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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57화 (57/800)

000575일차 -------------------------

환풍구 붕괴를 통한 길막 차단 작전은 무위로 돌아갔다.

다행히 지팡이 끝으로 가슴을 때린 덕분에 루나의 레벨은 확인했다.

Lv.80.

나와 고작 5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등급이 4성이라고 할지라도, 종족적 특징을 생각하면 이 싸움은 내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으어억!!"

루나의 봉이 내 눈을 찔러왔다. 나는 지팡이를 휘둘러 급히 봉을 쳐냈다.

"흡!"

루나가 몸을 돌려 다리를 차올렸다. 박수를 쳐주고 싶은 깔끔한 돌려차기였지만, 그게 내 옆구리에 닿는다면 사양이었다.

"흐아!"

나는 지팡이를 수직으로 세웠다. 루나의 발 뒷꿈치가 지팡이를 반으로 쪼개며 내 옆구리를 쳤다.

퍼--억!

아프다. 피부를 뚫고 오는 짜릿한 감각이 내장지방 전체를 흔든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고통은 아무 문제가 없다.

"흰색이네?"

"!!"

루나는 황급히 다리를 회수하려고 했으나, 나는 고통을 억누르며 루나의 다리를 붙잡았다. 워낙에 빨리 빼는 바람에 원하던 곳은 잡지 못했지만, 나는 루나의 발목이라도 잡았다.

"이, 익!!"

루나는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순수하게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나와 마력으로 힘을 보강한 루나.

나나 루나나 서로 힘은 엇비슷했다. 레벨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오로지 스피드의 차이.

"하앗!"

루나는 기합과 함께 반대쪽 다리를 차올렸다. 내 머리를 가격하려는 다리에 나는 식겁하며 팔로 가드를 올렸다.

퍼--억!!

"크흡."

팔의 뼈가 골절될 것만처럼 아팠다. 루나는 무식하게 가드를 세운 나를 비웃었다. 그러나 이 고통을 감내한 덕분에, 루나는 아주 잠깐이나마 공중에 떴다.

"흐흐흐!"

나는 루나의 반대쪽 다리를 붙잡았다. 루나는 허공에서 두 다리가 잡힌 걸 깨닫고 눈썹을 찌푸렸다.

"풋, 이 멍청이가-"

"흐어업!"

멍청해도 좋다. 먹을 수만 있다면! 나는 모든 일념을 다하여 루나의 다리를 잡고 아래로 찍었다.

"윽-"

등부터 떨어지기 직전, 루나는 급히 머리를 들어올렸다.

쿠웅--!

나는 루나를 바닥에 패대기치려고 했으나, 루나는 등 전체로 떨어지며 충격을 완화했다.

"흥!"

그리고 루나는 그 충격이 아프지도 않은지, 나를 한 번 비웃으며 한 손에 쥔 봉을 움켜쥐었다.

"으어어!"

나는 기합과 함께 발을 루나의 다리 한쪽으로 넘기며 뒤돌아섰다. 거의 억지에 가깝게 몸을 돌린 덕분에, 루나의 몸은 90도 조금 안되게 뒤집혔다.

"무슨 짓을-!"

"흐아압!"

나는 젖먹던 힘까지 짜내 루나를 뒤집었다. 루나는 반격을 시도하려다가 그만 몸이 완전히 뒤집혔다.

푹!

봉의 끝이 내 오금을 때렸다. 나는 자세가 무너지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꺄아악?!"

하지만 그로 인해 비명을 지른 건 내가 아니라 루나였다. 나는 무릎의 힘이 빠짐과 동시에 루나의 엉덩이 위에 주저앉았다.

으드득.

뭔가 부서지면 안 될 것 이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고일의 복수다!"

나는 루나의 발목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몸을 뒤로 젖혔다. 내가 루나의 뒤에 눕는 것과 동시에, 루나의 하체가 들어올려졌다.

"꺄아악, 이, 이 미친, 아파!"

루나는 팔을 뒤로 뻗으며 내 옆구리를 때렸다. 심지어 발바닥을 세워 내 겨드랑이에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썼고, 그 바람에 내 겨드랑이는 루나의 발톱으로 찢어질 것 같았다.

