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4
철퍽. 철퍽.
버지나니야는 자신이 겪는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오크에게 남성기로 꿰뚫린 순간부터 정신이 팍 들기는 했지만, 오크의 거근에 뚫리는 감각이 워낙 생경했기 때문이다.
'꿈이야, 꿈인데.'
"아흐, 흐으으, 흐으응!"
무식하게 허리를 흔드는 오크의 우락부락한 테크닉에 버지나니야는 가볍게 가벼렸다. 전희도 없이 박아넣은 자지는 질속에서 뻑뻑하게 오다니면서도, 버지나니야의 속에서 나온 애액 덕분에 천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아으, 나, 나 죽어!"
버지나니야는 꿈인 걸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오크에게 강제로 범해지는데도 즐거운 기분이 들 리가 없지 않은가. 오크는 마치 인간처럼 버지나니야를 찍어누르고 있었다.
"푸히익."
"앙, 하으, 크흐흥!"
오크가 콧김을 내뿜으며 크게 자지를 찔러넣었다. 덕분에 버지나니야는 자궁구에 귀두가 꾹 눌려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오크에게 한 번 박힐 때마다 실금이 나올 정도로 오르가슴이 터지는 것을 보면 분명 꿈이 확실하건만, 오크를 통해 전해져오는 성감은 현실보다도 더 생생했다.
'그렇구나. 이게 몽정이구나.'
간혹 너무 안하게 되면 꿈을 통해 욕구를 해소한다고 하던데. 버지나니야는 속으로 자신이 이런 엽기적인 꿈을 꾸게 된 이유를 속으로 곱씹었다.
"취힉!"
푹푹푹!
"꺄흐, 흐으어, 허어억!"
그리고 그걸 곱씹을 새도 없이, 오크의 연이은 박음질에 버지나니야는 눈이 까뒤집히는 착각이 들었다. 오크는 자세는 바꾸지 않았지만, 그 자세 그대로 더욱더 빠르고 강력하게 자지를 찔러넣었다.
"조, 좋아...!"
버지나니야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거 처음이야!'
인생을 살면서 성행위를 몇 번 해보지는 않았고, 아직 처녀막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오크가 주는 쾌락은 자신을 나락으로 끌어당기게 만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신체 아래에서부터 차오르는 감각은 구름 속을 붕 뜨는 것만 같았다.
"더, 더 세게...!"
"쿠히익!!"
오크는 기다렸다는 듯 버지나니야의 다리를 앞으로 밀어버렸다. 덕분에 버지나니야의 하체가 살짝 들렸고, 오크는 사선으로 버지나니야의 속을 헤집어놓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버지나니야는 환호의 비명을 터뜨렸다. 제 팔뚝만한 거근이 뿌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속까지 들어갈 때마다 버지나니야는 몸에서 폭탄이 터진 것 마냥 쾌감에 떨었다.
남자에게, 오크에게 범해진다. 현실에서는 결코 가능할 리가 없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고, 또 고통은 일절없이 쾌락만이 가득한 상황에 버지나니야는 생각을 그만두었다.
'이거 꿈이야. 분명 꿈이니까, 남들 시선은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돼.'
버지나니야의 의식을 잡고있던 마지막 동앗줄이 사르르 불타버렸다. 작위, 명성, 평판 그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꿈속에서는 온전히 진실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다.
"흐아앙! 오크 자지 너무 강해!"
"크, 쿠히익!"
오크는 자신의 것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더욱더 거칠게 자지를 찔러넣었다. 버지나니야는 질을 조였다 풀 새도 없었다.
"크히익! 오크님, 더, 더 세게!"
"교배 프레스으으으!!"
오크는 상체를 숙이며 버지나니야의 위에 개처럼 올라타버렸다. 버지나니야는 그 자세가 썩 마음에 들었다. 한순간이지만 오크라는 마물에게 당해 인간으로서 바닥까지 떨어지는 듯한 배덕감이 쾌감과 뒤섞여 버지나니야의 정신을 좀먹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꺄흐, 허억, 흐으앙!"
