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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여대에 입학한 남자로 살아가는 법-66화 (66/79)

〈 66화 〉 조별과제 (4)

* * *

호기심은 종종 화를 부른다.

민서 누나가 하는 게임인 레전드 오브 레전드에서 하는 말로 치자면.

[궁금하면 죽어야지.]

지금 내가 딱 그 기분이었다.

사실 호기심이 발동해 모험을 하는 사람도 본능적으로는 알고 있다.

뭔가 지금 이 앞에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내가 지금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뭔가 사달이 날 것이라는 걸.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굳이 굳이 수풀에 들어가 바디 체크를 하고 짤린 뒤 오브젝트를 뺏기고 타워를 밀린다.

그리고 그게 지금의 내 상황이었다.

“저, 그….”

나는 말을 더듬으며 필사적으로 문의 잠금장치를 풀려고 애썼다.

덜컥덜컥덜컥.

철컥철컥.

쿵쿵쿵.

하지만 아무리 문고리를 잡고 흔들어도, 잠금장치를 이리저리 밀어 봐도, 내 평범한 주먹으로 열심히 두드려 봐도.

문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아….”

그런 나를 보며, 이예은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툭.

방금까지 질에 넣고 자위를 하고 있었던 딜도가 애액 범벅이 된 채로 바닥에 떨어졌다.

“우리 작고 어린 양이 상황 파악이 아직 안 되는 모양이구나?”

터벅. 터벅.

이예은은 천천히, 그러나 똑바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이예진이랑 진짜 자매 맞아? 포스 자체가 너무 다른데…?’

이예진은 학교에서 내 옆자리에 앉았으면서도 페로몬에 별 반응을 하지 않을 정도로 둔감한 편이었다.

강의 중에 거의 딱 붙어 앉았었는데도 나에게 전혀 성적인 시선을 보내지 않았다.

순수한 얼굴로 내가 길을 잃었을 때 강의실을 안내해 주었고, 조원들을 전부 집으로 초대해 노트북도 쓰게 해 주었고, 성유진한테는 먹을 거 집에 있으니까 맘껏 꺼내 먹으라고까지 해 줬다.

‘내가 의심한 게 미안해질 정도로 순수한 애였어.’

그런데.

왜 언니는 이런 곳에서 저러고 있는 거냐고요….

터벅, 터벅.

나보다 키가 머리 하나는 크고, 몸매는 패션쇼에서나 나올 법만 모델 포스에.

“악!”

힘은 저항하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

이예은은 문앞에서 떨고 있는 내 머리채를 덥썩 잡았다.

“사, 살려 주세요….”

“누가 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서 유기하려는 줄 알겠다?”

“히익…. 한 번만 봐 주시면….”

이예은은 내 머리채를 잡은 채 싸늘한 얼굴을 내 눈앞에 들이댔다.

“남의 사생활을 훔쳐 봐 놓고 뻔뻔하게 그냥 나가시겠다고?”

이예은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까도 봤었지만, 큼지막한 이목구비와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금색 눈동자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마침 좋은 게 있거든. 언제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잘됐네.”

이예은은 그대로 내 머리채를 잡은 채 방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갔다.

“아아, 아….”

잡힌 머리채가 아팠지만, 여기서 더 아프지 않으려면 빨리 빨리 이예은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머리채를 잡힌 채 따라가는 동안, 이예은의 하얗고 매끄러운 다리가 계속해서 눈에 들어왔다.

적당히 얇은 발목, 군살 없는 종아리, 십일 자로 굴곡이 파여 있는 오금.

그 위로 뻗어나가는 탄탄한 허벅지, 하얗고 탄력 있는 엉덩이까지.

내 머리를 잡고 있는 이 커다란 손만 아니었다면 정말 비현실적인 광경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으앗!”

이예은은 내 머리채를 잡은 채로 어딘가에 툭 내려놓았다.

“컥.”

목 쪽에 뭔가 닿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내 손도 머리 근처 어딘가에 올려졌다.

그리고.

철컥.

뭔가가 내 목 뒤와 손목을 덮었다.

“?!”

고개를 흔들어 머리카락을 옆으로 휘날리자, 드디어 시야가 제대로 드러났다.

“끄응…?”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목이 안 움직여….”

정확히는 목이 움직이긴 하는데, 가동 범위가 너무 짧았다.

손도 맘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옆으로 최대한 시선을 돌려 보니, 내 손목은 웬 나무 판자 중간에 끼어서 대롱거리고 있었다.

‘이건….’

그리고 나는 곧 내 목과 양손 모두 한 나무 판자에 갇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역사책에 나오는 그거잖아!’

‘칼’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나무 판자.

흔히 사형수들에게 씌워 놓고 위에서 칼이 떨어져 목이 뎅겅 달아나 버리는.

‘잠만, 목이 뎅겅 달아난다고?’

설마.

나는 순간 덮쳐오는 공포에 손과 함께 머리를 들어 이예은이 대체 뭘 하려고 하는지 확인하려 했다.

덜커덕.

하지만 나무 판자는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는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공중에 손과 머리를 고정당한 채, 나는 완전히 일어선 것도 아니고 완전히 숙인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었다.