이 위치적 우위를 점해야 했다. 나는 흙바닥에 발을 디디고 살짝 일어나-

쿵!

그대로 엉덩이를 찧었다. 내 전신의 무게를 더한 프레스에 루나의 힘이 순간적으로 풀렸다.

"커헉."

루나는 단말마를 내지르며 기침을 토해냈다. 나는 옆구리 아래로 삐져내려갈 뻔한 발목을 다시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손을 앞으로 뻗어 루나의 무릎을 잡아당겼다.

새우꺾기.

나는 이세계에서 엘프를 상대로 그 등을 깔고 앉아 허리를 꺾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이기고 보자. 나보다 별도 레벨도 높으니 성별이나 종족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 이 비겁한...!"

루나는 땅을 치며 주먹을 말아쥐었다. 나는 그 주먹이 내 옆구리에 닿기 전, 몸을 살짝 들어올려 루나의 어깨를 깔고 앉았다.

"으크윽?!"

"어우, 여기는 가슴 때문에 쿠션감이 죽이네."

옆가슴이 터져나오려고 할 정도의 흉부장갑은 바닥에 제대로 짓눌렸다. 루나는 컥컥거리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항복하시지!"

"고작, 이런 잡기에, 흐윽!"

내가 허리를 더 세게 꺾을 수록 루나는 숨을 헛들이켰다. 엘프도 결국 귀가 긴 것만 제외하면 사람이랑 다를게 없었다.

'맞다이로 이길 자신이 없으니 관절기로 승부를 본다.'

다행히 루나는 내가 어떤 기술을 사용할 지 몰랐기에, 고통을 감내하며 기술을 건 보람이 있었다.

"큭, 커헉, 크흐윽!"

루나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어깨 너머로 보이는 루나의 뾰족한 귀는 터질 것처럼 시뻘게져있었다.

'죽을 수도 있으니 기절시키자.'

이대로 죽이는 건 너무 아쉬웠다. 가고일을 죽인 만큼, 가고일만큼의 값을 해줘야 했다. 나는 루나의 허리를 분질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몸을 크게 들어올렸다.

"헉-"

그리고 그 순간, 내 겨드랑이에 걸린 발바닥에 힘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윽!

내가 무게로 루나를 찍어누른 것 처럼, 루나는 내 무게를 지지대로 삼아 발바닥에 힘을 주고 나를 잡아당겼다.

'버티면-'

안 되었다. 오히려 넘어가야했다. 내가 본능적으로 안되겠다 싶어서 힘을 주고 버틴 순간, 루나는 아래에서 무언가 수작을 부렸다.

"여신이시여!"

"이런 쓰-"

아래쪽에서 녹빛의 마력이 터져나왔다. 엘프들의 주특기는 마법. 녹색의 빛무리가 터져나와 내 몸을 집어삼켰다.

"크으윽?!"

아래에서부터 빛무리가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끝까비 버텨보려고 했으나, 루나의 힘은 이전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강해졌다.

"하--압!"

루나는 기합과 함께 발바닥에 힘을 줬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버티려고 한 바람에, 루나는 접혔던 다리를 쭉 펴며 나를 바닥에 쳐박으려 했다.

이대로라면 얼굴부터 바닥에 갈린다. 하지만 여신의 버프를 받은 루나의 힘은 나보다 훨씬 강했다. 이제는 무리-

물컹.

"히익?!"

루나가 비명을 지르며 힘을 풀었다. 나는 고개를 처박기 전, 간신히 팔을 바닥에 뻗으며 참사를 막았다.

'왜?'

무슨 이유로 루나는 힘을 풀었단 말인가. 나는 고개를 숙였고,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설마 닿은 것 때문에?'

내 뜨거운 창이 루나의 장골을 찌르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루나의 발목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이, 미친-"

"미쳤다는 말 밖에 할 줄 모르냐!"

나는 머리의 방향을 거꾸로 뒤집었다. 나는 루나의 위에 올라타는 자세가 되었고, 그 사이에 루나는 반듯하게 누워 나를 올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흥, 어리석...."

