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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93화 (93/800)

000938일차 -------------------------

나는 던전의 부하들에게 축제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지시했다.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던전의 등급 상승에 따라 '이것만은 꼭 해야한다!'라고 생각했던 것을 수행했다.

"막사아아아!!"

정말 오랜만에 시설을 늘리게 되었다. 축제로 하루 쉬더라도 꼭 이것만큼은 해야겠다 싶은 것은 역시 막사.

'1층에 최대 4개.'

그렇다면 막사를 늘리려면 지하 1층을 뚫었어야했고, 나는 그 입구를 폐쇄했다. 모순적인 상황이지만, 돌파구는 있다.

"<시설 증축> [막사 Lv.0]의 등급을 올립니다.

# 증축 결과 : Lv.0 -> Lv.1

# 필요 재료 : 목재 16 / 20, 철재 0 / 4

# 상승 조건 : 없음

# 예상 시각 : 4시간"

"<막사 Lv.1> 부하들이 휴식 가능한 공간. 보강공사가 이루어지고 관물대가 생겼다.

# 효과 : 최대 정원 8 증가"

'네 개를 동시에 등급을 올린다.'

일단 급한 것 부터 먼저. 나는 우선 필요한 인원수와 증축에 따른 정원 상승량을 대조했다.

"안드라스 하나, 남자 사냥꾼 둘, 여자 사냥꾼 다섯. 총 여덟."

"그러면 세 개 시설을 늘리면 되겠네요?"

"그런 셈이지. 그런데...."

던전 내부에는 재고로 쌓아둔 나무가 지금 없다. 그런데도 저 16이라고 찍힌 것은 던전을 폐쇄하는데 쓰인 통나무의 갯수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씁, 또 일하려면 귀찮은데...."

"걱정마십시오, 아버지."

아더가 송곳니를 보이며 씩 웃었다.

"이럴 줄 알고 낮동안 에일라 어머님과 함께 훈련하면서 목재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 훈련삼아서 길쭉한 통나무를 검으로 베는 연습을 시켰다가 그만."

"잘했다. 그래서 그게 몇 개 정도 되냐?"

"...남은 건 30개 정도 됩니다!"

하나 정도 늘릴 분량이었다. 그 하나라도 감지덕지였고, 나는 아더와 구울들에게 목재를 가져오라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나는 공동 한켠에 쌓아둔 노획 물자에서 적당한 철쪼가리들을 챙겼다. 이가 빠진 철검이라거나, 삽이라거나, 기타 잡다한 농기구들에서 뽑아낸 철재는 제법 양이 상당했다. 그리고 아더와 구울들은 빠른 속도로 임무를 수행했다.

"가져왔습니다!"

"그래, 잘 했다."

나는 막사 바로 앞에 서서 필요한 재료를 늘어놓았다. 장소는 예전, 내가 루나와 드잡이질을 했던 그곳. 전투의 흔적이 역력했던 곳이 뚝딱뚝딱하는 소리와 함께 보라색 마력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러면 공동 밖에 애들이랑은 축제를 못 벌이겠네.'

한 두명은 데려다가 할 생각이었건만. 모처럼 축제를 벌이는 만큼, 그들에게도 기쁨을 누리게 해줄 생각이었다.

"아."

나는 호흡을 고르고 있는 아더를 살폈다. 서브 던전을 이복형제들과 돈 덕분인지, 레벨이 아주 약간은 상승했다.

"아더야."

"네, 아버지."

"밖에 있는 노예들은 전부 네 것이다. 릴리 빼고."

"...그 말씀은?"

"네가 취해도 된다는 말이지. 크흐흐."

화전촌을 소개하며 회군하던 때, 이미 한 번씩 안을 맛본 사냥꾼들이다. 본인들도 아더를 원하는 것 같으니 서로 나쁠 건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 저는 제 나름의 기호가. 크흠."

"줘도 안 먹네. 배부른 놈. 네 맘대로 해라. 나는 허락을 했으니."

내가 씨를 뿌려 낳은 놈과 구멍동서가 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찝찝하기는 했지만, 그 대상이 아더가 되니 또 생각이 달라졌다.

'누구 아들인지는 몰라도 더럽게 잘생겼네.'

잘생긴 오크라는게 존재할 지 몰랐다. 역시 내 유전자가 릴리의 유전자와 섞여 열일을 한게 틀림없다.

"그러면 아더, 너는 네 동생들이랑 누나 데리고 막사로 가라."

"전부...말씀이십니까?"

"그래."

메어리, 라인, 하르퓨이어. 모두 오늘은 막사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을로 가서 릴리는 공동으로 들어오도록 전달해."

"어머님을...아! 알겠습니다."

아더는 어느때보다도 활짝 웃으며 동생들을 데리고 떠났다. 메어리는 짜증을 내며 미련을 풀풀 남겼지만, 라인과 하르퓨이어가 함께 나가니 군말없이 뒤를 따랐다.

