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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22화 (122/800)

0012217일차 -------------------------

루나의 행복잡기 이후.

루나는 륜과 그레모리에게 엄청나게 혼이 났다. 같이 써야하는데 그렇게 힘을 줬다가 행여나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냐고 잔소리를 들었고, 루나도 결국에는 자신이 너무 흥분했음을 자각하고 사과했다.

"아니.... 나는 쟤가 내 가슴 쥐어뜯는 정도로 움켜쥐었을 뿐인데."

"그건 내가 미안하다."

우리는 서로서로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리고 한 번 에스투를 만나고 왔기 때문에 내 물건 또한 답지않게 픽 죽어버렸다. 루나에 대한 두 명의 시선이 더욱 곱지 않아졌고, 루나는 가장 강한 사람이면서 죄인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오늘은 더 못하겠다."

"잠깐만. 아무리 내가 그랬다고 해도 설마 이것 때문에 못한다는 건 아니지?"

"맞아. 존나 아파서 지금 안 서."

의식이 하얘진 게 에스투를 만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에스투가 온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 알았으니, 이제 물건이 다시 부활한 다음에는 제대로 할 수 있을 터.

그리고 이제 루나는 던전 한정 다크 엘프가 된 만큼, 그것을 얘기해도 될 법했다.

"루나야, 17일 뒤에는 꼭 와라."

"왜 하필이면 17일이야?"

"너 내 애 생김."

"......????"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나는 루나를 제압했던 막사에서의 전투를 간략히 설명했다. 루나와 배를 맞춘 그 날, 요도에 남아있던 극소량의 정자가 쿠퍼액과 함께 루나의 안으로 들어가 싹이 텄다는 것을.

"와."

루나의 인상이 대번에 바뀌었다.

"어쩐지 계속 물이 나온다 싶더라니!"

"응?"

"아, 아무것도 아냐. 흠흠."

루나는 뭔가 말을 돌렸지만 제 배를 살포시 끌어안으며 헤실거렸다. 만난지 얼마 안 된 나의 씨를 받고 저리 기뻐할 수 있을까 싶었다.

"수호자는 임신이 안 되어요."

"됐는데?"

"신수 님이 수호자는 임신을 안 시키시거든요."

"뭐야, 그게. 그럼 루나가 신수한테 걸리면 완전 끝장 아니냐?"

"이미 마물이랑 떡을 치고 다크엘프까지 되었는데 여기서 더 떨어진다고 이상할 건 없지."

오히려 루나가 더 담담했다.

"걱정마라. 돌아가면 많이 먹어두는 것으로 속일 수 있을 터. 배가 불러오면 장기 임무를 나간다고 숲을 잠시 떠나면 돼."

"그게 가능해?"

"수호자는 가능하지. 물론 네가 도와줘야겠지만 말이야."

루나가 눈을 그레모리에게 돌렸다.

"그대, 던전의 주인이라고 했지?"

"지금도 던전의 주인이야."

"하지만 이 오크에게 패배했지. 어떻게 패배했는 지는 굳이 안 봐도 자명한 일."

"......칫."

루나도 그레모리도 결국 똑같은 방법으로 패배했다. 개싸움 이후에 침대에서 싸워서 둘 다 승리. 두명 다 나와 나의 분신에 굴복한 것이다. 루나는 아직 나의 부하가 되지는 않았지만.

"추후, 그대가 나의 임무를 만들어줘야겠다. 나에 준하는 강력한 마물을 보내면 그걸 퇴치한다는 명목으로 장기 임무를 나오면 되겠군."

"지금 바로 하면 안 되냐?"

"안 돼. 지금은 하...."

루나가 륜의 눈치를 봤다. 륜은 씁쓸하게 웃으면서도 나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엘프들의 성인식이 한창 진행되는 중이야. 지금 잠깐 자리를 비운 것도 내게는 큰 모험이지."

"성인식?"

"신수님께서 하이엘프들의 처음을 가져가시는 작업."

"...당장 엘프의 숲 쳐들어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신수 님은 나같은 것보다 훨씬 강하신 분이시다."

"잠깐만."

그레모리가 우리의 말을 잘랐다.

"신수? 내가 아는 그 신수라면 그거?"

"그게 맞을 거다."

"그거 그거 그러면 내가 어떻게 알아듣냐. 신수 이름이 '그거'냐? 뭔가 똑바로 이름을 말해봐."

내 불평불만에 루나와 그레모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뭔가 나를 깔보는 듯한 느낌에 괜히 기분이 언짢아졌다.

"신수(新樹) 유그드라실."

"헐?"

"장로님 이전의 장로님 부터 엘프의 숲을 지키고 있는 거목이지."

