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629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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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우로스 던전의 첫번째 요격시설에서 슬라임 드래곤으로 스프링클러를 돌렸다. 바람개비처럼 돌며 난사한 슬라임 점액 덩어리는 불타는 표범 무리를 덮쳤고, 그들을 모두 기절시켰다.
"선물 받는 자세가 글러먹었구만."
그리고 나는 모든 공격을 끝낸 뒤, 유일하게 정신을 차린 수인 여인을 깔아뭉겠다. 여인은 말그대로 몸을 던져서 깔아버렸고, 수인 여인은 이름을 밝힐 새도 없이 땅에 뒷통수를 찧고 기절했다.
"...이거 뇌진탕 걸린 건 아니겠지?"
나는 표범 수인을 들어올려 상태를 살폈다. 뒷통수에 혹이 조금 나기는 했어도 기절한 것 이외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였다.
불꽃의 색깔과도 같은 연붉은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져 있었고, 원시부족처럼 가슴과 하반신만 가린 털가죽 덕분에 노출도가 심했다. 회전하며 싸울 때는 자세히 못 봤지만, 사실상 음부나 고간을 가리는 수준일 뿐이었다.
"안드라스들 보다는 낫네."
나는 로브 안주머니에 고이 모셔둔 밧줄을 꺼내 이름모를 수인을 꽁꽁 묶었다. 미리 배워둔 대로 여인을 귀갑묶기하기 까지 불과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나는 수인을 쉽게 포장하여 들고갈 수 있도록 배꼽 위에 매듭을 만들었다.
"포장끝! 이걸로 집들이 답례품으로 받아가면 되겠군."
"엄청 싫어하겠는데요. 화도 낼 것 같고."
"화 내면 어쩔 거야. 지가 나를 상대로 이겨낼 것도 아닌데. 륜아, 마족은 엘프나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단다. 결국에 강한 쪽을 따르기 마련이에요. 라임아. 이거 정신 차리면 반항 못하게 조치해두자."
나는 여인을 바닥에 반듯하게 내려놓았다. 슬라임 드래곤을 이용해 기절한 표범 수인들을 땅에 얼굴만 내놓고 묻어둔 라임이 쪼르르 달려와 여인의 몸 위에 걸터앉았다.
쪼르르.
라임은 손으로 여인의 입을 살짝 당겨 그 위에 자신의 체액을 흘렸다. 입술에서 폭포처럼 흐르는 라임의 체액은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보다 몇 배는 더 강한 미약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스으, 스읍."
기절한 수인은 금방 귀가 빨게지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점막을 통해 슬라홀의 체액을 받아들인 것 만으로도 수인은 금방 발정이 나겠지만, 라임의 행동은 고작 그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할짝, 할짝.
라임은 자신의 몸을 얊게 펴서 밧줄 전체를 자신의 체액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밧줄에 라임의 점액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노출된 피부 전체에 라임의 체액이 묻은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그 사이 다른 부하들, 슬라임 드래곤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슬라임 드래곤 3호기부터 4호기는 땅에 묻힌 수인 놈들에게도 체액 흘려넣어. 땅에 박힌 상태에서 발정나서 옴짝달싹을 못하게."
3호기와 4호기는 수인들의 정수리에다가 끈적한 체액을 게워냈다. 두피에서 흐른 점액은 수인들의 머리 전체를 적셨다. 여인처럼 점막 흡입 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발정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1호기와 2호기는 여기서 대기하다가 휴식을 취한 뒤에 합류. 3호기와 4호기는 이 놈들 감시. 라임, 물러서라. 그만하면 됐어."
수인 여인을 몸 전체로 한 번 먹어치우듯이 감싸안았던 라임이 여인에게서 물러났다. 여인의 몸 전체에는 라임의 점액으로 번들거렸고, 나는 피자박스 포장마냥 묶여진 배 위의 매듭 손잡이를 잡고 여인을 들어올렸다.
"그럼 가자. 아, 그리고 5호기는...."
가장 막내지만 킹 슬라임으로 진화 가능한 존재. 나는 그를 위해서 경험치를 몰아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막타가 아닌 슬라임 드래곤의 무기화. 나는 슬라임 드래곤에게 내 생각을 상세히 말했고, 5호기는 바로 내 왼쪽 어깨 위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흐흐, 오기만 해봐라. 아주."
"주인님, 뭐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 거예요?"
"응? 별 거 아냐. 죽이지 않고 쓰러뜨리기만 하려고 하는데, 이왕이면 얘한테 경험치 몰아줘야겠지 않겠냐. 네가 화살 날리면 다 죽을테니까."
직접 싸우면 수인들의 손톱에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게 최고의 방책이었다.
"그래. 안 죽이고 다 제압하는 거에 이만한 방법이 없지."
캬아아악!!
통로 반대편에서 수인들의 포효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내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수인이 생각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인질이라는 듯, 수인들은 목숨을 초개와도 같이 내다버릴 기세로 통로를 달려왔다.
"준비."
나는 왼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슬라임 드래곤 5호기는 내 왼팔을 지지대 삼아 머리를 앞으로 들이밀고 입을 쩍 벌렸다. 수인들은 머리를 불태우며 달려들었고, 표적은 너무나도 맞추기 쉬웠다.
