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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90화 (190/800)

0019034일차 -------------------------

아발론 프로젝트는 아주 수월하게 첫 삽을 떴다.

이제 엿새만 지나면 인간 기사는 마왕군의 포털이 열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건물을 내어줄 것이며, 그곳을 통해 우리 군단은 인간들의 정기를 마석으로 바꾸어 던전의 자원으로서 활용하게 될 것이다.

그를 위해 사용한 중급 마석 절반.

나머지 중급 마석은 적절히 수를 나누어, 우리 군단의 기동성을 위한 탈 것을 소환하는데 사용하였다.

"인원수 만큼은 모자라도 30마리면 충분하지."

애초에 오크들의 수가 200이 채 되지 않는다.

분대 시스템은 어느덧 등급과 경험치가 오른 내 아들들이 10명 이상의 분대를 편성할 수 있게 되었고, 나는 그 중 퍼시발에게 워울프 기병대를 맡겼다.

"군단장님, 라스베가스 주변을 달려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주변을 주기적으로 정찰하라. 언제든 적이 나타나면 바로 에일라에게 보고하고."

비록 30명 뿐인 오크 라이더였으나, 기병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전황을 뒤집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리고 우리가 탈 것은 비단 워울프 뿐만이 아니다.

기동성은 느리지만 수송에 특화된 조카멜.

워울프의 몇 배는 더 마석이 소모되지만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유니콘.

그리고 이미 뚫려있는 구멍을 통과하는데 있어서는 말처럼 빠른 슬라임 드래곤까지.

우리의 기동성은 충분했고, 그 기동성을 통해 넓게 펼쳐놓은 전장 전체를 오다닐 수 있게 되었다.

멀티 도시 라스베가스-라스촌이자 본진인 내 던전-삼룡이이자 벙커 멀티인 플라우로스 던전과 뒷 멀티 그레모리 던전.

각각 포털을 통해 연결된 우리 군단의 세력은 넓게 퍼져있었고, 던전 사이사이를 오다닐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했다. 나야 무작정 달리면 끝이었지만, 부하들이 달려가기에는 탈 것이 필수나 다름없었다.

바로 지금처럼, 동시에 두 곳이 공격을 당하게 된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째 좀 평화롭게 라스한다싶더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군."

"그러게요.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내 정액이 아닌 알로 배가 부푼 루나가 출산하기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 12시간.

라스베가스는 새로운 인간 부대의 공격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플라우로스 던전에는 하극상이 발생했다.

* * *

<라스베가스>

"인간들의 장비가 다양해. 수는 대략 5백."

안드라스는 상공에서 자신의 눈으로 정찰한 정보를 정리하여 보고했다.

"예전에 토벌군이 진을 쳤던 곳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진을 쳤습니다. 기존의 땅굴망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트리스탄은 망루를 통해 정찰한 내용을 보고했다. 오크 궁병대의 분대장이 된 그는 오크임에도 안드라스 수준으로 눈이 밝았다. 그는 금방 정체모를 적이 자리잡은 위치를 알아냈다.

"고용된 용병들이군. 대부분이 모험가다."

라스베가스 수비군의 대장, 에일라는 바로 적의 정체를 파악해냈다.

"안드라스, 혹시 뭔가 이상한 문장같은 것이 있던가?"

"응. 이런 모양."

안드라스는 아래에 기호를 그렸다. 에일라는 기하학적인 문장의 형태를 보고 혀를 찼다.

"피스케스 백작가의 문장이군. 급하니 용병들을 대량으로 고용해서 복수를 하러 온 건가."

"기네비어는 살아있지 않습니까?"

"주인님께서 잡아다가 던전에서 죽일 거라고 오해했을 것이다. 모종의 확인 방법이 없는 이상, 기네비어는 그들에게 있어 죽은 목숨이다. 그걸 감안하고 상대해야겠군. 안드라스, 적 병력의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지?"

"궁수들이랑 마법사들이 있어서 자세하게 파악하지 못했어. 미안."

안드라스는 수를 파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공중에서 하피 엔젤들이 벌인 공습에 대한 정보는 이미 숙지했다는 듯, 인간들은 화살과 마법을 아낌없이 정찰대에 퍼부었다.

"그래도 그 수가 대략 50 가량은 돼. 주인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셨던 그 공성변기라는 것도 있어."

"병기."

"아무튼 그런 거 있었어."

안드라스는 에일라에게 자신이 본 물건의 형태를 설명했다.

"투석기군. 안에 마물들만 있고 인간들은 없다고 판단한 건가."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게 이상한 것 아닙니까. 저희도 주인님-아버님 지시가 없었으면 아마...."

