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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200화 (200/800)

0020034일차 -------------------------

"주인님, 벨리알 저렇게 두실 거예요?"

"라스의 즐거움을 깨달을 때 까지는 계속 내버려둬야지. 메어리, 잘 부탁한다."

나는 옷을 추스르고 메어리에게 텐타클 드라실의 주도권을 넘겼다. 메어리는 상당히 부끄러워하며 뿌리를 집어들었다.

"...저 얘 애칭을 정했어요."

"라실이?"

"오늘부터 큐피트로 하려고요."

사랑과 사랑을 이어주는 존재, 큐피트. 메어리에게 있어서 텐타클 드라실은 메어리의 숨겨왔던 마음을 드러내게 해준 좋은 연결 수단이었다.

"흐흐, 그러냐. 뭐 좋을대로 불러라."

라실이든 큐피트든 애칭을 붙이기에는 뭔가 미묘한 비쥬얼이었지만, 매번 텐타클 드라실이라는 풀네임으로 부르기는 힘들기는 했다. 굳이 종을 줄여서 부르자면 촉수계수가 아닐까.

"언젠가는 이름을 다르게 부르게 될 것이야."

"뭔데요?"

"플라우로스."

내 말에 륜과 메어리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뿌리를 흐느적거리던 텐타클 드라실도 줄기를 떨며 놀랐다.

"왜?"

"저는 아무르한테 이름을 넘겨주실 줄 알았어요."

"굳이? 이 던전에서 가장 강한 자가 플라우로스의 이름을 가져야 한다면, 당연히 얘가 가져야 하지 않겠니."

<알림> 플라우로스가 사망하였습니다. 군단의 주인에게 '플라우로스'의 이름이 인계됩니다.

마침 시스템도 플라우로스의 죽음을 알렸다. 아마도 부활하면 아무르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부활하게 될 터.

"어디보자...아그니?"

원 플라우로스, 표범 수인 아그니는 생각보다 상당히 대단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었다. 정작 그런 것 치고는 암두시아스에게도 털리고 벨리알에게도 털리는 굴욕을 겪었다. 이름값을 못하는 녀석이라 참 아쉬웠다.

"조만간 마석 모아서 부활시키면 되겠다. 그럼 플라우로스 던전의 부하가 되는 거지."

나는 텐타클 드라실의 뿌리에 손을 올렸다. 플라우로스로 정한 이유는 그저 단 하나. 이 녀석 덕분에 나와 메어리가 조금은 서로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

언제나 그렇듯 우리 군단의 인재 등용 및 승진에 있어서, 가산점은 '얼마나 라스할 수 있는가'에 가장 높은 배점이 들어가있다.

"아아, 너는 오늘부터 <플라우로스>다."

나는 텐타클 드라실에게 이름을 부여했다.

우우우웅.

그 순간, 텐타클 드라실의 몸이 붉은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원래의 금빛 위에 붉은 색으로 코팅을 하는 것마냥 불타오르는 빛무리에 나는 침이 꼴깍 넘어갔다.

"......아이언 텐타클?"

우우웅.

적금색으로 물든 촉수 세계수, 플라우로스의 줄기가 세로로 길게 찢어졌다. 그 형태가 여인의 음부와 너무 비슷해서 나는 잠깐 소름이 돋았다.

우둑, 우두둑.

그 속에서 적금색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정형으로 이루어진 여인은 나무 속에서 나와 내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

"어, 안녕."

"플라우로스가 이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네요."

륜은 바로 플라우로스의 말을 번역했다. 요조숙녀처럼 웃는 플라우로스는 문학소녀처럼 청초하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바로 플라우로스에게 다가가 음부에 손을 밀어넣었다.

찌걱, 찌걱.

■■■■?!

"오, 여기는 뿌리랑 거의 같네?"

인체의 신비는 참으로 신기했다. 이름을 부여하는 것에 이런 기능이 있었다면 진작에 미리 할 걸 그랬다.

'암두시아스도 빼버릴까?'

처녀만 보면 발광하는 유니콘이 과연 큰 도움이 될 것인가. 하지만 정작 이름을 빼앗아도 암두시아스의 이름을 전해줄 존재가 마땅찮았다.

■■■■.

내가 플라우로스의 속을 손가락으로 훑는 사이, 플라우로스는 허공에 네모난 칸을 그리며 입술을 뻐끔거렸다.

"시스템이라는데요?"

"...오오, 그래. 너도 이제 시스템을 쓸 수 있지. 참."

던전 주인이 가장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게 무엇 있으랴. 이전의 플라우로스, 아그니는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나는 그게 가장 못 미더웠다.

'플라우로스의 시스템을 내가 못보는 것이 아쉽긴 하네.'

"지금부터 잘 따라해라. 먼저 가장 처음에...."

각자 자기 시스템만 볼 수 있기에, 나는 륜을 통해 플라우로스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파악해야했다. 플라우로스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로 맡긴 것은 역시 전력 확보와 부하들의 번식.