"아아, 그래. 이것은 피칭 머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슬라임 드래곤 5호기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 뒤.
"파이어--!!"
투두두두두두두두!!
몸안에서 뭉친 점액 덩어리를 기관총마냥 전방으로 발사했다. 나는 그 사격의 반동을 왼팔과 온몸으로 지탱했고, 왼팔을 천천히 움직여 포구를 달려드는 수인들의 머리를 향해 맞췄다.
퍼버벅!
선두에 달려오던 수인이 턱부터 코, 이마까지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세 덩어리를 얻어맞고 바닥에 고꾸라졌다. 뒤따르던 수인들이 좌우로 몸을 피하며 달려왔다.
"미안한데 장전된 탄환은 충분하거든!!"
투두두두두두!
슬라임 드래곤은 오직 덩어리를 앞으로 쏘기만 했다. 나는 왼팔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수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선두의 수인이 쓰러진 이후, 수인들은 나름 피한다고 피했지만 모두가 피하지는 못했다.
벽을 박차고 뛰려던 놈은 발등에 덩어리를 얻어맞고 고꾸라진다거나.
몸을 숙여 피하던 놈은 자신은 피한 대신 바로 뒤의 놈이 얼굴을 얻어맞고 뒤로 자빠진다거나.
바닥에 쓰러진 수인을 피해 점프한 놈은 명치에 연발로 얻어맞고 점프하던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어딜 방패도 없이 오고 난리야."
직선 통로를 달려오던 수인들은 화망을 견뎌내지 못하고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바닥에 쓰러졌다. 나름 조준을 잘 한 덕분에 대략 일곱 정도 되어보이는 수인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얼굴에 점액을 얻어맞고 기절했고, 나는 그들의 머리를 저격하며 확인사살했다.
"커흑!"
죽지는 않았지만, 희미하게 남아있던 의식이 완벽하게 끊어졌을 터. 점액탄은 수인들의 정수리를 때리며 터졌고, 사방에 슬라임 점액 냄새가 진동을 했다.
투두두두....쿨럭.
5호기가 점액을 쏟아내다 기침을 했다. 길게 늘어져있던 꼬리부터 몸통까지 절반 가량이 쪼그라들었다.
"아니, 내가 반만 쓰라고 했잖냐!!"
꾸르륵.
"라임이 말하길, 적이 덩어리에 맞아서 쓰러지는 걸 보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욕심 좀 부렸다는데요?"
5호기가 말하고 라임이 듣고 륜이 통역했다. 제법 불편한 통역 시스템이었지만 나는 5호기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다. 제 몸안의 체액을 마구잡이로 쏟아냈을 뿐인데 적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걸 보는게 얼마나 좋을까. 심지어 그게 다 제 경험치가 된다면.
"이제 더는 무리하지 마라. 딱 한 발만 쏘는 거다."
캬아아악!
가장 가까이에 쓰러져있던 수인 하나가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점액 때문에 머리칼은 더이상 불타지 않았지만, 나와 5호기를 향한 분노로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안 되겠군, 쏘겠다!"
나는 왼팔을 15도 각도로 치켜올렸다. 5호기는 내가 방아쇠라도 당긴 것 처럼, 내 지시에 맞추어 정확히 최후의 점액탄을 쏘았다. 5호기가 쏘아올린 작은 점액공은 그 어떤 점액탄보다도 빠르게 날아가,
퍼--억!
"허어------"
수인의 영 좋지 못한 곳을 정확히 타격했다. 눈을 까뒤집으며 흰자를 드러낸 수인은 나를 할퀴려던 자세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점프의 반동조차 무시할 정도로 5호기가 쏜 점액탄의 저지력은 상당했다.
"끄어, 흐어억...!!"
수인은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엎드렸다. 한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은 고간을 향하는게 내가 더 아플 지경이었다.
"미안. 일부러 맞췄는데 생각보다 더 아파하네."
나는 발을 들어올려 수인의 등을 짓밟았다. 수면마법을 쓴다거나 하여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은 없었으니, 더 큰 충격으로 기절시키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끄어어억...."
수인은 기절했다. 5호기를 뒤로 살짝 떨어뜨린 나는 흰자가 번들거리는 수인의 눈꺼풀을 살포시 닫았다.
"미안하다. 안 죽은 것 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라."
나는 수인을 옆으로 굴리고 통로를 직진했다. 낭심을 점액탄에 얻어맞은 수인 이후 더이상의 습격은 없었다. 중간중간 미로같은 방이 나타났고, 나는 미로를 직진으로 돌파하여-라임이 벽을 무너뜨렸다-금방 던전의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2중으로 길을 막아놨네."
통로의 끝에는 두터운 철문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강철을 녹여다가 두꺼운 철판으로 만든 듯 표면은 던전 치고는 상당히 매끄러웠다. 나는 왼손으로 철문을 두드렸다.
통통통.
"계십니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수인 여인과 발을 함께 들어올렸다.
"예의가 없네!! 그럼 나도 예의없이 행동하마!!"
