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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28화 (28/800)

000282일차 -------------------------

점심이 되었다.

나는 륜에게 식사를 먹였고, 다섯 번째 사정을 했다.

"흐히히…."

입에 꾸덕꾸덕한 크림을 잔뜩 묻힌 륜은 복숭아처럼 연한 입술을 혀로 핥으며 베시시 웃었다.

"맛있냐?"

"네. 오늘은 뭔가 시큼한 맛이 나서 새로웠어요. 꿀꺽."

이미 메이의 뒤와 앞, 그리고 에일라의 안을 지나쳐 온 것도 모르고 맛있게 내 아래에 무릎꿇고 앉아 빨아먹는 륜에게는 미약한 배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라임 이 새끼 또 놀고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슬라임 부대나 구울 부대와는 달리, 단독작전을 펼치고 있는 라임은 내가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작업의 진척도를 %로 알 수 있으면 시스템으로 확인이라도 하는데, 천장의 환기구는 시스템에 의한 시설이 아니라서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오늘 안으로는 하겠지.'

1m를 남겨두고 동굴속에 누워서 쉬고있거나, 아니면 이미 다 뚫어놓고 보고를 하러 오지 않는 걸수도 있다. 나는 저녁을 먹을 때 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부로 빅슬라임이 계속 분대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륜아. 통로는 뚫었느냐?"

"네, 할짝."

륜은 자신의 입술을 전부 핥아먹은다음, 내 아랫도리에 입술을 맞추며 찌꺼기까지 혀로 청소했다.

"후아. 일직선으로 쭉 뚫었구요, 마석은 전부 모아서 빅슬라임의 몸에 저장했어요."

탁탁탁. 륜은 입으로는 말하면서 손으로는 내 성기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칭찬을 바라는 눈빛으로 정액을 주기를 재촉하는 행동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 심지어 내가 눈살을 찌푸리니 눈웃음을 치면서도 손놀림은 멈추지 않았다.

'엘프가 아니라 서큐버스 아닌가?'

나는 어쩌면 륜이라는 서큐버스를 만들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만."

나는 의도치 않게 여섯번째 사정을 할 것 같아 륜을 멈추게 했다. 륜은 움찔거리며 손을 멈췄고,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내 요도에 입술을 붙였다.

"......."

애처롭게 올려다보고 있지만 안 된다. 나는 엄한 눈으로 륜을 일으켜세웠다. 자리에서 일어난 륜은 손가락을 베베 꼬며 자신의 치마끝자락을 만지작거렸다.

"저…. 목 안 마르세요?"

노리고 말하는 거 보소.

"괜찮다."

지금 마셨다가는 분명 사정한다. 나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말씀하신대로 동굴을 판 곳 근처에 강이 흘러서 말씀드린건데요."

"......."

륜은 순수했다.

***

잠시 뒤.

하서스가 이끄는 구울 부대가 목재를 안으로 가져왔다. 나는 슬라임 부대와 하서스의 구울 부대가 가져온 재료부터 확인했다.

최하급 마석 32개.

하급 마석 23개.

그리고 목재 50개.

동굴 어딘가에 마물소환서가 박혀있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어제보다는 훨씬 많은 양을 얻은 걸 봐서, 나는 라임이 중간에서 엄청나게 착복을 했음을 확신했다.

'아니다, 그냥 우연일 수 있어.'

우연이 반복되는 순간 필연이 되리라. 나는 속으로 라임을 어떻게 조질지 벼르면서 재료들을 저장고에 쌓았다. 다행히 저장고는 넓어서 목재가 전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였다.

'반대로 목재 빼고는 더 넣을 게 없다는 거지.'

창고는 넓을 수록 좋다. 그리고 공동은 충분히 넓었다.

'더 건설 가능할 것 같은데.'

<시설구축> 자재를 확보하여 던전 내의 시설을 확충합니다.

# 저장고 Lv.0 목재 50 / 10

# 저장고 Lv.1 목재 50 / 25 (증축)

'따로 더 만들 수 있는 시설은 없다.'

목재는 구하면 그만이다. 나는 목재들을 꺼내 35개의 목재를 써서 저장고 하나를 늘리고, 기존의 저장고를 바로 확장시켰다.

저장고 건설에 1시간.

저장고 증축에 2시간.

일부러 여유를 남기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저장고를 하나 더 늘릴 생각이다.

'우물, 식량창고, 그리고 진짜 창고.'

슬라임의 체액도 굳어가고 있는 마당이니 새로운 식자재가 필요했다. 마물들이야 딱히 음식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하필이면 두 포로는 인간이었다.

"하서스, 너희들은 감옥을 보고 있어라. 륜은 나와 함께 그럼 확인하러 가지. 얼마나 걸리냐?"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깔끔하게 뚫는다고 시간은 좀 걸렸어요."

륜의 말대로 두번째 통로의 길은 깔끔하게 다져져있었다. 바닥과 양 옆의 벽은 거의 직선에 가까웠고, 천장은 완벽한 아치형을 그리고 있었다.

"...일직선으로 쭉 가면 된다고 해서 쉬웠어요."

"잘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간식은 없다."

"힝…."

나는 륜을 업고 일직선 통로를 뛰었다. 사람 다섯이 거뜬히 지나갈 수 있는 폭이었고, 천장도 아치형으로 뚫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높아보였다.

"후우, 후우."

륜은 가볍지만 내 배가 가볍지 않다. 다행히 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륜과 슬라임들이 뚫어놓은 제 2 출입구에 도착했다.

"아, 조심하세요. 절벽이에요."