신수는 나무였다.

* * *

그 시각, 엘프의 숲.

"루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느냐?"

1장로는 느긋한 목소리로 제 앞에 무릎을 꿇은 딸, 솔라에게 물었다. 같은 수호자의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루나에 비해서는 훨씬 약했다.

"예...."

"추적은?"

"죄송합니다. 제 실력으로는 루나를 쫓기가...."

딸이지만 약한 건 약한 거라 어쩔 수 없었다. 신수의 은총을 받아 직접 배아파 낳은 자식이지만, 원래 다른 년의 자식과 비교해 제 자식이 꿀린다 싶으면 분통이 터지기 마련이었다.

"되었다. 루나는 수호자 중에서도 강자. 앞으로 200년을 더 수련하면 장로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을 터. 네가 신경쓸 건 없다."

"......."

신경을 쓰게 만들어놓고 이런 말을 하는 1장로의 말을 들을 때마다 솔라는 진정 1장로가 자신의 어머니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얼굴부터 시작해 솔라는 1장로와 너무나도 닮은 점이 많았다.

"성인식에 대한 준비는 잘 되어 가느냐?"

"예. 하이엘프들 모두 성인식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그렇지 않으면 전부 죽을 목숨인 것을."

1장로는 갑자기 입꼬리를 비틀며 피식 웃었다.

"솔라야. 성인식을 치르기도 전에 숲을 빠져나가면 어떻게 되는 지 아느냐?"

"...제가 접근하지 못하는 고서인지라."

"후후, 너도 곧 도서관 안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차피 성인식 이후에 바로 너도 진급식을 치르게 될 터이니, 미리 알려주도록 하마."

"예? 그러셔도 됩니까?"

제한된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1장로의 말에 솔라는 식겁을 했다. 하지만 1장로는 싱글벙글 웃으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래. 내가 1장로가 아니더냐. 신수님의 은총을 받지 못하고 숲을 떠나는 자는...."

1장로는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솔라의 귀에 속삭였다.

"배가 터져 죽는다."

"네?"

"안에서 마나가 차올라 죽는다는 얘기지. 만약 그걸 해결하려고 스스로 어떻게 하려고 한다면...후후, 검게 타락하게 되는 거지."

솔라의 표정이 삽시간에 핼쓱해졌다.

"후후. 딱히 금기는 아니란다. 애초에 숲을 떠나는 것 자체가 금기이니 알 필요도 없지. 너도 신수님의 은총을 받지 않았느냐. 이제 한 번 더 받을테고."

"그건 그렇습니다만...."

솔라는 괜히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후후, 그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신수님께서 내려주시는 건 은총이야. 새로운 너로 태어나는 것에 대해 축복을 내려주시는 거지."

"...그러면 저도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까?"

"물론."

1장로는 주변을 훑은 뒤 솔라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시선을 맞췄다.

"자, 장로님?"

"딸아.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잘 들어라."

1장로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있었다.

"......신수님께서는 여왕을 선정하실려고 하실 터. 그럼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여왕이 되어야 하느니라. 그래, 루나처럼 무식하게 힘만 강한 년도 아니고, 어디서 굴러온 건지도 모를 천 것의 딸년도 아니고. 그러니 이번 진급식 때 반드시 신수님의 아이를 낳아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왜 대답이 없어?"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고 하시기에."

1장로의 딸 여왕 만들기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 * *

딱봐도 엘프네 세계수 이름이기는 하지만, 그 세계수가 성인식이라는 이름 하에 처녀를 뚫는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궁금했다.

나도 그레모리도, 심지어 직접 체험하기도 전에 빠져나온 륜도 궁금했고, 졸지에 루나는 자신의 처녀를 잃은 것을 면전에서 언급하는 수치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루나 왈, 신수 님의 손가락 중 가장 얇은 나뭇가지로 질을 찌르고 끝이라고 하더라. 마치 송곳으로 종이에 구멍을 뚫는 것처럼, 아주 가볍게 막을 찢는 것으로 성인식은 끝이 난다고 했다.

"진짜? 그걸로 끝?"

"그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처리를 한다."

"남자 없다며?"

"...남자가 없어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

그렇긴 하지. 나는 신수의 존재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었나보다. 아무래도 신수는 성인식이라는 이름하에 일종의 수술을 해주는 모양이었다.

'그냥 막혀있으면 안에서 꽉 차서 죽을 것 아냐.'

인간이라면 피가 안에서 차게 되어 수술이 필요할 것이다. 엘프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혼자서 그 모든 엘프를 거두는 건 용서할 수 없다.'

륜이 가진 하이엘프의 타락 조건을 생각하면 신수의 행동은 괘씸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따.

