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2
인간들이 서큐버스들에 의해 정기를 빨아먹히는 것을 보며 그레모리와 떡칠 각을 잡고 있던 나는 예상외의 사태에 흥미진진했다. 물론 그레모리와 떡치는 건 그대로 하겠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네 딸 지금 남작님이랑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크흐, 역시 내 딸이군. 근데 앞에 '여'남작인 걸 붙여라. 듣기 껄끄럽구나."
나는 그레모리를 크게 찔러올렸다. 한 때는 말박이에 스캇러였던 여인 답게, 그레모리(본체)의 안은 나를 제대로 조여오기는 커녕 맥없이 꿰뚫렸다.
"흐으으, 분신으로 하면 더 잘 조일 수 있는데...."
"언제까지 분신으로 사기치고 다닐 거냐. 흐흐, 오랜만에 여기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냐."
"뭐...흠흠. 그렇긴 하지."
그레모리는 질압이 낮은 대신 온갖 테크닉으로 내 자지를 자극시켰다. 기승위로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물레방아 돌리는 솜씨가 샤이탄보다 더 대단했다. 나와 처음 배를 맞출 때부터 이 수준이었으니, 그 전에 얼마나 해댔을지 감이 쉽게 오지 않았다.
"그레모리야. 나중에 너 혹시 인간들이랑 하겠다고 저기다가 분신 보내거나 하는 거 아니냐?"
"미친 소리. 내가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랑은 안 해."
"지난 번에 에일라 끼워서 4P 할 때는 에일라 아래도 빨아줬으면서."
"그, 그건 여자끼리니까, 아흑."
그레모리는 얼굴을 붉히며 내 배에 손을 올렸다. 격하게 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선호하기는 했지만, 그레모리는 때때로 천천히 하는 것을 바라기도 했다. 내 배를 탭하는 것이 신호였다.
"자, 같이 보자."
나는 자세를 조정해 내 가슴에 상체를 묻는 그레모리를 잡아들었다.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대었고, 그레모리는 내 위에 쓰러져 내 얼굴을 붙잡았다.
"입 딱 벌려."
내가 입을 살짝 벌리자마자 그레모리는 게걸스럽게 내 입술 위로 자신의 입을 붙였다. 부끄럼쟁이이면서 조신한 샤이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열적이고 농밀한 혀놀림이었다.
츄르릅, 츕, 후르릅.
그레모리의 혀는 내 혀를 휘감아 마음껏 빨아당겼다. 오죽하면 혀가 그레모리의 입속으로 빨려들어가 뽑히는 줄 알았다. 내가 그레모리의 엉덩이를 탭하며 이야기를 하자는 신호를 보내니, 그레모리는 그제서야 눈웃음을 치며 입술을 떼었다.
"하하. 너 여전히 키스 못하네. 내가 좀 더 가르쳐줘?"
"시끄럽다. 다른 애들이랑 충분히 연습하고나서 할 거다."
키스에 레벨이 있다면 그레모리는 가히 끝판왕이었다. 륜과 루나, 그리고 샤이탄과 충분한 연습과 훈련을 거쳐, 나중에 언젠가 그레모리를 키스로 이기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나는 그레모리의 쇄골을 한 번 빨아당겨 키스마크를 남겼다.
"야, 너는 내가 만약에 인간이었으면 나랑 이렇게 물고 빨고 박고 했겠냐?"
"......아무리 나라도 인간이랑은 조금."
태생부터가 마녀, 마족인 그레모리는 인간종과의 정사를 꺼려했다. 만약 그레모리가 내가 전생에 인간이었다는 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살짝 궁금하기는 했지만, 박혀도 에일라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읏차. 그러고보니 그레모리야. 너 마석 조금만 더 먹으면 만렙찍지?"
"75레벨? 흐읏, 그래."
그레모리는 마침 74레벨에 이르러있었다. 아직까지 던전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파종은 이루어지지 않는게 아쉽기는 했지만, 나는 이번 아발론 프로젝트를 다져놓고 그레모리를 환생시킬 구상 또한 갖춰놓은 상태였다.
"그럼 그 때까지는 이렇게 즐기기만 하자꾸나. 그 뒤로는 다른 애들처럼 파종 라스다. 알겠지?"
"푸흣, 진짜 너 내 처음 가져가고 싶어서 안달이구나? ...좋아, 내가 전성기에 쪼임이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보여줄테니까, 어디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그레모리는 내 위에 엎드려 누운 채, 고개를 살짝 비틀어 아발론의 상태를 보이는 수정구를 우리가 보기 편한 곳으로 옮겼다.
