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여대에 입학한 남자로 살아가는 법-23화 (23/79)

〈 23화 〉 욕실에서

* * *

“하늘이 먼저 씻고 와.”

“으, 으응.”

하늘을 먼저 씻으라고 보낸 뒤, 방에는 윤서와 민서 단 둘이 남았다.

어색한 침묵.

아니, 어색한 건 윤서뿐일까.

여전히 민서는 콧노래를 부르며 갤러리에서 방금 찍은 사진들을 돌려 보고 있었다.

하늘과 윤서가 몸을 겹친 채 축 늘어져 있는 사진.

하늘이 민서를 발견하고 당황해서 고개를 드는 사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모습.

윤서가 무의식적으로 질을 조여버려서 카메라 앞에서 가볍게 가버리는 하늘의 표정.

눈을 감은 채 하늘의 쇄골을 핥아대는 윤서의 클로즈업 샷.

정신을 차린 윤서가 민서를 발견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

윤서의 질에서 하늘의 정액이 주륵 흘러내리는 장면.

하나같이 버릴 게 없는 사진들뿐이었다.

“…….”

윤서는 나체를 가리기 위해 이불의 아직 안 젖은 부분으로 몸을 감쌌다.

그 모습을 본 민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가리긴. 어렸을 때부터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 우리 윤서 구멍 많이 쫄깃해졌나 봐? 하늘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 보면.”

“…언니는 언제부터야?”

“뭐가?”

“하늘이를…. 그렇게 생각한 거.”

윤서는 얼굴만 쏙 내민 채 민서를 올려다봤다.

민서는 한 번 더 놀려줄까 살짝 고민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아, 물론 아주 옛날부터지. 우리 둘이 하늘이 데리고 목욕탕 다닐 때 정도?”

“뭐? 대체 그럼….”

“그래도 지금까지 잘 참았으니 된 거 아니야? 어차피 성인 된 이후에는 불법도 아니고.”

“그래도 그 사회적 통념이란 게….”

“윤서야.”

“으응…?”

민서는 윤서에게 다가와 이불을 젖혔다.

그리고 윤서가 어떻게 할 틈도 없이 가까이 다가와 무릎을 슥 벌렸다.

윤서의 하얀 음부가 드러났고, 그 바로 밑에는 진득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민서는 그 모습을 보고 빙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윤서의 음부를 슥 훑었다.

“힉….”

“이렇게 젖은 네가 할 말은 아니지 않을까?”

민서는 손가락 끝에 묻어나온 애액을 잠시 보더니, 혀로 쓱 핥았다.

“언니…!”

윤서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일은 하늘이 내 거야.”

“…알았어.”

그렇게 말하고 윤서는 그대로 침대에 무너져 누웠다.

민서 때문에 온몸에 바짝 들어갔던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노곤해졌다.

“그대로 자게?”

“내버려 둬.”

“씻고 자.”

“하늘이가 씻고 있잖아.”

“같이 씻으면 되지.”

“뭐?”

윤서가 고개를 홱 돌렸다.

민서는 이미 윤서의 방문을 나서고 있었다.

“내일은 내 거지만….”

민서는 방문 너머로 사라지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아직은 오늘이라구.”

* * *

쏴아아아­

땀에 젖은 내 몸을 따스한 물이 기분 좋게 씻어내렸다.

“하아…. 좋다….”

방금까지 있었던 일은 나에게 있어 거의 천재지변 수준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이런 복잡한 문제를 생각할 뇌 내 메모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민서 누나가 방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다행인 건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만큼은 면했다는 것 정도.

‘이제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몸이나 뽀득뽀득 씻고 내일을 준비해야….’

그런 생각을 하던 나는 멈칫했다.

­하늘이, 내일은 내 거야. 알겠지?

아무래도 내일도 쉽지는 않은 하루가 될 듯싶었다.

그래도 내일은 아직 금요일.

학교에 간다는 핑계로 집에서 합법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날이다.

내가 한국여대를 도피처로 생각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내일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할 것 같았다.

쏴아아­

“후우, 어디 보자. 바디워시가….”

몸을 적당히 데우고 바디워시를 찾아 일어서려는 순간.

드륵­

“바디워시? 저기 선반에. 아, 다 썼나? 잠깐만.”

문을 열고 들어오려던 윤서 누나는 욕실 바깥쪽에 있는 찬장에서 바디워시 하나를 새로 꺼냈다.

“여기. 이거 향 좋더라.”

