뒤에 이어질 공격은 안 봐도 훤했다.
"하이드로 펌프구나!!"
쏴아아아---!!
떽뜨의 부리에서 물대포가 쏘아졌다. 피하기에는 늦었고 맞받아쳐야했다. 나는 물줄기의 궤적을 빠르게 읽었다.
'이 년이?'
떽뜨의 물대포는 정확히 내 명치를 노리고 있었다. 피하기에는 늦었고, 괜히 피하려고 했다가는 심장이 저격당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공격을 받아쳐야만 했다. 나는 물대포가 닿기 직전, 두 발을 모아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올랐다.
"우오오!!"
나는 목숨을 걸고 뛰어올랐고, 물대포가 내 배에 맞닿았다.
파-----앗!!
배를 때린 물대포는 순식간에 물줄기가 되어 사방으로 비산했다. 얼굴에 튀고 팔에 튀고 자지에 튀는 등 온갖 곳으로 퍼져나갔지만, 한 번 배에 튕겨나간 덕분인지 따갑지도 않았다. 내 몸은 서서히 아래로 낙하하기 시작했고, 나는 떽뜨의 물대포가 끝나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안도했다.
쿵--!!
나는 땅에 두 발로 착지했고, 내 몸에서 흘러내린 샥스의 물대포가 빗물처럼 뚝뚝 흘러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배에 복대처럼 칭칭 휘감아둔 스타킹은 찢어져서 너저분하게 덜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물대포에 의해 찢겨나간 스타킹을 벗어던졌고, 덕분에 내 상체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다.
"흐끅!"
샥스가 나를 보며 딸꾹질을 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꺄아악!!"
샥스는 비명을 지르며 입에서 물대포를 뿜어댔다. 스타킹 아머를 뚫을 정도로 강력했던 물대포는 위력이 너무나도 약화되었고, 나는 직선으로 날아오는 물대포의 각도를 읽어 배를 갖다대었다.
"흐아앗!"
촤아아--!
물대포는 내 배를 빗겨나가 옆에서 맞서 싸우던 코카트리스를 향해 날아갔다. 막 오크의 목을 쪼으려고 하던 코카트리스는 샥스의 물대포에 목이 기괴한 방향으로 뒤틀리고 말았다.
"야!!!"
"샥스, 넣을게!!"
자신의 물대포가 이용당한 것에 분노한 샥스는 펭귄눈에 핏발이 섰지만, 적의 공격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어느새 나는 샥스의 지척까지 다가갔고, 샥스는 흠칫 놀라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이, 이런-"
"스피어--!!
나는 투우장의 싸움소마냥 인형탈을 향해 몸을 날렸다. 샥스는 팔을 들어올리며 나를 막아세우려 했으나, 이미 나는 샥스의 인형탈 허리를 두손으로 붙잡았다.
몰캉!
예상과 달리 샥스의 몸은 말랑했다. 그 감촉이 마치 물이 가득찬 튜브를 만지는 것 같았다. 나는 샥스가 인형탈을 무엇으로 채웠는지 깨달았다.
"물! 그러니 바람이 안 빠졌지!"
가까이에서 보니 금방 알 수 있었다. 륜이 화살을 날려 꿰뚫은 바람구멍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구멍은 비닐로 덮어씌워진 것 마냥 얇은 얼음막이 있었다.
"격하게 환영한다, 색수!"
"이 개새끼가!"
나는 샥스를 붙잡은 팔에 힘을 쥐어짰다. 그러자 샥스의 인형탈에 난 바람구멍에서 '쩌적'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 환영의 의미로 찐하게 포옹 한 번 하자꾸나!"
쫘아아악!!
구멍을 막은 얼음 코팅이 깨지기 시작했고, 그 사이로 샥스가 인형탈 안에 채워둔 물이 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샥스는 아둥바둥거리며 나를 공격하려고 애를 썼으나, 나는 베어 허그로 물을 뺌과 동시에 샥스를 들어올렸다.
"그렇게 나와의 잠자리가 고달픈가보구나! 물이 질질 흘러 넘쳐!"
"너, 내가 혀부터 잘라버릴 거야!!"
샥스는 부리로 내 입을 쪼아대려했다. 나는 상체를 잠시 뒤로 넘겨 샥스의 쪼아대기를 피했다.
"키스부터 하자고? 진도가 빠르네!"
"교미하자고 하는 놈이 무슨 개소리야!"
"뭐?! 교미하자고?! 진도가 월반 수준이구나! 흐아앗!"
쮸으으윽! 한 번 더 팔에 힘을 주니 샥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내 전신을 적셔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물은 뜨겁게 달구어진 내 몸과 내 물건에 닿아 증기를 일으켰다.
