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93일차 -------------------------
남자 셋은 하피들에게 돌려먹혔다.
한 명의 씨를 받아낸 하피들은 깔깔거리며 다른 하피가 먹은 남자가 얼마나 좋은지 맛을 보고 싶어했고, 나는 남자들이 남근으로 판단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슬라임들을 전부 빼버렸다.
"흐아, 하, 날개는, 잡으면 안 돼...!"
세 남자는 각자 만난 새로운 하피를 상대로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허리를 놀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하피가 위에 올라타서 기승위를 하는 것을, 누군가는 하피의 뒤에서 날개를 잡고 뒷치기를, 그리고 누군가는....
"헐."
정말 기상천외한 자세로 떡을 치고 있다.
남자는 두 다리를 벌리고 차렷자세로 선 다음, 하피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떡주무르듯 떠받쳤다.
그리고 하피는 위로 휘어진 남자의 성기를 음부로 머금고, 그 위에서 날개를 여유롭게 펄럭이며 날고 있었다.
"하으응...."
중력에 이끌려 몸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성기를 머금고, 다시 날개를 펄럭여 상승하면 그에 따라 성기가 음부에서 쓱 빠져나왔다.
"......미친."
"하으...주인?"
하피(★)는 나를 보더니 눈을 깜빡이며 부끄러워했다. 하피에게 박고 있던 남자도 깜짝 놀라며 벌벌 떨었다.
"아니, 하던 거 마저 해."
이미 하피는 한 입 베어 물었던 만큼, 나는 하피에게 큰 관심이 없었다. 다른 하피들도 마찬가지였다. 초야권을 가진 중세 영주도 아니고, 나는 내가 소환하는 모든 마물들을 맛 볼 생각은 없었다.
'던전이 어느정도 확충되면 맛있는 거 골라서 먹어야지.'
아무거나 사료를 퍼먹듯이 막 쳐먹는 건 가난할 때나 할 일. 내게는 그 누구보다도 맛있을 대상이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륜."
"네."
"준비는 다 끝냈냐?"
"물론이죠."
륜은 의욕을 내며 활을 들었다. 하피 셋이 남자들을 상대로 포로 감옥에서 활약하는 사이, 슬라임들은 여자들을 벽에 붙여 구속했다.
"륜아, 아까 사냥꾼들 중에서 여자가 전부 몇 명이었지?"
"음...2명? 아, 아니에요. 그 도망친 마법사까지 3명이에요."
"...흐흐."
내 기억대로 딱 10명이다. 그리고 내가 포로로 잡은 사냥꾼들은 구울들 마냥 죄다 ★나 ★☆만 가득했다. 심지어 ★★도 없었다.
'아마도 3성은 그 촌장놈이겠지?'
내 눈앞에서 섬광탄을 터뜨린 그 놈. 남자는 겁탈하고 여자는 죽인다고 했지만, 그 놈 만큼은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다.
"륜, 하이구울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돌아. 나는 정면에서 처부순다."
"입구에서 죽이시게요?"
"그래."
종마는 셋이면 충분하다. 나는 사냥꾼들이 떨어뜨리고 간 활을 들어올렸다. 마침 천장에서 라임이 떨어졌다.
꾸르륵.
라임은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다. 조금만 타이밍이 안 맞았어도 사냥꾼들은 던전을 탈출했거나, 아니면 진작에 방향을 틀고 이쪽으로 다시 돌아왔을 것이다.
"네게도 포상을 해야지. 그래."
나는 라임을 잡아올렸다. 그리고 뚜벅뚜벅 벽으로 걸어가, 입술을 꽉 깨문 주근깨의 여자 사냥꾼 앞에 멈췄다.
"너, 아까 남자를 향해 침을 뱉었지? 바이올렛이라고 했던가?"
"......."
여자, 바이올렛은 눈을 찌푸린 채 침묵했다.
"입 안 열 거면 끝까지 열지 마라."
나는 슬라임에게 탭을 해 슬라임을 위로 옮겼다. 슬라임은 자기 알아서 몸을 올렸고, 바이올렛은 허리 아래만 훤히 드러난 채 벽에 꽉 붙잡혔다.
"뭐, 뭘 하려는 거야?!"
"대답 잘 하네."
푸---욱!!
내 거근이 바이올렛의 아래를 뚫었다. 이미 슬라임의 체액으로 점철된 음부는 윤활제처럼 너무나도 쉽게 내 성기가 들어갔고, 바이올렛은 내가 자신을 말도 없이 찌를 거라고 예상 못했는지 말을 잃었다.
"어, 어으, 으어...?"
찌걱, 찌걱.
나는 두 어차례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으나, 역시 크게 자극은 되지 않았다. 차라리 박히고 있는 하피를 빼앗아 박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메리는 맛있었던 것 같은데.'
메이의 딸, 마법사. 비록 처음은 아니었지만 제법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 때는 인간에 대해 굶주려있던 모양이다.
"쯧."
나는 성기를 빼냈다. 바이올렛은 세상이 무너진듯한 표정으로 할 말을 잃었고, 벽에 붙잡힌 다른 여인들도 혐오감에 빠져 할 말을 잃었다.
"우웨엑--!"
여자 사냥꾼 하나는 아예 구토를 해버렸다. 슬라임의 표피 위로 토삿물이 쏟아내렸다. 슬라임은 그걸 바닥에 닿기 전에 몸속으로 집어삼켜 녹여버렸다.
"씁."
