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주짓수 (4)
* * *
같은 시각, 위층에서 유도 레슨을 하고 있던 강윤서는 잠시 쉬는 동안 물 한 병을 들이켰다.
“크흐….”
윤서는 레슨이라고 해서 자신은 가만히 있고 이래라저래라 말 위주로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배우는 사람이 조금 못 알아듣는다 싶으면 그 부분을 세심하게 캐치하고 정확한 동작을 직접 보여줬다.
그리고 대련을 할 때 한 명이 홀수로 남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도와주기도 했다.
더욱 대단한 건 어떤 동작을 반복 숙달하기 위한 연습도 관원들과 함께 한다는 점.
흔히 코치들이 동작 시켜놓고 “하나, 둘, 그렇지. 셋. 다시~” 하며 뒷짐만 지고 있는 것과는 근본부터 달랐다.
‘강 코치님은 진짜 대단해.’
‘저러니 우리가 따라갈 수가 없지.’
‘운동신경도 좋은데 자기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으니 무적이야 무적.’
관원들은 그런 윤서를 보며 항상 혀를 내둘렀다.
‘이거 끝나고 또 테니스장인가 가서 레슨 한다며? 미친 거 아니야?’
‘진짜 만능 스포츠맨이라니까.’
그렇다고 그런 점에 대해 우쭐하거나 하는 일도 없이 묵묵히 열심히 하니, 윤서는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자, 5분 뒤에 바로 다시 시작한다.”
“네에~”
윤서는 그렇게 말하고 잠시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하늘이는 잘 하고 있으려나.’
솔직히 거의 반강제로 데려오긴 했는데, 막상 시켜 놓고 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운동 하나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는 하늘이가 건장한 여자들 사이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막 성희롱이라도 당하는 거 아니겠지.’
애들한테 잘 봐달라고 부탁해 놓기는 했지만, 한창 때인 여자애들이 막상 하늘이 같은 귀엽고 색기 넘치는 남자애랑 같이 몸을 부대끼다 보면 그런 생각이 사실 안 들기가 힘들었다.
‘사실 하늘이가 제일 중요하긴 한데….’
기본적으로 남자가 발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에게 성적인 흥분을 의식적으로 했다는 증거가 된다.
이는 법적으로도 명시가 되어 있는 부분.
실제로 남자만 생각이 없으면 옆에서 아무리 여자가 난리부르스를 춰도 무용지물이니까.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하늘이는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게 성적으로 흥분을 잘 한다는 것을 윤서는 알고 있었다.
‘특히 최민지 그 녀석 때문에 걱정된단 말이지….’
성실한 윤서와는 반대로 껄렁거리는 이미지의 최민지는, 첫인상을 제외하고 보면 얼굴은 꽤나 예쁜 편.
최민지가 알려준다는 핑계로 작정하고 하늘이를 건드린다면….
평소에 남자 잘 꼬셔먹을 것 같은 이미지라서 더 걱정이 됐다.
‘하지만…. 사실 그렇다고 해도 하늘이가 좋아서 하는 거면 내가 간섭할 권리는 없는데….’
윤서는 어찌 됐든 가족이고, 누나였다.
하늘이가 밖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고 어떤 여자를 좋아하고 어떤 여자와 섹스를 하든 간에, 사실 윤서에게 간섭할 권리는 없었다.
오히려 친동생을 건드려 반강제로 섹스를 해버린 자신에 대해서 윤서는 아직도 조금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괴로워….’
윤서의 머릿속에서는 각각 천사의 옷과 악마의 옷을 입은 작은 윤서가 양쪽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하늘이를 존중해 줘야지. 너는 지금 이미 가족으로서의 선을 넘었잖아. 너에게 이 이상 간섭할 권리는 없어.
무슨 소리야? 어쨌든 하늘이도 너랑 할 때 미치도록 좋아했던 거 기억 안 나? 속궁합 미쳤다니까. 다른 여자? 풉. 다른 데서도 오직 네 보지 생각밖에 안 나게 만들어버려. 하늘이는 네 거야!
윤서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로 눈을 질끈 감았다.
“코치님! 5분 지났는데요.”
“야, 그걸 니가 먼저 말하면 어떡해?”
“아 지송.”
윤서는 그 말에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살짝 비틀거리며 관원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다시 시작하자.”
* * *
“헤윽!”
나는 곧바로 이어지는 삽입에 신음을 뱉었다.
“어쩜, 신음도 이렇게 야하니.”
관원은 내 가슴을 붙잡고 조금씩 허리를 움직였다.
아래쪽을 움직이면서도 내 유두를 조금씩 괴롭혀대니 신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나를 둘러싼 관원들은 이 장면을 내려다보며 하나같이 한손으론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한손으론 자신의 보지를 애무하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클리를 문지르며 신음을 뱉었고, 어떤 사람은 아예 손가락을 넣고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었다.
“와, 진짜…. VR야동 보는 거 같아.”
“야, 비교가 되냐…?”
“안 되지 당연히….”
“흐웃…. 미쳤다….”
한 사람이 섹스하는 동안 옆에서 열심히 딸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야동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
나는 놀랍게도 그걸 실제로 당하고 있었다.
“나 키스해 볼래.”
자위를 하던 관원 하나가 다가왔다.
“헤읍….”
계속되는 자극에 신음을 흘리던 내 입을 다른 입이 막았다.
“으웁….”
섹스를 하면서 동시에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한 사람은 섹스를 하고 다른 사람이 키스를 한 적은 처음이었다.
‘이거, 뭔가 기분이 이상해….’
