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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04화 (104/800)

0010414일차 -------------------------

지하에 따로 길은 만들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만들어야했다. 라임은 소리고 뭐고 아무 상관없이, 그레모리 던전의 지하를 마구잡이로 먹어치우며 직진했다.

쿠구구구--

그 속도는 짧게 구보하는 속도. 라임은 딱 내가 직진으로 달릴 수 있을 만큼 공간을 만들었다. 나는 그레모리의 분신을 안고 뒷걸음질치며 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쿵! 쿵쿵!

천장에서 성난 말발굽 소리가 지하 통로에 울렸다.

그레모리와 정을 나누는 혹 네 개, 4성으로 추정되는 놈이 바닥을 쾅쾅 치는 듯 했다. 그 때문에 흙먼지가 내려앉으며 우리의 머리를 더럽혔다.

하지만 그 쿵쾅거림도 잠시. 나는 뒤에서 백허그로 끌어안은 그레모리의 분신을 마음껏 희롱하며, 라임이 만든 길을 따라 움직였다.

"흐흐, 헷갈리지?"

"읍! 읍읍!"

그레모리는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며 반항했다. 분신이라도 본체의 분노는 여실히 전해지고 있었고, 나도 분신을 통해 본체에게 좋은 걸 나눠주고 있었다.

"반항하면 진짜로 찌른다?"

나는 하체를 조정해 그레모리를 위협했다. 분신은 좋은 인질이었고, 살결에 닿은 나의 창날에 그레모리는 다시 반항이 잠잠해졌다.

"오크한테 먹힌 던전 주인! 크흐, 솔로몬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이걸 영상으로 찍어서, 모든 던전 주인들한테 돈받고 팔고 싶구만."

분신이야!!

천장에서 지르는 소리가 층간소음처럼 울렸다. 마침 본체가 위에서 소리를 지르는 듯 했다.

"분신이면 뭐 어쩌라고? 너랑 똑같이 생겼는데. 보는 사람들이 그걸 구분하겠냐?"

이 개새끼야!

"어이쿠, 돼지 새끼에서 개가 되었네. 개한테 개처럼 박혀볼래? 어디, 여기?"

나는 뒷걸음질 치며 내 창을 살짝 뒤로 물렸다. 창날은 그레모리의 아래를 스치고 물러나며 뒤를 향해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었다. 그레모리의 몸이 움찔거리는게 여실히 전해졌다.

거긴 더러운 곳이라고!

"깨끗하게 청소하면 써도 되냐?"

그런 말이 아니잖아! 올라와, 올라오라고 이 새끼야! 올라와서 정정당당히 싸워!

"남의 던전에 기습적으로 포털 설치하고 침입해놓고 정정당당? 개떡같은 소리하고있네."

나는 괘씸한 마음에 그레모리의 가슴을 붙잡고 뒤로 세게 잡아당겼다. 튼실한 유방을 우악스럽게 붙잡아, 꼭지를 위아래로 잡고 고통스럽게 비틀었다.

"흐읍, 흡...!"

분신이 거친 숨을 내뱉으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동시에 내 창대 위가 촉촉히 젖어들어갔다. 그레모리의 분신은 내가 주는 자극에 분명히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평소에 말이랑 해대면 거친 플레이에 익숙해져있겠지? 아, 낙타인가? 아님 말고. 근데 내 것도 그에 준하는 물건이거든?"

너 이 새끼! 잡았다, 이제 죽었어!

키에엑!!

천장에서 그레모리의 호령과 함께, 통로 반대편에서 고블린들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성난 고블린들이 눈에 붉은 안광을 뿌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멍청한 것! 륜!"

"네!"

나는 그레모리의 분신을 잡고 허리를 숙였다. 나와 라임의 사이에 있던 륜이 내 등 위로 올라와 전방을 향해 활을 조준했다.

크에엑?!

고블린들이 깜짝 놀라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라임이 뚫어놓은 통로는 앞뒤로 오다니는 일방통행일 뿐. 우리에게 여러모로 위험천만한 길이었지만, 일방통행의 좁은 길은 륜이 활약하기에 최고의 전장이었다.