"진화를 막는 짓인데, 그거?"

"뭐?"

"아니, 륜 4성으로 진화하려면-"

"주인님!"

륜이 얼굴을 붉히며 빽 소리를 질렀다. 내가 굳이 뒤로 하는 이유도 륜의 순결이 다음 진화를 위한 추가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즉, 이 던전에서 사실상 내 딸들을 제외하면 유일한 처녀가 륜이다.

"......그렇다면 그건 더욱 이상하네. 신수는 그럼 하이엘프의 진화를 일부러 막는다는 얘기잖아?"

"...예전이라면 나도 그럴 리 없다고 말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있군. 신수님께서 성인식을 치르며 뚫는 이유가 너희들이 말하는 그 '진화'를 막는 것이라면.... 음...."

루나와 그레모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신수의 진의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중에 신수 제압하고 엘프 마을 먹으면 다 상관없는 이야기구만."

"...너는 어떻게 그런 생각밖에 없니?"

"마왕군의 마물다운 명쾌한 대답이네. 물론 그 때는 나를 적으로 쓰러뜨려야 할 거다."

"조만간이야. 기다려."

"후훗. 몇 백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줄게."

루나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이제는 루나를 보내고 본격적으로 군단 강화를 위해 힘을 쓸 때였다.

"루나, 배 불러온다 싶으면 그 때는 꼭 던전으로 와라."

"훗, 당연하지. ...흐흐, 당분간 스릴 넘치겠군."

루나도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임의 도움으로 이미 루나의 옷은 전부 다 깨끗하게 세척되었고, 루나는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떠날 준비를 마쳤다.

"꼭 그 날이 아니더라도 기회가 되면 종종 들릴게."

"물론. ...륜."

루나가 륜의 어깨를 붙잡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순결에 관한 문제는 내가 수호자로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알아보겠다. 그러니 너는-"

"저는 주인님이 하자는 대로 할 거예요."

"륜?"

"어차피 신수님 아래에 있었어도 더이상 진화 안 되는 건 똑같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진화하기 전에, 주인님께서 발정나셔서 제 순결을 앗아가셔도 저는 순순히 받아들일 거예요. 뭣하면 저도 루나 언니처럼 검게 물들어버리죠 뭐."

륜은 루나의 거대한 우유통을 아래에서 받쳐들며 싱긋 웃었다.

"그러면 저도 이렇게 커질 수 있겠죠?"

"......어휴, 그래. 마음대로 해라. 내가 너한테 뭐라고 할 수 있겠니."

이미 서로 볼 장은 다 본 사이고, 심지어 륜은 루나를 직접 빨기도 했다. 다크 엘프인 루나가 륜에게 뭐라고 나무랄 처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륜. 적당히 해야 된다? 다음에 나 오면 세 발은 남겨둘 수 있도록."

"싫은데요. 한 발."

"......두 발."

"한 발."

두 엘프는 내 사정량을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나는 앞으로 매일매일 몇 발을 빼야할까 진지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저, 저기...."

그레모리가 옆으로 다가와 은근슬쩍 내 앞섶을 손으로 훔쳤다.

"나는?"

"또 싸줘?"

"이 새끼가?"

"안 싸달라고 말은 안 하네."

"......."

그레모리는 침묵했다.

잠시 뒤.

우리는 던전밖까지 루나를 배웅한 뒤, 루나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솔로몬 님 대단하네."

마왕의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초코 우유나 메론 우유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주인님, 주인님. 저도 언젠가 복숭아 우유를 짜낼 수 있을까요?"

"그야 당연하지. 지금부터는 더 많이 싸울 기회가 생길텐데."

나는 륜의 머리를 헝클이며 목책 옆에 쌓인 인간들의 시체를 가리켰다.

"앞으로는 계속 전쟁이야."

던전 주인간의 쟁탈전에서 승리, 그리고 하나의 군단을 편성하여 마왕군의 일각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더 힘을 기를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어그로가 필요했다.

"그레모리, 너 알 얼마나 더 낳을 수 있냐?"

"......본체는 더 안 돼."

"그럼 분신은?"

"...얼마든지?"

"흐흐, 그러면 돌아가자."

나는 목책 정문을 가리켰다가 던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힘을 모아서, 우선 남작령부터 친다."

<특수임무> 비르고 남작령을 정복하시오.

특별한 조건도 없었고, 별다른 보상도 없었다. 얼핏보면 일방적인 미션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걸 반대로 해석했다.

'조건 보상 신경쓰지 말고 어디 네 마음껏 날뛰어 보라 이거지.'

보상.

남작령 전체.

얼마든지 환영이었다.

============================ 작품 후기 ============================

사실 나무여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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