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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42화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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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장에게 의류 및 검은 팬티 스타킹의 제작을 의뢰한 이후.

나는 포털을 통해 라스촌의 입구로 돌아왔다. 시간적으로 그레모리 던전까지는 넘어갈 수 없었고, 나는 라스촌 포털 바로 앞에서 보고를 들어야했다.

"고생하셨어요, 아빠."

메어리는 라임과 함께 나를 반겼다. 내가 에일라와 륜까지 데리고 원정에 나선 이상, 메어리와 라임이 던전을 함께 도맡았다.

"밤 사이 별 일 없었냐?"

"네. 종마 사냥꾼들이 라스촌 망루에서 돌아가면서 경계를 서고 있었는데요, 아쉽게도 모험가들은 없었어요. 만약에 있었으면 오크들이 더 늘어날텐데 아쉬워요."

"모험가가 매번 찾아오는 건 아니니 어쩔 수 없지. 지난번에 40명 루나가 때려잡고 난 뒤에 거의 안 오고 있지를 않냐."

모험가가 정기적으로 일정 수 만큼 매일매일 방문하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었다. 차라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무 일도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했다.

"우리 던전에는 아무 문제 없고, 그레모리 던전은? 거기도 혹시 뭐 나온 거 있냐?"

"아빠, 하루 지났어요. 입구는 막혀있고, 그레모리 스승님 던전에 포털을 연 마족은 아무도 없어요. 더군다나 그레모리 스승님의 던전이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아시잖아요."

"알기야 안다만 거의 1레벨짜리들만 가득해서 그렇지."

양계장. 남자 포로들을 대거 보냈으니, 이제 하피 떼가 나올 차례다. 나는 그걸 알아보기 위해 라스베가스에서 라스촌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좀 좋게 나오더냐?"

"하피 엔젤의 알은 30개 나왔어요. 나머지는 다 하피구요."

"제법 많이 나왔네. 저항하는 인간들은 없었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없어요. 아빠 말씀하신대로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저항하는 놈들도 몇몇 있더라고요. 걔들은 하서스랑 라스투자드가 맛있게 먹었어요."

죽기 전에 한 번 싸고 죽게 하려 했더니, 그 자비를 포기하고 기꺼이 구울의 먹이가 되기를 희망하는 자들이 있을 줄이야.

"얼마나?"

"음...1/4? 그리고 지금 살아있는 사람은 고작 50명 뿐이에요."

"왜?"

"쥐어짜여 죽었거든요. 특히 안드라스들 쪽에 들어간 포로들이 그랬어요. 안드라스들 벽에 머리 넣을 구멍 만들어 준 거 있잖아요? 그거 정말 잘 애용하더라고요. 아참 아빠, 안드라스의 알들은 어떻게 할까요?"

포로 남자가 안드라스 여자를 상대로 씨를 뿌렸기에 일단 파종은 이루어졌다. 어차피 안드라스만 나오기야 하겠지만, 과연 안드라스들이 늘어나는게 좋은 일일까.

"...아니지, 라스베가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는 좋은 선전 수단이 되겠어. 메어리, 알의 구분은 이제 가능하지? 1성이랑 2성이랑."

"그정도야 이제는 껌이죠."

"그러면 성인 안드라스의 알만 따로 모아. 머리가 새대가리에 조금 지능이 딸리기는 하지만, 라스 베가스의 주민들로 써먹기에는 안성맞춤이니까."

인간도 마족도 아인족도 모두가 자유롭고 화목하게 라스 라스 하는 도시, 라스 베가스의 상징으로 안드라스만큼 적절한 존재가 누가 있을까. 생각난 김에 나는 우리 던전의 안드라스를 불렀다.

"왜?"

안드라스는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덧 레벨이 35레벨까지 올랐다. 나는 인간과 하등 다를게 없는 안드라스의 검은 날개옷을 만지작거리며 안드라스에게 지시를 내렸다.