"올, 역시 마녀."
"마나만 있으면 이정도는 껌이지. 그보다 저 아가씨, 뭔가 각오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레모리는 허리를 튕기며 지하로 내려가는 남작을 가리켰다.
"처녀라고 하더니 알고보니 다 거짓말이었던 거 아니야?"
"글쎄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지하로 안내하는 메어리를 보는 남작의 표정에서 나는 남작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눈치챌 수 있었다.
"지금 저 녀석, 메어리가 자기 잡아먹으려는 걸 눈치챘어."
메어리는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남작은 나에게 잡아먹히는 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레모리의 붉은 머리칼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이마에 키스했다.
"될 지 안 될 지는 모르지만 며느리가 생기겠군. 흐흐, 좋구나."
"......너는 진짜 수비범위가 넓구나. 이 미친 변태새끼야."
"아무렴. 그런데 그레모리야, 잘 생각해보거라. 그에이가 우리의 아군이 된 것만으로도 천군만마인데, 당장 영지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남작이 우리의 편이 된다?"
"그건 대단한데, 그 방식이 문제야. 너는 모든 걸 라스로 생각하잖아."
그레모리는 최대한 질을 조이며 내 자지를 괴롭혔다. 물론 그 힘이 다른 이들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라, 나는 안쓰러운 마음에 그레모리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인간에게는 3대 욕망이 존재하지. 식욕, 수면욕, 성욕. 나는 그 중의 하나를 적절히 활용할 뿐이다."
"아주 대단한 철학자 납셨네. 너 원래부터 이렇게 발정난 돼지처럼 굴었니?"
"원래...?"
나는 괜히 속이 쓰렸지만, 그레모리의 가슴과 엉덩이가 주는 따스함에 기분을 풀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썅년 덕분에 쌓인 성욕이 폭발했을 뿐이다. 흐흐, 욕구라는 건 참으면 인내심이 늘어나기야 하지만 그게 오랫동안 못하게 막으면 터지게 되기 마련이지. 그래, 바로 저 남작처럼."
메어리는 남작을 아주 조심스럽게 잡고 방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럼 우리 따님이 어떻게 연애하는지 한 번 구경이나 해볼까?"
"우리 딸?"
"너도 메어리 스승이니 메어리 엄마나 마찬가지 아니냐. 싫냐?"
"......싫지는 않네."
우리는 메어리가 남작을 공략하는 걸 구경하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비르고 남작은 조금 세련된 매음굴이나 다름없는 아발론의 실체에 대해 경악했고, 또 아발론에서 이루어지는 소위 '라스'라는 행위에 대해 한 번 더 경악했다.
"......몸을 파는게 아니란 말인가?"
남작은 근엄함을 유지하며 메어리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남작의 상식으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네. 그냥 그런 걸 다들 좋아할 뿐이에요. 자유롭게 파트너와 하룻밤을 보내는 곳. 그곳이 이 아발론이죠."
"그건...."
남작은 스스로 상당히 진보적이고 깨어있다고 생각했지만, 성적 관념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성을 팔지 않고 자유롭게 남자와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왜? 도대체 무슨 이점이 있어서? 정말 쾌락 하나만으로 일면식도 없던 남자와 통정을 한다는 건가?
남작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메어리는 키득거리며 남작을 빈 방으로 잡아끌었다. 남작은 괜히 메어리에게 잡아먹히는 것 같아 두려움이 살짝 들었다.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남작님, 여기에는 아무런 위험도 없어요. 남작령을 혼란스럽게 하지도 않고, 오히려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겠죠."
"그건...."
이상한 방향으로 활력이 들어가겠지만, 남작은 메어리의 말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잠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들을 사전에 예방하는 거예요."
"...과연."
남작 또한 그런 문제에 대하여 직접적인 피해를 겪을 뻔했던 사람이기에 메어리의 말에 조금씩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이해할 수 없군. 행여나 문제가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무슨 문제를 말씀하시는 거죠?"
"임신."
남작의 진지한 걱정에 메어리는 낮게 웃었다. 그 미소가 너무나도 소름끼쳐서, 남작은 따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행위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남자야 한 번 쾌락을 즐기면 그만이지만, 남은 여인은 혹여나 아이라도 가졌다가는 어찌되겠는가."
