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여대에 입학한 남자로 살아가는 법-19화 (19/79)

〈 19화 〉 샤워실

* * *

드륵­

라커룸의 문이 열렸다.

“…….”

“다인 선배?”

발소리의 주인은 다인 선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조용한 라커룸 안을 두리번거렸다.

“이상하다, 뭐 정리하고 가신다더니 벌써 가셨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라커 쪽으로 움직였다.

덜컥.

“무훌건이, 어허디에, 아, 여깄다!”

그녀는 잊어버린 물건을 찾았는지 밝은 목소리로 재잘댔다.

‘휴….’

물건을 찾은 듯한 소리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이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어? 근데 다인 선배 라커가….”

‘조졌다.’

다인 선배가 미처 완전히 닫지 못한 라커의 문이 그녀의 눈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라커로 다가갔다.

머릿속에 불길한 브금이 깔렸다.

“…….”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끼익­

“…….”

그녀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역시 여기 있을 리가 없지.”

그리고 안쪽을 슥 둘러보았다.

“정리는 다 하신 것 같은데.”

라커 안쪽은 대부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다만 옷가지 쪽에 뭔가 살짝 젖은 듯한 팬티가 아무렇지 않게 던져져 있었다.

“팬티…?”

그야 팬티 하나만 달랑 던져져 있는 게 당연했다.

왜냐하면….

“우읍….”

다인 선배와 나는 지금 라커룸에 딸려 있는 샤워실로 피신해 있는 상태였으니까.

‘그 짧은 순간에 날 데리고 샤워실로 들어오다니….’

평범한 사람 같았으면 아마 쫄아서 라커 안에 같이 숨어 있든가, 아니면 섹스하는 장면을 그대로 들켜버리든가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 발소리가 들리자마자 다인 선배는 그대로 나를 안고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넓은 샤워실에서 가장 안쪽의 자리, 즉 문에서 가장 먼 곳에 날 데려간 선배는 순식간에 내 옷을 벗겨서 바구니에 넣었다.

“서, 선배. 이거 이러다 들키면….”

“쉿. 조용히 해.”

내가 불안한 목소리로 말하자 선배는 나를 아예 품에 끌어안아 가슴으로 내 입을 막았다.

“흡….”

탄력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러운 피부가 내 얼굴 전체를 감쌌다.

가슴골에 맺혀 있던 땀이 내 코에 묻었지만 난 가만히 살냄새를 맡으며 안겨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몸 전체가…. 부드러워….’

나까지 옷을 완전히 벗었기에, 이제 다인 선배와 나는 완전히 나체 상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이 되었다.

온몸의 피부로 다인 선배의 몸을 느끼고 있자니 저절로 자지가 반응을 해오기 시작했다.

자지가 선배의 허벅지를 툭툭 건드리자 선배가 씩 웃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굴더니, 벌써 다시 섰네?”

“그게….”

이 순간만큼은 얼굴이 가슴에 파묻혀 있는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선배는 지금 내 표정을 볼 수 없을 테니까.

“얼굴 빨개졌구나. 가슴이 뜨거워지는데?”

…표정은 볼 수 없지만 얼굴 달아오른 건 느껴지나 보다.

“귀여워 아주.”

선배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뭔가 부끄럽지만 이렇게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안정감이 찾아온다고 할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잦아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직 방심하기는 일렀다.

“선배~ 있어요?”

부원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물건 찾았다면서 선배는 왜 자꾸 찾는 거야?’

아마 라커에서 선배의 팬티를 발견하고 이상하다고 여긴 듯했다.

운동복만 갈아입는 거라면 보통 팬티까지 벗지는 않는데, 팬티를 여기다 벗어놓은 걸 보면 어디 다른 곳으로 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자기 동아리 에이스 선배가 노팬티로 돌아다닐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걱정이 되긴 하겠네….’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아랫도리에서 지금 느껴져서는 안 될 감각이 느껴졌다.

“서, 선배…?”

꾸욱­

선배는 내 엉덩이를 잡은 상태에서 자신의 보지를 내 자지에 가져다대고 앞쪽으로 꾸욱 눌렀다.

내 자지는 위로 곧게 선 상태였고, 선배가 보지로 꾸욱 누르자 이젠 내 배에 기둥이 닿아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지가 달아오르자 기둥이 닿은 내 배도 덩달아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후후….”

선배는 클리토리스를 내 귀두에 밀착시키고 꾹 누른 채 위아래로 살짝씩 비볐다.

“흡….”

시야가 가슴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귀두 쪽에 자극만 느껴지니, 내 몸은 더욱 쉽게 달아올랐다.

‘이, 이러다 들켜버리면….’

선배는 잠시 동안 클리를 문지르며 즐기는 듯하더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삽입하기 시작했다.

꾸욱­

“흡…!”

아까 정신없이 가버린 뒤, 이번엔 시간을 두고 다시 예열을 해서 그런지 또 자극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아까도 느끼긴 했지만, 정말 다인 선배의 질은….

굉장한 명기라고 할 만했다.

자지가 들어갈 때부터 내 귀두를 조금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괴롭히며 꿀렁꿀렁 집어삼켰다.

‘귀두만 들어갔는데도…. 가볍게 가버릴 뻔했어….’

아까 딱 한 번 섹스한 것뿐인데도, 질 내부의 모양이 이미 내 자지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변하기라도 한 듯 더더욱 자극이 강렬해졌다.

“서, 선배…. 이러다….”

“왜, 들킬까봐 무서워?”