파바바박!

륜이 고블린들을 향해 화살비를 퍼부었다. 한  눈에 봐도 레벨이 낮아보이는 고블린들은 륜의 바람 화살에 숭숭 구멍이 뚫려 쓰러졌다.

"주인님, 다 죽였어요!"

"다시 가자!"

륜이 내 등에서 내려간 뒤, 나는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 고블린들 조차 보내지 못하도록, 그레모리의 아래로 손을 뻗어 허벅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꺄아아악!!

분신이 말을 못하니 본체가 비명을 지른다. 천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지하까지 울렸고, 나는 딱 붙여놓은 허벅지를 살짝 좌우로 벌렸다.

키에엑!

마침 고블린들이 도착했다.

보지마!

그리고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레모리는 빽 소리를 지르며 고블린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현재, 그레모리는 내게 완전히 들려져 비부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나는 그 아래에 내 물건으로 그레모리를 받쳐들었다.

"흐흐흐, 포기하는 게 좋을 걸?"

분신의 아래를 비비는 물건의 위에 습기가 가득했다. 이대로 박으면 딱 좋은 상태였지만 나는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았다. 최소한 포털 근처까지는 가야했다.

"항복하면 알 세 개로 용서해주지!"

개소리 집어쳐!

"그럼 네 개!"

넌 죽었어!

푸---욱!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종유석같은 바위송곳이 내 오른쪽 어깨를 찔렀다. 덕분에 힘이 잠깐 빠져서, 그만 분신의 안에 물건을 찌를 뻔 했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괜찮다, 뽀, 뽑지마!"

괜히 뽑았다가 피가 뿜어져 나올 수 있었다. 나는 분신의 다리를 땅에 내려놓고, 허리를 끌어안으며 질질 끌듯 뒤로 물러섰다.

"륜, 피하는데 집중해!"

"네...!"

나는 뒷걸음질의 속도를 늦췄다가 빠르게 했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그레모리는 분신에게서 전해지는 감각과 이동 속도를 계산하여 나를 저격한 것 같았다. 그러니 그레모리의 계산에 혼란을 줘야했다.

찌걱!

나는 손가락 두 개를 그레모리의 음부에 쑤셔넣었다. 손가락을 넣자마자 그레모리의 안은 강하게 나를 조여왔다. 손가락은 안쪽으로 금방 미끄러지며 마디 끝까지 안을 찔렀고, 나는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레모리의 약점을 찾았다.

꾸욱.

중지를 안쪽까지 깊게 파고 넣어야만이 닿을락 말락한 곳. 나는 그곳을 손톱 끝으로 살짝 스치듯 긁었다.

"흐으읍?!"

<그레모리> ★★★★

레벨 : 77 / 80

종족 : 마녀

나이 : 233세

성별 : 여성

등급 : R+

출생 : 할파스의 던전

소속 : 그레모리의 던전

직업 : 원소술사

푸슈우웃.

그레모리의 분신은 아래에 조수를 터뜨렸다. 둔덕을 받치고 있던 내 손바닥에 축축한 물이 흘러들어왔다. 나는 그레모리의 안에서 손가락을 빼낸 다음 그녀의 배에 슥슥 문질러 닦았다.

아아악!!!

천장에서 성난 본체의 히스테리서린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분신의 귓바퀴를 혀로 톡톡 건드리며 그레모리에게 속삭였다.

"흐흐, 아주 좋다고 죽겠지?"

더 이상은 못 참아! 박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허세는."

분신이 박히는 걸 부하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지금까지 내 도주를 허용했으면서, 이제서야 나를 추격하려 든다고?

'진짜 빡쳤나?'

나는 그레모리의 앞을 가리고 있는 옷을 움켜쥐었다. 내가 손을 들기만 하면 음부가 다 보이게 말아쥐었다.

크르륵, 크륵.

고블린 무리가 독침을 불어 쏠 준비를 마친 채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이번에는 제법 정예병들을 보낸 듯 장비의 상태가 깨끗했다. 그리고 내가 뭔가 말을 하려고 하던 찰나.