그리고 증기가 시야를 가리기 무섭게, 나는 샥스의 진짜 몸에 닿을 수 있었다. 인형탈과 물 완충제 너머, 샥스의 작은 몸이 내 팔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으윽?!"
"오오오!"
인형탈의 크기 때문에 낚였다. 샥스의 키는 딱 부리를 들어올리면 그곳에 얼굴을 들이밀 수 있을만큼의 키였고, 실제로 측정하면 160 정도는 되리라.
"그, 그만 짜!"
"싫다!"
2m는 넘는 허리둘레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고, 점점 인형탈은 펭귄잠옷마냥 그 크기가 줄어들었다. 이제 조금만 더 쥐어짜내면 샥스의 실제 몸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덥썩! 내 손이 샥스의 엉덩이처럼 느껴지는 곳을 잡았다. 가슴은 빈약한 주제에 엉덩이는 또 제법 괜찮았다. 나는 쥐어짜는 걸 멈추고 그 라인을 손으로 쓸었다.
"우리 샥스, 순산형이네?"
"야아아아!"
샥스는 팔을 휘저으며 내 뺨을 후려쳤다. 좌우과 화끈하게 달아올랐고, 나는 샥스를 꽉 끌어안고 앞으로 넘어지듯 밀어버렸다.
"일단 눕자!"
쿵!
내가 샥스를 안고 넘어가는 덕분에 샥스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나는 샥스의 인형팔 위를 무릎으로 누르는 마운트 자세를 잡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성학대! 동물학대! 나는 반대한다! 하지만 남의 집에 들어와서 토하고 가는 놈을 봐줄 이유는 없지! 하물며 우리집 귀요미 애완마물 슬라임들을 죽인 녀석이라면 더더욱!"
퍼--억!
나는 샥스가 내 뺨을 때렸던 것처럼, 샥스의 부리 옆에 좌우로 주먹을 휘둘렀다. 전력을 담은 레프트, 라이드 훅에 샥스의 펭귄 머리가 좌로 우로 수 차례 오다녔다.
까앙, 까앙, 까아앙!!
부리를 때리니 꼭 철판을 때린 것마냥 주먹이 쓰라렸다. 하지만 내가 주먹이 아프듯 샥스도 내 주먹질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허."
샥스는 어안이 벙벙한 듯 허탈한 소리를 내었다. 나는 부리의 위아래를 잡고 쩍 벌렸다. 드디어 샥스의 맨얼굴을 볼 수 있었다.
"와, 씨발. 존나 예쁘네."
"뭣...?!"
전체적으로 표독스럽게 생긴게 꼭 날라리 일진같은 얼굴이었다. 눈매조차 날카롭고 체모와 눈동자까지 검은색 일색이니, 교복이라도 입혀놓으면 진짜로 고교생처럼 보일 것 같았다.
"와...쓰벌. 너 왜 이런 얼굴 가리고 다니냐?"
"전투 중에 무슨 이상한 소리야?! 퉷!"
샥스는 얼굴을 붉히며 침을 뱉었다. 나는 허겁지겁 고개를 뒤로 젖혔고, 침은 탄환마냥 천장을 향해 날아갔다. 콧잔등이 살짝 화끈거리는게 칼에 베인 것만 같았다.
"아오, 모처럼 미인 구경하고 있었는데! ...응?"
샥스가 나를 공격한 것 이상으로 내 시선을 끄는게 있었다. 이 얼굴을 어디서 봤더라?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분명 어디선가 이런 얼굴을 상대로 이런 자세를....
아.
"너...안드라스랑 닮았네?"
"이런 개...잠깐, 무슨 소리야?"
샥스는 안드라스, 그러니까 전 안드라스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샥스의 얼굴은 고통과 당혹으로 물들어 있었고, 나는 재빨리 주변을 눈으로 흘겼다.
'전황은 열세.'
오크들은 열심히 코카트리스를 상대로 분전하고 있지만 역시 코카트리스들은 하나하나가 페일라이더 급으로 강했다. 거의 1:1에 가깝게 전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아마 샥스를 제압한 나를 향해 달려오는 코카트리스가 있을게 분명했다.
그러니 빨리 샥스를 완벽하게 제압해야했다.
"샥스! 너 나랑-"
"안드라스라는게 무슨 소리야!!"
"으윽?!"
샥스는 괴력을 발휘하며 내 무릎을 들어올렸다. 양 팔이 부들부들 떨리기는 했으나, 샥스는 분명히 내 다리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어림도 없지!"
쿠우웅!!
나는 샥스의 어깨 부분을 향해 주먹을 내리찍었다. 샥스는 마른 기침을 토해냈고, 팔의 힘이 풀려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내가 루나랑 싸우면서 깨달은게 하나 있지!"
나는 다시 한 번 더 주먹을 높이 들어올렸다. 샥스의 검은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보다 강한 존재를 상대로 딴 생각을 품지 말라는 거다!"
