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49화 (49/56)

〈 49화 〉 48. 마리와 데이트 2

* * *

“그럼 일단 소개해 드릴게요.”

동네 아주머니를 만난 후 나는 마리와 함께 일단 시내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마리와 만난 뒤 시내는 처음이 아닌가.

생각해보니 마리와 교회에 들어간 뒤에 교회 밖으로 나온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일단 남편이... 그, 이세계인가? 다른 곳에서 온거라고 하셨죠?”

“기억하고 있네.”

“첫 만남 때 일이니까요.”

그때 마리가 내 생각을 읽어서 이세계인 인 걸 알았었지.

그러면서 덮쳐졌었구나...

얼마 안 된 일이지만 의외로 또 오래된 일이네.

“그럼 일단 이곳 구조부터 알려드릴게요. 어떤 것부터 알고 싶으세요?”

“뭐,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은 거 아냐? 그냥 이능력자들이 있다 정도나 다른거지.”

마리의 질문에 나는 그런 말을 건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응... 하늘을 나는 사람도 있고, 저기 저... 불을 온 몸에 두르고 달려나가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오. 어디선가 불이 났나 본데요?”

“불이 났다고...?”

“네. 보통 저런 몸에 불을 두를 줄 아는 이능력자들은 소방관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몸에... 불을 두르는데 소방관이 된다고?”

보통은 물을 다룰 줄 아는 이능력자들이 소방관이 되어야 하는거 아니야?

저런 사람들이 화재현장에 간다면 오히려 불이 더 번질 것 같은 느낌인데.

“네. 아무래도 화재현장에 사람을 구하러 가는 게 편하니까요.”

“아....”

다시 말해 화재 현장의 인명 구조원이라는 느낌인가.

“그래서 저희는 저걸 파이어맨이라고 불러요.”

“어.... 뭔가 맞긴 한데...”

우리 세계에서도 영어로 소방관을 파이어맨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느낌과 어감이 조금 다른 듯한 기분인데?!

노린건 아니겠지?!

“그리고 저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들 보이세요?”

“응. 보이지.”

역시 이능력 중에서도 하늘을 나는 이능력은 멋있단 말이야.

나도 이능력으로 텔레포트나 하늘을 나는 능력을 얻고 싶었는데.

“저렇게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치안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음. 멋있네.”

“그래서 에어맨이라고 부르죠.”

“아니, 확실히 맞긴 한데!!”

뭔가.... 뭔가 확실히 맞는데..!!

에어맨이 맞긴 한데!!

영어로 공군이 에어맨인데 뭔가 치안을 지킨다니 맞는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냥 생각을 멈추자.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나요?”

마리의 말에 태클을 거는 나에게 마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아무런 것도 없어.”

그래... 여기는 이세계. 굳이 자꾸 원래 있던 세계랑 비교하려고 하는 게 이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그럼 뭔가 하고 싶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글쎄... 역시 데이트니까 영화라고 볼까?”

내가 알기론 영화관은 데이트 코스의 정석으로 알고 있다.

물론 데이트를 해본적은 지금 마리와 처음이지만.

“영화라... 나쁘지 않네요.”

내가 영화관을 제안하자 마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영화관으로 안내하였다.

그래. 역시 영화관은 무난한 선택지야.

“어떤 영화가 보고 싶으세요?”

“마리는 어떤게 보고 싶은데?”

여기 영화들을 잘 모르니 일단 마리가 보고 싶은걸 보기로 하였다.

음... 영화관은 딱히 내가 원래 살던 세계와 다른 점이 없네.

“글쎄요... 저도 영화는 잘 보는 편이 아니라서..”

“로맨스나 액션 같이 뭐 좋아하는 장르는 있어?”

“음.... 아무래도 역시 데이트면 로맨스가 좋지 않을까요?”

나의 질문에 마리가 내게 팔짱을 껴오며 대답한다.

크으... 이런 반응을 보여주니까 진짜 데이트 하는 것 같네..

생애 처음으로 데이트해보는 이 감각..

뭔가 마리가 이렇게 붙어오기도 하니 엄청 기분이 좋았다.

“크, 크흠... 그럼 로맨스로 보기로 할까?”

안겨오는 마리에 슬쩍 나오는 미소를 숨기며 나는 태연한 척 마리에게 말하였다.

“네. 그럼 얼른 보러가도록 하죠.”

마리에게 말한 뒤 나는 마리와 함께 로맨스 영화표를 끊은 뒤 팝콘을 하나 샀다.

“팝콘 좋아하세요?”

“음... 굳이 영화관이 아니면 안 먹는 정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평소에 먹지도 않는 정도야.”

“음... 저는 또...”

“또?”

말을 흐리는 마리의 반응에 나는 바로 되묻고 말았다.

내가 뭘 하려고 생각했다는거지?

그냥 영화관이니까 팝콘정도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샀을 뿐이다.

그렇게 별다른 일도 아닐텐데.

“팝콘 먹는 척 저랑 손이라도 잡고 싶으신 줄 알고...”

