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35화 (35/56)

〈 35화 〉 34. 실례합니다..

* * *

“차... 찾았다아!!”

“있네요....!!”

세 시간 쯤 물을 찾기 위해 에리와 돌아다녔을까.

겨우 계곡을 찾은 우리는 만세를 외치며 물가에 이동하였다.

“푸하... 시원하다.”

“다행이에요.”

계곡을 찾은 우리는 얼른 마른 목을 축였다.

“그래도 이렇게 계곡이라도 찾아서 다행이에요.”

“그러게요.”

한 두 시간쯤 돌아다닐 때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그 초조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면 이제 적당히 목은 축였고.. 앞으로 뭘 어떡하면 좋을지인데..”

“저....”

목을 축인 뒤 내가 앞으로 뭘 어떻게 할지 고민하자 에리가 머뭇거리며 나를 부른다.

뭔가 있나?

“일단 조금 쉬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아... 네. 뭐.”

여기까지 오느라 서로 피곤했으니까.

일단 조금 쉬는 것에는 동의한다.

조금 쉬었을 때 에리의 텔레포트가 충전될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일단은 쉬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에리와 함께 근처 바위에 걸터앉았다.

“엄청 피곤하네요.”

“그러게요. 그나마 다행히도 빨리 계곡을 찾아서 다행이지.”

몇시간을 돌아다닌다한들 계곡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일단 산 속 깊은 아무것도 모르는 곳이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 고작 세 시간만에 계곡을 찾은건 다행이었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

에리의 사과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일단 본인의 잘못이 맞긴 하니까 괜한 말로 감싸다가 오히려 말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었다.

“일단 조금 쉬었다가 나중에 일을 생각해보죠.”

그래도 뭐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떡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얼른 쉬자는 말과 함께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나도 체력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꽤나 피곤했다.

“여, 여기서 주무실건가요?”

“오히려 해가 떠 있을 때 자는게 좋을 수도 있어요. 나중에 해가 지고 춥고 잘 곳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일단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채 나는 에리에게 말하였다.

둘 다 서바이벌에 관해선 생 초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불도 지필 줄 몰라, 근처에 잘 곳도 없어. 식량을 구하긴 더더욱 글렀다.

그럴 바에 그냥 잠이라도 자서 얼른 에리의 텔레포트를 기다리는게 낫다.

“그, 그렇군요.”

“그러니 그냥 텔레포트를 빨리 충전할 수 있도록 쉬는 게 낫다구요.”

어디로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여기서 조난당해 있는 것보단 텔레포트에 희망을 가져보는게 낫다.

나머지는 스즈를 믿어보는 것뿐인데 언제 찾을지 모른다.

그러니 일단 배도 고프고 마을에라도 갈 수 있도록 텔레포트를 계속 해보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그렇네요.”

나의 설명에 에리 역시 동의를 한 채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그래.. 일단 배도 고프고 하니 얼른 잠이라도 자서 휴식을 취하는거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나마 배가 덜 고프기도 하니까.

그런 생각과 함께 에리와 나는 산을 돌아다닌 피로에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민준씨!”

“네...?”

잠을 자고 몇 시간이 흘렀을까..

나를 깨우는 에리의 목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무슨 일 있나요?”

“저 뭔가 텔레포트 한 번 더 쓸 수 있는 기분이 들어요!”

“오. 정말요?”

그런데 기분이 든다는 건 무슨 의미지..

뭐, 본인도 제대로 될지 안될지 모르니 그런 말을 한 거겠지.

하지만 뭔가 될 수 있는 기분이 든다니 그걸 믿도록 하자.

“그러면 일단 사용해보도록 할게요.”

“네. 얼른 사용해주세요.”

일단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니 한 번 사용해보도록 한다.

어차피 이 이상 상황이 나빠져봐야 얼마나 더 나빠지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어딘가의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지거나 하지 않으면 괜찮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얼른 에리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텔레포트!!”

에리가 힘차게 텔레포트를 외친다.

“.........”

“.........”

그러나 완벽하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이것 참.. 너무나 완벽히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으니 이건 이것대로 어떨까 싶었다.

뭐냐고.. 아까 전 내보이던 근자감은..

“아, 안되네요.”

“하... 하하...”

완벽하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나 역시 메마른 웃음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거 진짜 뭘 어떡하면 좋은걸까..

“역시 24시간 조건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저번에 생각하던 그 조건인 것 같았다.

24시간에 3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텔레포트라니..

거기에 원하는 곳도 아닌 랜덤으로 이곳저곳으로 날아간다고 하니 무능력보다 더욱 쓸모가 없는 것 같았다.

“으... 으우....”