더럽기는 했지만 저게 슬라임의 본질이었다. 뭐든지 먹어치우는 괴물. 지금이야 내 명령에 의해 몸 빼고 옷만 다 먹어치웠지만, 명령만 내리면 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먹어치울 수 있는게 슬라임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사냥꾼들을 곱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라임!"
꾸르륵.
라임은 자신의 차례를 직감하고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앞으로 나섰다.
눈치가 빠른 라임답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대번에 파악하고 스스로 나서는게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진화> [라임]을 '슬라홀'로 진화시킵니다.
1) 레벨을 끝까지 올린다. (17 / 35)
2) 특정 종족을 10개체 먹어치운다. (0 / 10)
"역시 튜닝의 끝은 순정이지."
그리고 라임의 진화는 단순한 인간형이 아닌, 인간-그것도 여성의 테크트리를 타게 될 것이다.
"라임아, 네 임무는 하나다."
라임은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부하 슬라임에 먹혀 목만 빠져나온 바이올렛의 얼굴 앞에 섰다.
"우리가 앞에 정리하고 있는 동안, 다 먹어라."
쩌---억.
라임은 크게 입을 벌렸다.
* * *
그 시각.
막힌 던전의 출구를 손과 단검으로 파내던 사냥꾼들은 지쳐 주저앉았다.
"젠장, 완전히 막혔어!"
"이거 파내려면 날밤까야할 것 같은데...."
사냥꾼들의 말에는 음울한 절망감이 스쳤다. 촌장 또한 머리를 쥐어 뜯으며 잠깐 주저앉았다.
'젠장, 처음부터 튀었어야 했나....'
타이밍이 있었다. 섬광탄을 터뜨린 뒤, 혼자서 부리나케 전력으로 달렸으면 무너지기도 전에 도망칠 수 있었다.
'저 가슴 때문에.'
하지만 메이 때문에 도망치지 못했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메이를 두고는 이 던전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마을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여자는 챙겨야 할 거 아냐!'
남의 남자랑 놀아나서 십 수년을 아들인척 속여온 아내보다, 원하면 얼마든지 박게 해주는 메이가 훨씬 나았다.
"메이, 괜찮냐?"
"...체력은 그나마 괜찮은데, 마나가 없어...."
"쳇."
마나가 없는 마법사는 그저 가슴만 큰 짐덩어리일 뿐이다. 촌장이 잠깐 인상을 찌푸리자, 메이 또한 촌장의 속내를 눈치채고 황급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자, 잠깐만."
여자 사냥꾼 하나가 걸쳐준 로브를 꽉 잡은 메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정보를 제공했다.
"...공동 너머, 탈출구가 있어. 거기에 강이 흐른단 말이야."
"강?"
"그, 그래! 분명 거기서 물을 떠오는 걸 내가 봤어!"
메이는 자신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정보들을 읊었다. 공동의 맞은 편, 분명 물을 길으러 가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그럼 그 공동을 다시 돌파해야한다는 거잖아."
"그, 그렇지 않아! 분명 우회로가 있을 거야! 그 쪽으로 가자고!"
메이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곳은 아직 사냥꾼들이 가지 않은 길이었다.
입구에서 바로 오른쪽. 메이는 침을 꼴깍삼키며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던전에는 법칙이 있어.... 길이 헷갈리면 오른손을 벽에 짚고 앞으로 쭉 가면, 안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고."
"......거 느낌이 안 좋은데."
기감이 좋은 사냥꾼 하나가 메이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다 함정 있으면? 우리 다 뒤지는 거 아니야?"
"아내도 구해야 한다고!!"
"내 남편도!"
사냥꾼들이 하나의 마을에서 온 만큼, 이미 잡힌 10명의 포로 중에는 그들의 가족도 있었다.
"...일단 움직입시다. 여기 있다가는 분명 그 괴물이 다시 나타날 거고, 우리는 사람들을 구해야합니다. 메이,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아, 알겠어."
촌장은 강압적인 말투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가 그런 카리스마를 보이지 않는다면 남은 사냥꾼들도 전멸하게 될 것이다.
"갑시다. 일단 오른쪽으로 계속...가는 걸로."
사냥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으적, 으적.
그로테스크한 광경은 굳이 볼 필요가 없었다. 라임은 부하 슬라임이 잡아먹은 만큼 몸을 부풀려 인간들을 제 안에 가두었고, 속에서 아주 빠르게 녹이기 시작했다.
"...엘프도 저렇게 될까요?"
륜은 침음성을 흘리며 쓰게 웃었다.
"신체 구조상 비슷하지 않겠어?"
"...엘프가 슬라임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건 엘프가 여길 침입했을 때의 이야기지."
"주인님."
륜이 진지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만약에 엘프 언니들이 저를 구하러 온다면.... 주인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죽인다."
"......."
"...죽이는 게 그러면, 부하로 삼을까?"
나는 수위를 낮췄다. 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런게 아녜요. 죽이시는 거야 주인님의 뜻이니까. 그냥 제 생각은...."
크웨에엑!!
중앙에서 다시 경계를 나섰던 하서스가 급히 공동으로 돌아왔다. 하서스는 손짓 발짓을 하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나는 도저히 그 의미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뭐라는 거야?"
"...서브 던전 쪽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아, 그래?"
길을 잘못들었구나. 오른손의 법칙은 이 던전에서 통하지 않는 것을.
"륜, 가자."
서브 던전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들어갔다 나와도 늦을 것이다.
"이번에는 잘 쏠 수 있지?"
"......제대로 맞출게요."
륜은 초격으로 정확히 촌장의 미간을 노렸었다.
빗나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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