그래도 한 사람이랑 동시에 할 때는 호흡이나 박자 같은 게 들어맞아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과 이걸 하니 아래쪽의 텐션과 위쪽의 텐션이 전혀 달라서 어떻게 튈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마치 오른손으로 네모를 그리고 왼손으로 세모를 그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안 그래도 정신이 없는데 이러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흐합….”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던 관원이 마침내 입을 떼자 나는 불규칙했던 숨을 몰아쉬었다.
“키스는 다 했어?”
“응, 너도 하게?”
“나도 해야지. 난 좀 다른 곳으로.”
그 말과 함께 내 얼굴에 무언가가 앉았다.
“읍….”
야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질걱, 질척.
내 위에 앉은 관원은 그 상태로 보지를 내 얼굴에 비벼댔다.
“야, 코에다가 비비는 것도 나름 괜찮은데? 굴곡이 딱 좋아.”
“미친년아.”
관원은 웃더니 다시 내려와 내 입에다가 보지를 비볐다.
애액으로 젖은 보지의 감촉이 입술에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끈적한 애액이 입술을 덮었고, 입을 벌리면 애액이 입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벌려, 이년아.”
관원이 큭큭댔다.
“우읍….”
입을 살짝 벌리자 관원은 더더욱 빠르게 보지를 비볐다.
내 입으로 애액이 흘러들어와 침과 섞였다.
“혀 넣어. 그렇지. 아, 개좋아.”
관원은 기분이 좋은지 내 머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흐응…. 거기….”
관원이 계속해서 기분 좋은 소리를 내자 주변에서 자위하던 다른 관원이 참지 못했는지 내 손을 잡아들었다.
“나도!”
오른손에 이어 왼손까지.
관원들은 내 옆에 앉아서 내 손을 이용해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아랫도리는 합체 중, 위쪽에선 보지에 혀를 넣고, 양손으로 또 다른 보짓살을 쑤셔대고 있으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우읍…!”
뷰르르릇
뷰릇
너무 정신이 없던 나머지, 나는 아래쪽의 감각이 극에 달했다는 것마저 조금 늦게 알아차렸다.
갑자기 찾아오는 절정에 나는 펄떡였다.
“와, 방금 느낌 지렸다.”
“가버리면서 손으로 내 지스팟 꽉 눌렀어.”
“혀도 거의 진동기 수준이었어.”
“개쩐다….”
“야, 한번 쌌으니까 나와 봐. 나도 하자.”
관원들은 자기들끼리 돌아가면서 날 따먹기 시작했다.
“진짜 마르지 않는 샘물, 아니 좆물이네.”
“강 코치님은 자기 친동생이 이런 걸레년인 걸 알고 있을까?”
“이미 우리보다 먼저 따먹었을 수도 있을걸?”
“미친, 근친야스? 못참지.”
“야, 니가 동생이 없어 봐서 그래. 내 남동생은 진짜 미친년이야. 존나 꼴도 보기 싫어.”
“근데 그 동생이 하늘이면?”
“어, 가능할지도.”
“난 쌉가능.”
“아, 코치님 진짜 개부럽다.”
관원들은 이제 돌림빵에 익숙해지기라도 한 듯, 알아서 포지션을 바꿔 가며 수다를 떠는 경지에 이르렀다.
“헤윽….”
“흐읏….”
“흡….”
나는 여전히 정신없이 따먹히며 주기적으로 절정했다.
‘이제 뭐가 어떻게 돼가는지도 모르겠어….’
적어도 한 사람이랑 섹스할 때는 흐름이라는 게 있었지, 이런 난교에서는 무드도 없고 배려도 없었다.
그저 관원들은 자신의 허기진 성욕을 채우기 위해 내 자지를 사용했다.
“하늘아.”
그 와중에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다 했더니, 최민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언제 또 이런 포지션까지 돌아왔지.’
이번엔 최민지가 내 얼굴 쪽이었던 듯했다.
“네헤….”
나는 혀가 축 늘어진 채 겨우 대답했다.
“너 진짜 강 코치님이랑 했어?”
“…….”
“섹스했어?”
나는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최민지는 내가 대답이 없자 씨익 웃었다.
“쿠쿡, 진짜 했나 본데?”
“야, 진짜 했어?”
“미쳤다.”
“개꼴린다.”
“진짜 코치님 개부럽다.”
“난 왜 저런 동생 없냐.”
그 말과 동시에 내 자지를 꽉 물고 있던 보지의 움직임이 격렬해졌다.
“헤윽…!”
뷰르르릇
뷰릇
나는 또다시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절정을 했다.
축 늘어져 있는 내 위에서 어렴풋이 최민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이거 우리 강 코치님 성실한 분인 줄 알았는데 의외인 면이 있었네? 뭐, 하늘이도 원해서 했다면 문제는 없지만 말야.”
최민지는 나에게 물었다.
“친누나 보지는 어때, 하늘아? 개쩔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최민지도 딱히 대답하기를 바라지는 않은 듯, 축 늘어진 나를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읏차, 슬슬 헹굴까?”
“여기 물 받아놨어. 따뜻한 물!”
“오, 준비성 좋은데?”
넓은 샤워실 한쪽에 있는, 간이 목욕탕처럼 생긴 공간에는 어느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물이 받아져 있었다.
최민지는 나를 천천히 온탕에 집어넣었다.
따뜻한 물이 나를 감쌌다.
온몸의 피로가 순식간에 쓸려내려가는 기분.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자꾸 최민지의 물음이 맴돌았다.
친누나 보지는 어때, 하늘아? 개쩔어?
네, 개쩔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