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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18화 (18/56)

〈 18화 〉 17. 전투(2)

* * *

마리의 설명에 나는 당황하며 손님과 마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주변에 방어막, 그러니까 결계같은걸 쳐서 자신의 몸을 방어하는 능력이에요. 그러니까 저렇게 공격당했어도 아무렇지 않게 있는거죠.”

“그렇구나...”

어쩐지 청룡에게 공격당했는데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런데 그러면 방금 청룡한테까지 점프했다거나 저기 교회문을 박살낸 저 신체능력은 뭐야? 주변에 방어막을 만들어서 박살내는건가?”

“그냥 단련한거 같네요.”

“..........네?”

무언가 방어막에 대한 활용법을 상상하며 마리에게 물어보자 마리가 단호히 결론을 내렸다.

“그냥 무식하게 신체능력이 쎈거에요.”

“아니, 진짜로....?”

“진짜로요.”

“뭔가 방어막 활용법이나 그런걸 쓰는게 아니라?”

“네. 무식하게 강한거에요. 간파해보니 그렇게 결론이 나온답니다.”

“..........”

그런게 가능해?!

아니, 물론 이번이 100번째 도장깨기라던가 여기는 원래 현실세계가 아닌 이능력세계라는 걸 감안하다 하더라도...

그래도... 그래도 뭔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 있잖아.

그... 이제 뭐 범인의 힌트를 찾았다거나, 단서를 얻었다고 생각했더니...

그냥 원래 그런거다.

아니면, 갑작스런 인물과 설정이 등장해 이런 것 때문이었다.

...라는 식의 허무감.

지금 뭔가 그런걸 느낀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일단.. 나중에 미스즈를 상대한 뒤 저희에게 덤벼든다면 저희는 그대로 쓰러져 버리겠네요.”

“그거 엄청 위험한거 아니야?!”

스즈가 지금 청룡으로 어떻게 싸우고 있다지만, 최약체 설정이라 결국 나중에 질거라고 한 것 같았는데...!

“저 녀석.. 의외로 그런 설정따위 금방 까먹고 아마 승부욕 때문에 엄청 열심히 싸울거에요.”

“그런거야?”

“......아마도.”

“지금 뭔가 되게 불길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확신이 담기지 않은 매우 불안한 발언을 들은 기분이 드는데..!!”

“미스즈는.. 아무래도 본인이 그때그때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경향이 있어서.”

“...뭔지 알 것 같아.”

확실히 그렇게 된다면 스즈의 행동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지난번 마리와 상대하는 것을 봤을 땐 일단은 승부욕이 강한게 맞긴 한 것 같지만..

그래도 본인이 하고싶은대로 한다면 설정에 맡기고 지는 척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뭐.. 그렇게 된다면 우리 도장은 사실 싸우는 도장이 아니었다. 라는 식의 전개로 이끌어가보는게 어떨까요.”

“...그런거, 할 수 있어?”

“일단 저쪽이 머리가 나빠보이니 어떻게든 잘만 구슬린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런 노골적인....”

뭐, 그렇게 말하자면 맞기는 맞다만.

아니면 너무 머리가 나빠서 우리가 암만 말로 구슬려본다한들 이해하지 못하고 안 넘어온다는 경우도 있겠다만..

“일단은 뭐, 승부욕이 발동한 미스즈가 이겨라고 응원하는 것 외엔 뭐가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스즈가 승부욕을 발동하지 않으면 어떡하려고.”

“일단은.... 지려고 할 때 승부욕을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두었으니, 나중에 그런 전개가 된다면 사용해보도록 하죠.”

“뭔가 믿음직스럽네.”

마리의 질문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 나는 든든한 우리 아내의 모습을 보며 그대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남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는거 좋네요.”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다.

누구는 또 강아지 취급하지 말라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네.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라.. 다음에도 쓰다듬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뭐... 어려운건 아니니까.”

다음에 둘만 있을 때 쓰다듬어주도록 하자.

뭔가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쓰다듬어준다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우리 마누라를 강아지 취급하는 것 같으니, 다른 사람이 뭐라하지 않을까.

“하지만 조금 단단하다고 해서 내 청룡을 이길 순 없죠!”

“크오오!!”

스즈가 손가락을 튕기자 바닥에 쓰러졌던 청룡이 포효하며 다시 일어선다.

그런 청룡의 기백에 멀리서 바라만 보고있던 나까지 기가 죽는 기분이 들었으나

그런걸 눈앞에 바라보고 있는 손님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훌륭하군.”

“칭찬고마워요.”

“뭐, 어차피 내가 이길테지만.”

“그렇군요.”

태연스럽게 자신의 승리선언을 하는 손님과 자연스럽게 그런 손님의 선언을 긍정하는 스즈.

아니, 그런걸 그냥 긍정해버리면 어떡하는거야!!

스즈! 너...! 아까전 최약체라는 설정 아직까지 가져가는거냐고!!

스즈의 반응에 나는 그런 불안감을 느끼며 옆에 있는 마리를 바라보았다.

마리가 아까 대책이 있다고 했으니까 어떻게든 해주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나의 간절한 표정에도 마리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듯 내 팔을 토닥이며 불안해진 나를 진정시켰다.

아직 때가 아닌건가..

뭐, 그래.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으니 때가 아니긴 했다.

“그럼, 가볼까요. 청룡? 청룡하면 가장 특기인 ‘그걸’ 써보자구요.”

그거...? 청룡의 특기라니. 청룡의 특기가 뭔데?

스즈의 발언에 나는 무언가 필살기같은 것이 나오는 전개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청룡에게 집중하였다.