"플라우로스야, 촉수 가지로 파종 가능하냐?"

■■■■..

"주인님 거랑 섞인 점액을 배출하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흐흐,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저것들도 잘 부탁한다. 일단 던전 상황 한 바퀴 둘러보고 난 뒤에 돌아오도록 하마."

나는 천장에 매달려있는 나가 둘을 가리켰다. 둘은 벨리알이 인간과 라스하고 있는 것에 굴욕과 쾌감에 위아래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벨리알이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제 한 몸 희생하는 것은 분명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크흐, 이것이 바로 부성인가."

"뭔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요...?"

"그래? 뭐 상관없지. 플라우로스야, 벨리알이 기절하면 뿌리 속에 넣어두거라. 그리고 함정용 점액으로 사용해. 그 정도 구분은 가능하지?"

■■■.

"능욕용 가지랑 파종용 가지랑 구분하면 된다고 하는데요."

"완벽하군. 앞으로 잘 부탁한다, 플라우로스. 때가 되면 네게도 박으러 오마."

플라우로스는 아랫배를 문지르며 요염히 웃었다. 다시 줄기 속으로 들어간 그녀는 언제든지 나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듯 줄기 사이에서 음부 부분을 과시하고 있었다. 당장 박아서 주입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전투 이후의 상황을 한 번은 확실하게 정리해야했다.

"륜, 그럼 이제 슬슬-"

[주인님, 큰일났습니다.]

"왜?"

[루나가 자리에서 이탈했습니다.]

"......왜?"

임산부가 왜 밖으로 나와? 설마 승전보가 너무 늦어서 직접 나서려고 하는 걸까? 나는 급히 륜을 데리고 포털을 넘어갔다. 샤이탄은 라스촌 입구로 향하는 길목에 서서 굳은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아무래도 루나를, 륜을 찾는 손님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 루나가 접객을 하러 나갔습니다."

"어디냐."

"정문입니다."

"라임!!"

나는 라임을 급히 불렀다. 천장에서 빠르게 환풍구를 타고 흘러간 라임은 동굴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고, 라임을 통해 전해진 시야에는 넷 정도 되는 엘프들이 흐느끼고 있었다.

- 그래, 나는 이 던전에 사는 오크에게 무참히 범해졌어! 그러니 나를 구할 생각은 하지말고, 너희들끼리라도 살아!!

- 루나야!

"...갑자기 왠 신파야?"

* * *

5분 전.

"더이상은 다가오지 마."

루나는 벽 뒤에 숨어 다가오는 엘프들에게 경고했다. 바람을 타고 날아간 루나의 날선 목소리에 엘프 정찰대들은 하나 둘 활을 들어올렸다.

"이 이상은 위험해. 여기 이후로는 내가 탐색 중이야. 그러니까 다른 곳을 확인해."

"본인 스스로도 지금 엄청 어색하고 의심스럽다는 거 알지?"

"......."

1장로의 딸, 솔라의 지적에 루나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수풀에 숨어서 직접 모습도 보이지 않아, 장기 임무랍시고 나가놓고 귀환 일정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아, 심지어 그 임무도 네가 스스로 판단해서 나간거라며? 의심스러운  정황이 한 둘이 아니야. 죽고 싶지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

"나를 죽일 수는 있고?"

"이거 봐. 천하의 잘난 엘프 수호자님께서 뭐가 무서워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까? 아! 설마...푸흡, 금기라도 범해서 피부가 갈색이라도 되셨나?"

"......."

솔라의 빈정거림에 루나는 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솔라를 따라온 엘프 정찰대들이 당황했다.

"루, 루나 님?! 수호자님께서 설마?!"

"다크엘프가...?"

"미친 소리. 설마 저 년이 다크엘프가 되었겠어? 그냥 해본 소리야, 해본 소리."

솔라는 과하게 짐작하는 엘프 정찰대의 말을 스스로 부정했다. 루나가 어떤 엘프인데 설마 금기를 범하겠는가. 인정하기는 싫지만 루나는 엘프들 중에서도 신수에게 직접 선택을 받아 고작 다섯이 되지 않는 <수호자>의 칭호까지 얻은 엘프다.

"그런 년이 다크엘프는 무슨-"

"맞아."

"......."

동굴 안쪽에서 루나가 모습을 들어냈다. 흑갈색으로 진하게 태닝된 피부나 흑회색으로 탈색된 머리칼은 금기를 범하고 타락한 엘프의 전형이었다. 정찰대도 정찰대였지만, 솔라는 그 모습과 루나의 형태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도, 도대체...?!"

"......."

루나의 배는 마치 임산부마냥 부풀어있었다. 살이 찐 걸까? 솔라는 스스로도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 그만큼 루나의 몸상태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 설마...?!"

"맞아. 나는-"

"마물에게 범해진 거야?!"

"......."

