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125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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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밤 동안 다행히 야습은 없었다. 우리는 어젯밤 보낸 흔적들을 말끔히 지웠고, 밤사이 인간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살폈다.
"주인님, 어제 그건...."
"아무 말 하지 마라."
나는 결국 어제 륜의 앞을 뚫지 못했다. 마치 수백겹의 랩을 씌워놓은 것 같은 막은 도저히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씨발, 하이엘프 종족 설정 어떤 새끼가 한 거야?'
누군지는 몰라도 처녀에 발정난 개새끼임이 틀림없다. 어떻게 내가 내 물건이 들어갈만큼 확장을 시키고 전력으로 쑤셔 박았는데도 뚫리지 않았다. 노이어나 데헤아도 여차하면 골문이 뚫리건만, 륜의 아래는 참 골키퍼하면 무조건 세계대회는 우승하겠다 싶을 정도로 단단했다.
"주인님, 저 송곳 가져올까요?"
"아서라. 괜한 소리 하지 말고."
비록 남근이 절반 정도 들어갈 정도였지만, 그 정도로도 륜의 아래를 즐기는 건 충분했다. 이제 진화고 뭐고 사정없이 박을 것이다. 하다가 뚫는 것을 목표로. 그리고 뚫는 순간 안에다가 진하게 한 발 주사를 놓아줄 것이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 매일매일 앞으로 할 거다. 알겠지?"
"네. 그런데 주인님, 그렇다고 뒤는 가만히 내버려두실 거예요?"
"...앞으로 하다가 실패하면 뒤에다가 하는 거지."
모처럼 개발한 뒷던전을 가만히 놀려두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앞에다가 한 번 붓고, 뒤에다가 한 번 붓는 걸로 합의를 봤다. 에일라나 그레모리가 불만을 표시했지만, 어차피 어디에 얼마나 싸든 내 마음이 아닌가.
'정력 좀 더 강했으면 좋겠네.'
빡시게 해야하는 날이 있으면 12번도 사정이 가능하지만, 그러면 그 다음 날은 고작 5~6번 밖에 사정이 불가능했다. 4성으로 진화하고 날이 가면 갈수록 하루에 평균 7~8 정도 페이스로 사정하는게 내 컨디션을 유지하며 사정하는 날이었다.
"그러니까 너무 아까워하지 마라. 앞으로 매일매일 한 번씩은 안에다가 부어줄테니까. 안 싸고 싸우니까 중간에 미쳐버리겠더라고."
라스 베가스의 점령을 위해 사정 횟수를 조금씩 줄여나갔다. 이미 수많은 사정을 통해 단백질이 엄청나게 빠져나갔을 테지만, 나는 새벽 봉사까지 포기하며 라스베가스 점령에 집중했다.
그랬더니 너무 텐션이 오르더라. 적당히 고환을 비워두고 일상생활에 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럼 이제 슬슬 움직이자꾸나. 오늘 할 일이 엄청 많거든."
"주인님. 모처럼 부엌도 있는데 아침 식사는...? 히힛."
륜과 에일라는 부엌을 가리켰다. 그레모리는 벌써부터 앞치마를 두른 채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괜한 불안감에 휩싸여 부엌을 드나들 수 밖에 없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부엌은 초토화되기 일보직전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재료를 구해다가 이런 몰골로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부엌 상태는 궤멸적이었다. 나는 그레모리에게서 칼을 빼앗아들었다.
"니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라."
"어쭈, 요리라도 하시게?"
"내가 왜 하냐?"
나는 칼날을 들어 관청을 가리켰다.
"저기 요리 좀 하는 인간 있으면 부탁하면 되지."
"...부탁?"
"주민들은 노예가 아니잖냐. 라스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전부 평등한 주민이거든. 나는 라스의 전도사이자 대표고. 너희 밤 사이에 저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 못챘냐?"
"......?"
아무래도 진짜로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는 에일라와의 행위를 하던 도중에 아들들이 집을 잠깐 방문했던 것을 언급했다.
"흐흐, 그놈들 재미 좀 봤을 거다."
"......에이, 설마."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까? 라스베가스에 남은 주민들 중에...."
나는 그레모리의 허리를 손으로 휘감으며 간질였다.
"과부 비율이 몇이나 됐는지 아냐?"
웰컴 투 라스베가스.
* * *
아침이 되었다. 남작령은 침울하고 우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당장 어젯밤이라도 승리를 전달했어야 할 전령은 도착하지 않았고, 남작은 초조한 마음이 앞섰다.
"그에이 경."
"...예."
결국 수도에서 어젯밤에 복귀한 기사 그에이는 소태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내가 너무 병력을 적게 보낸 것인가?"
"아닙니다. 일반 오크들과의 전력비를 비교해보면 천 명은 과한 숫자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천 명의 보병이 나무 울타리만 있는 자비야바를 점령하는데 만 하루가 꼬박 걸리는가?"
