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여대에 입학한 남자로 살아가는 법-40화 (40/79)

〈 40화 〉 방심

* * *

윤서가 유도 레슨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자신이 위층에서 하던 불길한 상상들이 마침내 현실이 되어 다가왔을 때.

최민지가 하늘이의 목에 남긴 키스를 발견했을 때.

윤서의 머릿속에 있던 작은 천사는 힘을 잃고 사라져버렸다.

­하늘이도 어차피 네 보지를 제일 좋아할 거라고!

­너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어버려!

윤서의 머릿속에는 그런 악마의 속삭임만이 남고 말았다.

아무 말 없이 하늘이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온 윤서는, 하늘이의 목덜미에 드러난 키스 마크를 거칠게 빨았다.

“으읏, 누나….”

마치 최민지가 새겨 놓은 키스 마크를 자신의 것으로 덮어씌우기라도 하겠다는 듯한 키스였다.

“흣….”

윤서는 세 개의 키스 마크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반대쪽 목덜미, 어깨, 쇄골 쪽까지.

누가 이 실루엣만 보면 마치 잡아먹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윤서는 하늘의 피부를 격렬하게 빨았다.

“누나…. 흣… 아파….”

하늘의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

그 말에 윤서의 거친 움직임이 살짝 멈추었다.

“미안해… 하늘아.”

그리고 목덜미에서 내려와 하늘의 바지를 쑥 내렸다.

“우리 하늘이한테는 기분 좋은 것만 해줘야 하는데.”

“누, 누나…?”

윤서는 자신의 바지를 내리는 대신, 그대로 내려가 하늘의 자지를 입으로 물었다.

“헤윽…!”

윤서의 혀가 감겨오자 하늘의 몸이 순간 펄떡였다.

‘너무 따뜻해….’

윤서의 입 안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무 기분 좋았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입으로는 키스를, 그리고 동시에 섹스를 하면 했지 펠라치오를 한 적은 없었다.

민서가 침대에서 아침에 빨아준 적은 있었지만 윤서에게 당하는, 그것도 이렇게 격정적인 펠라치오는 처음이었다.

“흐윽…. 누, 누나….”

하늘은 갑자기 누나에게 무슨 스위치가 왜 들어가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윤서가 침대에서 했던 말만 단서로 생각할 수 있을 뿐이었다.

­다른 년 생각은 안 나게 해줄게.

‘아, 혹시.’

하늘은 밀려오는 쾌감 속에서 최대한 이성을 부여잡으려 노력했다.

‘내가 윤서 누나에게 만족하지 못해서 다른 여자들이랑 섹스를 한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이건 분명한 오해였다.

하늘은 정말 순수하게 주짓수를 배우려고 윤서 누나를 따라간 거였고.

거기에 여자 관원들밖에 없을 거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무방비 상태에서 최민지는 고의적으로 하늘을 흥분시켰고, 이어서 다른 관원들까지 끌어들였다.

안 그래도 흥분 상태에 접어들면 도파민 컨트롤이 불가능해지는 하늘의 몸인데, 무력으로도 절대 벗어날 수가 없는 환경까지 갖춰진 것이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무술의 무 자도 모르는 여자가 몸 좋은 주짓수 숙련자 남자 열 명 남짓한테 둘러싸인 상황.

‘피식자는 포식자 앞에서 몸이 굳어버린다고 했던가.’

압도적인 힘 차이 앞에서는, 저항할 생각조차도 하기 힘든 게 현실이었다.

‘그 누나, 진짜로 무서웠다고….’

하늘의 학창 시절에도 흔히 일진이라고 부르는 집단들이 존재했다.

하늘이 다녔던 학교는 남중 남고라서 여자 일진이랄 게 없었지만, 남자애들 몇몇이 여중 여고 일진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몇 번 본 적은 있었다.

‘물론 힘이야 남자애들이 훨씬 세겠지만, 그 노는 여자애들 특유의 무서움이 있다니까.’

근데 여기서는 힘까지 여자가 세니 말 다 한 셈.

솔직히 다른 관원들 중에서는 굉장히 청순해 보이는 여자도 있었고, 그런 청순 운동녀가 조금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을 따먹을 때는 약간 꼴렸던 것도 인정했다.

근데 최민지는 진짜 무서웠다.

지금도 무섭다.

‘오해를 풀어야 해.’

그동안 윤서는 이제 하늘의 성감대를 완벽하게 찾아냈다는 듯 혀로, 입천장으로 귀두를 자극했다.

“헤으윽….”

