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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63화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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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족에게 나의 큰 그림을 밝힌 이후. 나는 모처럼 슬라임 서브 던전 옆에다가 설치한 스켈레톤 던전에  륜과 직접 시찰을 나왔다.

그그극.

누가 72위 던전에서 나온 차원석 아니랄까봐 ★ 스켈레톤 다섯-심지어 골다공증 디버프가 걸린 놈-이 끝이더라. 심지어 마지막으로 나온 보스몹은 ★★, 15레벨의 스켈레톤이었다. 나온 거라고는 최하급 마석 다섯 개. 이래서야 슬라임 서브 던전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피융. 륜은 굳은 얼굴로 스켈레톤의 무릎을 저격했다. 골다공증 없는 스켈레톤의 관절에 구멍이 생겼고, 스켈레톤은 일격에 소멸했다.

"륜아."

"네."

륜은 들어올 때부터 복잡한 얼굴이었다. 뭔가 말하고 싶지만 타이밍을 잡지 못해 안절부절하는 얼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해라. 여기서는 해도 된다. 듣는 귀라고는 나밖에 없잖냐."

"...그레모리랑 샤이탄 말이에요."

결국 내가 먼저 운을 떼고 나서야 륜은 입을 열었다. 나는 륜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두 명이 왜 주인님의 뜻에 반대하는 지 모르겠어요."

"호박씨 까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건전한 말이었군. 륜, 그 정도는 면전에서 얘기해도 된다."

"그치만."

"괜찮아. 둘다 별로 신경 안 쓸 거다. 종족과 상식에 따른 차이인 거지. 너야 엘프지만 쟤들은 마족아니냐. 약육강식을 따라 살기는 해도, 자기보다 한참 아래인 약자를 공격하는 내가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나는 바닥에 퍼질러 앉았다. 륜은 아주 자연스럽게 로브의 앞섶을 헤치며 내 바지를 내렸다.

"...조금 진지하게 얘기하려고 했더니 벌써 이런 기회를 노리는 거냐?"

"진지하게 얘기하시면서 하실 수 있잖아요."

"그렇긴 하지. 와라."

나는 다리를 살짝 벌렸고, 륜은 내 물건 위에 퍼질러 앉았다. 앞으로 넣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뒷구멍으로 내 물건을 물고 퍼질러앉았다.

"흐읏, 이러면 주인님을 꼭 끌어안을 수 있어서 좋거든요."

"그러냐."

덕분에 나는 귀두부터 뿌리까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나와 륜은 대면좌위로 서로를 마주본 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레모리가 자기는 나 침략했으면서 그거 가지고 뭐라 한 게 불만스러운 거지? 56위가 63위 털어놓고는 63위가 72위 터는 걸 막으려는 거."

"네."

"본인도 그게 얼마나 쪽팔리는 짓인지 아니까 말렸던 거야. 평판이 내려가면 나에 대한, 우리 군단에 대한 이미지가 왕창 내려갈테니까. 그게 던전 주인으로서 가진 그레모리의 입장."

"그럼 샤이탄은요?"

"진성 마족이자 군사니까 얘기한 거지. 내가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면서 어그로를 끌면 그만큼 적이 늘어날 게 분명하니까. 결국에는 둘 다 내 명령 따르기로 했잖냐. 모두가 예스맨인 조직은 결국에는 망하게 되어 있어요."

가만히 붙어있기만 하던 륜이 서서히 몸을 물레방아처럼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륜이 수월하게 허리를 움직일 수 있도록 손을 아래로 받쳤다.

"그러니까 륜, 너도 혹시 나중에 생각 나는게 있으면 기탄없이 얘기해라."

"하지만 주인님은 정답이라고 생각하시면 밀고 나가시잖아요. 만약에 끝까지 의견이 갈렸으면 어떻게 하시려고 했을 거예요?"

"막고라?"

"네?"

"어떤 세계의 오크들은 서로 목숨을 걸고 결투를 하지. 몸과 무기 한 자루 들고 서로 죽일 때까지 싸우는 거야. 물론 우리의 결투는 다르다."

나는 륜의 움직임에 허리를 살짝 튕겨 올리며 안쪽을 자극했다. 륜의 뒷던전은 이미 개발될대로 충분히 개발되어, 솔직히 까놓고 말해 앞보다 더 맛있었다.

"우리의 신성한 결투는 침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거지. 흐흐."

"...그레모리랑 샤이탄이 끝까지 주인님 반대 했으면 침대로 가셨겠네요?"

"당연하지."

나는 한쪽 손을 들어올려 륜의 볼을 잡고 흔들었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잔머리 굴리지 마라.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침대로 가려는 생각 아니냐. '전 주인님 의견 반대하는데요!' 해놓고, 침대에서 앙앙거리면서 '흐아앙 주인님이 옳았어요!'하려는 생각 아니냐."

"......."

륜은 침묵했다. 하지만 시선은 나와 직접 마주하지 못했다. 정곡을 제대로 찔렀다.