"아닙니다. 근처에서 나무를 공수해 사다리를 만들어 넘어간다고 해도, 어젯밤이었으면 스피카 성에 승전보를 가져왔을 겁니다."
"그렇다면 자네가 보기에는 기사 라마티오 경이 고작 오크 100마리를 상대로 방심할 것 같나?"
"아닙니다. 속전속결을 중시하시는 분이시며, 냉철한 판단으로 최고의 효율을 추구하시는 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공성을 취하셨을 겁니다. 더욱이…."
기사 그에이는 민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비야바에 목책이라도 세워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셨던 분이 라마티오 경 아니십니까. 누구보다도 가장 효율적으로 자비야바를 탈환할 방법를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 그렇지. 그래서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라마티오 경을 보냈지."
비르고 남작은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야. 새벽에 보낸 정찰대는 아직 소식이 없는가?"
"예."
"그래. 좋군, 좋아. 가는 족족 소식이 없으니. 후우."
남작은 두 손을 들어버렸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최악의 가정-1000명의 보병과 50명의 기병이 전멸하고 기사는 포로가 되어 붙잡히는 사태에 절로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제발 뭐라도 소식이 들어와주기를. 그리고 남작의 바람을 여신이 듣기라도 한 건지, 정중한 노크 소리가 문을 두드렸다.
"실례합니다."
무거운 분위기를 날리는 청량한 목소리에 남작은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외알안경에 키가 작은 소년 사제였다.
"여신의 인도가 함께하기를. 사로잡으신 마물의 종이 무엇인지 알아냈습니다."
"오, 무엇입니까?"
"......."
소년 사제는 숨을 들이켰다. 뜸을 들이는 그의 행동에 회의장 안의 사람들이 절로 불안해졌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마왕군 56위. 적발마녀 그레모리의 던전에서만 나오는 마물 '조카멜'입니다."
"......여신이시여."
남작은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오크 100마리가 선발대인 순간부터 쌔하다 싶었는데, 설마 56위나 되는 던전이 자신의 영지에 생길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좀 어깨 좀 펴고 살 날이 오나 싶었건만, 왜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떨어진단 말인가. 남작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다. 이건 기회일 수 있어.'
56위의 던전이라면 쌓아둔 재물이나 마석도 상당할 터. 비록 자비야바를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지만, 그걸 남작의 손으로 탈환하고 이어서 던전까지 점령한다면 모든게 달라질 것이다.
비르고 남작. 대규모 오크 무리의 기습에 자비야바를 빼앗겼으나 곧 공세를 취하여 탈환, 여세를 몰아 그레모리 던전을 점령하고 적발마녀의 목을 날림. 그 얼마나 짜릿한 상상인가.
'공적을 인정받으면 자작의 위를 받을 수도 있다!'
비르고 자작. 남작은 그 이름에 살짝 전율했다. 안경이 떨려 내려가는 바람에 잠시 치켜올려야했다. 이제 자신에게는 장밋빛 미래가-
"큰일났습니다!!"
노크도 없이 한 병사가 열린 문으로 급히 달려왔다. 남작은 하늘을 날아다니던 몸이 땅으로 끌어당겨지는 느낌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래, 무슨 큰일인가."
"전멸했습니다!!"
"주어를 말해라. 당연히 오크겠지?"
"...기사 라마티오 경이 이끄는 토벌대가 한 명도 남김없이 전멸했습니다!! 자비야바에는 여전히 오크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비르고 남작이 기분은 날개를 잃고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장밋빛 미래인 줄 알았던 꿈이 핏빛 현실에 뒤덮였고, 남작은 눈앞이 아뜩해졌다.
"기사 라마티오 경은...전사했습니다! 자비야바 북쪽의 망루에 라마티오 경의 군기가 걸려있었습니다...!"
최악의 가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 * *
세 명과 사정 횟수에 대한 합의를 보고 아침 식사를 한 이후.
다행히 도망간 이들은 하나도 없었다. 주민들이 되겠다고 한 이들은 정해진 시각에 관청에 모였고, 나는 완장을 채운 방직공 노인에게 공장장의 직위를 부여했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우리 오크들과 인간들이 입을 옷들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이 깃털들을 이용해서."
나는 밤사이 포털을 통해 넘어온 수많은 깃털들을 바닥에 쏟아냈다. 바닥에는 하피들이 털갈이를 하면서 떨어뜨린 백색의 깃털, 그리고 서브던전에서 뽑아온 안드라스의 검은 깃털이 수북히 쌓였다.
"이, 이런…?"
공장장 노인은 사람이 파묻힐 정도의 양에 침을 꿀꺽 삼켰다. 설마 내가 이 정도로 많은 양을 준비해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
"흰색은 하피의 깃털이다. 그리고 검은색은 안드라스의 깃털이다. 둘다 조류계 마물이고, 안드라스의 깃털은 하루에 대략 이 정도 양이 나온다.