콰---앙!!
나는 철문을 걷어찼다. 무언가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 한 쪽이 활짝 열렸다. 나는 수인 여인을 방패삼아 들고 안으로 달렸다. 안에는 당연히 수인들이 나를 향해 뭔가를 발사하려는 듯 입을 잔뜩 부풀리고 있었다.
"쏘, 쏘지마라!!"
대장 수인으로 보이는 이가 황급히 부하들을 막았다. 수인들은 하나같이 입에서 불씨를 토해내며 기침했다. 역시 예상대로 직접 잡아다가 선물로 가져온 여자 수인은 인질로서 가치가 높은 존재였다.
"플라우로스는 누구냐!"
"나다! 네 놈은 누구냐!"
다른 수인들보다 덩치는 두 배 가량 큰 표범 수인이 나를 향해 씩씩거리고 있었다. 사자의 갈기같은 머리칼이 붉게 타오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손톱과 발톱 마저도 붉은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네 놈은 누구냐고? 흐흐."
나는 인질로 삼은 수인 여인을 내 앞에 바짝 잡아당겼다. 손이 귀갑묶기 덕분에 도드라진 봉긋한 가슴을 움켜쥐자마자 플라우로스의 눈이 희번득해졌다.
"내려놓아라!"
"명령하지 마라, 이 새끼야! 네 놈은 묻는 말에나 대답해!"
"크윽...!"
플라우로스는 원통한 얼굴로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여전히 전의는 불태우는 것이 내가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이라도 씹어먹을 듯한 기세였다. 나는 절로 의기양양해져서 인질의 하얀 목덜미를 들어올렸다.
"이 년과 무슨 사이지? 딸인가? 아니면 아내?"
"......나의 누님이다!"
플라우로스는 날카로운 이빨을 갈며 불꽃을 토해냈다. 다른 수인들도 플라우로스의 분노에 동조하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열기가 워낙에 뜨거워 내가 다 데일 것만 같았다.
물론 그건 중요치 않았다. 플라우로스가 불타든 말든, 나는 내 앞에 있는 인질의 정체가 더 궁금했으므로."
"누나라고? 친누나?"
"...그렇다!"
"하나도 안 닮았는데?"
"닥쳐라! 누님은 어머님을 닮았을 뿐이고, 나는 아버님을 닮았을 뿐이다! 네 이놈, 그게 지금 중요한게 아니잖느냐! 당장 내려놓지 못할까!!"
"명령하지 마라고 하니까 이 새끼가. 좋아, 이렇게 하지."
부우욱!!
나는 수인 여인의 밧줄을 손으로 전부 뜯어버렸다. 여인의 흰 피부에는 붉은 밧줄 자국이 진하게 남게 되었고, 플라우로스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도 사내답게 정정당당히이새끼야!!!"
부욱.
나는 여인의 가슴 가리개를 마저 찢어버렸다. 하얗고 탐스러운 젖가슴이 훤히 드러났고, 플라우로스를 비롯한 수인들이 하나같이 시선을 피했다.
"새끼들이 여자 가슴 못보고 산 것도 아니고 겨우 이거가지고 쫄기는. 야, 플라우로스. 네가 한 번만 더 나한테 명령조로 지랄하면 다음에는 이걸로 끝나지 않는다."
나는 한 손은 여인의 가슴을 움켜쥐었고, 다른 한 손은 여인의 아랫배를 타고 내려가 미니스커트 같은 털가죽 치마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내가 여인의 가슴을 손으로 가리듯 잡는 덕분에,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향해 다시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야? 63위나 되는 자가 어찌 이런 참담한 짓을 한단 말이더냐! 안드라스!!"
"정정하기는 귀찮고, 단적으로 말하마. 던전을 빼앗으러 왔다, 플라우로스."
"...나는 64위다."
"알아. 알고 찾아온 거다."
찰싹, 찰싹! 나는 수인 여인의 가슴을 손으로 때렸다. 유두를 꼬집고, 뺨을 손바닥으로 치며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네, 네 놈!! 그만 두...어 달라!"
플라우로스는 간절한 얼굴로 내게 애원했다. 여인의 뽀얀 피부가 나의 손길로 붉게 달아올랐고, 여인은 움찔거리며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플라우로스. 선택하라."
나는 계속 여인의 의식을 깨우며 플라우로스에게 선택을 종용했다.
"내게 복종하겠느냐, 아니면 맞서싸우다 죽겠느냐? 후자를 선택한다면...."
사락.
나는 바지를 내려 딱딱하게 발기한 내 물건을 여인의 허벅지 사이로 집어넣었다. 쿠퍼액으로 번들거리는 귀두가 여인의 치맛자락 끝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여인의 허벅지는 불을 다루는 마물답게 온탕처럼 뜨끈했다.
"말 안해도 알겠지?"
쟁탈전.
던전 강탈의 조건.
플라우로스의 처치, 또는 그의 복종.
"네가 항복하지 않으면 네 누님은 내게 먹히는 거다. 네가 죽어서도, 영원히."
나를 바라보는 플라우로스의 눈에는 깊은 절망감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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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