루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고개를 들썩거리는 게 꼭 끅끅거리며 웃는 것 같기도 하고 흐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설마 마물에게 범해졌으면서 웃을 리가 없으니, 루나는 울고 있는게 분명했다.

"그래, 나는 이 던전에 사는 오크에게 무참히 범해졌어!"

"흡?!"

솔라는 두손으로 입을 막으며 터져나오는 비명을 막았다. 수호자마저도 강제로 범하는 오크라니. 몹시 위험했다. 당장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면 자신도 타락하게 될 지 모른다.

"그러니 나를 구할 생각은 하지말고, 너희들끼리라도 살아!!"

"하, 하지만!"

"제발! 제발 살아서 돌아가줘! 그리고 다시는 이쪽으로 오지마! 여긴, 여긴 너무나도 위험해!"

루나는 솔라와 정찰대가 함구하기를 바랐다. 하지마 솔라는 주먹을 불끈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이대로 끝낼 수 없어. 너는 내가 구할 거야."

"누가 구해달래?! 나는 마을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몸이라고!"

"닥쳐. 내가 너를 이대로 보내줄 것 같아? 나는 차기 여왕이 될 존재야. 금기 따위...상관없어!"

"너...나를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누, 누가 좋아한대?! 수호자급의 엘프를 잃는 건 우리 엘프들에게 있어 막대한 손실이야! 그리고 나는 너를 꼭 데려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만약에 네가 여...."

쿵.

루나의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어둠속에서 붉은 문양이 떠오르자, 엘프 정찰대들은 루나의 뒤를 향해 활을 겨눴다.

"어디갔나 했더니 여기서 이러고 있었군."

"으읍?!"

루나는 번쩍 들어올려졌다. 그림자는 루나보다 훨씬 키가 큰 오크였고, 루나의 뒤에서 가랑이를 좌우로 벌리게 하며 들어올렸다. 루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루나!!"

"흠, 동료들인가? 흐흐, 너희도 루나의 친구가 되고 싶어서 왔구나. 자, 보아라. 이것이 루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니라. 자하!"

루나의 고간이 오크가 하반신에서 들이민 거대한 기둥에 안착했다. 시작부터 금기를 범하는 모습에 엘프들은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아, 안 돼...!"

"돼!"

솔라가 고개를 좌우로 가로젓는 건 신경도 쓰지않는 오크는 루나의 애널에 다짜고짜 물건을 찔러넣었다. 루나는 눈을 까뒤집으며 입술을 깨물었고, 솔라는 눈앞의 광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 공개 능욕 플레이...하앙.

- 소리 내지 마, 이 멍청아. 눈치채면 어쩌려고 그래?

- 동료들의 앞에서 오크에게 범해지는 거.... 내 로망이었어.

"......."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솔라는 루나와 오크가 다정다감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두고 드디어 자신이 미쳐버렸구나싶은 생각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다시보니 루나는 울면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쿵, 쿵쿵!

"으하하! 얼마든지 오크의 아이를 낳고 싶다면 환영이다!"

"제, 제발 저들만은 살려주세요...! 너, 너희는 빨리 도망, 으히익!!"

루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떨었다. 오크는 루나의 두 다리를 잡고 루나의 배를 더욱 과시했다.

"잘 봐둬라! 엘프가 오크의 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명제! 너희들의 조카이니라! 으하하!"

"흐이이잇!!"

루나가 미친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오크의 팔에 붉은 문신이 더욱더 가열차게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루나는 혀까지 내밀며 오크의 물건을 뒤로 받아냈다.

"으, 응기잇!!"

"나오냐? 나오냐?! 낳아라! 그아아앗!!"

퍼--억!

오크가 강하게 루나를 뒤에서 올려쳤다. 그 방망이질은 마치 뱃속에 차있는 아이를 뱃속에서 꺼내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 미친 놈아!"

솔라는 정신을 차리고 오크에게 소리질렀다.

"그랬다가는 루나 죽어!"

"좋아 죽지!"

"꺄흐하아악!!"

루나는 교성을 터뜨리며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생전 처음보는 루나의 흐트러진 모습에 솔라는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동경하던 여전사가 오크의 자지에 굴복한 것이 믿기지 않았다.

"루나, 선언해라!"

"미, 미안해요...!"

루나는 얼굴의 양 옆에 손을 V자로 그리며 씰룩거렸다.

"저, 저는 오크의 아이를 나흐아아아앙!!"

꿀럭, 꿀럭!

오크와 루나의 결합부에서 하얗고 끈적한 액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루나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루나의 음부 균열이 좌우로 슬쩍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고오오오------!!

벌려진 루나의 음부에서, 막대한 신성력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으하하, 이것이 바로 오르가프리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라!!"

오크는 여전히 루나를 배로 받쳐들고 성기를 쳐올리고 있었다.

"부히이이익!!"

* * *

"아."

"왜 그러십니까, 성녀님?"

"...드디어 신탁이. 엘프 여왕이 탄생했어요."

성녀는 여신을 향해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 작품 후기 ============================

200화 기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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