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48화 (48/56)

〈 48화 〉 47. 마리와 데이트

* * *

“아침부터 정신이 너무 없어....”

겨우 모두의 허락(?)을 받은 후 마리와 외출을 나온 나는 그렇게 불평하였다.

“갑자기 데이트를 한다고 하니까 그렇죠.”

“역시 몰래 말하고 나왔어야 했나..”

“그러면 없어진 걸 알고 따라왔을걸요. 저번에 남편이 없어졌을 때도 미스즈씨 능력으로 남편을 찾아낸거니까요.”

“역시 미스즈 능력이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리저리 만능이라니까 스즈의 능력은..

그런데 나름대로 레이첼씨가 결계를 친다고 한건데 그걸 뚫을 정도로 엄청난 능력이란 말인가.

“지난번에 레이첼씨가 말한 능력상승 때문에 그런거겠죠.”

“아.. 그건가.”

설마 무능력자의 능력 중에 그런 능력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그건 그렇고 갑자기 저랑 데이트를 하자고 하시다니 무슨 일이에요?”

“아무래도 잘못한게 많아서 말이야.”

조금 데이트를 하면서 마리에게 사과하고 잘 보일 필요성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데이트인건가요? 뭔가 이벤트라고 있다고 기대해도 괜찮나요?”

“아니... 그건...”

아무래도 무리지.

이 세계에 떨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내가 무슨 이벤트를 마련할 인맥과 정보가 되겠는가.

거기에 어차피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한들 마리가 내 생각을 읽어내니 이벤트 준비는 있을 수 없었다.

“푸훗. 뭘 긴장한 모습을 보이세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

“그래....”

마리의 이벤트라는 말에 조금 긴장하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이벤트라... 다음에 도전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교회 이외엔 어디 가지도 않으시는거 잘 아니까 이번에 그냥 시내라도 구경시켜드릴까요?”

“그래도 데이트인데 그런 안내하는 일을 해도 괜찮아?”

“데이트가 뭐 별건가요? 그냥 둘이 같이 시내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면 데이트인거지.”

“그런가..”

그래도 나름 분위기를 잡으면 좋겠다는 나의 생각과 달리 마리는 그냥 태연해 보이는 모습으로 교회를 나섰다.

“맞다 그럼 모처럼의 데이트니까...”

“응?”

교회를 나서자 무언가 말을 하며 뜸을 들이던 마리가 그대로 내게 팔짱을 껴왔다.

“이런 것도 상관 없죠?”

“뭐, 부부사이에 이런 거야..”

별로 손을 잡는다거나 팔짱을 낀다든가에 대한 부끄러움은 없는 편이었다.

왜냐하면 이미 볼장 다 봤잖아?

그런 사이에 이런 팔짱끼는 정도로 풋풋한 연애를 하는 것 마냥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하진 않지.

“별로 두근거리지 않는 건가요?”

“이 이상을 몇 번이나 더 했잖아.”

“그런걸 하는 거랑 이렇게 팔짱 끼는 건 다른 거잖아요.”

“그런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 느낌을 정확히 모르겠다.

연애를 스킵하고 바로 결혼에 골인이라...

이것 자체도 꽤 신기한 경험이긴 했다.

결혼식을 열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혹시 용돈이라도 받아서 이벤트를 하게 된다면 간의 결혼식이라도 열어볼까..

“음...”

안 될 것 같았다.

그런 준비를 하다 나중에 스즈한테 들켜서 스즈가 한바탕 난동을 부릴 것 같단 말이지..

그리고 그렇게 마리에게 이벤트를 해주면 나중에 본인들에게도 해달라고 할 수 있다.

마누라 앞에서 간의 결혼식을 다른 여자와...

음... 이건 아니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내게 팔짱을 끼고 있는 마리를 바라보았다.

“뭔가 너무 반응이 없으니까 딱 권태기 부부 같네요.”

“아, 아냐.. 권태기라니...”

그런게 올 만큼 부부사이가 오래된 것도 아니었다.

물론, 권태기가 무작정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야 들어봤지만..

그래도 그런 권태기라고 할만큼 마리에게 흥미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다.

마리밖에 없지...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마리가 조금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본다.

뭔가 또 문제라도 있는걸까..

왜 그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시는지..

“설마 팔짱을 꼈는데 제 가슴이 느껴지지 않아서 흥미가 생기지 않은건...”

“절대 아냐!!”

갑자기 또 시작되는 가슴이야기였다.

늘 말하지만 마리는 가슴이 작은 편이 아니다.

심지어 지금 팔짱을 낀 상태로 조금 느껴보면 마리의 가슴 감촉이 느껴진다.

절대 너무 없어서 모르겠다. 느껴지지 않는다의 수준이 아니다.

“그런가요.”

“그래. 애초에 마리는 자기 자신의 가슴에 너무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어. 주변 여자들이 너무 큰 편인거지 마리 너도 작은 편이 아니라니깐.”