"오크의 아이를 낳아라, 부히익!"
오크의 자지가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버지나니야는 너무나도 생생한 꿈속 상황에 의심할 새도 없었다. 그저 기쁨의 교성을 터뜨릴 뿐이었다.
"낳을게요! 귀족이지만 오크 아이 낳을게요! 오크 님, 배가 터질 때 까지 안에 가득 당신의 것으로 채워주세요!"
"부, 부히익...."
오크는 기가 질린 듯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기가 죽어도 자지가 죽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오크는 여전히 초당 수 번을 찍을 정도로 버지나니야의 안을 찔렀다.
"끄히익?!"
오크와 교미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버지나니야의 비명도 점점 돼지 멱따는 소리마냥 갈라지기 시작했다. 오크는 그런 버지나니야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소리질렀다.
"더 크게 질러라, 이 암퇘지 같은 년!"
"꺄아앙!"
버지나니야는 자신의 가슴이 좌우로 따귀를 맞는 것에도 불구하고 오르가슴이 가슴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것에 제정신을 잡을 수 없었다.
오크의 거친 손길이 가슴의 옆을 때릴 때마다 가볍게 가버렸고, 오크의 딱딱한 자지가 자궁구를 때릴 때마다 크게 가버렸다. 오크는 마치 본인이 쾌감의 전도사, 오르가슴 자체라도 되는 것 마냥 버지나니야의 전신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아, 안에 싸주세요! 천박하고 음탕한 이 귀족 년의 안에, 마물의 씨앗으로 한가득 채워주세요!"
"꾸오오오오!!"
뷰르르륵, 뷰륵!
"아, 아앙, 아아아아아!!"
더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다. 오크는 기합과 함께 귀두까지 꺼냈던 자지를 뿌리까지 찔러넣었다. 버지나니야는 자궁구까지 꿰뚫리는 듯한 착각과 함께, 온 시야가 오크의 녹색으로 물들었다.
꿀럭, 꿀럭, 꿀럭!
그리고 오크의 자지가 껄떡거리며 막대한 양의 액체가 방출되기 시작했다. 버지나니야는 처음에 그것이 오크가 자신의 안에 오줌을 싸지른 줄 알았다. 하지만 뱃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는 뜨겁고 끈적한 감각은 분명히 남성의 그것이었다.
"아흐, 흐으, 흐아아."
오크는 사정이 끝날 때까지 자지를 빼지 않았다. 덕분에 버지나니야는 한참동안 오크의 아래에 깔려 그 무게를 견뎌야했다. 고귀한 자신이 하찮은 마물-오크에게 이렇게 범해진다는게 두렵기도 했지만, 오크가 주는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제 깨어나면 현실로-'
사르르륵.
오크가 안개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버지나니야는 급히 손을 뻗어 오크를 붙잡으려했지만, 오크는 신성력을 얻어맞아 사라지는 마물마냥 금방 증발했다.
"아...."
버지나니야는 아쉬운 마음에 배를 쓰다듬었다.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지금 느낀 이 쾌락이 실제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아."
하늘은 여전히 파랗게 물들어 있었고, 버지나니야는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제발, 한 번만...더...."
"부히이익!!"
귀신같이 오크가 나타나 다짜고짜 삽입을 했고, 버지나니야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오크와의 행위를 즐기며 남성기를 핥아주는 봉사까지 했다.
꿈이니까.
꿈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 * *
"처음 보는 천장이다."
버지나니야 남작은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은 여전히 몽롱하고 몸은 기분좋은 피로감이 짙게 내려앉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메어리는 자신을 스타킹만 입힌 채 발가벗겨 놓고 몸 구석구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깨셨나요? 잘 됐네요. 뒷부분 마저 하려고 하는데."
