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632일차 -------------------------
남자는 호기심 때문에 죽는다.
그리고 구멍이 있다면 반드시 찔러보기 마련이다. 어린아이가 쇠젓가락을 콘센트에 찔러넣어 감전당하게 되는 경우도, 구멍이 있으면 일단 넣고 보는 호기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건 어쩌면 구멍에 찔러야 하는 수컷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내가 암두시아스에게 박는 건 필수불가결한 운명이다 이거지."
"주인님, 누구한테 변명하시는 거예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라스들에게."
나는 결코 수간충이 아니다. 한 때는 인간이었던 자로서 어찌 말박이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흔히들 말하는 '○○박이'라는 말은 결코 좋은 뜻으로 말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박이들이 문제가 되는 건 사회적으로나 통념적으로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관념은 내가 현대인으로서 살았던 경험 때문에 생겨난 일.
"선생의 도움이 필요하오."
나는 우선 암두시아스와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이 길을 먼저 걸은 선배의 조언을 듣기로 했다. 비록 진짜 말은 아니지만, 낙타나 말이나 그 크기가 다를 바가 없었다.
"......결국에는 하는 거야?"
그레모리는 헛웃음을 지으며 나를 비웃었다.
"말박이라고 놀릴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박겠다고?"
"어."
"당당해서 더 짜증나네. 결론부터 얘기할게. 아무 문제 없어."
그레모리는 손을 휘휘 저으며 나를 쫓아내려했다.
"애초에 마족끼리 박는게 뭐가 문제라는 거야? 조카멜 종이든 유니콘이든 크기 차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지, 그게 뭔가 마족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야. 오히려 나는 네가 인간들에게 박는게 처음에는 경멸스러웠는 걸."
"그렇군. 이미 나는 인간박이였지."
더 거리낄 것이 없어졌다. 나의 미혹을 없애준 것 만으로도 현자 그레모리의 조언은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박히는 입장이지 박는 입장은 아니었잖아? 그래서 잘은 몰라. 정 신경쓰이면 다른 마족 애들한테 물어보던지."
"아주 박겠다고 광고하고 다니는 거 아니냐?"
"그럼 가서 바로 박던가."
그레모리가 나를 상대로 사기치는게 아닐까 확인이 필요했다.
"주인님, 이미 새에 박았잖아? 하피나 안드라스나 다 조류 마물인걸."
안드라스의 일침이었다.
"어디보자. 슬라임에 박았어, 표범 수인에 박았어, 나무 뿌리에 박았어. 주인님이 인간도 아니고 오크인데 뭐가 문제야? 오히려 인간이 가장 박으면 안 되는 존재인 거 아닌가?"
"그렇군. 틀린 건 나의 상식이었던 건가."
안드라스 덕분에 나는 한 번 더 나의 존재에 대하여 고찰할 수 있었다. 나는 마지막 검증을 위해 마족 중의 마족, 샤이탄에게 질문했다.
"주인님께서는 이종간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인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샤이탄은 륜의 눈치를 살짝 보고 내게 다시 대답했다.
"인간이 개에게 박는다면 그건 인간으로서 실격이지만, 알타이 어족이 히스패닉계에 박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격입니다."
"아아, 단번에 이해했다."
아무래도 마족이라는 카테고리는 내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넓은 듯 했다. 사해를 라스로 덮겠다는 내가 고작 외형 때문에 불가능을 외치다니. 나는 스스로를 반성했다.
"미혹은 떨쳐냈다. 가자, 박으러!"
나는 곧장 플라우로스의 던전으로 달렸다. 암두시아스는 현재 플라우로스에게 맡겨져 후대를 양산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플라우로스는 내가 밥상을 다 차려놓았는데도 떠먹지를 못했다.
"지금 뭐하는 거냐!!"
나는 플라우로스와 표범 수인들에게 호통을 쳤다. 포털을 통해 넘어온 텐타클 드라실의 촉수는 유니콘인 암두시아스를 땅에 박아뒀지만, 표범 수인들 그 누구도 암두시아스를 건드리지 못했다.
"그, 그게."
"올라타서 박으면 끝인데 그걸 못 해?"
"저, 저항이 너무 완강해서...."
플라우로스가 아닌 그의 부하가 대답했다. 플라우로스가 어디 있나 찾아봤더니, 플라우로스는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온 아무르의 간호를 받고 있었다.
"얘 지금 뭐하냐?"
"아, 그, 그게...."
아무르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나를 두려워했다. 아무르가 나를 꺼리는 이유야 뻔했지만, 플라우로스가 유니콘을 먹지 못하는 이유는 전혀 이해할 수 없-
아.
"구, 군단장님."
플라우로스는 누워 엉거주춤한 자세로 눈을 떴다.
