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46화 (46/56)

〈 46화 〉 45. 정신이 없다.

* * *

“실험은 성공적이네요!!”

에리에게 텔레포트를 시키며 레이첼씨는 눈을 반짝 빛냈다.

“지, 진짜로 마음대로 순간이동 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설마 그 말도 안되는 가설이 진짜였을 줄이야...

하루에 3번 그것도 장소조정도 제대로 되지 않는 에리의 텔레포트가..

횟수는 물론, 장소마저 에리의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왜 진짜?!

환호하는 레이첼씨와 에리의 모습을 보며 나는 어이가 없는 것을 느꼈다.

“역시 사랑의 힘은 진짜였나보군요!”

그런 둘의 모습에 왕페이 역시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본다.

왕페이 네가 말하는 사랑의 힘이랑은 조금 다르지!!

왕페이가 말하는 사랑의 힘은 좀 육체적으로 강력해지는 것을 말하는 거고,

지금 에리에게 된 것은 잠재능력 개방으로 이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혀 느낌이 다르다.

“어쩐지... 남편의 생각이 전보다 더 잘 읽힌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나 때문이었어?!”

마리와의 여러 번의 관계로 부가적이었던 생각을 읽는 능력이 개방되어 생각을 엄청 통제당하게 되었나 보다.

그런 거라면, 스스로 내 목을 옥죄이게 만들었다고 봐야 하는건데?!

“왜 생각을 읽히는게 목을 옥죄이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는거죠? 남편...?”

“아뇨....”

이런 것 때문에요...

생각을 읽은 마리에 의해 나는 일단 생각하는 것을 중단했다.

생각을 비우며 그냥 멍하니 속으로 애국가나 제창하였다.

“어쩐지... 요즘 요력이 강력해졌다고 생각을 했더니 그런 것 때문이었네요!”

스즈 역시 지난번의 관계가 효과가 있었나보다.

“그렇다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능력을 그냥 썩혀버리는 것은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리씨~?”

그런 모두의 반응에 레이첼씨는 은근슬쩍 나를 거의 여러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말을 꺼낸다.

“안 돼요!”

레이첼씨의 말에 마리가 내 팔에 달라붙으며 자신의 소유욕을 드러낸다.

뭔가 이렇게 나를 집착해주니까 차라리 기분좋다...

“아! 그런 식으로 은근슬쩍 달라붙는거 치사하거든!”

마리가 달라붙자 스즈 역시 그런 말을 하며 나머지 내 팔에 달라붙었다.

“남편한테서 떨어지시죠!!”

“싫어! 마리가 본처인 건 그래! 인정하겠다 이거야! 하지만 세컨드는 나란걸 알아둬!”

“뭐가 세컨드라는거에요! 확실히 혹여나 임신이라도 했다면, 인정해주겠지만!”

“들었죠? 달링!”

“왜 아이를 만들자는 이야기로 들리지?! 세컨드가 되기 위해 아이를 만들자는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마리의 말에 나를 보며 눈을 빛내는 스즈에게 태클을 걸었다.

세컨드가 되기 위해 애를 낳자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안 돼요!!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본처인 제가 먼저 낳아야지! 세컨드가 먼저 아이를 낳는다니 인정할 수 없어요!!”

“그럼 빨리 만들라고!!”

“누구 마음대로!!”

아무리 마리와 내가 부부사이라지만 지금 당장 아이를 낳으라는 건 너무 이르다.

애가 태어나서는 나를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어!

아빠. 아빠 직업은 뭐야?

응.. 기둥서방이라고.. 여자한테 빌붙어사는 백수야..

절망적이다.

아이에게 무진장 부끄러운 백수다.

“나, 남편이 만들 생각이 있기만 한다면...”

“마리?!?”

믿었던 마리마저 나를 배신하며 부끄럽게 말한다.

마리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확실히 지난번 아이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지만 그래도 너무 이르잖아!

그리고 저번에 말했지만 그래도 시스터인데 그렇게 간단히 아이를 낳으려는 생각하지 말라고!

“달링이 만들 생각만 있다면 바로 만들겠대요!”

“아이를 너무 간단히 만들 생각하지 마!!”

“왜죠? 어차피 저희라면 아이정도야 그냥 만들어도 잘 먹여살릴만큼 능력이 되는걸요?”

스즈에게 태클을 걸자 레이첼씨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 그건 확실히..

왕페이랑.. 에리는 잘 모르겠지만, 마리나 스즈, 레이첼씨 정도면 아이를 낳아도 잘 먹여살릴 만큼은 되었다.

마리야 그냥 시스터니까 잘 돌봐주는 어머니가 될 것 같고.

스즈는 가문이 빵빵하고, 레이첼씨는 능력좋은 학자이다.

확실히 내가 그냥 있기만 한들 알아서들 잘 돌봐주긴 하겠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한들 나는 그저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라고!

그런 이미지는 싫어!

“왜 본인이 부끄러운 아버지라고 생각하시는거죠?”

“그럼 이렇게 여러 여자나 끼고 직업도 능력도 없는 아버지를 애가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역으로 능력이 없는데 이 정도의 여자를 꼬셨다고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

그, 그런가??

확실히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무능력한 애아빠는 싫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민준씨가 무슨 직업을 구하시려구요?”