메어리는 검은 장갑을 끼고 남작의 신체 곳곳을 누르고 있었다. 메어리가 손으로 누를 때마다 남작은 신체에 활기가 도는 듯한 감각에 살짝 가버렸다. 꿈의 내용 덕분에 가벼운 자극에도 남작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흠흠, 메어리 양.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
"아발론에서는 이렇게 피로 회복을 위한 마사지 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요정들은 전부 인체의 신비에 통달한 안마사로서, 많은 손님들의 신체피로를 해소하고 혈액순환을 돕죠. 어떻습니까?"
"......아."
남작은 얼굴을 붉히며 몸을 일으켰다. 은은한 조명부터 야시시한 복장까지 아무리 봐도 그렇고 그런 장소였지만, 정작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그런 일은 꿈에서나 일어나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 남아있습니다만."
"괘, 괜찮아요. 아니 괜찮소. 이제 충분합니다."
남작은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었다. 그리고는 메어리의 검은 장갑을 한참동안이나 응시했다. 꿈에서 가슴을 애무하듯 만지던 손길이 사실은 저 손으로 자신을 마사지하던게 아닐까. 메어리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벽을 두드렸다.
"기사님, 남작님께서 일어났습니다."
"오오, 남작님!"
노기사 남스타크가 붉어진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불과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옷을 벗고 있었다는 것에 남작은 다소 부끄러웠지만, 근엄함을 유지하고 남스타크에게 물었다. 그의 뒤에는 그에이가 서있었다.
"그대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아, 안마를 받았습니다.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허허!"
남스타크는 활짝 웃으며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평소보다 업되어있는 모습은 분명 활기차보였다. 그에이가 메어리와 무언가 얘기하는 사이, 남작은 몰래 남스타크에게 물었다.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곳은 아닌 것 같은데."
"예. 강제로 몸을 판다거나 그런 곳은 아닌 듯 합니다. 여인의 마음을 사야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라니. 이 늙은이가 오랜만에 왕년의 솜씨를 부렸지요. 껄껄."
"뭣?"
남작은 자신과 다른 일을 겪은 듯한 말을 하는 남스타크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택으로의 귀환을 위해 기사들이 위로 올라가는 사이, 그에이와 이야기를 마친 메어리가 남작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저기...."
메어리는 정말로 조심스럽게 남작과 팔짱을 끼며, 귓가에 속삭였다.
"다, 다음에는 살살할게, 언니."
"......."
남작은 메어리와의 하룻밤이 오크에게 범해진 꿈으로 뒤덮인 것에 절망했다.
* * *
"푸하하, 남작의 얼굴을 봤느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일어나서 메어리에게 얼굴을 붉히던 모습을?!"
나는 소중한 것을 잃은 지도 모르고 발그레 웃던 버지나니야 비르고 남작의 얼굴을 떠올리며 폭소할 수밖에 없었다. 꿈에서는 억눌러왔던 자신을 폭주시키며 오크의 아래에서 정석 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하던 여인이,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메어리에게 마사지를 받은 것을 깨닫고 조신한 척 하는게 몹시 우스웠다.
"크흐흐, 다음 번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처로 들이신다면 주인님께서 직접 하시고, 첩으로 들이신다면 아드님들을 통해 집단으로 하시는 건 어떠신지요? 오크에게 잡혔으니, 다음 꿈은 오크 부락에 잡혀 감옥같은 곳에 갇히게 되는 겁니다."
"벌써 다음 편 스토리까지. 샤이탄, 미리 생각해둔 거 아니냐? 흐흐."
나는 샤이탄의 깜찍한 질투에 샤이탄의 꼬리를 쓰다듬었다. 나를 꼴리게 만들어 비르고 남작을 교묘히 첩과도 같은 위치에 놓으려는 앙큼한 행동이 어찌 귀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간 아내는 에일라 한 명으로 족하다. 다음에는 그렇게 준비해다오. 그레모리, 너는 어떠냐?"
"몸에 증거만 안 남으면 된다 이거지?"
"그래. 네가 하는 하드 플레이는 대부분 신체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많으니까, 가급적이면 조금 소프트한 방향으로 하자."
"그럼 이건 어때?"
