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 세계의 엑스트라A인 저는 아이 만들기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16화 (16/56)

〈 16화 〉 15. 도장깨기

* * *

“이리오너라!!”

갑작스레 들이닥친 스즈를 데리고 마리와 함께 교회를 청소하고 있자 또 한번 문에서 무언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끼이익...

“누, 누구세요?”

왠지 이번에도 부르는 소리가 불안했던 나는 조심스럽게 교회의 문을 열어 찾아온 손님을 보았다.

“도장깨기를 하러왔다!”

“.....잘못 찾아 오셨어요.”

끼이익..

“와앗!!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이상한 소리를 하며 교회에 들어오려는 손님의 반응에 나는 곧장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자 당장 밖에서 문고리를 잡은 채 내가 닫는 것을 방해하려는 손님.

크윽... 뭐야, 이 괴력은..!

이거 잘못하면 내가 딸려나가면서 열리겠는데?!

어째서 이곳의 문은 밖으로도 안으로도 열수있게 설계된거야.

그냥 안으로만 열수 있게해서 체인이 달려있는 문이라면 이런 이상한 손님을 받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다음에 문의 구조를 바꿔달라고 말해봐야겠다.

“도전자를 이런식으로 문전박대를 하다니! 당장 관장나오라고 해!!”

“그러니까...! 여긴 도장이 아니거든요?! 관장도 없다고요!!”

문고리를 잡고 손님과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 이상한 오해를 한 손님이 클레임을 걸었다.

아니, 그러니까 여긴 도장이 아니라고!

대체 교회가 어딜 어떻게 봐서 도장으로 보이는거야!!

이런 사람과 엮이게 된다면 분명 이상한 전개가 일어나게 되는건 확정이다.

이미 수라장 전개는 스즈 하나만 있는 것으로 족하다.

“달링~ 뭘 하고 계세요?”

손님과의 힘겨루기 중 슬슬 밀리기 시작하자 때마침 내 쪽으로 찾아온 스즈가 이 상황을 보고 물었다.

“아! 스즈!! 마침 잘 됐어! 뭔가 이상한 불청객이 찾아온 것 같으니 얼른 이 문을 닫게 도와주지 않을래?!”

“불청객이라... 알겠어요! 이 미스즈! 달링의 힘이 되어드리도록하죠!”

나의 부탁에 스즈는 주머니에서 부적을 하나 꺼내고는 위풍당당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아니, 그렇게 소리만 치지 말고 얼른 문 닫는걸 도와달라고?!

이런 마음의 태클이 먹힌 것일까.

스즈는 들고 있던 부적을 던져 곧장 이상한 고릴라같은 식신을 소환하여 문을 당기는 것을 도왔다.

“와앗!! 뭔가 당기는 힘이 강해졌는데?!”

식신이 가세하자 곧장 묻이 다시 닫히며 나와 힘겨루기를 하던 손님이 당황한 듯 소리쳤다.

후우... 다행이군. 이제 얼른 문을 잠궈버리면 되겠어.

놀라는 손님을 뒤로한 채 겨우 문이 제대로 닫힌 나는 얼른 고리를 채워버렸다.

“후우... 이걸로 안심이다.”

“그런데 불청객이라니 무슨 소리에요?”

교회의 문을 잠궈버리자 안심한 나에게 스즈가 다가와 묻는다.

“아, 그게 말이지... 갑자기 무슨 도장깨기를 하러 왔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으음.. 도장깨기라.... 교회를 도장이라고 생각하다니 이상한 사람이네요.”

“그러게 말이야.”

나의 대답에 스즈 역시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문을 바라본다.

이거봐. 스즈마저 이상하게 생각하잖아.

덜컹 덜컹.

“와앗!! 뭔가 문이 잠겨버렸군! 그런가.. 여기 도장은 이 문을 깨고 들어오는 것부터 시련의 시작이라는 것인가?”

“그런거 아닌데요?!”

밖에서 들려오는 말도 안되는 오해에 나는 전력으로 태클을 걸었다.

뭔 소릴 하는거야!!

설령 여기가 도장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도장에서 자기 도장의 정문을 박살내는 시련을 주겠냐고!!

“하아아..!!”

그러나 이런 나의 전력 태클에도 불구하고 밖에선 무언가 기합을 넣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진짜로 박살내버리려는건 아니겠지?!

“하압!!!”

와장창!

밖에서 들려오는 기합소리에 조금 불안함을 느끼자 그 불안이 맞아떨어졌는지 또 한번의 기합과 함께 고리를 걸었던 문이 박살났다.

박살내지 말라고!!

“후우... 여기 도장은 입장부터 빡세군.”

“그러니까 도장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문을 박살낸 손님은 여유라는 듯 그런 말을 하며 문의 박살로 일어난 먼지를 툭툭 털었다.

아니, 뭔 남의 교회 문을 박살내면서 그리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거냐고..!

당신 지금 불법 침입이야!

그것도 단순 불법 침입이 아니라 기물 파손까지 한거라고!!

“여기 관장은 나오너라!!”

“여긴 내 말을 안 듣는 사람밖에 없는거냐고!!”

전력으로 교회의 문을 박살내고 들어온 손님에게 태클을 걸었으나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손님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그리 소리쳤다.

혹시 무능력자에겐 태클이 통하지 않는 능력같은 것도 따로 있는겁니까?!

“갑자기 문을 박살내면서 들어오다니.. 이건 흥미롭네요!”

“뭐가 흥미롭다는건데?!”

억지로 교회에 침입한 손님의 모습에 눈을 반짝이며 그런 소리를 외치는 스즈.

역시 이 녀석도 정상은 아니야!