"나 그런 거 싫어하니까 하지마라."

"네."

륜은 순순히 괘씸한 반란 의지를 접었다. 대신 자신의 앙큼한 잘못을 사과하겠다는 듯, 괄약근을 더욱 강하게 조여대며 몸을 내 배 위에 비비기 시작했다.

"그러면 주인님, 오늘 바로 다음 타깃을 공격하실 거예요?"

"라스베가스에 조치도 취해두고.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고는 하지만, 아쉽게도 샤이탄이 포털을 열려면 쿨타임이 있더라고?"

마력 고갈로 인해 오늘 저녁은 되어야 다시 포털을 열 수 있다고 했다. 그레모리 또한 특정 좌표를 알아야만이 포털을 열 수 있다고 했으니, 꼼짝없이 샤이탄의 마력이 차오르기를 기다려야했다.

"배에 빵빵하게 가득 채워주면 회복될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니라네. 아쉽군."

"만약에 됐으면 바로 안에 박고 싸셔서 회복시키려고 하셨죠?"

"당연하지. 적어도 64위까지 털어먹으려면 최대한 빠르게 잡아먹어야 하거든. 내가 윗놈들의 목을 치려는 동안 아랫 놈들이 우리 뒷통수를 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될 썽 부른 잎은 떡잎부터 짓밟는 거지."

고인물들은 뉴비 죽인다고 싫어하겠지만, 결국에는 그 고인물들도 내게 다 쓸려나갈테니 상관없었다.

"그렇게 세력 적당히 늘어났다 싶으면 아리에스 백작가 털고, 트랄 구해다가 전력 늘리고 또 세력 늘려나가고.... 흐흐, 얼마나 좋냐."

"네. 좋네요. 좋은데...."

살짝 등을 뒤로 뉘인 륜은 내 손을 자신의 앞구멍에다가 집어넣었다. 손가락 끝에는 끈적한 판막이 내 손가락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세력이 늘어나는 만큼 저도 빨리 성장해서 배가 빵빵해지고 싶은데...."

"그건 미안하다. 당분간 여기로 참아다오."

나는 륜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륜은 샐쭉 웃으며 내 목에 손을 걸었다.

"그러면 주인님, 약속하시는 김에 도장 꼭 찍어주시면 안 될까요...?"

륜은 수줍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나 또한 덩달아 수줍어져서 민망해졌다. 이미 서로 볼장은 다 봤으면서, 아직까지 이쪽으로는 한 번도 안 했다는게 새삼스러웠다.

"...나 잘 못한다?"

"괜찮아요."

륜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저로 연습하시면 되잖아요?"

쪽.

...경험치가 확실하게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 * *

스켈레톤 던전에서 나온 나는 혼절한 륜을 침대에 눕히고 라스베가스로 부리나케 빠져나왔다. 그레모리와 샤이탄은 다음 포털을 공략할 부대를 재정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 또한 방어를 신경써야할 곳이 하나가 아니었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이미 상황을 전해들은 에일라가 대표로 나를 맞이했다. 아더가 라스촌의 촌장이라고 한다면, 에일라는 이 라스베가스의 영주나 다름 없었다. 실제로 귀족에 기사단장 출신 답게 제법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음...."

보고를 마친 에일라는 내 옆을 보며 눈쌀을 찌푸렸다. 무엇을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먼저 선수를 쳤다. 항상 내 옆을 따라다니는 존재가 없었으므로.

"륜은 지금 지쳐서 자고 있다."

"그리 어려운 상대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만...."

"그쪽으로 지친게 아니야. 침대에서 자고 있다."

"아.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다행히 에일라는 한 번에 이해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스켈레톤 던전은 너무나도 쉬워서 륜과 박고 싸면서 사냥을 해도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주인님. 간밤동안 말씀하신 모든 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구덩이부터 시작하여 목책까지 모든 방비가 끝났습니다."

"잘했다. 적습이 있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고?"

"강 너머에 인간들이 망루 하나를 세웠습니다. 쳐들어오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저희 쪽에서 행여나 진군을 시작하면 파발을 날리기 위한 임시 초소 같았습니다."

"토벌군을 두 번이나 말아먹었지만 완전 무능한 존재는 아니군."

내가 인간들의 군대에 똥줄이 탔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남작 측에서 행여나 분노의 군단이 스피카 성으로 진군을 할 지 전전긍긍 할 때가 되었다.

"당분간 라스베가스는 수비에 전념할 거다. 아무래도 안드라스들 보다는 오크와 하피들이 더 수성에 특화되어 있으니."

"그것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에일라는 자세를 바로잡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 라스베가스는 사실상 동서남북으로 진입로가 열린 상황입니다. 수비에 용이한 곳이 아닙니다. 주인님, 세력이 늘어나는 것은 좋으나 전선이 너무 늘어난다면 아무리 주인님이라고 하시더라도...."