"아래쪽에 감각이 전혀...없습니다. 어떻게 된...."
"유니콘이 저항을 하는 바람에, 말발굽이 영 좋지 못한 곳을 때렸습니다...."
아무르는 울상과 동시에 암두시아스를 노려보며 씩씩거렸다. 나는 플라우로스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차였냐?"
"...예."
"고자됐냐?"
"......거, 거기까지는 아직 확인을."
"쓰으읍."
암두시아스의 상대로 플라우로스를 선정했건만, 아무래도 그건 당분간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모양이다. 플라우로스가 전력으로서 대단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왕성한 혈기를 가진 건장한 청년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에 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거, 이거. 복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만 그래."
나는 암두시아스를 다시 살폈다. 우리 군단에 잡혀 뿔이 바닥에 박힌 채, 사지가 하늘로 들려있는 자세 그대로였다. 표범 수인들처럼 수인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말의 형태라 더 박기가 쉬울텐데 어쩌다가 그만 발굽이 영 좋지 못한 곳을 때리게 되었을까.
"그냥 가서 찌르면 되는데?"
"...그, 제가 표범 수인인지라."
"아하."
짐승같은 교미를 하려다가 자세를 바꾸게 되었고, 들어올린 발굽에 아래에서 위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것이고, 나는 마음을 다잡고 암두시아스의 옆으로 다가갔다.
"야. 너 왜 내 부하 고자만드냐."
"아, 아직 확정은 아닌, 크흑...!"
"됐고. 암두시아스, 듣고 있냐?"
"......어, 어차피 아이를 낳을 거라면."
암두시아스는 시뻘게진 얼굴로 대답했다. 말이었지만.
"보, 보다 더 강한 이의 씨를 가지고 싶습니다...!"
"어우, 말 한 번 잘했다."
그렇다면 인정이지. 나는 텐타클 드라실에게 지시를 내려 촉수 가지의 구속을 해제했다.
"인간형으로 바꿔봐."
암두시아스는 유니콘의 모습에서 뿔달린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마에 달린 노란 뿔이 인상적인, 내 가슴 언저리보다 훨씬 작은 체구의 소녀가 되었다. 나체가 되는 바람에 뭔가 입힐 게 없을까 살짝 고민했지만, 어차피 곧 벗을 거니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음...."
인간형으로 바꾸니 거부감이 훨씬 덜했다. 하지만 그냥 하기에는 분명히 뭔가 밋밋했다. 뿔달린 여인과 하는 거라면 샤이탄과 진작에 했을 것이고, 내 물건이 들어갈까 말까 싶은 좁은 곳에는 넣어봐야 아프기만 할 것 같았다.
'거기에 파종도 불가능해.'
같은 수인인 플레어 판테라만이 유니콘 종을 상대로 열매를 수확할 수 있었다. 이왕 하는 라스, 가장 효율적인 라스가 될 수 있도록 일부러 플라우로스에게 보냈었다. 설마 거기를 차여서 쓰러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뭔가 방법이 없을까...."
"그레모리에게 물어보고 올까요?"
"아니, 물어본다면 샤이탄에게 바로 물어보는 게 낫겠군. 륜, 샤이탄을 데려와라. 아마 서큐버스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을 것다."
"네! 금방 다녀올게요."
륜은 포털을 향해 달렸다. 나는 일단 당장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암두시아스의 앞에 섰다.
"복종의 맹세를."
".....츄."
암두시아스는 내 귀두에 입술을 맞췄다. 아름다운 여인이 굴욕감과 패배감에 절여져서 내 귀두에 키스하는 모습은 질리지가 않았다. 나는 플라우로스 방의 탁자에 대충 걸터앉았고, 암두시아스는 내 앞에 무릎꿇고 앉아 귀두를 입에 머금었다.
"그래. 열심히 물고 빨아라."
암두시아스는 어색한 혀놀림으로 내 물건에 봉사하기 시작했다. 작고 까슬까슬한 혀로 내 물건을 열심히 제 침으로 적시는 움직임은 분명 색다른 감각이 있었다.
'하지만 꼴리지 않아.'
륜처럼 사랑으로 봉사하겠다는 마음도, 에일라처럼 서툴지만 노력하는 마음도, 샤이탄처럼 나를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는 마음도 없었다. 암두시아스의 펠라에서 느껴지는 행위의 감정은 결코 봉사가 아니었다.
"하아, 하아. 어떠신가요...?"
이것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서로 즐겁고 행복하자고 하는 라스인데 이래서야 어디 재미를 볼 수 있겠는가. 나는 괜히 기분이 추잡해져서 섰던 물건의 혈기가 가라앉을 지경이었다.