"남작령에서 태어나니 남작님은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자네가 나를 어찌 판단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도 그 정도의 냉혈한은 아니란 말일세. 남은 이는 그러면 홀로 자식을 키워야하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저희 상단에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그들을 돌볼 것입니다. 그들은 라스로 이어져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또다시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하는 메어리에 남작은 뭔가 상당히 어긋나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자각했다. 하지만 메어리는 남작의 손을 맞잡으며 남작을 설득했다.
"결국에는 남작님께 득이 되면 되었지, 실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저희 상단의 모토는 '모두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행복하기는 행복하겠군."
남작은 메어리에게서 한 걸음 물러섰다.
"개축했다고 하던 지하에 대한 확인은 끝났네. 이만 쉬고 싶군. 나는-"
"여기서 쉬시겠어요?"
메어리는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렸다. 남작은 우물쭈물하며 메어리의 옆에 앉았다. 망설이기는 했어도 별달리 거부는 하지 않았다.
"바, 밖에 있는 이들은?"
"경비분들이요? 후훗, 그분들은...."
메어리가 마법을 사용해 복도의 상황을 수정구에 투영했다. 이미 복도에서부터 남작을 지키기 위해 따라온 경비병들이 바니걸과 합을 맞추고 있는게 눈에 훤했다.
"다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셔요."
"영주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치만 그분들 모두 저 기사님을 믿은 거잖아요?"
메어리는 남작과 자신이 들어간 방의 입구를 지키는 기사 그에이를 가리키며 키득 웃었다. 지하로 따라온 다른 경비병들은 그에이가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자리를 이탈했다.
"그러니까 영주님께서도 푹 쉬시는 거예요."
메어리는 두 팔을 벌렸다. 남작은 우물쭈물하다가 메어리의 가슴 위로 고개를 파묻었다.
"씁, 하, 씁, 하."
"역시, 남작님도 그쪽 계열이셨군요."
"뭐......."
남작은 진작에 메어리에게 자신의 취향에 대해 들킨 것을 부끄러워했다.
"처녀를 지키면서 하려면 이 방법이 최고니까."
"어머나."
메어리는 남자의 등허리를 끌어안으며, 손을 아래로 내렸다. 장골을 타고 내려가는 손가락의 끝에는 스타킹의 밴드 부분이 걸렸고, 메어리는 그걸 손으로 베베 꼬며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스타킹 결국에는 입고 오셨네요?"
"아무래도 입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후훗, 그래요. 제게 점수를 따려고 하는 거였으면 적절한 선택이었어요. 그러면 남작님."
메어리는 남작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그리고 남작은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아...자면...안 되는...."
"편안히 주무세요. 후후."
남작은 메어리의 가슴 위에서 고개를 파묻었다.
* * *
"으흐흥, 자꾸 가슴에 파후파후 할래?"
"그건 내 이름이고."
나는 그레모리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핥고 빨기르 반복했다. 루나처럼 모유는 나오지 않고, 또 라임처럼 터질듯한 폭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레모리는 수준급의 가슴을 자랑했다. 나는 그레모리의 유두를 살짝 깨물고 머리를 들었다.
"후우, 이 정도면 만족하냐?"
"아니. 더 해줘. 상냥하게."
"...슬슬 힘주고 하고 싶은데."
"싫어. 너 요즘 나한테 너무 신경 안 써준 것 같단 말이야. 그냥은 안 돼, 그냥은."
그레모리는 자신의 가슴을 가운데로 모아 내 양 볼에 부비적거렸다. 이상하게 그레모리는 오늘따라 꽁냥대는 스타일의 느긋한 라스를 원하고 있었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잖아?"
"그렇긴 하지. ...잠깐만."
샤이탄을 통해 신호가 들어왔다. 나는 곧장 그 신호를 확인했다.
[주인님. 메어리가 남작을 잠재웠다고 합니다.]
"......뭐?"
[남작이 여성취향이라 메어리에게 잡아먹히려고 들어갔는데, 아무래도 메어리는 슬립 마법을 걸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마 한 시간 정도는 깨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
나는 슬쩍 몸을 일으켰다. 그레모리 또한 입맛을 다시며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삽입은 이루어져 있었다.
"혹시 메어리가 뭐라고 하지 않더냐?"
[......아빠 선물이라고.]
"부히이이익!!"
나는 그레모리를 안고 전력질주로 달려나갔다.
========== 작품 후기 ==========
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