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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31화 (31/800)

000312일차 -------------------------

하피(★).

팔이 날개라는 것을 제외하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비행형 마물로, 무릎 아래 다리는 또 조류의 발이었다.

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진화도 불가능했고, 여러모로 쓸 곳이 없어보였다.

"츕, 츄읍, 프하."

그래도 이런 곳에는 쓸 방법이 많다. 나는 하피를 소환한 마물소환진 바로 위에서 하피에게 봉사를 명령했고, 하피는 고개를 연신 좌우로 돌리며 내게 봉사했다.

"나 잘하지? 할짝, 분명 쓸모가 있을 거야, 츕."

"흠...."

15레벨까지 성장 가능한 비행형 마수. 끝. 그것이 지금 내 앞에 소환된 하피의 효용이었다.

'죽일까?'

하피를 구워먹는게 그렇게 맛있다던데. 외형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실제로 포르네우스 던전에서 하피를 구워먹는 놈들이 몇몇 있었다.

'비상식량이다.'

먹을 것이 없을 때 이용하기로 하자. 그 때 까지는 하피를 살려둘 것이다.

"할짝, 하웁, 음, 우읍."

하피는 열심히 깃털로 된 손으로 성기를 애무하며 사정을 유도했지만, 내 성기는 그저 빳빳하게 서있기만 할 뿐 사정은 할 수 없었다.

'벌써 몇 번을 쌌는데.'

이미 수 차례 사정을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남은 양은 륜에게 저녁을 먹여야 했다. 륜도 그걸 알고 있기에 침대에서 쉬면서 은근슬쩍 하피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게 오늘자 마지막 사정이라면 나는 가감없이 륜에게 줄 것이다. 하피는 그것도 모른 채, 열심히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내 사정을 재촉했다.

'어차피 하피는 더 구할 수 있다.'

내게 마물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마물소환권을 이용한 일반소환.

또 하나는 마석을 통한 마석소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피의 몸을 이용해 하피를 모체로 삼는 파밍.

'가챠는 불가능하니까, 하피를 더 늘리는 방법을 사용해야해.'

<마석소환> 마석을 소환하여 부하를 소환합니다.

# 하피 64 / 30 (최하)

일일 소환 한계 10 / 10

"쯧."

하피 하나면 슬라임이 여섯 마리나 나오는데, 이건 부조리하다.

'그럼 파밍은?'

<오크 x 하피> 오크 남자와 하피의 결합.

# 예상결과 - 하피

하피 (☆~☆☆. 100%)

"쯧."

오크의 유전자는 무얼 하고 있는건가? 어떻게 하피와 해서 하피만 나올 수 있는 거지? 날개달린 오크가 나올 수 있는 거 아닌가? 심지어 파밍을 통해 나오는 부하의 성장 한계치는 2성까지 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여러모로 하피의 불합리한 상황에 짜증이 났고, 하피는 내 성기를 애무하다가 내 눈치를 봤다.

"저기...?"

"그만. 이제 네가 할 일은 따로 있다."

나는 하피의 머리를 떼어낸 뒤 침실로 향했다. 침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륜은 헤실거리며 두 팔을 벌렸다.

"주인님, 저한테 주시려고 그만두신 건가요?"

"아니."

"히잉...."

륜은 아쉬워했지만, 나는 발기한 채로 걸어가 목재 두 개를 꺼냈다.

"라임!!"

나는 천장의 경계를 명령했던 라임을 불러냈다. 라임은 금방 천장에서 떨어져 내 앞으로 쪼르르 걸어왔다.

"이 안만 파먹어라. 알겠지?"

라임은 고개를 갸웃했다. 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이었고, 나는 바닥에 그림을 그려 예시를 들었다.

꾸륵.

라임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무토막의 윗쪽에 손을 뻗었다. 나무토막의 안쪽이 라임의 몸 안쪽으로 흘러들어갔고, 라임은 내가 지시한 위치까지 정확히 나무토막을 파냈다.

"완벽하다, 라임."

꾸르륵.

라임은 내 지시에 마저 나무 토막 하나에 구멍을 만들었다. 워낙 나무토막이 큰 덕분에 나무토막은 기다란 맥주잔처럼 속이 비었다.

"자, 꿀 빨아야지?"

꾸륵.

나는 라임을 위해 포상을 내리려고 했지만, 라임은 다시 천장을 가리키며 돌아가기를 바랬다.

"안 돼. 너 할 일 있어."

라임은 한사코 이를 거부했지만, 내가 프리 던전 2회차를 통해 진화한 빅슬라임들을 부하로 붙여주자 금방 태도가 변했다.

"그래. 완장질하니까 좋지? 그럼 이제 네가 할 일은 이거다."

나는 라임에게 절벽으로 통하는 통로를 더 넓힐 것을 명령했다. 던전의 일자형 통로는 우리에게는 좋지만, 침입자에게도 유리한 통로였다.

어느쪽이든 길을 막을 수는 없으니 미로처럼 꾸며야했다. 나는 라임 분대에게 아직 파내지 않은 곳을 개척하도록 지시했다.

"대신 중간에 나오는 최하급 마석은 다 먹어도 좋다."

라임은 오도방정을 떨며 온몸으로 기뻐했다. 내 지시에 따라 공동에 모인 빅슬라임들과 슬라임들이 꾸멀꾸멀 움직이는 걸 재촉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채찍이라도 들려주면 진짜 노예처럼 때릴 기세였다.

