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조별과제 (7)
* * *
빠빠빠 빠 빠 빠빠빠빠
과제 후 꿀 같은 낮잠의 끝을 알리는 알람 소리.
이예진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그 뒤의 소리가 나오기 전에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알람을 스와이프해서 껐다.
“아쒸이…. 이거 또 언니가 장난 쳐 놨네.”
이예진은 한숨을 쉬었다.
“하여간 나이 먹고 하는 짓이….”
대한민국에서 듣기 싫은 모닝콜 음악 순위를 매긴다면 항상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한 곡.
그걸 어느 틈에 이예진의 핸드폰에 깔아서 알람 음악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었다.
“패턴 또 바꿔야겠네. 아, 귀찮아.”
진짜 패턴을 어떻게 매번 뚫어내는 건지 그것도 신기하다.
원래는 지문 인식을 썼었지만, 이예진은 한 번 잠들면 업어 가도 모르는 스타일이라 자는 새에 자신의 손가락으로 지문 인식을 몇 번 당한 이후로는 패턴을 사용했다.
“하아…. 겉으로는 참한 재벌집 장녀인데 말이야. 사람 속 모른다니까.”
이예진은 기지개를 쭉 켰다.
그리고 씨익 웃었다.
“피는 못 속인다고, 내가 할 말은 아닌가.”
이예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얼른 표정을 고쳤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이예진의 얼굴은 하늘이 보아 왔던 순진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근데 뭐, 생각해 보면 가면이 나쁜 것도 아니잖아?”
어차피 가면을 쓴 모습 역시 자신의 일부일 뿐이다.
사람이 다 이런 모습 있고, 저런 모습 있는 거지.
이예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하늘이…. 언제 따먹을까?”
입맛을 다셨다.
자는 동안 건조해진 입술을 혀로 훑자, 자두빛 입술이 촉촉해졌다.
강하늘.
옆에서 사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페로몬을 뿌려대는 생체 성욕 제조기.
당연히 처음 봤을 때부터 따먹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따먹으면 재미가 없잖아.’
천천히.
나는 너를 해치지 않을 거란다.
그러니 내 품에 와 보련?
그렇게 귓가에 속삭이면서.
상대가 완전히 경계심을 풀고 자신의 품 안으로 폭 안겨 왔을 때.
그때 이예진은 하늘의 뺨을 핥을 것이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
너는 지금까지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냐는 배신감에 찬 얼굴.
벌써부터 강하늘의 그 얼굴을 볼 생각에 이예진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하으, 생각만 해도 설레네.”
히히힛, 히힛.
아차, 표정 관리.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는 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
이건 어쩔 수가 없다.
“후후.”
아까 과제를 하면서 성유진이 코타츠 아래로 하늘을 괴롭히는 것도 이예진은 진즉 알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두 번이나 쌌단 말이지.”
과제를 하면서 신음을 필사적으로 참는 모습.
저며 오는 쾌감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무는 모습.
“너무 귀여워….”
이예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과제를 하던 방으로 돌아와 다들 뭘 하고 있는지 잠깐 확인했다.
문을 열자 코타츠에 하반신을 넣고 누워서 자위를 하고 있는 성유진이 눈에 들어왔다.
코타츠 안쪽의 질척한 광경이 훤히 그려졌지만, 이예진은 짐짓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유진아. 하늘이는 같이 안 있었구나?”
이예진이 웃는 낯으로 묻자 한창 쾌락을 즐기던 성유진이 화들짝 놀라 손을 멈추었다.
“어? 어. 나 들어왔을 때부터 없던데.”
“그래? 흐음….”
“나가서 점심이라도 먹고 오나 보지. 왜, 벌써 휴식 시간 끝이야?”
성유진은 슬쩍 팬티를 다시 올리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그건 아니구. 혹시나 집에서 길을 잃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찾아 보고 올게!”
“그래.”
이예진이 다시 방에서 나간 후, 성유진은 한숨을 쉬었다.
‘아, 거의 갔는데.’
그리고 살짝 식어 버린 클리토리스를 다시 슬슬 문질렀다.
한편 밖으로 나온 이예진은 집 안을 돌아다니며 하늘을 찾았다.