솔직히 무서웠다.

지금 이게 내가 직접 정신없이 겪고 있는 일이라 그렇지,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그냥 미친 짓이다.

대낮에 여자 샤워실에서 발가벗고 섹스라니.

이걸 아무것도 모르는 배구부 부원이 목격하게 된다면….

“저, 적어도… 아무도…없을 때….”

이미 자지가 먹힌 상황에서는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아무도 없잖아? 왜?”

다인 선배는 여전히 놀리듯 물었다.

‘선배는 저렇게 여유로운데 왜 난….’

하지만 선배가 골반을 움직이자 난 곧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흐읍…. 흣….”

내 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소리가 잘 울리는 샤워실의 특성상 내가 낸 소리보다 크게 날 수밖에 없었다.

“후우, 신음까지 존나 귀엽네 진짜.”

다인 선배는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계속해서 골반을 움직였다.

“그래도 이 이상 커지면 곤란하니까….”

다인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 샤워기를 틀었다.

쏴아아아아­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히 따뜻한 물이 머리 위에서 쏟아졌다.

“선배?”

다인 선배의 몸에 가려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샤워실 문앞에 누군가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다인 선배는 천천히 골반을 움직이며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현지냐?”

“아, 선배 샤워실에 있었군요. 어쩐지 팬티가… 앗.”

“너 이제 내 팬티도 보냐?”

“아뇨! 그게 아니라…. 정리하고 가신다고 했는데 없으시길래….”

다인 선배는 부원과 대화하면서도 꾸준히 질을 조여왔다.

‘흐읏…. 너무…기분이…좋아서….’

깊숙이 박혔을 때 자지를 빈틈없이 감싸고 희롱하는 것도,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귀두 끝을 기분 좋은 각도로 문질러대는 것도 전부 참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따뜻한 물을 같이 맞으면서 섹스를 하니 뭔가 몸이 좀 더 하나가 되었다는 신기하면서도 좋은 기분이 들었다.

다인 선배는 아주 잠깐 골반을 멈추고 나에게 속삭였다.

“지금부턴 신음 잘 참아야 돼, 알았지?”

그 말을 하자마자 저 앞쪽에서 샤워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끼익­

“네? 방금 잘 안 들렸어요 선배.”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아마 저 앞쪽에서는 선배 몸에 가려서 내 몸은 잘 안 보일 거다.

쏴아아아아­

미리 틀어 두었던 따뜻한 물이 증기가 되어 샤워실을 뿌옇게 만들고 있으니 아마 가까이 오지 않는 이상 저쪽에서는 알아보기 힘들겠지.

‘근데…. 신음은….’

방금까지 문을 사이에 두고 말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저쪽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전달되었다.

이쪽에서 내는 소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흡….”

삽입한 상태에서 꽈악 조여오는 질압에 하마터면 신음이 터져나올 뻔했다.

다인 선배는 최대한 저쪽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조금씩 움직이면서 안쪽으로는 질을 꽉꽉 조여 왔다.

“어, 나 땀을 좀 많이 흘려서. 샤워 하고 따로 혼자 연습 좀 더 하다 가게.”

“와, 오늘 그렇게 하시고 또 하신다고요? 진짜 에이스 아무나 되는 거 아니네.”

“왜, 너도 같이 샤워하고 연습하러 갈래?”

다인 선배의 말에 내가 순간 움찔해버렸다.

빨리 어떤 핑계를 대서든 돌려보내지는 못할망정 들어오게 권유를 하다니?

내가 움찔하자 다인 선배는 재미있다는 듯 작게 웃더니 마치 대답하듯 꾹꾹 질 안쪽을 움찔거렸다.

“아, 아뇨 전…. 음, 볼일이 좀 있어서… 하하.”

듣던 중 다행이었다.

“그래, 뭐. 썸남이랑 데이트가 배구보다 더 중요하다 이거지?”

“그걸 어떻게…헉.”

“됐어, 됐어. 오늘은 끝까지 가서 잘 따먹고 와라.”

다인 선배는 킥킥대며 조금 더 세게 골반을 움직였다.

‘선배는 지금도 하고 있으면서….’

나는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신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한편 현지라고 불린 부원은 당황했는지 말까지 더듬으며 부정했다.

“저 그, 그런 관계 아니거든요! 그냥 좋아해서 그러는 거지 꼭 그, 그런 건….”

“알았다, 알았어. 하여튼 쑥맥은…. 암튼 잘해 봐.”

“선배도 연습 힘내시구요.”

“그럼, 난 항상 힘내고 있지.”

그 말을 끝으로 샤워실 문이 다시 닫혔다.

“흐읏….”

고작 몇 마디 대화가 오고 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좋았어?”

“하읏….”

나는 대답할 힘도 없어 상체를 뒤로 늘어뜨린 채 따뜻한 물을 맞았다.

쏴아아아­

“이렇게 샤워하면서 섹스하니까 따뜻하고 좋다, 그치?”

그 말과 동시에 내 몸의 중심이 무너졌다.

철벅­

물기 가득한 샤워실 바닥에 등이 닿았다.

차가운 돌바닥의 느낌과 이미 바닥에 흐르고 있던 따뜻한 물의 감촉이 동시에 느껴졌다.

쏴아아아­

내 위에 올라타 있는 선배는 내 어깨 양옆 바닥을 짚은 채로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젖은 머리, 그리고 어깨를 타고 떨어지는 따뜻한 물.

“하아….”

선배는 그대로 상체를 숙여 날 안은 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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