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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50화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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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를 인질로 내세우는 것도 가히 충격적이지만, 오크가 인간을 상대로 박은 것도 충격적이었다. 애초에 이런 전쟁터에서 공개적으로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과 공포였다.

쿵, 쿵쿵, 쿵쿵!

북소리가 울린다. 동시에 병사들의 침이 꼴깍 넘어갔다. 나무가 삐거덕 거리며 울리는 북소리는 살과 살이 부딪혀 울리는 소리는 북소리가 아니라 남녀의 교접소리였다.

쿵, 쿵!

처음 나타난 오크는 시작에 불과했다. 무려 여덟마리의 하피 엔젤들은 손으로 나무 판자에 엮은 밧줄을 들고 목책 위에 판자를 끼웠다. 이미 판자에는 다른 오크와 포로 여인이 올라와 있었다. 여인의 눈에는 안대가 가리워져 있었다.

파-앗!

"꺄아아악!!"

오크에 의해 안대가 벗겨진 포로 여인은 병사들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놀라 나자빠지려는 걸 바닥을 보고 주저앉았고, 오크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바지를 내려 여인의 입에 성기를 찔러넣었다.

"웁, 우웁...!"

쇠사슬로 목줄이 잡힌 여인은 강제로 오크에게 입이 틀어막혔다. 그 뒤, 하피 엔젤들은 다음 판자를 들어올렸다.

바닥에 개처럼 엎드려 당하는 여인도 있었고, 한 발로 서서 다른 발을 오크의 어깨에 올려진 채 옆으로 당하는 여인도 있었다. 그들 모두 포로처럼 죄수복을 입은 채 구속되어 있었고, 오크들은 여인들을 상대로 무참히 자신들의 성욕을 발산했다.

"저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기사 파이즈가 분통을 터뜨렸다.

오크들의 잔혹하고도 엽기적인 행동에 화가 치밀었다. 더욱 열받는 것은 오크들이 범하는 여인들이 일부러 골라오기라도 했는 것 처럼 전부다 미인들이라는 것.

"진정하라, 진정해!"

파이즈는 애써 병사들에게 소리를 쳤지만, 병사들은 이미 멍한 얼굴로 다섯 오크들과 인간들의 정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외설적인 정사에 병사들은 온 정신이 팔려버렸다.

"그에이 경! 안되겠소! 쏩시다! 그대의 활솜씨라면-"

"여신 맙소사."

그에이는 입을 쩍 벌렸다. 파이즈도 무엇이 그리 놀라운가 싶어서 고개를 돌렸고, 마찬가지로 입이 쩔 벌어졌다.

퍼드득.

하피 엔젤 네 마리가 동시에 판자를 들어올렸다. 이번에는 여자가 아닌 인간 남자가 목에 쇠사슬이 묶여있었다. 그는 전신이 긴 기둥에 묶여 옴싹달싹을 못했다.

남자를 상대로 무엇을 하나 싶었던 순간, 발판을 설치한 하피 엔젤들이 하나 둘 옷을 벗으며 나체로 남자 포로의 몸에 자신의 젖가슴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에이는 눈앞이 아뜩해졌다.

'미쳐버리겠군.'

자신조차 눈앞의 광경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데, 과연 일반병사들은 오죽할까.

하물며 불과 반나절 전에 미약 테러를 당하여 스스로 해결하거나 그마저도 하지도 못한, 불만이 쌓인 병사들이라면.

"쓰읍, 후으, 거 씨발...."

병사들을 하나같이 거친 숨을 내쉬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들 엉덩이를 뒤로 빼거나 다리를 슬쩍 벌렸다.

"미친 새끼들...."

"존나 부럽다...."

"꼬추 터질 것 같네, 발정난 새돼지 새끼들."

철저하게 인간을 능욕하는 마족들의 행위에 경멸하는 이들도 있었고, 마물에게 직접 잡아먹혀 죽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죄다 공통적인 반응은 '발정'.

병사들은 모두 발정이 나버렸고, 기사들은 도저히 어떻게 수습할 방법이 없었다.

"젠장, 전군-"

"직원 모집 공고한다, 이 작은 인간들아!!"

그에이가 호령을 하려던 순간, 기다렸다는 듯 붉은 문신의 오크가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퍼드득 거리는 소리를 내며, 약 백에 이르는 하피 엔젤들이 발판 사이 사이, 망루 위 등에 올랐다.

사락, 사라락.

검은 깃털의 날개옷으로 몸을 가리고 있지만, 하피 엔젤들은 장난을 치듯 앞섶을 열었다가 닫으며 장난을 쳐댔다.

"하고 싶은 자, 지금 강을 타고 내려오라! 건장하고 튼실한 남정네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다만!!"

"전군 후퇴!! 전열을 재정비한-"

"지금 도망치는 새끼는 영원히 기회가 없다!"

오크가 최후 통첩을 날렸다. 그에이는 동요하는 병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는 파이즈로부터 활을 빼앗아들었다.

"그에이 경!"

파---앙!!