"라스베가스에는 얼굴마담이 필요하다. 혹시 인간들의 앞에 대놓고 나서 볼 생각 이 있나?"

"흠...."

내 말에 안드라스는 고민에 빠졌다. 합성이 이루어지며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원래는 마왕군에서 나같은 하꼬 던전에 파견된 1성짜리 하피였던 만큼 아직까지는 자신감이 부족해보였다.

"조금 더 경험을 쌓고 나면 모를까, 지금은 좀 그래. 음...적어도 아인 안드라스 두 명을 혼자서 잡을 때 까지?"

"륜이나 라임도 혼자서는 못잡는데 생각보다 목표를 높게 잡는 걸."

"적어도 그 정도는 되어야 인간들 앞에서 꿀리지 않을 거 아니야. 주인님도 그 정도는 생각하지 않았어?"

"물론."

평균적인 3성의 만렙, 55레벨 정도는 되어야 어디가서 충분히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메어리, 안드라스의 성장에 집중을 해다오. 라스 베가스에는 상징이 필요해."

"알겠어요. 그럼 안드라스는 사실상 인간 세계 쪽으로 파견 된다고 생각하면 되죠?"

"그래. 인간세계에서 공중 부대를 운영해야 하거든."

"공중 부대요?"

메어리는 잠깐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라스베가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라스군의 질적 향상 뿐만 아니라, 마족으로서의 이점 또한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그레모리한테 전해. 성인 안드라스랑 하피 엔젤들 싹다 부화시켜서 라스 베가스로 보내라고. 성인 안드라스들 성별은 상관없...진 않고, 남자는 보내지마. 여자만 보내."

하피 엔젤들이야 전부 여성만 나오지만, 성인 안드라스의 확률은 남녀가 5:5였다. 남녀에 따른 전투력의 차이는 크게 없었지만, 남자 안드라스는 종마로서 역할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남자 안드라스들은 하피들 상대로 씨 뿌리라고 해라. 알겠지?"

"하긴, 인간이나 오크보다 부화되는게 좋았죠."

"그뿐이랴?"

나는 안드라스 남자가 하피와 만났을 때 벌어지는 환상적인 확률을 꺼내들었다.

"<안드라스x하피> 안드라스 남자와 하피의 결합

하피 (☆☆~☆☆☆, 80%)

하피 엔젤 (☆☆~☆☆☆, 17%)

????? (☆☆☆☆, 3%)"

인간과 오크와는 달리 안드라스는 유일하게 하피들을 대상으로 4성짜리 무언가를 한 방에 뽑아낼 수 있었다.

하피도 확률이 높으니 하피 엔젤을 상대로 무한 파종을 일으키는 건 어떨까 싶었지만 그레모리 왈, 대상의 표기나 확률은 달라도 결국 종족이 같이 때문에 하피나 하피 엔젤이나 확률이 0.0X% 차이만 날뿐 크게 차이가 없었다.

"혹시나 태어나면 걔들은 특별히 관리해다오. 새대가리라서 그런지 스트레스에 상당히 민감한 것 같더라. 하루에 5번 이상 사정하게 하지마."

"왜요?"

"복상사로 죽어."

"철저하게 관리감독할게요."

양계장에 대한 업무 지시가 끝났다. 나는 이제 다시 짐과 부하들을 챙겨 라스 베가스로 떠나야했다.

"그럼 뒷일을 부탁한다, 메어리. 그레모리 본체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분신 기억 넘겨받고 엄청 벼르고 있으시던데요.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애들은 몰라도 된다."

그레모리가 환생하기 전까지는 나도 당분간 분신으로 즐길 생각이었다.

"혹시나 청국장 먹고 싶어지면 찾아간다고 전해다오."

"청국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레모리 스승님이 좀 싫어하실 것 같은데요."

"이제는 좋아할 걸?"