과일향이 날 것 같이 생긴 바디워시를 들고 윤서 누나는 자연스럽게 욕실로 들어왔다.

“누, 누나?”

누나는 완전한 나체에 수건 하나만 달랑 목에 걸고 있었다.

하얗고 탄탄한 몸매가 가감없이 드러났고,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음부가 완전히 적나라하게 보였다.

골반 자체가 넓다 보니 허벅지가 탄탄한 편인데도 허벅지 사이의 간격이 넓었고, 그만큼 음부는 강조되어 보였다.

“언니랑 이야기가 좀 빨리 끝나서. 시간이 늦었는데 나도 씻고 자야 내일 도장에 출근하니까.”

“그, 그래도….”

“어차피 저번엔 언니랑도 같이 씻었잖아? 뭐 어때? 아, 설마 그때….”

그제야 윤서 누나는 뭔가 짚이는 게 있다는 얼굴을 했다.

“아, 아냐! 그땐 안 했어. 진짜야.”

안 하긴 했다.

거의 할 뻔한 상황에서 윤서 누나가 난입했었으니까.

“그땐?”

윤서 누나의 표정이 더 이상해졌다.

“아니…. 안 했어. 민서 누나랑은. 진짜…야.”

“흐음.”

순간 ‘진짜’에서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 보면 저번에 침대에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일을 민서 누나한테 당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윤서 누나는 이미 내 옆에 앉아서 물줄기를 맞고 있었다.

“후아…. 좋다.”

간단하게 땀을 씻어낸 누나는 새로 가져온 바디워시를 짜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였다.

“…윤서 누나?”

돌아본 윤서 누나는 자연스러웠던 방금과 달리 뭔가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누나는 뭔가를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나도 그럼 민서 언니처럼 씻겨 줄게.”

빙글­

윤서 누나의 손짓 한 번에 내 의자가 휙 돌아갔다.

챡­

누나는 내 등에 바디워시를 듬뿍 발랐다.

차가운 바디워시가 윤서 누나의 손길에 금세 따뜻한 거품으로 변했다.

“누, 누나.”

그리고 내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등을 다 문지른 뒤 앞쪽을 씻는데 누나가 등 뒤에 밀착하며 말캉한 감촉이 느껴졌다.

“왜?”

“너무 가까운 거….”

“이렇게 같이 붙어 있어야 샤워기 하나로 같이 씻지. 그리고 앞쪽도 구석구석 씻으려면 어쩔 수 없어.”

누나의 손은 어깨를 지나 가슴으로, 배로, 허리로 내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하반신에 걸쳐져 있던 수건을 치웠다.

“역시….”

수건을 치운 곳에는 내 자지가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렇게 하고 또 하고 싶었어, 하늘아?”

윤서 누나는 이제 거의 내 등 뒤에 달라붙다시피 했다.

누나의 차분해진 목소리가 내 귓가에 내려앉았다.

누나는 그대로 내 자지를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윽…. 누나….”

유도 대련에서도 옷깃 한 번 잡으면 놓치지 않는 손이었다.

찔걱­

그런 손으로 자지를 잡고 만져대니 눈앞이 핑 도는 것 같았다.

쿠퍼액과 바디워시가 섞여 미끈한 상태에서 누나는 내 자지를 정성스럽게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여서 매만졌다.

귀두갓 바로 밑을 좌우로 돌려 가며 문지르고, 기둥과 귀두의 경계 부분을 기분 좋게 쓸었다.

“하늘아, 좀만 뒤로 당길게.”

누나는 이제 직접 밀착하는 대신 내 몸을 당겨 살짝 뒤로 움직였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이 누나의 목덜미에 정확히 안착하자 누나는 낮게 신음을 냈다.

“하아…. 따뜻해…. 살 것 같아….”

‘나는 쌀 것 같아….’

이젠 도저히 못 버티겠다고 생각했을 무렵.

누나는 자지를 놓더니 밑으로 내려가 내 불알을 매만졌다.

“히응…?”

잘못 만지면 아픈 곳이기에 반쯤은 긴장한 채로, 반쯤은 신비한 감촉을 느낀 채로 누나의 손에 불알을 맡겼다.

“푸흣. 히응이라니, 반응이 너무 좋은데.”

윤서 누나는 풉, 하고 웃더니 이번에는 고환에서 더 내려가 회음부를 꾹꾹 눌러 주었다.

“흐으, 누나…. 느낌이 이상해….”