“진짜로 나갔나?”
핸드폰으로 원격 CCTV 열람 기능을 사용해 현관 쪽을 돌려 봤지만 하늘은 나간 적이 없는 걸로 판명이 났고.
“어?”
다른 CCTV를 돌려 보던 도중, 이예진은 카메라에 잡힌 하늘이 향한 곳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저쪽은….”
이예진은 곧바로 핸드폰 화면을 끄고 언니의 비밀의 방을 향해 내달렸다.
***
짜악! 짝!
“히끅….”
“아파?”
“네에….”
진짜 아프다.
손이 어떻게 이렇게 매운 건지.
보기엔 슬림 탄탄 모델 몸매라도, 역시 이 세계에선 다들 실전 압축 근육이라도 가지고 있는 듯 힘이 장난이 아니다.
아니, 내가 약한 건가?
아무튼.
다행히 내 몸의 비정상적인 회복력 덕에 아픔은 금방 가시긴 했다.
문제는 그 회복력 때문에 깨어나자마자 또다시 쥐어짜일 위기에 처했다는 것일까.
내가 누워 있는 곳은 얇은 매트리스였고, 의외로 손과 발은 묶여 있지 않았다.
이전에 했던 짓을 생각하면 구속구 같은 걸 채워 뒀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어차피 묶여 있나 안 묶여 있나 그게 그거긴 해….’
누워 있는 내 위에 나신으로 올라타 있는 이예은은 한껏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내 뺨을 쳤다.
짜악
다행히 이번에는 손이 멈추었다.
내 뺨에 손을 거칠게 갖다 대고, 볼살을 잡아 주물럭댔다.
“하아, 부드러워…. 그리고 뜨거워….”
방금 뺨을 그렇게 치셨으니까 뜨겁죠….
이예은은 내 뺨을 주무르며 허리를 살짝 움직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커져 있는 내 자지는 이예은의 보지에 눌려 배에 찰싹 붙었다.
보짓살이 내 자지를 따뜻하게 붙잡은 채 기분 좋게 미끄러졌다.
기둥을 질척하게 매만진 후, 올라와 귀두를 먹어치우려는 듯 달라붙어왔다.
“흐읏….”
귀두 끝이 질 입구와 맞닿았다.
‘아, 이렇게 가는구나.’
스륵.
“…?”
하지만 그대로 삽입될 줄 알았던 자지는 다시 내려가는 보짓살에 더욱 붉게 달아올랐을 뿐.
“왜, 아까는 제발 그만 해 달라며? 이제 와서 내 보지에 먹히고 싶은 거야?”
입술을 달싹이는 나를 보며, 이예은이 씨익 웃었다.
“그, 그게….”
찔걱
“흐읏…!”
이번에는 아예 내 귀두에만 대고 보지를 문질러댔다.
찔걱, 찔걱.
분명 아찔한 자극이었지만, 이예은은 내가 절정을 느끼려고 하면 그 전조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멈춘 뒤 보지를 기둥 쪽으로 내렸다.
“흐으…. 흣….”
찔걱
그리고 다시 좀 이성이 돌아온다 싶으면 귀두에 대고 보지를 문질렀다.
들어갈 듯 말 듯.
조금만 들어가면 바로 천국을 맛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흐읏….”
차라리 시원하게 한 번 가버리면, 적어도 다시 회복될 때까지는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내 자지는 빨리 질 안에 정액을 질펀하게 싸지르고 싶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질걱
거의 절정까지 갔다가도, 절정 직전에 멈추기를 반복하자 갈 곳을 잃은 쾌감이 점점 몸을 퍼져 저릿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점점 엉망이 되는 것 같아….’
점점 절정을 향해 가는 주기는 짧아지고, 그에 따라 이예은이 주는 자극 컨트롤도 세밀해졌다.
“하윽….”
그리고 이젠 그냥 조금만 움직여도 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
이예은은 다시 기둥 쪽으로 내려와 내 자지를 식혔다.
내 자지가 다시금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때까지.
그 역치가 낮아질 때까지.
이예은은 기다릴 심산이었다.
“왜에….”
거의 극한까지 달아올라 이미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나는 입에서 처절한 소리를 뱉어냈다.
