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34화 (34/56)

〈 34화 〉 33. 이걸 어쩌지

* * *

“......”

“......”

산 속으로 조난당한 우리는 서로 아무런 말 없이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어... 어떡하죠?”

“그걸 왜 나한테...”

텔레포트는 본인이 사용한 것이다.

나는 그냥 텔레포트에 휩쓸려 온 무능력자A.

이걸 나한테 어떻게 하냐고 묻는들 내가 뭔가 해줄 것은 없다.

오히려...

“텔레포트... 앞으로 몇 번 더 쓸 수 있어요?”

지금 텔레포트를 사용할 줄 아는 스스로가 다시 텔레포트를 사용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 오늘치는 이미 다...”

“.....”

벌써 다 써버렸다고?

“하루에 몇 번 사용할 수 있는데요?”

“하, 하루에 3번...”

“........”

고작 3번인가.

도대체 텔레포트를 사용하는데 기력이 얼마나 들기에 3번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걸까.

그것도 랜덤으로 어디에 갈지도 모르는 텔레포트를...

이거 좀 절망적이라고 생각해야 되는 건가?

심지어 아직 저녁도 아닌 오후 점심시간..

그런데 이미 텔레포트는 다 써버린 상황이다.

저녁만 대충 먹고 어딘가에서 잠을 잔 뒤에 다시 사용해보자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 하루에 쓸 수 있다는게.. 24시간 기준인건가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혹시나 24시간이 아니라 그냥 조금 쉬다 저녁에 또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 싶은 마음에 물어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 질문에 에리는 별다른 말 없이 그저 어두운 표정이었다.

“저, 정확히 잘 몰라요..”

“.........”

상황은 절망적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거 진짜 어떡하면 좋은걸까..

하루에 텔레포트는 총 3번.

그 와중에 24시간이 기준인지 에리의 기력적인 면이 기준인지 알 수 없다.

거기에 텔레포트를 사용한다고 한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보기엔 힘들다.

이거... 답이 없는데?

일단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면 마리나 스즈, 왕페이가 알아차리고 구하러 와줄까?

일단 스즈의 식신들을 생각해보면 구하러 와줄 가능성은 있었다.

뭔가 만능인 느낌이니까 스즈의 식신들.

생각해보면 스즈가 진짜 만능의 이능력이다.

식신을 다루는 능력인데 그 식신들의 종류도 수없이 많으며 각각 훌륭한 능력들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런 식신을 다루는 스즈조차 아무런 제약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눈앞의 에리를 바라보았다.

뭐, 일단 능력이 발현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니까 초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야지.

초보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건 너무 삭막한 사회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래도 너무 상황이..

나는 눈앞의 울창한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이거... 어떻게 방법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그... 일단.. 여기에 가만히 있도록 하죠.”

“네?”

생각나는 것은 괜히 움직이다가 미아가 되는 것보단 거점을 잡자는 것이었다.

괜히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스즈가 찾기 어려워 지는 것보다는 그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이런 나의 결론에 에리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차피 여기서 괜히 움직였다간 더 길을 잃을게 뻔해요.”

“그.. 그건...”

놀란 에리에게 설명하자 에리는 납득은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눈앞의 나무들을 바라본다.

음.. 여긴 꽤나 산 속 깊은 곳인 듯 한데.. 괜히 움직이면 길을 더 잃을 뿐이다.

“그래도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건가요?”

“일단 뭐.. 정 아니다 싶으면 텔레포트를 기다렸다가 또 사용하던가. 그게 아니라면, 일단 가만히 있어야죠.”

“누, 누군가 구하러 와 줄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나는 사람이 있긴 해요.”

제발 스즈가 구하러 와 줄길 바랄 뿐이다.

어쩔 수 없다. 지금은 그것 이외에 생각나는 것은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일단은...”

“일단은?”

“여기 뭔가 먹을 건 없나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꼬르륵... 소리를 내며 배가 울린다.

아무래도 아침도 왕페이와 스즈 때문에 정신없이 적당히 먹었으니까.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다.

거기에 에리의 기력이 돌아오려면 일단 뭘 먹으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한다.

원래 기력 보충은 잠을 잘 자는 것도 있지만 충분히 먹어줘야 보충이 되는 법.

“그.. 그것도 그렇긴 한데..”

나의 말에 에리 역시 배가 고픈 듯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래. 일단은 뭔가 먹을 걸 찾아야 한다.

그런데 산에 먹을게 뭐가 있지?

일단 보통 생각나는 것은 열매나 버섯, 풀 같은 것들이 생각났다.

하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버섯이 어디 있는지 풀을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뭐 알 방법이 없었다.

거기에 여기는 조리할 도구나 이런 것들도 아무것도 없잖아.