“오호, 좋아 좋아. 단단히 고정되는군. 몸이 너무 숙여져 있나? 조금만 올려줘 볼까?”

곧 내 시야에 이예은이 들어왔다.

이예은은 내 앞쪽으로 오더니, 내 목과 손을 가둔 칼을 위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적당한 높이를 찾았다.

드륵, 드르륵.

뭔가 최신형 장치라도 되어 있는 건지, 이예은이 잠금장치를 풀면 높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잠금장치를 잠그면 그 상태에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면 더 올려 볼까?”

이예은은 문득 재밌는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킥킥대더니, 나무 판자 밑부분을 잡고 슥 올렸다.

드르륵­

“어엇.”

내 손과 얼굴이 위로 부웅, 올라가며 저절로 발 뒤꿈치가 들렸다.

“읏.”

내 키로는 살짝 감당하기 힘든 높이.

앞꿈치로 버틸 수는 있지만, 발을 편하게 땅에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이예은은 발끝에 힘을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씩 웃더니, 판자를 살짝 더 위로 올렸다.

“엇!”

이제는 가까스로 발가락으로 땅을 지탱하고 있는 수준.

조금만 더 올라가버리면 나는 꼼짝없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내가 뭐 발가락씨름 세계선수권대회 출신도 아니고, 발가락으로 내 몸무게를 지탱하면 얼마나 지탱하겠는가?

곧 애처롭게 떨리던 발가락에는 힘이 풀렸고, 내 몸무게에 대한 부담은 전부 손목과 목 쪽으로 옮겨갔다.

드륵­

“커헉.”

하지만 이제 내려주지는 못할망정, 이예은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판자를 위로 올려버렸다.

“헉, 헉.”

나는 본능적으로 발 디딜 곳을 찾았지만, 이미 내 몸은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그나마 손이라도 같이 매달려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지, 목힘만으로 버티려 했으면 이미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었을 터였다.

“케헥.”

하지만 그것조차 결국은 얼마 가지 못했다.

점점 힘은 빠지고 있었고, 나는 내 몸무게를 원망하며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는구나.’

세상에 어떤 사람이 벌건 대낮에 조별 과제를 하러 친구 집에 왔다가 공중에 매달려 죽게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그렇게 점점 시야가 어두워질 무렵.

드르르륵­

멀어졌던 시야가 돌아왔다.

“헉, 헉, 헉!”

내 두 발은 애타게 찾던 땅을 드디어 다시 디뎠다.

“후, 하아…. 후, 하.”

목을 압박하던 무게가 사라졌다.

내가 목과 손을 속박당해 있는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 편하게, 자유롭게 공기를 들이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이제야 좀 마음에 드는 얼굴을 하고 있네.”

이예은은 하얗고 고른 치아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드르르륵­

이번에는 판자가 좀 더 아래로 내려갔다.

날 가둔 판자의 높이에 맞춰, 나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드니, 어느새 눈앞에는 축축하게 젖어 있는 이예은의 하얀 보지가 있었다.

“너 때문에 내 해피 타임을 방해받았으니 말야.”

이예은은 내 얼굴을 양손으로 거칠게 잡았다.

“책임 지고 보내야지. 응?”

그리고 자신의 보지를 내 얼굴에 가져다 대고 문질렀다.

“우브븝…. 우븝.”

입에다만 문지르는 게 아니라, 아예 내 얼굴에 애액을 다 칠해버리겠다는 듯 마구 비벼댔다.

“우븝.”

보지를 마구 비벼대는 과정에서 내 눈에 애액이 들어가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고, 코 안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빨아.”

나는 애액이 눈에 더 들어갈까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그저 입에 닿는 무언가를 명령대로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너무 정신없이 일이 벌어지다 보니 급기야는 여기가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사람의 명령대로 하지 않으면 아까처럼 죽기 직전까지 고통받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렇지, 그렇지. 하아…. 새끼 존나 잘 빠네. 좀 빨아 본 솜씬데? 걸레 새끼야?”

이예은은 그 고운 얼굴로 욕지거리를 하면서 내 얼굴을 더 보지에 밀착시켰다.

“으븝….”

흐릅, 츕, 쯉.

나는 이예은이 시키는 대로 클리토리스를 혀로 애무하고, 적당한 힘으로 빨아들이고, 다시 혀끝을 세워서 클리토리스 주변을 꾹꾹 눌렀다.

“하아, 개좋아…. 야, 턱 들고, 입 동그랗게 오므리고 혀 조금만 내밀어 봐.”

내가 시키는 대로 하자 이예은은 내 입술에 클리토리스를 제대로 대고, 위아래로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 씨발….”

찰박, 찰박, 찰박.

자신이 클리토리스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위를 내 혀 쪽에 갖다댄 채, 이예은은 허리를 점점 빠르게 움직여댔다.

“후우…. 하….”

찌걱, 찌걱, 찌걱.

점점 속도를 더하던 움직임이 멎는 순간.

“하 씨발, 입 벌려, 빨리!”

내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입을 벌리자마자 이예은의 보지에서 투명한 액체가 뿜어져나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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