“하지만 큰게 좋은거죠?”

“어....?”

갑자기 그런걸 물어온다면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일단 여기서 큰 게 좋다는 말은 금지.

그런 말을 꺼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게 좋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아까 마리의 가슴이 작은 편은 아니라는 말을 한 빌드업이 무너지게 된다

그럼 중간 사이즈가 좋다고 말하는게 좋을까...

중간 사이즈라는게 어떤 사이즈를 말하는건데?

마리의 질문에 고민을 이어가며 스스로에게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문다.

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용은 가슴 사이즈에 대한 내용은 아니긴 했는데..

뭔가 뉘앙스에서 여자가 이런 식으로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라는....

어떻게든 마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 고민을 하다 결론이 난 내가 대답했다.

“나, 나는...”

“네.”

살짝 대답하자 마리가 이런 내 대답에 집중한다.

그렇게까지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제 입장에선 조금 부담스러운데요...

“난.. 마리의 가슴 사이즈가 좋아,”

“.......”

마리의 질문에 대답하자 마리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역시 틀린건가? 하지만 차라리 대답하라면 이런 식이 낫다고 했다고!

어디에서 들은건지 기억은 정확히 나진 않지만 그렇게 봤었다.

글로 배운 연애의 기술이다.

잠깐.. 연애? 연애가 맞나...?

아무튼 처세술이었다.

“그렇게라도 말해주시니 기분은 좋네요.”

마리의 반응을 기다리며 긴장하고 있자, 다행히 마리는 이런 내 대답에 만족해주었다.

다행이다..

팔짱을 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며, 마리가 내 품에 더 안겨왔다.

왠지 그런 마리의 행동이 귀엽게 느껴졌기에 나는 그대로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마리가 슬쩍 내 쪽을 올려다본다.

“시, 싫었어?”

나를 올려다보는 마리의 반응에 그렇게 말하자 마리는 다시 내게 머리를 내밀며 말하였다.

“아뇨, 기분 좋아요.”

“다행이네.”

머리를 내미는 마리의 행동에 나는 다시 마리를 쓰다듬으며 안심하였다.

음... 부드러우면서 쓰다듬는 느낌이 좋다.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약간 강아지를 쓰다듬는 기분을 느낀 채 계속해서 시내로 걸어갔다.

“아! 이게 마리~!!”

시내로 향하는 중 한 아줌마가 마리를 발견하곤 그대로 이쪽으로 뛰어온다.

어.... 이분은..?!

아주머니가 이쪽으로 다가오자 나는 순간적으로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아주머니가 마리의 이야기에서 나온던 그 동네 아주머니인가!

파이즈리라던가, 남편을 유혹하는 법, 가슴마사지 등 이상한 정보를 주입시키는...!!

“어머어머. 거기 옆에 있는 애가 남편이니?”

“네.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랑은 처음 마주하는 거죠?”

“안녕하세요. 민준이라고 합니다.”

“그래. 반가워~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것일까...

왠지 아주머니가 마리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니까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번 가슴 마사지를 가르쳐 준 이력이 있으니까...

마리가 본인 가슴은 작다고 말하면서 아주머니에게 상담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거기에 남자들은 다 똑같다면서 다른 여자가 유혹하면 넘어간다는 뭐... 그런 이야기도 했던걸로 아는데...

왠지 모르지만 일단 불안했다.

“음....”

그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자 왠지 아주머니가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신다.

뭘 그렇게 보시는 거지?

“그리 반반하게 생긴 건 아니네~”

해맑게 웃으시며 독설을 날려주신다.

너무한 거 아닙니까!

“네. 그렇게 반반하진 않죠.”

“마리 너까지...”

“하지만 괜찮은 남자거든요.”

“마리....”

팔짱을 끼며 마리가 내 기를 살려주었다.

감동했어! 역시 나한텐 마리 뿐이야!

“괜찮은 남자란 말이지...”

마리의 괜찮은 남자라는 말에 아주머니가 내 하반신을 바라본다.

그런 쪽으로 괜찮다는 이야기가 아니잖아! 이 양반아!

“뭐,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가 보구나.”

잠시 하반신을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만 자리에서 사라졌다.

뭔가 그냥 저렇게 가버리니까 되게 찝찝한 기분이야...

“괜찮아요. 아주머니가 잘 모르셔서 그러는 거니까요.”

“......”

“하반신을 말하는게 아니에요!”

달래주는 마리의 말에 나도 모르게 내 하반신을 바라보았다.

미안...

그치만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인단 말이야.

“다르게 생각하세요. 반반하게 생겼다는 말을 못 들었지만 지금 남편이 꼬신 여자가 교회에 몇 명이에요.”

“그거... 그냥 내가 무능력자라서 꼬셔진거잖아?”

“글쎄요.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있는건 아닐걸요?”

“과연 그럴까...”

“일단 전 아니니까요.”

“마리....”

나를 달래며 미소를 짓는 마리의 모습에 조금 감동해버리고 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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