그에이의 화살이 정확히 오크의 고간을 향해 날아갔다. 그 위치는 정확히 오크의 고환을 노리는 궤도였다.

파박!

하지만 허공에 그려진 마법진에 화살은 맥없이 떨어졌다. 그에이는 방어 마법을 치고 있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미친 놈들! 방어 마법의 뒤에 숨어서 한다는 짓이...!"

너무나도 미쳤다. 그래서 병사들을 한 번 뒤로 물리지 않으면 상황이 여러모로 불리했다. 다행히 그에이가 쏜 화살에도 적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후...."

후퇴를 선언하려던 그 순간. 그에이는 파이즈를 비롯한 수많은 병사들의 눈총을 받았다. 아직까지 발판 위의 행위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고, 심지어 기둥의 남자들을 상대로 하피들이 올라 타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고...?

병사들이 그리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 모두 뒤돌아 선 자들은 없었고, 화살이나 마법이 날아온다면 병사들 태반이 죽을 위기였다.

퍽, 퍽퍽퍽!

꺄하하항!!

하지만 마물들은 이미 쾌락에 취해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망루에 있던 오크들은 여전히 활 시위를 당긴 채 언제든지 사격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젠장.'

그에이는 직감했다. 아무리 마물과 인간의 교접이라고 할지라도, 간밤에 미약 테러를 당한 이상 온전히 정신을 가다듬고 왔어야 했다. 그에이는 외통수에 걸린 기분이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건 자신이 아닌 다른 별동대의 역할이었다.

'제발 사제가 이름값을 해주기를.'

그에이는 이 상황을 타개할 작전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씨발...."

네 마리의 하피 엔젤들이 꿇어앉아 기둥에 묶인 남자의 기둥에 봉사하는 것에 그에이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존나 꼴리네.'

꺄아악, 어흐, 흐어엉!!

퍽, 퍽퍽퍽.

여전히 행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 * *

그 시각, 라스베가스 동쪽 숲.

"...예? 마물들이 인간들을 능욕? ......성적으로?"

사제 프란시스는 그에이의 군에서 급히 파견된 전령의 전갈을 듣고 잠시 머리가 띵해졌다. 마물들이야 성적으로 문란하고 추잡한 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마물들이 인간을 공개적으로 능욕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촉수형 괴물이나 몽마 계열의 마물 얘기지요? 예? 오크와 하피가 그 짓을 한다고요? 이런 미친."

프란시스는 전령의 말이 거짓이기를 바랐다. 상식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속을 진정시키고 여신을 찾음으로써 간신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쯧."

모험가들로서는 익숙하다면 익숙한 광경이라 할 수 있지만, 진실을 모르는 일반 병사들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심지어 프란시스가 맡은 모험가들 중에서도 일부 베테랑들은 쓰게 웃고 있고, 신출내기 모험가들 또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마물과의 성행위는 여신께서 정한 금기이므로. 그런 성행위를 한 이들은 모두 신성기사단에 의해 흑마법사, 마녀 등으로 몰려 철퇴를 얻어맞을 운명이었다.

강제로 당한 이들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프란시스는 마음을 다잡았다.

"형제들이여, 잘 들어주십시오."

프란시스의 손에서 은색의 빛이 은은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모험가들이 프란시스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저마다 무기를 들어올렸다.

"저희는 지금부터 자비야바를 점령한 간악한 마왕군의 끄나풀을 제거할 것입니다. 여신님께서 그대들을 지켜줄 것이며, 그 여신의 종복인 제가 선두에 서서 신벌을 집행할 것입니다. 부디 제게 힘을 모아주십시오."

프란시스는 철퇴를 치켜올리며, 모험가 중 활을 든 레인저들을 앞으로 모았다. 약 30명의 궁수들은 저마다 준비한 활을 들어올렸고, 그들의 동료이거나 팀원들이 옆에서 성냥을 이용해 불을 붙였다.

화르륵.

궁수들이 불화살을 높이 치켜들었다. 숲에서 타오르는 붉은 불꽃에 망루위의 오크가 급히 종을 두드리는 소리가 숲까지 들렸다. 경보를 들은 오크들이 황급히 숲을 향해 활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프란시스가 들어올린 철퇴는 한 지점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간밤에 그에이가 베테랑 병사들을 동원해 송진을 잔뜩 발라놓은, 바로 그곳.

"사격!!"

프란시스의 외침과 동시에 불화살이 일제히 하늘을 가로질렀다. 목표 지점에 정확히 꽂힌 화살들은 모래로 뒤덮여진 송진에 불을 붙였고, 곧 목책의 일부가 불길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삐------익!

오크들이 부랴부랴 움직이는게 훤히 느껴졌다. 프란시스는 철퇴를 움켜쥐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미리 벌여놓은 공작 덕분에 불길은 정확히 사람 열 명 정도가 들어갈만큼의 너비만 불태웠다.

목책이야 무너지면 다시 세우면 그만.

적 오크들이 도시를 공격한 방법을 그대로 써먹자는 남작의 제안에 따라, 주병력이 목책을 넘을 것처럼 사다리로 시선을 끄는 사이 모험가들로 구성된 별동대가 근처에 길을 뚫는 다는 계책이었다.