푸슈슈슉!

고블린들이 독침을 마구잡이로 난사했다. 나는 행여나 내 창에 독침이 찔릴까봐, 황급히 분신을 전방으로 밀었다. 그레모리의 분신은 고블린들의 독침을 막는 방패가 되었다.

파바박!

분신의 몸에 독침이 스쳤다. 다행히 그 어떤 독침도 내 피부에는 닿지 않았지만, 나는 그레모리가 얼마나 빡쳤는지 대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미친. 분신 버리네."

그레모리는 분신을 죽여서 죽을 만큼 아프더라도 나를 죽이려들었다. 나는 분신을 잡아당겨 앞을 확인했다. 분신의 몸에는 고블린들의 독침이 스친 생채기가 군데군데 가득했다.

쿵, 쿵쿵쿵!

천장에서 더욱 거센 발길질 소리가 울렸다. 발길질을 통해 우리가 파고들어가는 통로 자체를 무너뜨려버릴 기세였다. 나는 아랫도리를 뒤로 당기고 그레모리의 머리를 움켜쥐며 귀에 소리쳤다.

"고블린들 다 죽겠다!"

어차피 죽어도 되는 것들이야!

"이 미친 년이!"

대량의 고블린을 생매장 시키면서까지 나를 죽이려드는 구나. 나는 입안이 바싹 말라왔다.

그레모리가 분신을 죽일 생각까지 하게 되면서 분신 인질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반대편에서 고블린들은 끊임없이 동료의 시체를 밟고 우리를 향해 다가왔고, 위에서는 그레모리와 낙타 괴물들이 종유석을 찌르거나 천장을 무너뜨리려했다.

"주인님, 이거...."

"스스로 무덤을 판 셈이기는 하지."

우리가 새로 길을 만들었기에 도망칠 곳도 없다. 륜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묻어났고, 덩달아 나도 초조해졌다. 이미 충분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이러다가 까딱 잘못하면-

<알림> 포털의 방향이 변했습니다.

# 방향 : 쿰처쿠의 던전 <-> 그레모리의 던전

# 포털 유지 시간 : 4일 23시간 59분 남음

"됐다! 라임아! 지금이다!"

꾸르륵

미리 약속된 내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라임은 천장을 향해 비탈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륜이 라임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고, 나도 분신을 꽉 붙잡고 뒤로 달렸다. 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구멍을 뚫고 올라갈 곳은 한 곳 뿐이었다.

흥, 어리석은 놈!

그레모리 또한 포털이 어떻게 변했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내가 초조했던 것처럼, 그레모리도 초조해했다. 나는 땅굴과 도주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사용했고, 이제 우리 던전으로 도망칠 수 있게 되었다.

포탈로 도망갈 생각인 듯 한데 소용 없-

"라임아!!"

콰앙!!

라임이 천장을 향한 구멍을 뚫었다. 약속대로 라임은 전력으로 달리는 륜의 몸에 밀착하였고, 나도 비탈길을 뒷걸음질쳐서 지하 통로를 빠져나왔다.

꾸륵, 꾸르륵.

소란 때문에 천장에 붙어있던 괴물이 서서히 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레모리 분신의 눈가리개를 벗겨버리고, 입마개를 꺼내 주머니속에 챙겼다.

"이, 이런...!"

그레모리의 눈에 낭패감이 스쳤다. 그리고 나는 그 낭패감에 쾌재를 부르며 그레모리에게 속삭였다. 내가 뛰쳐나온 곳은 그레모리 던전의 부화장으로 추정되는 곳. 사방에 사로잡힌 여성들이 가득했고, 통로 맞은편에는 낙타에 탄 그레모리가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왜? 말이랑 하는 건 좋아하면서 촉수랑 하는 건 별로야?"

"흐, 흥! 어리석은 놈! 네 부하는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는 거지?!

꾸르르륵!

천장의 거대 촉수 괴물이 사방으로 가늘고 긴 촉수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당연히 던전 한복판에 들어온 나와 라임, 륜, 그리고 그레모리의 분신이었다. 까딱잘못하면 사로잡혀서 전멸 당할 수 있는 위기. 나는 둘이 도망치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오호호! 이미 병력들을 배치해뒀지!"