'이걸 보여줄 수는 없지.'

자식들을 내보낸 나는 공동으로 돌아와 부하들에게 하루를 자유롭게 쉬도록 명령했다.

"하피들과 종마 사냥꾼들, 오늘은 밖에서 다른 노예들과 어울려도 좋다. 친해지려면 마음대로 친해지도록."

"그, 친해지는게 그런 의미도 포함입니까?"

종마 사냥꾼들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내게 보냈고,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피들이 인상을 와락 찡그리며 눈치를 줬지만 불행히도 그들은 눈치를 못 챈 모양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나는 포로 감옥의 자물쇠를 열었다. 감옥에 잡혀있던 안드라스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이녀석도 같이 데려가라."

"그, 포로 아닙니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는 도망가지 않는라스."

이미 안드라스는 부하가 되기로 결심했다. 고로 우리 던전의 일원이 될 축제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

진화하고 새대가리를 벗어난다면 진화 기념으로 내가 먹어줄 생각은 있지만, 지금의 모습을 상대로 하기에는 여러모로 그랬다.

"어우, 몸매가 아주...."

"새대가리인데?"

"어차피 하피들도 날개가 팔 아닙니까?"

"......."

아무래도 종마 사냥꾼들의 수비범위는 나보다 훨씬 넓은 것 같았다. 벌써부터 안드라스를 상대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의하는 모습이 상당히 보기 좋았다.

"너희들 알아서 해라. 그.... 밖의 녀석들에게 원래 자리에 끼워넣으라고 하면 어딘지 알 거다. 대신, 중요한 던전의 일원이 될 터이니 상해를 입히는 건 용서 못한다."

"흐흐,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걸로 종마사냥꾼들도 밖으로. 안드라스는 이미 밧줄조차 풀려있으면서도 종마사냥꾼들의 희롱을 받으며 공동을 빠져나갔다.

"어머, 별꼴이야 정말."

"부리봐. 저거 분명 깎았을 거야."

"주인님. 저희는 어떻게 하죠?"

하피들은 어물쩍거리며 내게 다가왔고, 나는 앞서 출발한 놈들이 듣지 못하도록 밖을 가리켰다.

"앞에 3명 하고 밖에도 2명 더 있잖아. 걔들은 복상사 시키지 마라? 저 정도로 잘하는 놈들 어디서 구하기 쉽지 않아."

"알았어요...."

하피들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 그리고 나는 막 떠나려던 하피(★)를 붙잡았다.

"너는 이쪽이다."

"주인? 어머, 후후."

하피는 앙탈을 부리는 척 하면서 내 힘에 끌려가듯 내게 안겼다. 나는 하피를 데리고 침대에 놓았고, 하나하나 밖으로 내보냈다.

"구울들은 하서스와 함께 지하 1층 앞에서 대기. 폐쇄 격벽이 무너지면 바로 공동으로 달려와라. 슬라임들은 천장에서 휴식."

축제라고는 하지만 지성이 없는 마물들을 지성체들과 어울리게 하는 건 여러모로 난감했다.

대신 슬라임들에게는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을 뿌려 간식으로 한 덩이씩 입에 쥐어줬고, 구울들에게는 다음 원정에도 동원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본격적인 축제를 할 준비를 마쳤다.

"이 조합은...."

"주인님, 후훗."

에일라, 륜, 라임, 하피. 그리고 이제 곧 도착할 릴리까지.

"아무렴 이게 진짜 축제지."

나는 손을 크게 한 번 털고 로브를 벗었다. 그에 넷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모른척 어깨를 으쓱였다.

"슬라임 파티라고 안 하셨어요?"

"뭔가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을 굳혀서 조촐하게 먹는 걸 생각했습니다만."

"그것들도 먹을 거야. 먹을 건데. 잊었냐?"

하도 자주 먹어서 다들 잊은 모양이다. 나는 저장고에서 꺼내온 슬라임 드래곤의 체액을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여기 최음 성분 있잖아."

"......히힛."

다들 체액을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 * *

던전 공동 내부에서 열락의 밤이 시작되던 그 시각.

당연히 쿰척촌에도 던전 주인의 허락하에 축제가 시작되었다. 이미 이종간의 행위에 대해서 많이 거부감이 사라진 이들은 서로 마음에 맞는 존재들과 행위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자 사냥꾼 다섯.

여자 사냥꾼 넷.

하피종 여섯.

성비가 1:2였던 만큼 남자들은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했다. 물론 반드시 1:2로 모든 인원이 구성된 건 아니었다.

"크어억, 역시 네가 제일 낫다!"

"나, 날개는 잡지마! 아흥, 세게 하지 말라고! 너 어제 안드라스한테 좋다고 박아대는 거 내가 다 들었어!"

"그거야 실험해본거지! 네가 제일 맛있어, 흐흐, 내 알을 낳아라, 으어억!!"