오해고 뭐고, 이미 입만으로도 벌써 가버릴 것만 같았다.

하늘의 아래쪽이 움찔하자, 윤서는 격정적인 애무를 멈추고, 자지를 꽉 잡아 정액이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안 돼, 아직 싸면 안 돼.”

“히극….”

윤서는 하늘이 반쯤 가버린 모습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래, 하늘아. 넌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

윤서는 하늘의 옷을 완전히 벗기고, 자신도 옷을 훌렁훌렁 벗어던졌다.

“하늘이 정액은 내 안에 한 방울도 남김없이 받아갈 거니까.”

그리고 윤서는 하늘의 자지를 붙잡고 자신의 질 입구에 가져다 댔다.

“헤윽….”

얼굴이 붉어진 채로 윤서를 겨우 올려다보며 숨을 고르는 하늘이의 모습.

윤서는 그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늘아….”

윤서의 질이 천천히 하늘의 자지를 삼켰다.

“흣…!”

“후읏….”

세상에 속궁합이 정말 완벽하게 맞는 사람 둘이 섹스를 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연인과 섹스를 하며 속궁합이 그렇게 좋지 않아도 관계를 지속하고자 한다.

오로지 섹스를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소중하고 그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기 때문에.

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관계가 성립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속궁합이 선천적으로 맞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일 두 개가 동시에 이루어질 확률은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관계 속에서 속궁합까지 완벽히 맞는 경우가 존재한다면.

그건 가히 기적이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누나, 헤윽…!”

뷰르릇­

뷰릇­

그것도 친남매 사이에서 그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있다면.

뷰르르릇­

“하늘아….”

“누나….”

그 확률은 대체 어디까지 내려갈까.

“하늘아, 사랑해….”

“누나, 나도 사랑해….”

“정말?”

윤서는 확인하듯 다시 한 번 물었다.

“응, 진짜로….”

하늘은 누나와 조금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윤서를 꼭 안았다.

자지의 뿌리까지, 전부 윤서의 질 속에 삼켜진 채 울컥이며 정액을 뿜어냈다.

츕­

윤서는 완전히 가버린 하늘의 얼굴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키스를 했다.

하늘의 떨리는 혀를 감싸고, 그 떨림을 함께 느꼈다.

츄릅­

“하아…. 누나….”

“응?”

“오해….”

“오해?”

하늘은 잠시 입이 떨어진 틈에 겨우겨우 말을 꺼냈다.

“누나가…. 제일 좋으니까….”

“하늘아….”

윤서는 그 말에 뭔가가 북받쳐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냐, 괜찮아, 하늘아.”

하늘이를 완전히 기분 좋게 만들고 보내 버려서 자신밖에 모르게 하겠다는 마음은 그 한마디에 눈 녹듯 사르르 녹아버렸다.

윤서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누나가 잘못했어. 하늘이는 그냥 그렇게 있어 주기만 하면 돼.”

“누나….”

“하늘아….”

둘은 다시 입을 맞추었다.

윤서의 안에서 다시 자지가 움찔거렸다.

윤서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그만 움직임에도 윤서의 질은 하늘의 자지 모양에 맞춰 정확한 위치를 조였다.

잦아들었던 둘의 호흡이 다시 거칠어졌다.

“헤읍….”

둘은 그렇게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잠긴 윤서 방문의 바깥쪽에서, 민서가 일어났다.

“혹시나 걱정돼서 와 봤더니…. 잘 풀렸나 보네.”

민서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거실로 내려갔다.

* * *

왜일까.

분명 집에 오기 전까지는 키스 마크가 세 개뿐이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열 개가 넘도록 늘어나 있는 거지?

그것도 몸 이곳저곳에 골고루.

결국 나는 윤서 누나와 장장 네 번의 질내 사정을 하고 나서, 한참을 안고 있다가 일어나 샤워를 했다.

민서 누나가 차려 준 맛있는 밥을 먹고 나자 다행히 기운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어.”

같이 밥을 먹던 윤서 누나가 핸드폰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문득 숟가락질을 멈추었다.

그리고 살짝 밝아진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하늘아. 도장 가는 거 있잖아.”

“어? 응.”

앞서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기에 나는 앞으로 누나가 다시는 도장에 데려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관장님이 특별히 너 1:1로 주짓수랑 유도 가르쳐주신대.”

“과, 관장님이?”

근데 관장님이 갑자기?

아, 설마 그때 관장님도 키스 마크를 보고 대충 어떤 일인지 다 파악하신 건가.

아니면 남은 관원들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들었거나.