맞은편 통로에는 낙타 괴물들이 팔을 늘어뜨린 채 길을 막고 있었다. 진퇴양난의 상황이었고, 촉수는 빠르게 륜의 머리칼을 낚아채려 했다.

그리고 나는 륜이 달려나가는 속도를 보며 그레모리에게 활짝 웃었다.

"내가 아무 대책도 없이 여기로 왔겠냐?"

라임을 입은 륜은 벽을 향해 전력으로 점프했다. 그냥 보기에는 벽에 돌진하는 모습이었지만-

콰--앙!!

벽은 스티로폼처럼 너무나도 쉽게 구멍이 뚫렸다. 벽에는 륜 모양의 구멍이 생겼고, 륜은 구멍을 통해 빠르게 달려나갔다. 촉수 끝자락은 아주 살짝 륜의 머리칼을 움켜쥘 뻔 했지만, 라임이 먼저 손을 뻗어 머리칼을 잡아당기는 걸로 촉수를 해냈다.

"뭐, 뭐? 여기에도 통로를...? 너 도대체 내 던전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부하를 먼저 살릴 거라고는 예상 못했냐?"

내 무모한 돌격 때문에 륜과 라임이 죽거나 범해지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그러니 먼저 도망치게 만들었다. 그레모리 본인이나 그녀가 타고있는 낙타괴물을 제외하면, 륜과 라임을 막을만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였다. 포털로 향하는 길목을 막은 낙타 괴물 중 일부가 몸을 돌려 둘을 쫓는게 보였다.

"흐, 흐흐, 멍청한 돼지 새끼! 여기가 네 무덤이 될 거다! 너는 사지에 들어온 거야! 운도 없게 말이야! 깔깔!"

"어, 내가 운 없는 건 맞는데, 임기응변 하나는 기가 막히거든?"

나는 분신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륜과 라임을 노리던 촉수들은 성이 난 듯 발광하고 있었다. 나는 던전의 바닥을 가리켰다.

"너 왜 이 방 안 들어오냐? 던전 주인이면서 왜 안 들어오실까? 흐흐흐."

"......."

그레모리의 표정이 핼쓱해졌다. 그레모리 던전의 부하들, 심지어 본인 조차도 이 부하장에 직접 발을 들이지 않고 있었다.

"야. 배 나온 오크랑 글래머 미녀가 둘이 있어. 그러면 산란 촉수 괴물이 뭐부터 노리겠냐?"

"서, 설마."

분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분신을 향해 활짝 웃어준 뒤, 분신의 고간 아래로 손을 밀어넣었다. 분신은 황급히 도망치려했지만, 나는 분신을 꽉 붙잡았다.

"이거 너나 먹어라!"

나는 그레모리의 분신을 천장을 향해 집어던졌다.

그리고, 당연히.

파사사삭!

촉수 괴물의 모든 촉수가 그레모리의 분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나는 그 광경을 보며 그레모리 본체에게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본체는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었다.

"그러게 분수에 맞는 부하를 들였어야지."

안그러면 나처럼 하극상을 일으키니까. 나는 몸을 돌려 포털이 있는 출구를 향해 달렸다. 당황한 낙타 괴물들이 황급히 나를 막아섰지만, 혹 3개 짜리 낙타들로도 나를 막을 수는 없었다.

퍼--억!

낙타의 배를 걷어참과 동시에,

푸--욱!

"꺄아아아아악!!"

그레모리의 비명이 촉수 괴물의 산란장을 가득 메웠다. 분신인지, 아니면 본체인지는 나중에 알게될 터.

"비켜어어어!!"

나는 출구를 향해 전력으로 달렸다.

달리는 도중, 예민해진 청각에는 촉수 찌걱거리는 소리와 그레모리의 교성만이 메아리처럼 울릴 뿐이었다.

오크지만 남자로 태어나서 다행이다 싶은 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던전에 촉수는 국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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