“하늘아…. 좋아?”

흔히들 연인끼리 성관계를 할 때 좋냐고 물어보면 깬다고들 하는데….

나에겐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왜냐하면, 난 이 질문을 받았을 때도 기분이 너무 좋았으니까.

“흐응….”

하지만 부끄러웠다.

친누나에게 애무를 받으면서 기분이 좋다고 한다는 게.

그리고 윤서 누나는 나의 그런 점을 너무도 잘 이용했다.

“아직 덜 좋은가 보네?”

내 몸이 공중에서 휙 돌아갔다.

그리고 바닥에 철퍽 떨어지려는 순간, 윤서 누나의 팔이 내 등을 감싸 받쳤다.

누나의 얼굴이 내 코앞으로 확 다가왔다.

얼마나 가까웠는지, 숨결 한 가닥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윤서 누나는 맑은 갈색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뺏기지 않을 거야.”

그 말과 함께 나에게 키스를 했다.

“읍….”

“흐읍….”

눈을 감았다.

등이 천천히 땅에 닿았다.

‘내가…. 누나랑…. 키스를?’

최근 며칠 동안 수많은 섹스, 강간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누나와 섹스를 했을 때의 충격보다 키스를 했을 때의 충격이 나에겐 더 크게 다가왔다.

섹스가 성기를 합한 채 쾌락을 위해 움직이는 육체적인 영역인 데 반해, 키스는 비교적 정서적인 영역이 더 컸다.

츕­

츄릅­

특히 지금 누나가 하는 키스는 전희라기보다는 교감을 위한 키스에 가까웠다.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끈질기게.

누나의 혀는 내 입안을 탐했다.

“하아…. 하늘아, 나 못 참겠어.”

윤서 누나의 눈동자가 픽 하고 꺼졌다.

방에서 나를 덮쳤을 때처럼, 누나는 본능에 몸을 맡겼다.

“흐읍….”

찔걱­

윤서 누나는 삽입과 함께 골반을 부르르 떨었다.

“우리, 역시 궁합 최고야….”

‘나도 알아….’

누나가 도장에서 그라운드로 조르기를 한다면 아마 누구든 3초 안에 탭을 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누나가 질을 조인 지 3초도 되지 않았는데, 내 자지는 벌써 탭을 치고 있었다.

‘항복…. 항복할 테니….’

아직 움직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짧은 시간 안에 몇 번이나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질의 자극에, 나는 이미 한계를 맛보고 있었다.

‘항보…ㄱ….’

“헤윽…!”

뷰릇­

조임을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나는 누나의 골반 움직임 한 번에 절정을 맞이했다.

“하늘아…. 이제야 기분이 좋은 거 같네.”

“헤읏….”

“더 좋게 해 줄게. 같이 기분 좋아지자.”

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골반의 움직임에 가속도를 붙였다.

찔걱­ 찔걱­ 찔걱­ 찔걱­

“흐헤흑…! 누… 누나….”

뷰르릇­

나는 동시에 몰아치는 쾌감에 숨을 헐떡였다.

‘차라리 좀 민감하더라도…. 조금만 쉬고 하면….’

싼 지 얼마 안 되어서 다시 하는 것도 아니고, 싸고 있는데 움직이다니….

뷰릇­

찔걱­ 팍­ 퍽, 퍽­

“적어도 오늘만큼은….”

“헤읏….”

“내 거니까….”

“하윽….”

“하늘아….”

누나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과 동시에 내 정신도 빠르게 승천해갔다.

자지의 표피가 질벽에 문질러질 때마다 중추가 쾌락 펀치에 얻어맞는 것 같았다.

찔걱­ 찔걱­

뷰르릇­

거의 텀이라고 할 것도 없이 찾아온 멀티 오르가즘에, 나는 시간의 흐름조차 잊고 말았다.

극에 달한 이 쾌감의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헤으으….”

영원인지 순간인지 모를 시간이 지나가고.

윤서 누나와 나는 서로를 껴안은 채 숨을 골랐다.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극락에 갔다 왔고, 지금은 엔돌핀이 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있었는데.

“뺏기지 않을 거야, 라니. 대사 너무 좋다.”

정신 없는 쾌락 속, 윤서 누나와 나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찰칵­

“…….”

“…….”

욕실의 문틈으로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었던 휴대폰 카메라가 보였다.

“언니이이이이이이…!!!”

윤서 누나의 절규가 욕실 안에 울려퍼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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