콰아아앙!!
"아아악!!"
샥스가 비명을 질렀다. 관절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내 귀에 똑똑히 들렸고, 샥스의 왼팔에 힘이 빠지는게 느껴졌다. 그렇게 강하게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내 주먹은 고작 샥스의 팔 하나 빠지게 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성감, 성감대를 찾자.'
아직까지는 샥스의 정보가 보이지 않았다. 약식이라도 보이게 하려면 어디 샥스의 민감한 부위를 찾아야했다.
"코카트리스!! 이 새끼 조져!!"
"이런 씁."
어깨 하나는 부숴놨더니 입은 살아서 빽빽거린다. 그리고 더 짜증나는 건 코카트리스들이 하나 둘 눈을 부라리며 달려오기 시작했다는 것. 그렇다면 나 또한 부하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라스!!!"
"""라스으으으!!"""
내 호령에 오크들이 하나 둘 모여 원진을 이루기 시작했다. 빈틈없이 만들어진 원진에 코카트리스들은 부리와 발톱을 휘둘렀으나, 오크들은 목숨마저 걸며 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카앙, 카앙!!
오크들은 죽을 각오로 코카트리스들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크들이 코카트리스를 틀어막는 사이, 나는 나만의 전쟁을 끝내야 했다.
"륜---!!"
"저 왔어요!!"
공중에서 륜이 뛰어내렸다. 아마도 코카트리스나 오크를 밟고 뛰어온 듯, 샥스의 머리 옆에 착지했다.
"무릎으로 오른팔 눌러!"
"네!"
륜은 내 지시에 따라 곧장 오른팔을 전력으로 눌렀다. 나는 그 사이 샥스의 위에 올라탄 몸을 뒤로 어기적거리며 물러났다. 대략적인 위치를 가늠하며 나는 샥스가 좌우로 벌려대는 곳에 허벅지에 다다랐고, 인형탈을 집게손으로 붙잡았다.
"드디어!!"
찌짖!
나는 인형탈을 강제로 잡아뜯었다. 손톱을 날카롭게 세운 덕분에 가운데부분이 세로로 길게 찢어졌고, 마침 그 장소는 내 직감대로 샥스의 그곳이었다.
"하 씨, 이러니까 펭귄이랑 하는 것 같은데."
"주인님! 지금 따질 시간 없어요!"
"너, 너희 지금 뭐하는 거야?! 싸우는 도중에?!"
샥스는 얼굴을 붉히며 빽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나는 그 빽소리가 뻑소리가 나게 만들기 위해, 물기로 번들거리는 내 물건을 엄지로 눌러 입구에 맞췄다.
"륜, 걸어!"
"바로 할게요!"
륜은 상체를 숙여 샥스의 배에 성마법을 사용했다. 펭귄옷의 흰 부분에 성마법 특유의 마법진-음문 같은 모양이 빛나기 시작했고, 샥스는 혼란과 공포에 눈동자가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싸, 싸우는 도중에 도대체...?"
"이게 우리 군단의 싸움이다."
나는 귀두를 샥스의 균열 앞에 툭툭 건드렸다. 특별한 성감대를 찾을 수 없다면, 그냥 대놓고 성감이 몰려있는 부분을 건드리면 그만이었다.
〈샥스〉 ★★★★☆, Lv.81
"...흐흐, 역시 강한 녀석이었군."
순간적으로 나를 들어올렸을 정도로 샥스는 강했다. 하지만 구덩이를 물로 채우는데 너무 많은 마나를 소모하고 말았다.
"당황스럽냐? 오크가 이렇게 강한게."
"아, 아으, 으아...?"
이미 샥스는 정신이 나가있었다. 오크에게 범해진다는 생각에 제정신이 아닌듯, 고개를 미세하게 떨며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나는 샥스의 허벅지 부분을 살살 두드리며 위로했다.
"걱정마라. 륜의 성마법 덕분에 네가 느끼는 건 오직 쾌락 뿐이거든."
"하, 하지마! 하지말란 말이야...!"
"하지마? 뭘?"
"......교미!"
샥스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말에 나는 민망해질 지경이었다.
"샥스, 너는 하나 착각을 하고 있다."
카앙, 카앙!!
오크들이 삽자루를 들어 코카트리스들을 막아서는 가운데, 나는 내 창을 찔러넣을 자세를 잡았다.
"이것은 '라스'라고 하는 것이다."
"미, 미쳤어! 싸우는 도중에 무슨 짓을, 아아앙!!"
오크들의 방어선이 먼저 뚫리냐, 아니면 샥스가 쾌락에 절여지느냐.
샥스와의 라스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딴 생각 한 적 없습니다.
주인공은 언제나 라스할 생각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