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8. 무녀(4)
* * *
“어... 어어...”
마리의 발언에 내가 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자 이겼다는 표정을 지으며 무녀를 바보는 마리.
그, 그래.. 어차피 무녀의 유혹에 넘어가봤자 좋은 거 하나 없다.
그럴 바에 그냥 마리에게 넘어가 버리는 게...
“으우... 남편씨!!”
“네?”
“마리안느보다 큰 가슴... 느껴보고 싶지 않으신 건가요?”
“..........”
꿀꺽.
무녀의 유혹에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수영복을 살짝 내리며 거대한 가슴골을 보여주는 무녀.
확실히 마리에 비해 커다란 무녀의 가슴 크기였다.
“가슴은 거의 지방이라 마리안느에 비해 부드러움도 더 클 거라고요?”
“.........”
마리보다 부드럽다고…?
마리가 한 번 파이즈리 해 줬을 때도 부드럽고 기분이 좋았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한 크기의 가슴이 더한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니….
이거,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펴언....”
무녀의 가슴에 시선이 다시 집중되자 이번엔 마리 쪽에서 나를 부른다.
참고로 유혹의 목소리로 부른 게 아니라 조금 분노한 목소리였다.
잠…. 이거, 유혹. 대결이죠? 그런 거 맞죠?!
“어차피 저 무녀의 가슴이 커봤자 뭐 못해요! 항상 남편을 만족시켜온 가슴은 이쪽이라구요!”
“어….”
확실히 그렇긴 그랬다.
저 무녀의 가슴이 크든 말든 만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가슴은 마리의 가슴.
어차피 유혹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저렇게 유혹을 한다고 한들 무녀의 가슴은 만질 수 없는 가슴이다.
그림의 떡이라고 하지.
“만져도 괜찮아요!”
“?!”
마리의 발언에 반박하며 치고 들어오는 무녀.
마, 만져도…. 괜찮다고?!
저, 거대한 가슴을 내가 직접 이리저리 만져가면서 부드러움을 느껴도 된다는 그런..
“어차피 옷 위로 만질 뿐이에요! 남편. 저런 가슴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나중에 저랑 침실에 가서….”
“생으로 만지세요!”
“.........”
“.........”
마리의 발언에 하나하나 짧고 굵게 반박하는 무녀.
그런 무녀의 말에 나와 마리, 모두가 무녀를 바라보았다.
“생으로 만져도 상관없어요! 뭣하면 지금 당장 여기서 벗어볼까요?”
“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이 불경한 무녀..!”
“뭐 어때서 그래! 그러는 마리안느야말로 나보고 처녀니 어쩌니 하는걸 보면 이미 남편씨랑 볼장 다 봤다는 말이잖아!”
“그... 그건...”
무녀의 반박에 마리가 쑥스러워하며 말문이 막혀버렸다.
확실히 그건 그렇긴 하다만...
그래도 갑자기 남의 남편 앞에서 벗겠다는 이 상황 과연 괜찮은 걸까요?!
“아, 아니.. 너무 승부에 열중하신..”
“전 이길 수 있다면 생으로 만지는 것 정도야 상관없어요!”
“.......”
도대체 얼마나 이기고 싶은 거냐고....!
확실히 51전 51패 정도나 한다면 분한 그런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생가슴을 만지게 해준다느니 그런 건 조금..!!
물론 나야 고맙긴 하다만.
“자. 어때요. 지금 저에게 오신다면 바로 이 커다란 생가슴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
마, 만지고 싶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미인의 거대한 젖가슴을 생으로 만져보는 기회를 얻고 싶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지금 마리의 저 살기를 이겨낼 수 없다.
크윽... 아무리 그래도 목숨과 가슴이라면, 역시 아직까진 목숨 쪽이 더 중요하다.
“남편. 어차피 저 가슴은 만져봤자 1회용. 한번 만지고 말 그런 가슴이에요. 그런 가슴을 추구할 바에 제가 이 상태로 침실에 가서 파이즈라도 해드릴게요.”
파이즈리라... 그것도 좋지.
지난번 마리가 해주었던 파이즈리도 처음이라 그랬던 건진 모르겠지만 기분이 엄청 좋았다.
그러고 보니 그 이후로 파이즈리를 받지 않았었구나.
“매일 같은 것만 먹고 살 순 없잖아요. 어차피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도 모레도 항상 함께일 텐데. 이런 기회를 날려버릴 생각인가요?”
듣고 보니 그것도 그랬다.
어차피 계속해서 마리와 함께 살 몸.
파이즈리는 다음에 부탁해도 되는 것이지만 무녀의 가슴은 다음에 부탁할 수 없다.
이른바 기간 한정 상품 같은 것이었다.
문제는....
내가 그런 식으로 무녀를 선택해버리면 마리랑 함께 살기는커녕 그 자리에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거지.
“그리고 계속 마리안느의 눈치를 보시는 것 같은데 마리안느가 버리면 저한테 오세요.”
“무....?!”
“뭣...?!”
“마리안느의 눈치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못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 그런 걱정은 모두 제가 해결해 드리겠어요!”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지금 눈앞에서 제 남편을 빼앗아가겠다는 이야깁니까?”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마리안느가 자꾸 눈치를 주니까 남편씨가 제대로 마음을 정하지 못하잖아. 그러니까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이 되는 부분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으윽....”