샤워실에서 왜 그레모리는 청국장인가에 대한 일장 연설을 읊었으니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본인도(분신도) 그에 대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래. 그러면 이제 돌아간다. 그럼 너희들, 따라와라."

나는 메어리의 뒤에 도열한 열 명의 오크들에게 뒤를 가리켰다. 그들은 갓 신병교육대를 수료하고 온 이등병마냥 어리버리하면서도 군기가 빠짝 들어있었다.

아더와 형제들이 던전을 떠나기 직전까지 영혼을 불사르고 씨를 남기고 간 알들이 부화하여 태어난 3세대 오크들이었다. 아직 새롭게 들인 모험가 여자 포로는 없었기에, 나는 그들을 데리고 라스 베가스로 데리고 갈 계획이었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라스베가스로 나를 따라 이동한다. 주요 임무는...그래, 순찰과 노동이다. 물론 전투 훈련도 잊지 말고. 일단 나를 따라 이동하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우선 짐부터 옮기고."

"""예, 군단장님!!"""

누가 벌써부터 훈련을 시켜놨는지 아주 군기가 바짝 들었다. 딱히 이런 분위기를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부하들에게 각자 하나씩 짐짝을 들게 했다. 그들이 들어올린 상자에는 가고일의 잔해가 가득했다.

"메어리,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꼭 그레모리의 던전으로 피해라. 알겠지?"

"네. 아빠도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포털로 도망치세요."

우리는 서로의 안부릴 빌었다. 라스군이 세계를 정복하는 그 날까지, 부디 내 가족만큼은 죽는 일이 없기를 나는 간절히 바랐다. 그 야망을 위해 설령 수많은 부하들을 사지로 몰고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마음 독하게 먹자.'

어차피 마왕을 쓰러뜨리고 마왕의 자리를 취하게 될 것이라면, 나는 기꺼이 악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우우웅.

포털을 통해 넘어가니, 공장장이 포털 앞에서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손에 비단결같은 옷감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오, 오셨습니까. 말씀하신 물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직공들의 손이 서툴러서 저 혼자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역시 부하와 주민들에게까지 악마가 될 필요는 없지."

"예?"

"그냥 다짐이다, 다짐."

이렇게 내게 도움을 주는 주민들 빼고, 적에게만 독해지기로 했다.

"일단 계속 업무에 착수하라. 9시부터 12시까지는 열심히 일하고, 1시간 점심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6시가 지나면 모든 일을 그만 두어라. 알겠느냐?"

"......예?"

공장장은 목소리를 높여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6시에 일을 끝내라니요?"

"그럼 야근할래?"

"하루에 고작 8시간만 일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농담이시죠?"

"...일주일에 닷새 일하고 이틀은 쉬게 할 생각인데?"

"하하, 농담이 참 지나치십니다. ......진담이십니까? 일주일에 고작 40시간을 일한다고요?"

아무래도 나는 악덕 공장장을 뽑은듯 했다. 내가 아무리 악마가 되기로서니, 헬조선의 그 개같은 야근 문화를 나의 군단에까지 접목시킬 생각은 없었다.

"일단 시키는대로 해라. 니들 할 수 있는 양만큼 시킬테니까, 괜히 지레 겁먹어서 점심시간까지 상납하고 애들 일 시키거나 하지 말고."

"하지만...효율이...."

"효율은 내가 신경쓸 문제다. 너는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공장장은 순순히 사과하며 물러섰다. 나는 그에게 옷감을 넘겨 계속 옷감을 짜내도록 지시를 내렸다. 공장장이 떠난 뒤, 나는 부하 오크들이 든 짐을 광장 한가운데에 내려놓게 했다.

"나중에 전투가 발생하는 즉시 이 돌멩이들로 투석을 날린다. 전투에 관해서는 나중에 설명을 해줄 터이니, 우선 지금은 나와 함께 인간들의 시체를 수습하러 가자꾸나."

"시체 수습...말씀이십니까?"