'저거 진짜 인간형 되면 채찍질 하는 거 아니야?'

체액을 채찍처럼 길게 늘려 슬라임 노예들을 부리는 여왕이라니. 상상만해도 끔찍했다.

"저, 저기...."

내 뒤를 따라온 하피는 우물쭈물하며 내 눈치를 봤다.

"나 진짜 뭐 할 거 없어?"

"있지."

나는 하피에게 나무로 된 잔을 건넸다. 하피는 날개를 펄럭여 살짝 공중에 뜬 다음, 나무잔을 발톱으로 움켜쥐었다.

"물 떠와."

"......."

슬라임들을 통한 비탈식 계단을 만들기 전까지, 직접 오다닐 수 있는 존재가 소환되어 정말로 다행이었다.

만약에 거부하거나 임무를 소홀히하게 된다면-

'엘프가 치킨은 먹으려나?'

하피는 진정한 우리의 먹이가 될 것이다.

* * *

아직 나에게는 세번째 던전 진입 횟수가 남았다.

그리고 이번에 나와 던전에 들어온 부하들은 하서스를 비롯한 9마리의 구울이었다.

하이구울 3, 그냥 구울 6.

구울들의 진화 기대치는 처참하기 그지없으나, 시설 확충을 위한 핵심 재료인 목재의 수급에 있어 구울은 중요한 노동력이다.

'1렙으로 그냥 두면 지나가던 사냥꾼한테 죽을 수 있다.'

귀찮더라도 1성들은 만렙을 찍게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게 급선무였고, 레벨을 올릴 전장은 서브 던전 뿐이었다.

키에엑!

"......어후, 무섭네."

구울 8마리가 슬라임 하나를 가운데 두고 물고 뜯는 광경은 어지간한 좀비물 보다 더했다.

"구울도 슬라임은 맛있냐?"

크우엑.

구울들은 입에 가득한 슬라임의 체액을 '찹찹' 소리를 내며 씹어댔고, 내 명령에 따라 먹던 도중에 뭔가가 발견되면 바닥에 퉤 뱉었다.

"하서스야."

크륵.

하서스는 솔선수범하여 구울이 뱉은 점액을 손으로 훑어 마석을 캐냈다. 첫번째 클리어에서 라임이 수거 요원이었다면, 지금은 하서스가 수거요원이었다.

'동생들을 위해서 희생해라.'

<파서스> Lv. 3 / 35

<타서스> Lv. 2 / 35

마석 소환을 통해 상위 개체를 소환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상위 개체를 곧장 소환해도 1레벨인 상태로 소환된다는 것이었다.

'2성이 15레벨 부터 시작하는 건 마물소환권을 사용하는 경우 뿐이다.'

그러니 마석소환으로 상위 개체를 뽑더라도 레벨은 정직하게 올려나가야했다.

'그러면 ★ 짜리들은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데?'

같은 마물들을 갈아넣어서 강화를 하는 시설은 없냐?

<제물의 관> 마물을 제물로 바쳐 부하, 마물을 강화합니다.

# 시설 구축 조건 : 던전 등급 D.

"아니."

정작 중요한 던전 등급은 어떻게 올리는 지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나는 답답했지만 시스템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일단 성장하다보면 알게 되겠지.'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2일만에 등급을 하나 올리는 것도 빠른 편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당장 서브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이 중요했다.

꾸르륵.

모퉁이에서 빅슬라임이 나타났다. 구울들은 내 명령에 따라 팔을 들며 달려가려 했지만, 하서스가 구울들의 대가리를 치며 막아세웠다.

"니들 발려, 머저리들아."

빅슬라임의 레벨은 Lv.15.

그에 비해 구울들은 제일 높은 놈이 고작 6이니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서스."

크륵.

하서스는 품에 안은 마석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빅슬라임에게 달려들었다.

빅슬라임은 2성답게 하서스를 눈치채고 몸을 돌려 위협했지만, 하서스는 벽을 발로 차고 빅슬라임의 공격을 피해 뒤를 점했다.

"......구울 맞나?"

콰득.

하서스는 한 손으로 빅슬라임의 머리를 찔렀고, 그 사이에 다른 손을 집어넣어 좌우로 뜯어버렸다.

쯔어어억!

하서스는 입을 쩍 벌려 빅슬라임의 몸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건만, 입만 한 번 크게 벌려 베어 문 하서스는 입안에 손을 넣어 돌같은 물건을 하나 꺼냈다.

<하급 마석>

짝짝짝.

내가 박수를 치자, 다른 구울들도 박수를 쳤다.

"구울들아, 봤지? 니들 대장한테 잘 해라."

이후 우리의 움직임은 간단했다.

그냥 슬라임은 구울들이.

그리고 빅슬라임은 하서스가 요격했다.

던전에는 슬라임 뜯는 소리가 가득했고, 구울들의 레벨은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었다.

정확히 50마리의 슬라임들을 처치했고, 이번에는 빅슬라임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하급 마석이 제법 많이 나왔다.

'평균은 나중에.'

일단 슬라임 드래곤을 잡고 빠져나가서 생각하자. 슬슬 륜에게 저녁을 먹일 시간이 되었다.

꾸르륵?

그리고 내 눈앞에는 슬라임 드래곤이 아닌 왠 젤리같은 마네킹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슬라홀> ★★★ Lv. 50 / 50

"아 씁."

륜 데려올 걸. 나는 나를 발견하고 체액을 흩뿌리는 슬라홀의 대가리를 향해 지팡이를 집어던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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