퍼시발은 뒷말을 흘렸다. 불안감을 조성할 생각은 없었지만, 파후우가 인간들과 화합한다는 꿈을 그리지 않았다면 오크들의 주식은 당연히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에서 진즉에 육류로 탈바꿈 했을 것이다.

"분명 지난 번에 주인님께서 직접 인질들의 상태를 보여주셨을텐데."

"금기를 범한 이에 대하여 여신교의 사제들이 난리를 피웠을 겁니다. 마물과 통정을 한 이는 마물이나 다름없는 삿된 정신의 소유자이니, 불꽃으로 태워 정화시키라고 말입니다."

조합장은 자신이 아는 바를 소상히 읊었다. 라스베가스의 주민들은 진작에 포털로 탈출을 했지만, 조합장만큼은 라스베가스에 남기를 원했다.

"이상한 짓 하려는 거 아닌가?"

"그럴리가요. 저는 군단장님께서 말씀하시는 궁극의 속옷을 만들어내기 전까지 이 도시를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에일라 님께서도 입고 계시잖습니까?"

"...그건 고맙네, 조합장."

에일라는 강철 치마 아래에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스타킹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아직까지 파후우와 스타킹 플레이는 해보지 못했지만, 의외로 스타킹을 입고 각반이나 갑옷을 착용하니 훨씬 가볍고 편했다. 이런 기능성 이너 아머를 만들어내는 조합장이 죽는 것은 군단에 있어서 상당한 인적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위험하다싶으면 포털로 도망치시게. 포로로 잡히면 인간들은 모두 목이 달아날게야."

"그렇게 된다면 듀라한이 되어서라도 스타킹을 더 만들겠습니다. 껄껄."

"...참 대범하군. 좋네. 그렇다면 그대 또한 라스베가스를 지키는 수비대의 일원이 되어주시게."

에일라는 검을 검집에서 빼어들며 호흡을 골랐다.

"모험가 500명. 그 누구 하나 라스베가스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 * *

<라스베가스 인근, 토벌군>.

"감사합니다, 그에이 경. 성전에 참가하여 주시어 영광입니다."

"별말씀을...."

그에이는 누런 이를 활짝 들어올리는 사제의 모습에 어색하게 웃었다. 사제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고, 그에이를 살짝 무시하고 있었다.

"분명 여신께서도 간악한 마물 무리를 정화하라 시련을 내리신 겁니다. 안일한 인간들에게 단죄를 내리신 거지요. 여신님께 기도를 잠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에이는 사제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도 속으로 구시렁거렷다. 그 단죄 때문에 수많은 인간들이 죽었고, 여인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능욕을 당하고 말았다. 아직까지도 눈에 잊혀지지 않는 자극적인 기억들이 그에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모험가들 더럽게 많네.'

자비야바를 탈환하고 사제 프란시스-기네비어 피스케스의 복수를 다짐하며 온 모험가들은 피스케스 백작령에서 고용된 이들이었다. 그들 중 소수의 사제들이 여신교도로서 어쩌면 차기 추기경까지 넘볼 수 있는 존재인 기네비어를 시신이라도 수습하여 여신께 기리겠다며 모험가 집단을 이끌고 있었다.

'남작은 왜 그런데 혹해가지고.'

여차하면 자신이 신분을 꺼내들어 권력으로 누르려 했건만, 남작은 피스케스 영지에서 전해진 막대한 양의 금은보화에 눈이돌아갔다. 남작 입장에서는 토벌군도 만들어주고 복구 자금도 지원하겠다는 피스케스 영의 전령에 충분히 혹할 법 했다.

하지만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그에이로서는 그저 스피카 성이 안전해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자비야바 근처에 진을 친 모험가들 모두가 스피카 성에 모여든 모험가들이었고, 그들이 빠져버림으로써 스피카 성은 상당한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건물 빨리 찾아야하는데.'

그에이는 품안의 '쿠폰'을 만지작거리며 들뜬 마음을 달랬다. 머릿속에는 건물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인의 상냥한 마음씨만이 가득차 그에이를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쩔었지.'

만약 요람이 있다면 그곳이리라. 상냥한 마음가짐을 생각하니 절로 기운이 솟아났다. 그건 사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에는 모두를 구하고 여신께서 철퇴를 내리게 될 걸세. 그러니 마음 편하게 먹으시고 싸우도록 하십시다. 으허허!!"

'그래, 여기를 탈환해서 그녀가 상단을 되돌리지 않도록 하는 거야.'

본인이 직접 하룻밤을 보내준다면 그에이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겠으나, 그녀가 자신에 준하는 여인을 불러 그에이와 하룻밤을 보내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에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사제님. 이번 작전에 대하여...."

그에이는 진지한 목소리로 사제와 자비야바 탈환 작전에 대하여 논의하기 시작했다.

* * *

<파후우의 던전>.