그레모리는 자신의 로브 안주머니에서 작은 벌레 하나를 꺼냈다. 미더덕같이 생긴 그것은 그레모리가 직접 낳았다고 했던 새끼 스카 트올로지였다. 그레모리 본인도 자식이라고는 딱히 생각하지는 않지만, 스카 트올로지들이 없었다면 그레모리 던전에 수많은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피었을 것이다.
...요정들 중에는 일부가 그레모리처럼 넣고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덕분에 뒤로 하게 되면 관장을 하지 않아도 좋다나 뭐라나. 내가 잠시 생각을 하느라 표정이 복잡해졌는지, 그레모리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흠흠, 남작의 뒤에 이걸 넣는 거야. 그러고 나면 이상을 느끼게 되겠지. 쾌감을 찾던 남작은 결국...."
"그냥 스캇러를 하나 만드는 셈 아니냐. 기각."
그레모리의 동료 모집은 실패했다. 그 사이 나는 꿈을 통해 알아낸 남작의 본성을 생각하며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현실에서는 메어리가 수면 아로마테라피를 계속 하게 되겠지. 하지만 그렇게 잠든 순간, 꿈에서는 진실된 욕구가 뛰쳐나오는 거야. 그리고 일어난 남작에게 메어리는 얘기하겠지. 너무 곤히, 편하게 주무시고 계셔서 함부로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무슨 꿈을 꾸셨느냐. 얘기나 할 수 있을까? 오크에게 당해놓고 기뻐서 미쳐 날뛰다가 오크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것을."
절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마물과의 행위는 스스로를 화전촌에 가두어야했을 정도로 인류 사회에 크나큰 금기였다.
"하지만 남작은 쾌락을 잊지 못해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고, 결국에는 남작은 착각하게 될 것이다. '나의 진정한 욕망은 마물과 하는 것이었나? 단순히 마물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미래를 겪을까봐 무서워하던게 아니었나?'하고 말이야. 메어리는 얘기할 거다. 꿈이라는 건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꿈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꿈은 남작님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으하하!"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겉으로는 정숙한 처녀를 꿈꾸는 여인이, 꿈에서는 문란을 넘어 음탕한 탕녀인 것처럼 문란하게 지내지만, 알고보니 진실은 꿈의 내용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더라. 나는 잠꼬대를 통해 남작이 열심히 내게 봉사하는 것을 두고 샤이탄-그레모리 콤비의 힘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즉시 최면은 아니더라도 이게 최면이고 이게 세뇌지. 어떤 방식이든 라스하게 만들면 그만 아니냐."
"부하들의 힘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적을 공략하다니,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흥, 확실히 효과적이기는 하네. 누구 하나는 끝장나게 좋아하고 있지만 말이야."
"칭찬 고맙군. 그럼 남작령 쪽은 맡겨두마."
모처럼 스피카 성까지 온 김에, 그레모리는 아발론에 몰래 잠입하여 포털을 설치하기로 했다. 바깥의 일을 마무리하고 합류하는 메어리는 그레모리와 함께 스피카 성 지하에 포털을 설치하게 될 것이며, 아발론 프로젝트에 투입된 모든 인원 중 내가 던전으로 데리고 귀환하는 존재는 오직 샤이탄 뿐이었다.
"정기는 충분히 흡수하였느냐?"
"예.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당장에라도 포털을 열 수 있습니다."
샤이탄의 하복부 인장은 최고점까지 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처녀이되 처녀가 아니었던 여인, 버지나니야 비르고 남작에게서 뽑아낸 정기는 어지간한 동정 남자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라고 했다. 덕분에 샤이탄은 굳이 내가 마력을 제공하지 않아도 충분히 포털을 열 수 있었다.
다른 던전으로 통하는 포털을.
"귀환하는 즉시 병력을 편성하겠다. 최소인원으로 공략하게 되겠지만 마음 편하게 먹어라."
나는 샤이탄을 안고 하복부의 인장을 쓰다듬었다.
"우리에게는 루나가 있다."
대 마물 최종병기.
바야흐로, 하극상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