“네....?”

“민준씨가 직업을 구하려고 하신들 이능력이 없는 민준씨가 이능력이 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출나게 무언가 할 수 있는 직업이 있나요?”

“........”

생각해보니 없다.

그러고보니 나 무능력자잖아...

여기는 이능력 세계.

보통 자신의 이능력에 특화된 직업을 얻어 생활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그런 곳에서 무능력자인 내가 이능력자들에 비해 특출나게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내 대답은 NO.

심지어 다시 생각이 났는데 나는 사신의 실수로 죽어서 이 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 신분증 없음!

능력은 고사하고 신분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아 무언가 변변한 일도 할 수 없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부에 무능력자라 밝혀 실험체가 되는 인생. 정부에서 계속 실험을 받는 것보단 이런 미녀들에게 둘러싸인 인생이 더 즐겁지 않을까요?”

“......”

그거 되게 설득된다.

쓸데없이 설득력이.. 많은! 레이첼씨의 말에 조금씩 현혹되기 시작한다.

“하, 하지만! 뭔가 할 수 있을 거에요!”

“뭘 하시겠단 말씀이죠?”

“그... 마리의 남편이니까 목사?!”

“신을 믿으시나요?”

“알고 있는 신이라면 있어요!”

자신의 실수를 덮으려고 지 마음대로 일처리를 해버리는 사신이라던가!

“알고 있는 신이 있다구요?”

레이첼씨의 질문에 대한 내 답에 레이첼씨가 흥미로운 눈빛을 보내며 내게 묻는다.

이런... 오히려 레이첼씨의 호기심을 자극해버리고 만 건가?!

“목사말고 무당이 한 번 되어보시는건 어떤가요!”

레이첼씨의 반응에 당황하고 있으니 스즈가 갑자기 무당이 되는 것을 어필해왔다.

“악령퇴치는 걱정하지 마세요! 달링은 그저 제가 시키는 대로 그럴 듯한 말만 하면 뒤에서 제가 알아서 처리할테니까요!”

“그거 사기꾼이잖아!”

그리고 결국 기둥서방으로 스즈에게 의존해야 된다는 것은 변함없었다.

“저와 함께 모험가의 길을 걸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안 떠납니다!”

애초에 마누라를 두고 모험을 왜 떠나!

“그, 그냥 저랑 농사나 지으실래요?”

“제일 그럴듯한 의견이 드디어 나왔어!”

각각 말하는 쓸데없는 의견들을 지나 에리가 드디어 제대로 된 의견을 내놓았다.

“아... 하지만 역시 농지가 너무 넓어서 이능력이 없으면 하기 힘들지도..”

“괜찮아! 차라리 다른 직업들보단 그런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제 아무리 농지가 넓다고 한들 일단 농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어때? 마리. 나는 농사를 짓고 마리는 옆에 교회를 짓는거야. 차라리 그렇게 있자!”

“그래놓고 너무 힘들어서 저희에게 일을 도와달라며 애원하다 도박에 빠지게 되는...”

“아니거든요! 왜 이야기가 그렇게 새요!”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거기서 도박에 빠진 쓰레기 남자로 만들어 버리는 레이첼씨였다.

왜 나를 그런 이미지로 만들어!

나름대로 나 괜찮은 남자라는 자부심은 가지고 있거든?!

“뭐, 농담이에요. 농사라 좋네요. 하지만 거기에는 함정이 있네요.”

“함정이라니?”

“결국 에리씨의 같이 농사를 짓자는 말은 에리씨의 땅을 받겠다는 것 아닌가요? 결국, 에리씨의 아이를 낳고 에리씨를 책임진다는 이야기군요.”

“......”

그게 그렇게 돼?

레이첼씨의 지적에 내가 에리를 바라보자 에리는 조금 부끄러운 듯 머리카락을 베베 꼬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였어?! 에리?!

잠깐만.. 그렇게 말한다는건 에리 너 역시 결국 이런 하렘에 찬성한다는 이야기냐고!

괜찮은 거냐고! 그리고 그런 의미로 말한거면 방금 나 굉장히 쓰레기 같은 발언 아니었어?!

“그냥 저의 실험체인 걸로 종결을 내도록 합시다.”

“그게 제일 싫어요!!”

지금 그 실험 때문에 강제로 당신과 에리를 덮쳐버린거잖아!

그 실험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일이 꼬일 일도 없....

생각을 하던 와중 나는 잠시 스즈와 왕페이를 바라보았다.

......지는 않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전부 레이첼씨 때문이다!

“에이, 제가 뭘 그렇게 나쁜 실험을 시킨다고 그러세요.”

“나빴잖아요.”

“그랬나~”

“저저..! 뻔뻔한..!!”

나의 반박에 완전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레이첼씨의 모습에 나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뭐, 아무튼 결국은 엮이게 된 거니까 앞으로 같이 잘 생각해보도록 해요.”

“같이 생각하면 제대로 될 것도 안 돼요!! 특히 레이첼씨랑 스즈! 왕페이는!!”

“제가 뭐가 문제인가요!”

“맞습니다! 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원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자신이 문제가 있는 것을 모르는 법이다.

하아... 진짜! 이거 뭐 어쩌라는 거냐고!!

결국 그렇게 강제로 엮여버린 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오늘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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