"아빠, 기네비어는 못 놔줘요. 제가 지킬 거예요."

"이쪽도 그냥 놓아줄 생각 없다."

기네비어는 내 야욕을 알고있고, 일단 내 사위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비록 적이 그를 구하기 위해 온 존재라고는 하지만, 기네비어가 진상을 부린 것도 아니고 '어서 데려가'같은 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군단장님, 제게 아버님을 지킬 기회를."

기네비어의 자랑스러운 아들, 갤러해드가 기네비어를 되찾기 위해 라스베가스 근처에 진을 친 인간 무리를 쓰러뜨릴 기개를 보였다. 갤러해드에게는 미안하지만, 병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않으면 상당히 난감했다.

"갤러해드, 네가 갈 곳은 플라우로스 던전이다."

나는 못을 박아버렸다.

"플라우로스가 아직 회복하려면 한참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유니콘, 암두시아스에게 당한 상처가 아직 깊은 것 같습니다."

"들었지? 지금 플라우로스 던전을 지킬 이가 없다고 하는구나. 우리 던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 명이 필요해. 그리고 그건 너다."

갤러해드는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부친을 직접 지키고 싶다는 의지는 가상하고 의젓하다고 할 만 했으나, 신성력을 사용하는 만큼 마물을 상대하는 쪽이 훨씬 더 좋았다.

"갤러해드, 너의 역할은 최종병기다. 신성력을 사용하는 오크. 인간들을 상대로 꺼낼만한 패가 아니야. 하지만 감히 우리에게 공격을 들어온 마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지. 하물며 그게 나보다 훨씬 낮은 등위의 존재라면 더더욱."

"......과연.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네비어야 지금 지키는 애들이 한 둘이 아니잖냐. 당장 너보다 네 엄마가 지금 벼르고 있는 거 안 보여? 네 아빠 잡아가겠다고 하는 놈들 다리 분질러 버릴 것이고, 네 아빠가 도망친다고 한다면 영혼을 뽑아버려서라도 못 나오게 막을 애다."

"아빠!"

랜슬롯은 빽 소리를 질렀다. 아들 앞에 내가 자신을 뭐라고 하니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냄새로 랜슬롯이 저지른 짓을 알 것만 같았다.

"너 기네비어 상대로 몇 발이나 뽑고 나왔냐."

"......6발?"

"고작 1시간 아니냐. 기네비어가 다리 후들거려서 너 때문에 도망치지도 못하겠구나. 아니, 너한테 기빨리는 것 때문에 도망치려는 거 아니야?"

"세 발만 뽑으려고 했는데 기네비어가 더 하고 싶다고 해서 세 발 더 한 거거든요!!"

"...그래, 그러냐."

의도치 않게 딸 부부의 성생활을 알게 되었다. 일단 기네비어가 홀로 도망칠 의지가 없다는 것은 알게 되었으니, 안심하고 적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갤러해드, 가자."

"예, 예."

갤러해드는 얼떨떨한 얼굴로 나를 따라 이동했다. 라스베가스에 주둔한 적들의 수가 훨씬 많고 위험해보였지만, 상대는 얕봐서는 안 될 존재였다.

"...씨발, 존나 쫄리네."

도대체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가.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쟁탈전> 벨리알이 기습적으로 포털을 열었습니다!

벨리알.

68위 던전을 지키는 악마.

그리고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가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은 단탈리안.

하극상을 통해 도장깨기를 하며 올라오는 적이었고, 이번에는 그 대상이 내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갤러해드가 있지."

신성력의 사용자.

그리고 여차하면 나서겠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나설 일 없게 해다오. 부탁하마."

"아.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갤러해드는 신사답게 내 말뜻을 바로 이해했다.

* * *

"세에레 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나는 그 이름을 버렸느니라."

"실례했습니다, 단탈리안 님."

"...나는 그 이름을 버렸느니라."

"송구합니다, 데카라비아 님!!"

"......그 이름 또한 버렸, 아니 됐다. 따지고 보면 이 짧은 시간에 이름을 갈아치운 내가 잘못이지."

흑발의 노인은 들고 있던 책을 덮고 앞으로 나섰다. 그 문은 플라우로스 던전의 초입을 알리는 철문이었다.

"가자. 아무래도 오늘 얼굴 네 개를 수집할 수 있을 터이니."

흑발의 노인이 가진 책의 페이지는 세 개의 얼굴이 함께 담겨있었다.

원 단탈리안, 현 벨리알.

상위 던전을 세 개나 털어버린 그가, 플라우로스 던전으로 향하는 포털을 열고 하극상을 일으켰다.

============================ 작품 후기 ============================

동시 전쟁!

666일은 스토리 스킵이 아니더라도 칼스킵 가능한 아이템이 하나 있는라스

솔로몬 님 갱장해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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