청룡하면 특기라...

“하이드로 펌ㅍ...”

“와앗!! 와아아아아앗!!!!”

말하면 안되는게 지금 튀어나오려고 했다!

그런 기술을 말하면 곤란하다고!

어디가 곤란하냐고 묻는다면 뭔가.. 그.. 저작ㄱ... 아무튼 곤란하다!!

일단 스즈가 ‘그’ 기술명을 말하자 청룡은 곧장 입을 벌린채 기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나오는건가...

확실히 최강 기술이긴 하지만...

그거 이런 세계관에서 엮여도 괜찮은 기술인거냐!?

순식간에 무언가 막장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몰라. 상관하지 않을래..

원래 신경쓰면 지는 법이다.

청룡이 기를 모으기 시작하자 손님은 ‘그’ 기술을 상대할 생각인 것인지 청룡의 기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보통은 이런걸 사용하려 할 때 빈틈을 노려 공격하는게 승리 확률이 높지 않나..?

소년 만화 두뇌들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걸 열심히 기다려주는 것 같았다.

그래. 원래 변신 로봇이나, 합체 로봇들도 변신, 합체때는 기다려주는 법이다.

이것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겠지.

이제 그냥 이 녀석들의 행동에 태클과 신경따위 쓰지 않고 가만히 구경하기로 마음먹었다.

“쿠오오오오오!!”

청룡이 기를 모으자 커다란 청룡의 울음소리와 함께 청룡의 입에서 거대한 물대포가 쏟아져 나왔다.

“흡...!!”

청룡의 물대포가 날아가자 양 손을 앞으로 뻗은 손님은 그대로 기합을 주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물대포를 그대로 받아냈다.

물대포가 주변으로 흩어지고 있어!

마리가 말했던 방어막/결계의 이능력이란 이걸 말하는 것 같았다.

마침 물대포라 시각적으로도 제대로 볼 수 있는 상황.

그래.. 저런 것이었군.

저렇게 주변에 방어막을 펼쳐서 주변의 공격이나 충격을 흡수하는 식의 이능력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는건 확실히 방어면에서는 특출난 이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공격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인데..

그 단점을 육체 능력을 발달시켜서 커버했다는 이야기인가.

보통이라면 저런 결계를 이용한 타격이라거나 활용법을 생각할터인데..

좋긴 하지만, 무식한 방법이었다.

“이걸 막나요!?”

“크르르르!!”

손님이 ‘그’ 기술을 막아내자 스즈는 당황하며 막아내는 손님에게 소리친다.

그러나 손님 역시 막아내는 것만이 한계였는지 온 힘을 다해 청룡의 기술을 막아내는 중이었다.

콰아앙!!

결계와 물대포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중 무언가 퍼엉 터지는 소리와 함께 청룡과 손님의 기술이 거기서 끊어졌다.

“후우... 엄청난걸요?”

“이쪽도 아슬아슬했어...”

기술이 끊어지자 스즈는 손님에게 박수를 보내며 말하였고, 손님은 후들거리는 팔을 보며 스즈에게 말했다.

뭔가 서로가 서로를 보며 훈훈해지는 이 장면.

이 장면... 나 알고 있다!

뭔가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게 되고 결국 거기서 싸움이 끝나게 되는 전개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이 싸움은 나 또는 마리의 턴으로 넘어오게 될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스즈와 손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훗... 어쩔 수 없군요. 여기는 지나가도 좋아요.”

“.....”

결국 그런 전개인건가..

손님에게 그리 말하는 스즈는 만족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님에게 악수를 청하려 하였다.

“저기... 마리. 이 전개는 조금...!!”

악수를 청하는 스즈의 모습에 불길함을 느끼며 마리에게 말하자.

마리가 갑자기 나를 내 품에 달려들어 나를 꽈악 껴안아왔다.

가, 갑자기 왜 그런...

마리, 역시 너도 저런 손님이랑 싸우려니 불안한 그런 거였어?

“미스즈.”

“응?”

마리가 나를 껴안자 당황한 내가 마리를 바라보자 나를 껴안은 마리가 스즈를 불렀다.

“남편이 그런 손님에게 지는 여자랑은 어울릴 수 없다고 말하네요.”

“에엑?!”

“엣?!”

마리의 발언에 깜짝 놀라는 스즈와 나.

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던가?

내가 당황하자 품에 안긴 마리가 나를 바라보며 윙크를 보낸다.

그, 그런가.. 이건 아까 말했던 스즈의 승부욕을 자극시키려는 작전이란 말이지..? 그런데, 손님이랑이 아니라 마리 너와의 승부욕을 자극시켜서 어쩌려고?!

마리의 행동에 나는 잠시 그런 태클을 걸었으나 스즈는 이런 마리의 도발에 넘어온 듯 하였다.

“달링~? 그런건가요?! 패배자는 버려버리는 타입인가요?!”

“어... 어어....”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스즈가 나에게 물었다.

그런 스즈의 질문에 조금 당황한 나였으나 내 옷을 꾹 잡아당기며 눈치를 주는 마리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그래. 나는 패배자와는 어울려 줄 수 없어.”

“그런....!”

스즈에게 말하자 스즈가 절망하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그러나 이런 주위의 상황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손님은 스즈가 내민 악수 신청을 받으려 다가오고 있었고.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네요! 2회전 시작이에요!!”

짜악.

손님이 악수신청을 받으려하자 스즈가 손님의 손바닥을 탁 쳐내며 2차전을 선언하였다.

“그렇군.”

아니, 그쪽은 왜 이런 전개에 당황하지 않는건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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