에일라는 뒷 말을 흘렸다. 그레모리와 샤이탄과 마찬가지로 나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에 절로 기특했다. 마침 나와 에일라는 프란시스에 의해 뚫린 동문 근처를 시찰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잠깐 들린 거다. 음, 구덩이도 폭이 완벽하군. 저정도면 충분히 쌓을 수 있겠어."

"해자가 아니라 새로운 울타리를 쌓을 생각이십니까?"

"물론. 수성에 좋은 곳은 아니잖냐. 그러면 요새를 만들어야지. 어차피 이쪽에서 인간들과 교류할 것도 아닌데. 라스베가스의 군사적 목적은 말이야, 숲을 지나 라스촌으로 직행하는 놈들에게서 어그로를 끌기 위한 방패다. 그럼 당연히 그 방패가 단단해야지. 이것처럼."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가고일의 잔해를 주워들었다. 에일라는 아차 싶어서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 조금 더 깨끗하게 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정하겠습니다."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지는 마. 여기가 시가지도 아니고."

최소한 포털 주변 만큼은 깨끗했다. 나는 가고일의 조각을 손가락 끝으로 툭툭 두드렸다.

"가고일 같은 석상형 마수는 말이다, 고위 등급이나 레벨이 올라갈 수록 더 단단하지. 하지만 이렇게 1레벨 가고일들도 충분히 평범한 돌조각 정도는 된단 말이야."

나는 가고일 돌멩이를 구덩이를 향해 집어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 돌조각은 깔끔하게 구덩이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는 불에 타니, 토벽을 쌓는게 제일 좋겠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인력과 기술력이 부족하구나. 그래서 나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바로 이것."

나는 품에서 굳은 슬라임 드래곤의 점액을 꺼내들었다. 에일라는 무언가 눈치를 챈 듯 입을 멍하니 벌렸다.

"지금은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원래는 물렁물렁하고 질척거리지. 죽은 시체나 다름없는 것이니 굳으면 다시 물렁해질 것도 없어. 에일라, 그 날. 우리가 먹었던 슬라임 드래곤 스튜를 기억하느냐?"

"...엄청 맛이 없었던 그것이군요."

"그래. 화전촌을 약탈하면서 얻었던 냄비로 끓여먹었던 그 스튜. 이미 굳어진 젤리는 안 풀어지더라도, 갓 잡은 싱싱한 슬라임들의 체액을 뜨거운 물에 팔팔 끓이면 제대로 걸쭉해졌지. 그래, 마치 풀처럼."

"잡초요?"

"아니. 풀. 접착제."

나는 슬라임 드래곤 젤리를 손톱을 이용해 반으로 갈랐다. 일부러 불량품을 가져온 만큼, 표면만 굳고 안의 내용물은 여전히 질척거렸다.

"여기다가 밀가루 좀 섞고 접착제로 쓰면 어떻겠느냐? 벽돌 사이로 얊게 펴바르는 거지. 흐흐흐."

"...주인님의 뜻은 잘 알겠사오나,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에일라는 좌우로 넓게 펼쳐진 도시 전체를 가리켰다.

"너무 넓지 않습니까?"

"에일라야. 나 군단장은 실망했다. 안 되면 되게 하는 것이 우리 군단의 모토이니라. 걱정하지 마라. 내게 다 계획이 있으니. 마침 질 좋은 재료가 하나 생겼거든."

원래는 가고일 들을 조각내어 갈아서 쌓으려고 했건만, 가고일보다 훨씬 더 좋은 재료가 생겼으니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목책을 넘어 구덩이로 들어가 두다리를 디디고 반듯하게 섰다.

"스톤골렘 성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과연, 왜 주인님께서 낮은 던전들을 털어 마석을 긁어모으시는 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가고일 조각과 슬라임 점액으로 성벽을 쌓으실 생각이셨군요. 뽑기를 통해 가고일 조각을 대체할 마물을 확보하셨구요."

"퍼펙트. 그리고 성벽이 전부 둘러지는 동안에는 목책이 역할을 대신해줘야지. 흐흐, 마침 오는 군."

시간이 되었다. 하늘을 통해 샤이탄이 내게로 날아오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에일라 경."

"반갑소, 샤이탄 공. 전장에서든 침대에서든 잘 부탁하오."

"...주인님 주변의 여인들은 다 이렇습니까?"

샤이탄은 에일라의 노골적인 말에 질색을 했다. 서큐버스보다 더 성욕에 충실한 이를 눈으로 봤으니 질색을 할 법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거리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싫냐?"

"뭐...싫지는 않습니다만."

"그럼 됐다. 그래, 쿨타임 끝났냐? 그럼 바로 가자. 이번에는 언데드 총동원이다."

"그것 때문에 하나 말씀 드릴게 있어서 급히 찾아왔습니다."

샤이탄은 내게 급하게 끄적인 종이를 내밀었다. 그곳에는 시스템을 닮은 듯한 문구가 적혀있었다.

<알림> 단탈리안 (71위)의 던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곳으로 포털을 열어주세요.

"......솔로몬 맙소사."

나는 할 말을 잃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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