어느 순간부터 마리가 계속해서 무녀에게 밀리는 느낌이었다.
이게 가슴 크기 차이에서 나오는 포용력 차ㅇ... 크흠.
얼른 생각을 멈추도록 하자.
“아, 알았어요. 남편. 눈치 주지 않을 테니 마음이 가는 곳으로 선택하도록 하세요.”
“에....?”
“참고로 저 무녀, 선택한다면 요리도 못하고 집안일도 못하고, 처녀라 테크닉도 없어서 완전 불만족스러울 거랍니다.”
이제는 무녀를 깎아내리는 쪽으로 공략하는 겁니까..
뭐, 확실히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마리가 월등할 것 같기는 하다만....
아니, 애초에 지금 여기서 제가 무녀를 고른다고 무녀랑 결혼하러 간다는 게 아닌데요?!
어째서 유혹 대결에서 누구랑 결혼하고 싶냐는 질문처럼 나아가게 된 거죠?!
“우우.... 상관없어요! 어차피 밥이고 집안일이고 모두 신관들이 해주실 거에요! 남편씨는 그냥 저와 함께 편안한 생활을 하며 향락을 누리면 되는 거라고요!”
그러니까 어째서 갑자기 결혼을 주제로 넘어가냐고요!!
이거 유혹 대결이었지!?
누구랑 결혼하자고 묻는 거 아니었지?!
“그래 봤자, 테크닉도 없는 처녀라구요!”
“오, 오히려 처녀가 가진 희소성이 엄청난거라구요! 그리고 테크닉이야 매일 매일 늘려가면 그만이에요!”
그러니까 어째서 이야기가 자꾸 이상한 곳으로 흐르는 거냐고요!
지금 유혹에서 갑자기 결혼, 성관계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대화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겁니까!
애초에 무녀씨?! 아무리 승부에서 이기고 싶다지만 제가 선택한다고 성관계까지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되죠!!
좀 더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란 말입니다!
“남편! 지금까지 누구의 몸으로 만족을 느꼈죠?”
“제 몸도 겪어 보시면 엄청난 만족감이 들 거에요!”
“아, 아니....”
그러니까 그... 색기 대결이 갑자기 누구의 몸이 더 만족감이 강하냐 이런 식으로 나와버리면 이쪽이 엄청 곤란한데요.
이건 뭐 마리랑 무녀씨와 함께 몸을 섞어서 비교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남편씨. 엄청 우유부단하네요.”
“답은 이미 나와 있잖아요. 어째서 고르지 못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요!!
이런 강압적인 분위기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 승부가 너무 과열되었다고요!
“으우... 이렇게 된 이상 이 녀석한테 도와달라고 할 수밖에 없군요.”
“에…?”
마리와 무녀의 압박에 내가 우물쭈물하며 답을 내리지 못하자, 부적을 꺼내는 무녀.
이번엔 또 뭘 하려고…?!
무녀의 행동에 당황하자 이번에도 역시 부적을 던지며 연기를 일으킨다.
쿨럭 쿨럭..
뭐지?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그런 생각을 한 채 연기가 걷히는 것을 기다리자.
갑자기 어떤 물체가 내 얼굴 쪽으로 달려들었다.
“으븝...!!”
“우후후... 욕망에 충실하게 만드는 식신이에요. 이걸로 이제 누구를 선택하고 싶은지 알 수 있겠네요.”
“으....어.......”
“남의 남편한테 무슨 이상한 짓을 하는 거예요!”
“그치만 남편씨가 자꾸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잖아. 마리안느도 저렇게 우물쭈물하다가 고르는 것보다 이걸로 고르면 남편의 진심을 잘 알 수 있어서 좋지 않겠어?”
“으…. 어차피 저는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상관없거든요.”
“그러면 남편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해~”
무언가 이상한 거머리 같은 것이 내 머리에 안착하자 서서히 머리가 새하얘졌다.
으윽... 아니, 욕망에 충실하게 만든다고 하더니 이건 이성이 날아가게 만드는 것 같은데..
이런거... 보통, 에로 동인지에서 여자를 조교 할 때나 쓰는 거 아니냐고….
귓속에 무슨 촉수 같은 걸 넣어서 머리가 새하얗게…. 으으….
점점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쓸데없는 에로 동인지 생각을 하던 나는….
서서히 사라지는 이성에 정신이 무언가 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후우....”
“뭔가 끝난 것 같은데요.”
“좋아! 이제 제대로 욕망에 충실히 선택할 수 있겠네! 자! 선택하세요! 저에요? 아니면 이 가슴이 작은 마리안느에요?”
“나... 나는.....”
무녀의 질문에 민준은 눈앞의 수영복 차림의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
민준의 대답을 기다리며 시선을 집중하는 둘.
그 둘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민준은 힘차게 앞으로 달려들어...
“꺄앗!!”
“꺄!!”
무녀와 마리안느 둘 모두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3P를 하고 싶어!!”
“에...?”
“에엣?!”
힘찬 민준의 발언에 당황하는 무녀와 마리안느.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은 민준은 그런 둘의 반응을 무시한 채 그대로 둘의 가슴에 매달린 수영복을 잡아 내렸다.
“힛...!”
“가, 갑자기 뭐하시는 거에요!!”
“가슴은... 다다익선..!!”
그런 발언을 하며 민준은 거칠게 무녀와 마리안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