손날을 세워 내 명치를 찌르려던 루나의 시선이 내 고간으로 스쳤다. 루나가 나를 찌르려는 것처럼, 나도 내 무기로 루나를 찌르려는 준비를 마쳤다.

"항복해라! 항복하지 않으면...!"

나는 루나의 얼굴을 향해 고개를 떨구며 으름장을 놓았다.

"죽어가면서도 네 안에 씨를 뿌리겠다!"

내 말도 안 되는 협박에 루나는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귀두는 루나의 아랫배에 닿기 직전이었다.

"자...잠깐만!"

루나는 힘까지 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에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기, 기다려라! 나는 엘프다! 엘프라고!"

약점을 찾았다.

* * *

으적, 으적, 으적.

슬라임들이 열심히 무너진 동굴의 벽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소화를 시킬 틈도 없이 꽁무니로 흙을 배출했고, 구울들은 그 흙들을 긴 팔로 뒤로 쳐냈다.

"......."

륜은 활을 움켜쥐었다. 주인의 덕분에 하이 엘프로 무사히 성장은 하였으나, 륜에게는 바람의 정령을 다루는 힘도 활을 제대로 쏘는 궁술도 없었다.

연습은 확실했다.

연습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하지만 실전에 들어가는 때마다 륜은 어딘가가 모자란 것 처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 반편이 인생이 주인을 만나고 나서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만약 주인이 죽는 다면, 그리고 누군가-어쩌면 엘프일지도 모르는 이-가 주인을 죽인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까.

꽈득.

륜은 활을 꽉 붙잡았다.

동굴 벽을 노려보는 륜의 눈동자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 * *

인간조차 마물과의 성교를 꺼렸다.

하물며 엘프는 오죽할까. 내가 만난 엘프가 륜이 처음이라서 그렇지, 아마 루나가 보이는 반응이 정상일 것이다.

스윽.

나는 허리를 살짝 아래로 내렸다. 루나는 숨을 크게 내뱉으며 배를 훅 꺼뜨렸다.

"으으...."

숨을 내뱉지 않으면 딱 배꼽에 귀두가 닿을 위치였다. 루나는 다시 숨을 쉬지 않도록 참고 있었고, 아랫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

나를 올려다보는 루나의 눈빛은 굴욕과 분노가 서려있었다. 자신보다 훨씬 약한 존재에게 위에서 깔렸다는 것, 그리고 괴물에 의해 범해질 뻔 하고 있다는 것에 자기 혐오에 빠져 있었다.

"그러게 근접전을 걸지 마셨어야지, 응?"

"다, 닥, 흐윽...."

숨을 들이마시고 참는 것보다 숨을 내쉬고 가만히 버티는 게 더 힘든 법이다. 나는 슬쩍 허리를 들어올렸고, 루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숨을 들이켰다.

"네 놈...!"

"생각해보니까 억울해서 말이야. 내가 왜 너한테 죽어야하지?"

"......?"

루나는 뭘 당연한 걸 묻냐는 얼굴로 되물었다. 하지만 나는 루나가 나를 죽여야 하는 이유를 하나 둘 제거해나가기로 했다.

"륜."

움찔.

내 입에서 륜의 이름이 나오자 루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오해의 시발점은 당연히 내 도발이었지만, 나는 그걸 일단 풀 생각이었다.

"륜은 살아있다. 애초에 잡아먹지도 않았어."

"......무슨 말을?"

"이 던전에서 보호중이었다."

"????"

루나의 표정이 괴상해졌다. 도대체 이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싶겠지. 잘 싸우다 말고 왜 갑자기 혀를 놀리냐 싶어서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벌어줄 수단은 나의 아무말 대잔치였다.

"륜이 길을 잃어서 여기서 보호중이었다. 숲에서 만난 륜이 나를 보고 기절했길래, 내가 여기서 보호중이었다고."

"개소리."

루나는 내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 업은 당연히 내게 있다.