"그래. 너희들의 선임들이 열심히 싸워서 죽인 인간들의 시체를 정리하러 간다."

나는 라스베가스의 정문으로 향했다. 내가 광란의 밤을 보내는 동안, 슬라임 드래곤들이 열심히 인간들의 시체를 성 밖으로 옮겼다. 아더부터 시작하여 아그라베인, 가레스, 랜슬롯까지 무려 네 개의 분대가 새벽부터 인간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었다.

쓸만한 장비가 있으면 벗기고, 피묻은 옷은 그대로 수의 삼아 목책 밖에 반듯하게 놓았다. 나는 시체들의 산에 파묻힌 그 자의 시체를 찾아야했다. 그래서 직접 로브의 소매를 걷고 시체 수습 현장에 동참했다.

"군단장님, 죄송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가레스는 고개를 숙이며 내게 사과했다. 전혀 사과할 문제는 아니건만, 내가 직접 왔음에도 아직까지 찾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눈치였다.

"괜찮다.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너희들도 이리로 와서 도와라. 우선 산더미 처럼 쌓여진 이 시체들의 산을 반듯하게 정리하라. 옮기는데 피가 튀지 않도록 조심스레 옮겨."

간밤 사이에 시체들에 벌써부터 초파리같은 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죽은지 한나절은 지났으니 그럴 법도 하건만, 빠르게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했다. 나는 시체 하나를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얼굴을 보니 내가 도끼로 발목을 잘랐던 그 놈이었다.

"먼저 판자 위에 올린다. 그리고 판자에 묶인 끈을 잡고 끌고 옮겨. 보이는 것 처럼 반듯하게 옮긴다. 우선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는 이렇게 생긴 노인네를 찾는거다."

나는 손으로 콧수염을 그렸다. 희안하게 생긴 콧수염이었고, 적어도 그가 죽을 때 콧수염이 불에 타거나 하지는 않았을 테니 얼굴을 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놈을 찾는 자에게는 내 친히 ★★★짜리 마물이나 인간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마. 물론 나중에 그럴 존재가 생겼을 때의 얘기지만-"

"군단장님, 찾았습니다!"

멀리서 미성의 목소리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랜슬롯이었고, 나는 부하들을 제자리에 대기하게 한 뒤 랜슬롯을 향해 부리나케 달렸다.

"이 자 맞죠?"

"그래. 잘 찾았구나."

눈을 감고 있는 기사는 내가 친히 얼굴에 빵을 먹였던 그 남자가 틀림없었다. 나는 그 자의 시체를 번쩍 들어올렸고, 랜슬롯에게 부하들을 인계했다.

"신삥이다. 네가 챙겨."

"예! 후후, 열심히 굴리겠습니다."

대놓고 굴리겠다고 말은 하지만 랜슬롯은 적당히 잘 부하들을 다룰 것이다. 나는 기사의 시체를 들고 광장으로 향했다.

"......."

나를 노렸던 마법사는 아직까지도 살아있었다. 수십 명이 넘는 오크들에게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법사는 나를 복잡한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다.

나에 대한 증오와 쾌락에 대한 갈망. 이미 마법사는 쾌락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안타깝구나. 마법사만 아니었으면 그레모리 던전으로 보냈을 것을."

나는 미리 준비해 온 검을 들어올렸고, 마법사는 경악한 얼굴 그대로 목이 달아났다.

"후우...."

이걸로 기사와 마법사의 시체가 생겼다.

라임의 진화 조건을 채우기 위해 네 명의 청년들을 잡아족친 것처럼, 이번에는 또다른 이의 진화 조건을 채워 줄 필요가 있었다.

하서스와 라스투자드.

진화의 때가 도래했나니. 야언좆이라도 오크와 엘프가 받쳐준다면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리라.

"아무렴 씨발 야언좆이 새대가리랑 낙타 괴물들보다는 낫겠지."

나는 기사와 마법사의 시체를 들고 포털을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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