그런 조건을 생각하며 에리에게 말하자 에리는 완전히 울상이 된 채 그대로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 너무 낙심하지 말고 일단 뭔가 다른걸 찾아보도록 하죠. 그래도 24시간 제한이면 내일 아침에는 쓸 수 있는거 아니에요?”

“네.. 네에.. 아침에 사용하긴 했으니까요.”

일단 최대한 에리를 달래며 나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뭘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일단은 역시 불을 피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산 속이면 밤이 되면 엄청 어두워지고 꽤 추워진다.

그런 곳에서 껴 입을 옷도 없고 따로 숙소도 없는 이곳에서 불은 필수.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일단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어딘가 번개라도 떨어져서 불이 나고 있는 곳은 없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나는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음... 역시 아무것도 없다.

“미, 민준씨이!!”

“응?”

에리와 흩어져 주변을 둘러보는 중 에리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뭔가 일이라도 터진걸까?

“고, 곰이...! 곰이 나타났어요!!”

“곰이라고요?!”

뜬금없는 곰이 나타났다는 말에 나는 제발 거짓말이었으면 했지만 곰과 함께 이쪽으로 달려오는 에리의 모습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떡해요어떡해요어떡해요어떡해요”

쉬지 않고 내게 어떡하냐고 말하는 에리에게 내가 무슨 대답을 해줘야 할까.

곰은 사람을 찢어?

무슨 말을 하든 좋은 말이 나올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런데 내 쪽으로 달려오면 어떡하냐고!!

느닷없는 곰의 출현과 이쪽으로 달려오는 에리의 콜라보에 나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니, 갑자기 곰을 데리고 이쪽으로 다가온들 내가 뭘 하냔 말이야!!

이래서 역시 불이 필요했다.

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불로 위협이라도 해보지 그냥 느닷없이 곰이 등장해서 이쪽으로 달려오면 나 역시 방법은 없었다.

솔직히 불이 있었어도 곰을 위협하고 제압할지는 미지수인데.

거기다 인간의 속력으로 곰을 이길 수 있을리 없었다.

실제로 이쪽으로 뛰어오는 에리와 곰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는 중이었다.

아니, 그건 그렇고 에리 너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갑자기 곰한테 쫓기고 그러는 거야!!

“흐아아아앙!! 왜 갑자기 저를 쫓아오는거에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에리 역시 모르는 것 같았다.

그냥 눈을 마주쳤는데 쫓아오는건가?

그것 참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불행체질이었다.

아니, 그건 같이 엮이게되는 나 역시 마찬가지잖아?!

이쪽을 향해 뛰어오는 에리의 모습에 나 역시 불행하다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아아.. 결국 이세계에서 무능력자로 이렇게 죽어버리고 마는건가..

안 그래도 사신의 실수로 죽어버리고 말았는데 여기서는 곰한테 찢겨죽는건가.

이거 에리보다는 내가 더 불행체질이라고 보는게 맞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이쪽으로 달려오는 둘을 바라보자.

에리가 내 품으로 점프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외쳤다.

“텔레포트!”

내 품에 안기며 에리가 필사적으로 텔레포트를 외치자 아까 전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와 달리 우리는 또 다시 어딘가로 전이하게 되었다.

“우왓!!”

“꺄아!!”

비명을 지르며 어딘가의 벽에 부딪힌 우리는 재빨리 자세를 고쳐잡아 곰이 쫓아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동했네...?”

“테.. 텔레포트가 성공했어요.”

어딘가의 장소로 이동한 우리는 주변을 살피며 텔레포트가 성공한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여긴...?”

“어, 어딜까요??”

곰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텔레포트를 한 것은 다행이었지면 이곳 역시 어딘지 전혀 모르는 곳이었다.

이번엔 또 어디로 전이한 것인지..

일단 이곳이 어딘지 확인해 보기 위해 에리와 나는 이곳을 둘러보았다.

“어디의 창고 같은데...”

“또 창고로 이동한건가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번에는 우리 교회 창고로 이동하더니 이번에도 또 모르는 창고로 이동한 건가..

뭐, 그래도 다행인게 아까처럼 아예 모르는 깊은 산속이 아니라 창고인건 다행이었다.

창고라고 하면 일단 사람은 있을 거니까..

“누가 있나요?”

갑작스럽게 창고로 이동해 소란을 피운 우리의 소리에 여기의 창고 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온 듯했다.

열리는 창고 문에 나는 드디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반가워하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저.. 저기...!”

“응?”

“아...!”

창고로 들어오는 인기척에 내가 그쪽으로 다가가 말을 걸자..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이마에 정체불명의 뿔이 달린 거구의 여자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