“......”

굳이 말을 다 해놓고선 말을 흐리는 마리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

그런 마리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우리 마누라 엄청 귀엽네.”

“갑자기 그런 칭찬을 하셔도.”

“아니, 그러면 그렇게 귀엽게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지.”

부끄러워하는 마리에게 그런 말을 건네자 마리는 더욱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좋네...

역시 다른 정신없는 여자들을 내버려 둔 채 마리와 데이트를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 빨리 들어가기나 하죠.”

“그러지 뭐.”

부끄러워 하는 마리는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던 내 손을 치운 채 그렇게 말하였다.

쑥쓰러워 하는 모습도 귀엽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얼른 마리와 함께 상영관으로 향하였다.

“여기 커플들이 많이 온 것 같네요.”

“아무래도 영화관에다, 장르가 로맨스니까.”

굳이 혼자 오거나 친구들끼리 로맨스 영화를 보러 영화관까지 오지는 않지.

마리의 감상에 나는 그런 대답을 하며 시작하는 영화를 감상하려 하였다.

“나... 남편...”

“응?”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려 하자 갑작스럽게 당황한 마리가 나를 부른다.

갑자기 왜 저러는거지?

“나,. 남편도 그렇고 그런 목적으로 영화관에 온 건가요?”

“응??”

뜬금없는 마리의 질문에 나 역시 당황하며 마리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거야.”

마리의 질문에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마리에게 말했다.

“그게.... 저, 뒤.. 뒤랑 옆에 있는 커플들이 키, 키스한다거나.. 뭐,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서...”

마리에게 묻자 마리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주변에 있는 커플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아니... 그, 그런 생각으로 영화관에 온 건 아닌데?!

나는 그냥 데이트 코스의 정석이라고 하길래 영화관에 왔을 뿐이었다.

심지어 마리는 내 생각도 읽을 줄 아니까 내가 그런 흑심이 있다면 바로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실.... 건가요?”

“......”

여전히 쑥쓰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며 내게 말하는 마리.

잠깐... 이건 하라는 어필인가?

쑥쓰러워하면서도 마리는 그런 질문을 하며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왠지 마리의 저 눈빛이 내가 은근슬쩍 키스를 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새인데...

아까 전 팝콘을 아무 생각 없이 샀을 때 스킨십의 목적으로 산거라고 생각한 것도 그렇고...

사실 마리 역시 영화관에 와서 그런걸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질문을 머릿 속으로 생각하며 나는 다시금 마리를 바라보았다.

마리, 지금 이 생각을 읽었다면 나한테 고갯짓으로 대답해줘..!!

“저... 생각을 읽고 대답하지 않을 거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자 마리는 약간 촉촉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알아서 눈치껏 하라는 이야기인가...

너무 어렵잖아!

나... 원래 세계에서 모쏠 아다였기에 이런 영화관 데이트를 알 리 없었다.

드라마라던가 영화에서나 조금 본 정도지..

그리고 실제 모든 커플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몰래 영화관에서 스킨십하고, 무작정 꽁냥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는건 역시 마리는 시스터니까 남부끄럽지 않게 조숙히 있고 싶은가?

아니면....

나는 다시 한 번 마리의 의중을 알기 위해 마리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

음. 얼굴을 바라봐도 모르겠는건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눈치를 준다는 이야기는 키, 키스를 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자, 어느덧 광고가 모두 끝난 스크린이 잠시 어두운 화면을 비췄다.

그렇게 주변의 빛이 모두 사라진 채 완전히 어두컴컴해진 영화관.

“마... 마리?”

그런 어두워진 영화관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마리를 불러보았다.

“......”

그러나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마리.

결국 스스로 생각하라는 이야기인가.

아무런 대답도 없는 마리를 보며 나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어떡하면 좋으려나.

눈이 어둠에 조금 익숙해지자 어렴풋이 내 옆에 있는 마리의 모습이 슬쩍 보이기 시작했다.

“......”

그런 마리의 모습에 집중하자 보이는 것은 눈을 감은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마리의 모습.

이건.... 해달라는 소리다.

그래. 마누라한테 못 해줄게 뭐냐.

그렇게 완전히 결심을 굳힌 나는 아직 상영이 시작하지 않아 어두워진 영화관에서....

.

.

“.......”

“.......”

영화가 끝난 후 나는 영화의 내용이 무엿인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았다.

생각이 나는 건 마리의 그 부드러웠던 입술이랑....

으으... 침대에서 그리 자주했는데 뭔가 영화관에서 하는 건 느낌이 다르네.

“나, 남편.,.”

“네. 네!”

그렇게 서로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질 무렵 마리가 침묵을 깨며 나를 불렀다.

“제, 제대로 제 의도를 읽어줘서... 고, 고마워요.”

“어... 응.”

마리의 그런 말에 나는 역시 마누라가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나머지 데이트를 즐기다 집으로 돌아왔다.

“둘이 뭔 일이 있었어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자 우리의 분위기를 읽고 난리치는 스즈는 덤이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