만약 그런 것들을 구한다 하더라도 생으로 먹으면 위험하니 최대한 익혀먹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뭐 아무런 도구 없이 불을 피워봤어야지.

나무를 이용해서 불을 피운다는 건 영화속에서나 본 장면이다.

나는 그런거 할 줄 모른다고.

이럴 줄 알았더라면 라이터라도 항상 소지하고 다닐걸 그랬다.

“저기요..”

“네..”

“불... 피울 줄 알아요?”

“.......”

도리도리.

나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없이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불도 못 피워, 먹을 걸 구하지도 못해.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었다.

이거.. 진짜로 어떡하면 좋지?

점점 더 생각할수록 상황은 악화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이, 일단.. 최대한 힘을 내서 텔레포트를 사용해보는게 어떨까요?”

“쓸 수 있어요?”

“노,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요!”

노력으로 커버쳐지는 것이었나.

노오력이 부족하니 하루에 세 번밖에 쓰지 못하는 거였어?

흠... 뭐, 그래도 일단 이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것보다야 그 노력을 믿어보는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 일단 해보도록 할게요.”

“네. 일단 뭐, 노력하는건 좋은데 최대한 시내 쪽으로 보내주세요.”

이런 절망적인 곳으로 올 바에 차라리 모르는 시내가 나았다.

거기엔 사람이라도 있고, 어떻게 구걸을 해서 먹을 거라도 구할 수 있다.

“으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텔레포트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 중인 에리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눈을 감은 채 집중하고 있었다.

일단 옷깃이라도 잡고 있자.

성공할지 안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옆에 제대로 있지 않다가 고립되는건 더 무섭다.

“텔레포트!!”

에리가 강하게 외친다.

“.....”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튀어오르기냐고!!

“아, 안됐어요..”

에리가 우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한다.

아니, 그러니까 나한테 그렇게 말해본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 역시 무언가 뾰족한 수가 있는게 아니었으니까.

“으우... 호, 혹시.. 민준씨의 이능력으론 뭔가 할 수 없나요?”

“아... 저요?”

무언가 실날같은 희망을 가진 얼굴로 에리가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런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해본들...

“저. 무능력자에요.”

나는 그저 무능력자 일반인에 불과했다.

나도 그 실날같은 희망을 어떻게 지켜주고 싶기는 한데..

이런건 차라리 기대를 주다가 나중에 말해서 절망을 주기보단 처음부터 까고 시작하는게 낫다.

“무, 무능력자요?”

“네.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아무 능력도?”

“아무런 능력도.”

“아직 발현하지 않은게 아니고?”

“그런거 아니고.”

“..........”

“..........”

내가 무능력자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에리의 계속되는 질문에 나 역시 계속해서 대답한다.

그렇게 이어진 에리와 나의 침묵.

이젠 정말 방법이 없다.

“일단 혹시...”

“네에...”

“불... 피울 줄 아세요?”

일단은 그게 가장 중요했다.

불을 피워야 뭔가를 할 것 아닌가.

인간의 시작은 불에서부터 시작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생고기를 먹을수도 생 풀을 뜯어먹기도 애매하다.

그리고 불을 얻고나면 물이 필요하지.

사실 물이 가장 먼저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먼저 찾기엔 힘들고..

일단 눈에 나무들은 많이 보이니까 불을 피우는게 더 편하지 않을까.

“모, 모르죠..”

“큰일났네요.”

절망적인 상황에 우리는 그저 다시 침묵을 이어갔다.

이거 진짜 어떡하면 좋지?!

차라리 내가 담배를 피우는 녀석이었더라면..!

그랬더라면!!

오히려 비흡연자인게 이렇게 슬플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하아.... 이걸 진짜 어떡하면 좋을까.

“일단... 그럼 물을 찾으러 가볼까요?”

“무, 물이요?”

“일단 산이니까 계곡이라던가 샘이라던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불이 없다면 물이라도 찾아야 된다.

사람은 물만 먹고도 일단은 한달은 버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일단은 물을 찾아보자!

“화, 확실히... 그런게 있을 수도 있죠.”

“문제는 여기를 어떻게 내려가냐는건데..”

눈앞의 나무들과 가파른 경사면을 바라보며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거.. 어떻게 잘 내려가면 내려갈 수 있을까?

조금 위험해보이는 경사면을 보며 나는 살짝 떨리기 시작하는 몸을 진정시켰다.

“일단 구하러 가봅시다!”

일단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스즈를 믿긴 하지만.. 아니, 정확히는 스즈의 식신을 믿긴 하지만 그게 언제쯤 찾아와줄지 모른다.

거기에 일단 물이라도 찾아서 기력 보충을 해야 에리의 텔레포트 능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겠지.

그러니 우선은 물을 찾으러 간다.

그렇게 결심한 나는 에리를 이끌어 얼른 물을 찾으러 떠나기로 결심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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