'내 뿔은 쪼그라들 것 같은데 얘 뿔은 아주 하늘을 찌르는 구만.'
어디서 그래도 몇 번 해본 경험은 있는지 암두시아스가 고개를 비틀며 귀두를 애무했다. 그럴 때마다 뿔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종간이군. 머리에 힘 빼라."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두 손으로 꽉 붙잡았다.
"말은 목이 기니까 아무 문제 없겠지?"
"우웁?!!?"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자연히 암두시아스의 입속으로 내 페니스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따뜻한 입속으로 들어간 물건은 암두시아스의 혀를 짓누르고 목젖을 지나, 목구멍까지 직접 휘어들어갔다.
"웁, 우읍, 그릅."
"살고 싶으면 버텨라."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잡은 힘을 줄였다. 암두시아스의 머리가 살짝 뒤로 밀렸지만, 암두시아스는 살기 위해 내 남근을 목구멍까지 받아들인 채 콧김을 거칠게 내뱉기 시작했다.
스읍, 스읍, 스읍.
초당 두세번에 이를 정도로 빠른 호흡이었고, 암두시아스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물론 이 정도로 죽을 만큼 약한 마물이 아니었고, 암두시아스는 그런 배려를 해줄만큼 좋은 마물이 아니었다.
"너한테 처녀 따인 애들은 얼마나 아팠겠냐? 응?"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다시 붙잡았다. 파일럿이 전투기의 조종간을 잡듯,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앞으로 밀었다 당기며 입안을 희롱했다.
"힘 빼라고 했다."
"읍, 으읍...!"
암두시아스는 내 손길에 따라가는 듯 하면서도 힘을 줬다. 고통과 괴로움에 무의식적으로 근육이 긴장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런게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라스가 아니다. 그냥 성고문이지.
"에휴."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살짝 뒤로 당겼다. 목젖에서 뽑아낸 귀두가 암두시아스의 혓바닥 위에 살포시 놓였고, 나는 암두시아스의 뿔을 손잡이 삼아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흐읍, 흐읍...."
암두시아스의 거칠었던 호흡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자위만도 못한 정도의 자극 때문에 나는 암두시아스를 뿔을 잡고 느긋하게 비틀며 시간을 때웠다. 빨리 륜이든 샤이탄이든 와서 암두시아스에게 사랑이 넘치는 행복 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흐읍, 흐읍...."
그런데 암두시아스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하얀 얼굴에는 홍조가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무의식 중에 들어가던 목의 힘도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암두시아스는 아예 머리의 힘을 모두 내게 맡겨버렸고, 자신은 혀로 내 귀두의 모양새를 본뜨듯 천천히 핥기 시작했다.
"뭐야. 너 하드플레이 싫어하냐?"
"아, 아픈 건 싫은...."
"그런 애가 남의 처녀는 막 뚫고 다녔어?"
"......."
말박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정신 머리를 단단히 고쳐놓아야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거 안 되겠네."
"무엇이 안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마침, 샤이탄이 륜과 함께 돌아왔다. 나는 유니콘의 내로남불을 성토하려다가 일단 시스템의 문제부터 물었다.
"혹시 얘 상대로 파종 가능하냐?"
"물론입니다."
"아니, 그 지금 쟤가 고자가 됐거든. 그래서 파종 가능하냐고."
"물론입니다?"
샤이탄과 나는 잠시 서로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봤다. 뭔가 핀트가 어긋난게 틀림없다.
"내 말은 그러니까...이 유니콘을 상대로 파종이 가능하냐고. 표범 수인들 말고도 다른 존재가."
"물론입니다. 단 한 존재. 주인님께서만."
"......?"
"아."
샤이탄은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그러고보니 그레모리님께 설명을 들었다고 하셨죠. 그레모리 님을 원망하지 마십시오. '마족이라면 어련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뭔데."
"파종 대상을 주인님-그러니까 '던전 주인'으로 조건 설정을 하셔야합니다. 던전 주인은 종을 초월할 수 있지만, 기본값으로 설정은 되어있지 않을 거니다. 안 그러면 주인님은...그냥 오크 종으로 분류됩니다."
"......?"
"어...그러니까."
샤이탄이 내 등 뒤로 다가와 허공을 손가락으로 몇 차례 눌렀다. 가슴이 뒷통수에 닿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샤이탄의 손을 따라 스크린을 움직여 파종의 설정을 바꾸었다.
<파종>
# '암두시아스'를 대상으로 씨를 뿌립니다.
# 예상결과
유니콘 (☆~☆☆☆, 99.24%)
암두시아스 (☆☆☆☆, 0.76%)
"......이게 뭐야아아아ㅏㅇ아아아아!!!"
"당연히 아시는 줄...."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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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의 중요성
하지만 그런 건 없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