나는 나무로 된 상자를 들어올렸다. 보스로 나오는 안드라스까지 깃털을 모두 뽑아냈을 경우, 100L 박스 정도는 거뜬히 채울 만큼의 양이 나왔다.
"이정도면 실을 뽑아낼 수 있겠냐?"
"일단 직접 해보면 알 것 같습니다만, 충분합니다. 아니 차고 넘칩니다. 그, 안드라스라는 동물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마물인데? 대가리는 까마귀에 아래는 헐벗은 사람."
"......."
공장장은 침묵했다. 몰라도 될 것을 굳이 알아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알아버린 것을. 이미 그는 안드라스 깃털이 주는 부드러움에 넋을 잃고 말았다. 륜이 겉옷으로 날개옷을 매일같이 입고다니는 이유도 단순히 멋이 아닌 따뜻함과 포근함 때문이었다.
"일단 직접 연습해 봐. 만족할만큼 실뭉치를 만들어내고, 그걸로 제대로 된 옷감을 만들어."
비단 중에서도 깃털처럼 보드라운 것을 우단(羽緞), 그러니까 벨벳이라고 하지 않는가. 새의 깃털을 어떻게 직조할 지는 공장장의 몫이 되겠지만, 적어도 그가 어떻게든 가능하다고 했으니 맡기면 그만이었다.
"뭐 여러가지 만들어도 되긴 한데, 궁극적으로 내가 요구하는 것들은 이런 거다."
나는 관청에서 구한 종이에 깃털펜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 시대의 문화와 최대한 어울리는 선에서, 그리고 내가 정말로 바라는 '그것'에 대해 말했다.
"......세상에."
공장장은 내 그림에 숨을 삼켰다. 그것을 입은 륜을 상상하며, 어제 그렇게 눈으로 담은 륜의 하체를 영혼을 담아 그린 내 그림 솜씨에 그는 입까지 손으로 막았다.
"이것은…도대체 무엇입니까?"
"아아. 그것은-"
"주인님?"
등 뒤에서 륜이 내 뒤에 다가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그림을 접었다. 륜에게 들키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위험한 물건이었다.
"무슨 일이냐. 벌써 정비가 끝났나?"
"예. 공장장 님이 말한 곳으로 깃털들을 모두 옮겨놨어요. 제 분대원들도 근처에 배치를 했구요. 애들 다 상처를 회복하고 오늘 아침에 복귀했어요."
전투로 인해 중상을 입은 오크들도 던전에서 하룻밤 지내니 체력이 회복되었다. 나는 곧장 륜에게 다른 명령을 내렸다.
"그럼 륜, 경비 초소에 대기중일 트리스탄의 분대와 합류해라. 네게 두 분대의 궁술 교관 역할을 맡기마."
"......제가요?"
륜은 상당히 난감한 듯 웃었다. 어젯밤 스스로 막을 뚫겠다고 엉덩방아를 찧던 그 소악마는 어디로 사라지고, 과도한 중책을 맡았다는 수습 아르바이트생마냥 겁먹었다.
"제, 제가 궁술 교관을 하라고요? 제가요? 전데요??"
"륜아. 너 엘프다? 그것도 하이엘프?"
"그치만 제가 남들 가르칠만한 실력은 아닌데…."
"어제 활로만 그레모리보다 더 많이 죽인 엘프는 어디가고 왜이리 겁먹은 엘프가 있을까. 륜아, 언제까지 우리가 짱돌 날리고 할 수 없잖냐. 장비도 갖춰졌으니 화살도 좀 쏴보고 그래야지. 모든 오크가 네 저격 수준으로 맞춰서 쏘는 것 까지는 기대하지 않아. 목표 지점 언저리로 쏘는 정도만 해도 어디냐. 알겠지? 우리 오크 궁수 부대는…."
나는 륜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
"난사가 모토다. 10발을 쏴도 안 맞으면 100발, 1000발을 쏘면 되는 거야. 알겠지?"
"...네! 열심히 가르쳐 놓을게요!"
륜은 활짝 웃으며 관청을 떠났다. 나는 십년감수한 마음으로 접었던 종이를 다시 공장장에게 넘겼다.
"들킬 뻔 했군."
"...그걸 입을 대상이 저 엘프 분입니까? 허어…."
공장장은 나를 대놓고 부러워했다. 이미 엘프든 오크든 인간이든 그건 중요치 않았다. 공장장은 한 명의 수컷, 남자로서 나를 부러워했다.
"정말...허어, 이것을 입힌다면...꿀꺽."
"흐흐, 쩔겠지? 그러니까 잘 만들어봐라. 이거 바리에이션이 한둘이 아니니."
"대관절 이것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아아, 그것은."
나는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는게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팬티스타킹이라고 하는 것이다."
륜에게 팬티라고 말했던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하피깃털 - 흰스
안드라스깃털 - 검스
우유곽 포장지 뭘로 할 지 고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