"...음."

두 번째 출입구는 깎아지른 절벽이었다. 맞은편에 또다른 절벽이 보였다. 절벽을 타고 내려오지 않는 이상 이쪽으로 들어올 방법은 없어보였다.

"비상탈출로는 슬라임들을 이용해서 길을 만들면 되겠군. 오후에도 부탁하마."

"네. 맡겨만 주세요."

륜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절벽 아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폭이 넓은 강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위험하다 싶으면 절벽에서 다이브인가?"

"네? 위험이요?"

"아니. 그냥 해본 소리다. 그럴 일이 없어야겠지."

나는 륜을 안심시키고 절벽의 위아래를 훑었다. 그리고 동굴 밖으로 손을 뻗어 절벽에 잠깐 메달렸다.

"주인님, 위험…."

"이 정도는 괜찮아."

구멍이 절벽으로 난 덕분에 나는 거리를 대충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지하로 3, 지상으로 5.'

내가 지금 위치한 던전을 1층으로 가정했을 때, 절벽의 높이는 던전을 8개층으로 만들 정도의 높이였다.

'옆으로는 더 뚫지 말자.'

인간들이 사는 영역으로 뚫릴 것까지 각오는했지만, 무리한 확장을 하다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사양이다.

'일단 아래로 길을 만들어서 취수원을 확보한다.'

절벽에 만든 비상 통로는 언제든지 내가 도망칠 탈출 경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도망치게 된다면….

"주인님?"

"아무것도 아니다."

하나 정도는 챙겨도 누가 뭐라하지 않으리라. 엘프 마을에서 륜을 구하러 오는게 아니라면.

"돌아가자. 돌아가면 할 게 있으니."

"할 거요?"

그래.

찌걱.

나는 륜의 음부를 받쳐들고 번쩍 들어올렸다.

"꺄악!"

륜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만 그 비명에는 기대감이 서려있었다. 나는 륜의 치마를 들쳐올렸고, 그곳에는 당연히 속옷이 없었다. 내가 진작에 찢어버렸다.

할짝.

"흐으읏."

륜은 내 어깨뒤로 다리를 걸며 X자로 교차했다. 손으로는 내 머리를 붙잡았고, 내게는 륜의 뽀얀 치골밖에 보이지 않았다.

할짝.

상관없다. 어차피 던전은 일직선으로 되어 있으니. 나는 느긋한 발걸음으로 복숭아 에이드를 홀짝이며  공동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가는 동안 나는 흠칫 놀랐다.

'절벽까지 내려가야 물을 마시는데 그걸 마시러 가자고 했다고?'

"......."

륜은 순수...한가?

***

식수원의 위치를 확보한 나는 슬라임 부대를 동원해 길을 뚫었다. 구멍은 추후 얇은 흙을 발라 메운다고 치고, 그 위치에서 계곳으로만 향하는 비탈길을 만들 계획이었다.

슬라임들이 계단을 만들 만큼의 성능은 없을테니.

다만.

"저, 저기! 그쪽으로 가면 안 돼! 꺄악!"

철푸덕.

슬라임 하나가 벽을 갉아먹다가 구멍을 뚫고 떨어졌다. 사선으로 가라는 말을 지 멋대로 들어쳐먹은 슬라임(★☆)은 절벽쪽을 향해 기어들어가다가 멈췄다.

"허허."

환한 햇빛이 슬라임의 투명한 몸을 밝게 비췄다. 륜과 나의 지시에고 불구하고 또 절벽에 구멍을 만들어냈다.

"이 빡대가리들…. 멈춰, 이 멍청이들아!"

슬라임들은 멍청했다. 1자 길을 기울어진 8자 모양으로 만든 것을 보고 상당히 대단하다 싶었지만, 슬라임들은 아무 생각없이 제멋대로 던전을 파먹고 있었다.

"아니! 지그재그로! 계단형으로! 에스컬레이터처럼! 그림을 지금 몇 번을 그리는 거야!"

"주인님…. 그냥 포기하죠. 안 될 거예요, 아마."

"으아악!"

슬라임들은 멀뚱멀뚱서서 내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나는 답답함에 가슴을 쳤고, 륜도 떫은 눈으로 슬라임들을 내려다봤다.

"라임 저 새끼는 어떻게 이걸 가지고 그 길을 뚫었지?"

갑자기 라임이 존경스러워졌다. 나는 슬라임들의 작업을 중지시킨 귀 공동으로 돌아갔다.

"라임! 당장 내려와!"

꿀럭.

라임은 내가 말하기 무섭게 천장에서 떨어졌다. 자다가 내 고함에 정신을 차린듯한 라임은 비몽사몽인 상태로 내 앞에 차렷자세로 섰다.

"너 작업은 끝냈냐?"

끄덕끄덕.

라임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강하게 긍정했다. 확인할 방법은 당장 없지만, 적어도 라임은 나를 기만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알았다. 너 일단 네가 할 다른 일이 있는데."

꾹꾹.

라임은 자신의 배를 주먹으로 누르더니 입에서 무언가를 게워냈다.

털썩.

라임은 작은 마석 몇 개와 이상한 구슬을 떨어뜨렸다. 나는 점액질에 묻은 요사스러운 구슬을 집어들었다.

<차원석-슬라임> 던전 내부에 서브 던전을 만들어내는 차원석.

# 슬라임이 넘쳐난다.

# Boss : 슬라임 드래곤(★★★)

"너 이 새끼?"

지가 꿀빨려고 이런 걸 물어오다니. 나는 라임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좆을 빨게했다.

사정은 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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