종마사냥꾼 하나가 하피를 나무로 된 평상 위에 눕히고 정상위로 허리를 박았다.

"흥, 다음에도 알을 낳게 하려면, 흐윽, 열심히 해 보라고...."

하피는 싫은 티를 풀풀 날리면서도 남자가 열심히 허리를 흔들며 '알을 낳으라'는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허리를 맞춰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배를 맞췄다.

"흐어억! 사, 살려줘!"

"너 이 새끼 잘 걸렸다. 뒤진 줄 알았더니 여기서 떡치면서 살았어? 내가 지난 번에 봤을때는 눈치 보여서 말 못했는데 너 이 개새끼. 어디 한 번 떡치다 죽어봐라, 이 화상아."

"어머, 둘이 무슨 관계일까? 아, 그래도 입은 내가 가져갈게. 얘 혀 쓰는 건 잘하더라."

연인 관계-혹은 그보다 못한 관계로 추정되는 사냥꾼 짝은 여자가 기승위로 남자를 쥐어짜고 있었다. 남자는 몸이 구속당한 채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남자의 얼굴 위에는 하피가 엉덩이를 깔고 앉아있었다.

"흐응, 인간. 너 허리 좀 잘 돌린다?"

"닥쳐, 흐윽, 니들은 그 새대가리랑 떡이나 치.... 미안."

"아니, 크흡, 좀--!!"

남자 하나를 인간 한 명과 하피 한 명이 깔고앉아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아, 맨날 마물이랑 하다가 질렸어. 그치?"

"그러게. 후우. 오랜만에 편하게 하니까 좋네."

두 인간 페어는 대면좌위로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매번 격하게만 해야하던 상황에서 그나마 느긋하게 하는 건 여러모로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에휴, 너 얼마나 쌌어?"

"하루에 최소 여섯번은 쌌다."

"힘들었겠네. 지금은 안 싸도 돼."

"아닌데? 쌀 건데?"

"...변태새끼, 흐읏."

박아대는 움직임은 일절 없이, 서로 허리만 살짝 흔드는 인간 페어가 하나.

그리고 남은 사람은 조루남과 지루남 두 명이었고, 여자는 사냥꾼 둘과 하피 넷, 그리고 구경을 나온 안드라스가 남았다.

"저, 저기...."

"왜?"

인간은 인간끼리, 하피는 하피끼리. 하지만 모닥불을 피우고 원으로 둘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너, 너희는 안 하는가?"

조루남이 눈치를 보며 모닥불에 앉은 이들에게 물었다. 바지는 입고 있었지만 이미 그의 앞섶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아저씨 너무 빨리 싸서 싫어!"

조루남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하피 엔젤이 가장 먼저 소리를 질렀다. 이미 마을에 있을 때부터 조루남과 지루남의 악명을 알고 있던 사냥꾼들은 행위를 거부했다.

"얘, 그럼 저 남자는 어때?"

"야, 너희들 쟤랑 할 거야? 하지마. 저것도 폐급이야."

"아니, 본인을 앞에 두고 폐급이라니. 너희들 행군 때 내 덕을 그렇게 봤으면서...."

"여기서는 오래 하는게 좋은 게 아니라 빨리 싸는 게 더 좋더라고."

지루남은 토사구팽 당했다.

"그, 그럼 나와!"

"그렇다고 너한테 대주겠다는 것도 아니야."

조루남은 거부당했다.

결국 두 남자는 하피들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지만-

"......."

하피들도 시선일 피했다. 결국 둘의 시선은 마지막 남은 새대가리, 안드라스에게로 돌아갔다.

"......이보시오."

"......그, 그거 하지 않겠어?"

"여긴 정말 이상하라스."

안드라스는 자신을 향해 꽂히는 시선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던전의 주인인 오크부터-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구멍만 보이면 박아대는 잡식성이더니, 던전의 부하와 포로, 노예들도 던전 주인의 영향을 받아 이상해졌다.

막말로 미쳤다.

'나도 미쳤고.'

"...주인님께서 명령을 내리셨으니 따르겠라스."

안드라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걸어갔다. 머리는 비록 새였지만, 몸매는 마을에 있는 모든 여인들을 압도할 만큼 볼륨감이 있었다.

"내 자리는 여기라고 하셨라스."

안드라스는 번뇌 해우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아직 메워지지 않은 구멍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

두 남자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 뒤를 따랐다. 여자들의 경멸이 둘을 매도했지만,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아...."

여섯 명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번뇌 해우소의 옆, 이제는 해체되고 구멍만 남은 빈 공간을 바라볼 뿐이었다.

"엄청 컸지...."

"잘생겼고...."

적당히 할 걸. 사냥꾼들과 하피들은 슬라임 드래곤의 점액을 씹으며 손으로나마 달아오르는 몸을 달래었다.

그리고 그 성비의 불균형을 해결해줄 당사자는 지금 가장 불균형한 성비 속에서 홀로 다섯 명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끼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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