만약 이대로 두면 불꽃이 옆으로 번지게 되겠지만-

"여신이시여!!"

프란시스가 하늘 높이 철퇴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목책을 향해 철퇴를 수평으로 들고 빙빙 돌기 시작했다.

붕, 붕, 붕붕붕----

빙그르르 휠윈드를 돌며 전진하는 프란시스의 몸에서 은빛의 신성력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프란시스의 눈동자에서도 은빛이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프란시스는 원심력을 그대로 이용해 철퇴를 전방으로 집어던졌다.

"신벌을 받아라----!!"

수평으로 돌던 철퇴가 부메랑처럼 빙그르르 돌며 불타는 목책을 향해 날아갔다.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목책 아래가 철퇴에 얻어맞고 부서졌다. 그 너비는 족히 사람이 다섯이 드나들 정도로 충분했고, 프란시스는 제자리에서 호흡을 고르며 기도했다.

"여신이시여, 부디 오늘 저의 살생을 보듬어주시옵소서."

프란시스는 손에 침을 퉤 뱉었다. 그리고 뒤에서 달려온 사제 출신의 모험가로부터 미리 맡겨놓은 철퇴를 건네받았다.

"고맙습니다, 형제."

"별말씀을. 선두에는-"

"제가 서겠습니다!"

신성력이 서서히 가라앉았지만, 프란시스의 본실력은 신성력의 버프가 없어도 충분했다. 프란시스와 별동대는 바닥으로 무너진 목책을 향해 달렸다. 100여명의 특공대는 고함을 지르며 자비야바의 안으로 진격했다.

그리고.

새애액----!!

부서진 목책의 통나무 기둥이 날아왔다. 프란시스는 바닥을 굴러 공격을 피했지만, 자신에게 철퇴를 건네준 사제는 통나무에 가슴팍을 얻어맞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무슨 힘이...?!"

프란시스는 낙법을 취해 제자리에 멈췄다. 본능적인 위험에 따라 관성을 비틀어 옆으로 몸을 굴렸고, 자신이 몸을 일으키려던 곳에 날카로운 얼음의 가시가 땅에 꽂혔다.

"이건 설마!"

프란시스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자신들이 침투하려던 골목의 반대편에는 자신이 날린 철퇴를 들어올린 갑주의 기사가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푸스스.

그리고 옆에서 검은 로브의 마법사가 기사의 옆에 섰다. 그들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린 서른 명의 병사들은 전신의 관절을 검은 깃털로 가린채 얼굴을 꽁꽁 싸매고 있었다.

"저건...?!"

"셋 중의 하나겠지만 조심하십시오."

프란시스의 전신에 긴장이 감돌았다.

"사자(死者), 언데드입니다!!"

크오오오오오!!

모험가들과 구울들이 좁은 골목에서 맞부딪혔다.

* * *

동쪽의 목책이 무너졌다.

내가 했던 것과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은, 일부의 목책만 부수고 전진하겠다는 작전에 나는 기가 막혔다.

"크으, 똑같이 얻어맞으니 기분 더러운데."

나는 릴리의 안에 한 번 사정하고 릴리를 발판에 내려놓았다. 릴리는 인간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입꼬리가 입에 걸린 채 헤실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성벽에 눈을 뜬 듯 했다.

"어떻게 할까요?"

발판 아래에서 내게 소식을 전한 안드라스는 손톱을 날카롭게 세웠다. 아직까지 적 주력 본대의 움직임은 없었고, 침입자는 고작 모험가 100명 뿐이었다.

모험가 100명.

"여자는 많냐?"

"...40명 정도?"

"이게 웬 떡이람."

나는 릴리를 들고 높이 뛰어내렸다. 북쪽의 2층집은 이미 목책의 보강을 위해 많이 뜯겨져나갔고, 발판을 향해 사다리를 놓기 딱 좋은 위치였다.

"안드라스. 릴리를 라스촌으로 후송해라. 그레모리의 본대가 후방에서 바로 옮겨줄 것이다."

"알겠어. 그런데 주인님. 혹시...?"

"그래."

나는 안드라스가 건넨 천으로 내 물건을 슥슥 닦고 아래에 벗어던진 옷을 챙겨입었다. 충격을 주기 위해 나체로 나서기는 했다만, 아무렴 방어구 없이 싸울 수는 없었다.

다쳐도 크게 문제는 없지만 다치면 잔소리를 해댈 애들이 너무 많았다.

"그레모리!"

"왜?"

망루 위에 있던 그레모리의 분신이 화답했다. 나는 무대에서 열심히 연기-마물들에게 사로잡혀 공개 능욕당하는 플레이를 하는 이들을 가리켰다.

"적당한 타이밍에 무대 내려! 그리고 계획에 따라 작전을 실행해!"

"너는 뭐하려고?!"

"뭐하긴!!"

나는 새롭게 공수한 무기를 들어올렸다.

"싸워야지!!"

하늘 높이 치켜올린 나의 쇠파이프가 햇빛에 반짝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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