그래서 관원들과 누나 사이에서 내가 불편한 포지션이 될까 봐 배려를 해주시는 거다.

‘근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직접 1:1 레슨이라니….’

나는 혹시나 해서 누나에게 물었다.

“혹시 관장님이 평소에도 1:1 레슨을 많이 하시나…?”

“아니. 거의 안 하시지. 날 봐서 특별히 해주시는 거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나오라고 하시네. 잘 됐다!”

윤서 누나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최민지의 손아귀에서 구하면서도 무술을 배우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어디 있을까.

나 역시 그 점에 있어서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되게 빡세게 시키실 것 같아 무섭긴 하지만.’

관장님이라면 믿고 따라가 볼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다음날 관장실로 찾아가기로 했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이 되자 내 몸에 있던 키스 마크는 전부 씻은 듯 사라져 있었다.

‘이것도 내 몸의 회복력이랑 관련되어 있는 건가?’

키스 마크도 사실 따지고 보면 멍의 일종이다.

회복력의 영향을 받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윤서 누나도 원상복구된 내 몸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이거 키스 마크 안 지워졌으면 안 보내려고 했는데, 다행이다.”

하긴, 그새 증식한 키스 마크를 관장님이 보셔도 곤란하긴 하지.

“그럼, 다녀올게. 누나도 오늘 테니스 레슨 힘내고.”

“잘 다녀와, 하늘아.”

자, 이제 진짜 무술을 배우러 가 보실까.

* * *

“자, 열 번 더!”

“네, 넵!”

나는 관장님의 옷깃, 팔을 잡고 배운 대로 업어치기 기본 동작을 실행했다.

완전히 끝까지 하는 것은 아니고, 서로 스탠딩 상태에서 곧바로 파고들어 돌면서 숙이는 동작까지를 반복 숙달하는 것이었다.

‘역시 유도 은메달리스트….’

주짓수도 주짓수지만, 유도 메달리스트인 만큼 관장님은 1:1 레슨에선 유도를 위주로 가르쳐줄 거라고 하셨다.

비율로 따지자면 7:3 정도.

업어치기 시범을 보여주시는데 정말 ‘언제 파고들었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내 몸이 이미 넘어가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난 후, 나는 관장님께 충성을 다하리라 다짐했다.

“그래도 운동 신경이 아주 없지는 않구나.”

“가,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나에겐 칭찬이었다.

관장님은 가르치는 입장이라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면서 자신도 수천, 수만 번을 반복했을 동작을 질리지 않고 보여주셨다.

나는 땀을 닦는 관장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진짜 대단하다….’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인터넷에 정은영 관장님에 대해 검색을 해 봤다.

올해로 마흔, 만으로는 39세의 나이인데도, 정은영 관장은 정말 겉으로 보기에는 이십 대 후반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얼굴과 몸매, 매끈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이십 대 후반은 좀 아닌가? 최소한 서른이라고 하면 아무도 의심 안 할 건 확실해.’

그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관장님의 도복 어깨, 목에 가까운 부분에 날벌레 하나가 앉은 게 눈에 띄었다.

“관장님, 잠시…. 흣!”

나는 순식간에 관장님에게 다가갔고, 손을 뻗어 날벌레를 잡았다….

고 생각한 순간 놓쳐버렸다.

“아, 아깝다…. 벌레가…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다시 관장님에게서 살짝 물러섰다.

“어, 관장님?”

그런데 관장님의 반응이 조금 이상했다.

살짝 나를 보고 굳어 있더니, 잠시 후 헛기침을 했다.

“아, 아니야. 고맙다.”

관장님은 그렇게 말하며 잠시 내가 날벌레를 잡기 위해 만졌던 쇄골 언저리를 문질렀다.

“어…. 그러면 다시 업어치기 한 번 연습할까요?”

갑자기 형성된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나는 그렇게 말하며 관장님에게 다가갔다.

“자, 잠깐!”

관장님은 당황하며 잠시 손을 뻗어 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골랐다.

‘뭐, 뭐지? 지금까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잘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관장님은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가, 다시 물러났다.

“오, 오늘은 미안하지만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다음 주에 계속하도록 하자.”

“어, 넵! 알겠습니다.”

어쩐지 컨디션이 안 좋으신 거였구나.

나는 몸조리 잘 하시라고 덕담을 건넨 뒤 꾸벅 인사를 하고 관장실에 연결되어 있는 연습실에서 나왔다.

문을 닫는데 아주 작게 관장님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심한 틈에…. 후…. 진정하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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