“당신이 여기의 관장인가?”

주위를 둘러보던 손님은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내 쪽을 가리키며 위풍당당한 태도로 말하였다.

“아닙니다만...”

애초에 여기에 관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스터라던가, 무녀라던가 그런 사람들은 있지만 관장은 없다고!

애초에 도장이 아니니까!

“흐음... 관장이 없는 도장이라. 그래서 그렇게 문을 폐쇄하려고 했던 것인가?”

“애초에 도장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애!!”

이쯤되면 진짜로 무능력자의 태클은 통하지 않는 능력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쉽네. 여기 도장도 격파하고 이제 100번째 도장 깨기를 달성하려 했는데.”

“그게 무슨..”

그렇게 말하며 고민하는 손님의 모습에 나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손님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양쪽 경단머리를 한 채 허벅지가 완전히 드러나는 붉은 색 치파오를 입은 미인의 모습이었다.

음..... 얼굴은 저리 번번한데 머리가 너무 심각한 사람일세..

어디 감나무에서 떨어지기라도 한걸까..

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안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후흥..! 그런 식의 막무가내 관장을 부른다고 관장이 나올 것 같나요?”

“스즈?”

관장이 없다는 사실에 고민하는 손님의 모습에 갑자기 스즈가 허리에 손을 올리며 손님에게 말하였다.

그만둬...! 넌 또 뭔 짓을 하려고 그러는데?!

“관장을 상대하기 위해선 이 사범의 시련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죠!”

“너는 왜 갑자기 분위기를 탄건데?!”

“그치만 이런 전개를 보면 뭔가 화르륵 불타오르잖아요?”

“아닌데?! 전혀 불타오르지 않는데?!”

오히려 안쓰러운 마음에 기분이 촤악 가라앉아 있었다고!

“사범이라.. 확실히 사범도 이기지 못한 도전자가 관장에게 도전하긴 어렵지!”

“그쪽은 왜 또 여기에 분위기를 맞춰주냐고?!”

왠지 모르겠지만 서로간의 소년만화같은 전개에 불타오른 것 같았다.

아니, 그런 짓을 할거면 부디 제가 없는 곳에서 해주시면 안될까요?!

안 그래도 최근 정신이 없어서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는데 갑자기 이런 전개로 가버리면 진짜로 정신 나가버릴 것 같다.

“그래요. 도장깨기란 그런거니까 말이죠.”

“그렇지. 도장깨기란 그런거지.”

대체 지금 이 녀석들이 말하는 도장깨기란 무엇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전개였지만 둘이서 그렇게 전개한다면 나는 얼른 여기서 빠지도록 하자.

“참고로 난 여기 사부중 최약체. 나를 쓰러뜨리면 여기 달링이 널 상대해 줄거야.”

“아니! 왜 나를 끼워팔아?!”

“그런 전개 아닌가요? 원래 제일 처음 상대하는 녀석은 그런 대사를 하는 법이잖아요.”

“소년 만화냐고!!”

진짜로 소년만화를 생각하면서 이런 소리를 내뱉는 거였냐고!!

애초에 스즈 너! 무능력자인 나보다 약하다고 해도 괜찮은거야?!

“그럼 제가 아슬아슬하게 맡다가 지도록 할테니 달링은 다시한번 후후후.. 웃으면서 녀석은 우리 사범들 중 최약체.. 이런 반응으로 등장해주세요.”

“지금 연극하고 있는게 아니거든?!”

나는 지금 스즈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패배선언은 뭐냐고! 그 패배선언은?!

그리고 이런 말을 굳이 저녀석 앞에서 해도 괜찮은거야?!

진심으로 여기를 도장으로 생각하고 깨러 온 녀석한테 대충 져주겠다는 선언을 그리 당당하게 해도 괜찮은거냐!!

“흠.. 역시 도장깨기라면 그런 흐름이지.”

“뭐가 그런 흐름이야?! 당당하게 패배 선언을 했는데 괜찮은거야?! 너는!! 진심으로 붙고 싶은거 아니야?!”

“진심은 역시 사범보다는 관장과 제대로 된 한판 승부를 해야지.”

“다른 조역들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다는 듯이 말하지 마!!”

허억... 허억...

틀렸어.

이녀석들... 글러먹어버렸다고!

얼른 그나마 여기 중 정상인 마리는 어째서 지금 나타나주지 않는거야.

나 혼자서 이런 녀석들을 둘이나 상대해주고 있기는 버겁다고...

오늘 아침에 그런 훈훈한 전개를 보였기 때문이 아니라 진짜로 마리가 보고 싶었다.

마리... 처음에 네가 덮칠때는 너도 무서운 사람인줄 알았는데 넌 약과였어!

처음부터 이런 미친 사람들한테 걸릴 바에 너랑 결혼한건 신의 한수야!

“뭐가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요?”

스즈와 손님의 환장의 콜라보에 태클을 걸며 절망하고 있자.

드디어 이 소란을 들은 마리가 우리 쪽으로 나타나 주었다.

“호오! 네가 여기 관장인가?”

“.....이건 또 무슨 소릴 하는건가요? 남편.”

“역시 마리 뿐이야..!!”

“꺄앗!! 뭐, 뭐하시는 건가요?!”

마리가 나타나자 곧장 마리를 가리키며 말하는 손님의 헛소리에 마리가 어이가 없다는 듯 나에게 묻는다.

역시 정상인 사람은 마리밖에 없었어!

그런 마리의 반응에 감동한 내가 마리를 껴안자 마리가 잔뜩 부끄러워 하며 이런 나의 반응에 소리친다.

마리! 나한텐 너밖에 없나봐!!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