이 상태에서 그만둔다고?
여기까지 와서 다시 흥분이 잦아들도록 기다린다고?
말도 안 돼.
이제 내 머릿속에는 지금 내 몸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정액을 분출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음?”
비록 깔려 있는 상태지만.
오로지 정액을 분출하기 위해 나는 본능적으로 하체를 움직이려 했다.
찔걱
하체를 아래로 비비자 이예은의 보짓살이 올라와 내 귀두를 감쌌다.
“헤윽….”
이거야, 이 느낌이야….
내 뇌가 그제야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찔걱
비록 많이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미 나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고 있었고.
“헤으….”
짜악
그리고 그 순간 벽력 같은 싸대기가 날아왔다.
“어디서 허락도 안 했는데 움직이고 있어?”
이예은이 나를 경멸 가득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그런 것따위는 상관없었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하며 절정 직전과 소강 상태를 오갔던 나는, 그냥 이 순간 절정을 맛볼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찔걱
“이 개새끼가!”
짜악!
이예은은 내가 가기 직전이라는 걸 깨달았는지 황급히 나에게서 보지를 뗐다.
그리고 뺨을 강하게 때렸다.
짜악!
하지만.
뷰르르르릇
뷰릇
오히려 뺨을 때린 것이 트리거가 되었던 것일까.
마지막으로 뺨을 얻어맞음과 동시에 나는 극한의 쾌락을 맞으며 절정했다.
뷰르르릇
내 쪽으로 발딱 서 있던 자지는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 정액을 힘차게 분출했다.
뷰릇
분출된 정액이 내 얼굴 쪽으로 튀었다.
내 턱에, 내 뺨에, 내 눈가에 내 정액이 묻었다.
내 뺨을 갈겼던 이예은의 손에도 정액이 뿌려졌다.
“헤으으…. 후으….”
그야말로 볼썽사납게 가버린 나는 성불한 표정으로 숨을 할딱였다.
뒷일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이 순간 성공적으로 가버렸다는 사실에 만족할 뿐이었다.
“이 좆만한 년이….”
하지만 내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이예은의 표정은 분노로 물들어 있었다.
“내 허락도 없이 가버려?”
이예은은 곧바로 부들대고 있는 내 자지를 붙잡아 자신의 보지에 억지로 쑤셔넣었다.
“헤윽?”
한창 여운 속에 빠져 있던 나는 반사적으로 신음을 뱉었다.
“내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게.”
이예은은 이제 거의 광기에 찬 표정으로,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헤으으윽!?”
내 몸을 끌어안고, 내 허벅지를 자신의 다리로 감싸 고정한 채.
오로지 빠른 피스톤질만을 위한 자세로.
미친 듯이 골반을 흔들었다.
“헤윽? 헤으윽? 헥!?”
여운에 잠겨 있던 나는 영문도 모른 채 한계 이상의 쾌락을 주입당하며, 순식간에 절정에 이르렀다.
뷰르르릇
하지만 속도는 조금도 느려지지 않았다.
“헤윽, 헥, 헥 헥, 헥.”
내 눈은 이미 뒤집어진 상태였고, 이제는 내 뇌가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모른 채, 오직 살아남기 위해 숨을 들이마셨다.
뷰르르릇
여전히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내 의식 저편에서는, 내가 기절하고 나서도 설마 이걸 계속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뷰르르릇
계속되는 사정.
이젠 몇 번째 사정인지도 모른 채 전신을 떨어 대며 절정했다.
그렇게 의식이 멀어질 때쯤.
“헥?”
돌연 이예은의 동작이 멈추었다.
삑, 삑, 삑, 삑.
저 멀리서 기계음이 들린 후.
딩동댕
소리와 함께 잠금 장치들이 해제되며 문이 열렸다.
“와, 벌써 애를 아주 떡을 만들어 놨네.”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나는 그게 이예진의 목소리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구하러 와줬구나.’
학교에서 나를 바라보며 생긋 웃던 이예진.
내 옆에 있으면서도 전혀 나를 성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멀쩡했던 이예진.
그래, 언니의 이런 만행을 말려주러 온 거구나.
다행이다.
“나와 봐, 언니. 나도 좀 먹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