"잡아먹었다고 한 건 농담이다. 젠장, 엘프에게는 농담도 통하지 않는 거냐? 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서 활을 겨누고 있는데 그럼 안 빡치고 베겨?"

"......."

루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뭔가 아닌 것 같은데. 내 말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루나는 애꿎은 시간만 허비했다.

"내가 엘프의 숲을 건드렸냐? 어? 따지고 보면 네가 지금 내 보금자리 멋대로 습격한 거 아니냐.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라. 내가 너희 영역에 들어갔으면 어떻게 했겠냐?"

"......머리에 바람 구멍을 만들었겠지."

루나는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역지사지는 만국 공통으로 쓰이는 공감법이다.

"그래. 그럼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말이야."

우우웅.

루나의 몸에서 흐르는 은은한 기운이 사라졌다.

"넌 존나 멍청하다는 거야."

찌걱.

내 귀두가 루나의 배꼽을 스쳤다. 루나는 벌레가 몸을 기어간 듯한 얼굴로 표정이 굳었고, 나는 루나의 어깨를 짓누르며 하반신을 앞으로 당겼다.

"크윽?!"

루나는 아차 싶은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지만, 나는 루나의 허리에 엉덩이를 깔고앉았다. 루나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는 팔과 손 밖에 없었다.

"흐흐, 시간 지나면 꺼지는 버프기를 썼으면 닿는 거 감수하고 나를 조졌어야지!"

"아, 안 돼, 숲의 저주가, 으으으...!"

루나는 무언가를 몹시도 두려워하고 있었다. 메이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존재감을 자랑하는 두 개의 메론의 계곡 사이로 내 뜨거운 거창이 균열을 가르고 파고들었다.

"아, 아아, 아아---"

루나는 경악과 공포에 비명을 지르려했고, 나는 손을 들어 루나의 입을 막았다.

"나도 너 어떻게 해보려고 마법 쓰게 했으니 쎔쎔이긴 하지만, 이제는 안 통한다."

나는 루나가 성호를 긋기 전에 먼저 팔을 제압하려 했으나, 루나는 절망감에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안 돼...! 숲의 저주가...!"

아까부터 앵무새처럼 루나는 '숲의 저주'를 반복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으잉?"

쥬르륵.

루나의 발기한 유두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내렸다. 루나는 자신의 가슴을 보고 졸도할 것 처럼 몸을 떨었다.

"여신이시여...!"

"아오, 깜짝이야."

또 마법 쓰는 줄. 나는 식겁하며 루나의 손목을 잡았지만, 루나는 연신 여신을 부르며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는 이제 타락하게 되는-"

짝!

나는 루나의 뺨을 두 손으로 모아 때렸다. 내 손바닥이 루나를 샌드위치처럼 감싸안았고, 루나는 멍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타락은 개뿔. 너 지금 존나 느끼고 있는데 이게 타락이라고?"

"느껴...? 금기를 범한 고통 뿐인 것을...!"

"아, 진짜. 말이 안 통하네."

나는 답답함에 성기를 빼냈다.

"도대체 타락이라는 게 뭐냐? 뭐 다크 엘프라도 되는-"

"히이익!!"

루나는 비명을 질렀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물었다.

"......너 혹시 오크랑 섹스하면 다크 엘프 되는 줄 아냐?"

루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긍정의 표시였고, 나는 기가 다 찼다.

"왜?"

"마, 마족에게 범해지면...흐끅!"

잘 싸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나는 내가 더 혼란스러웠지만, 어쨌든 이 기회를 살리기로 했다.

"에이씨. 겨우 그정도로 진짜로 다크 엘프 될 것 같냐? 어이가 없-"

<굴복> 숲의 수호자는 금기를 범했다는 것에 절망하였습니다. 마족의 마력이 묻은 이상, 이제 숲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였습니다.

<복종> 엘프의 질속에 사정하여 타락시키십시오.

# 행위 보상 : [루나]의 다크 엘프화

"......아, 씨 존나 미안해지는데 이러면."

일생일대의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금발에 거유에 날카로운 인상의 미녀 엘프를 다크 엘프로 만들어야 하는가.

나의 좆침반은 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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