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 폭발
* * *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어느 날.
" 뭐야? 밖에 비 오네. "
창문 밖으로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
수업이 마친지도 벌써 십 분 정도가 지난 후였지만 끝까지 강의실에 남아서 마지막까지 자료를 정리하던 그는 이제서야 교재와 수업 자료들을 가방으로 집어넣으며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창문 바깥으로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비를 확인하자마자 그는 황급히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무언가를 찾더니 다시 창문으로 시선을 돌린 후 곤란하다는 듯이 입꼬리를 내렸다.
" 우산 안 가져왔는데... "
낭패다. 아니,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도 없었고, 아침에 등교할 때도 물론이고 아까 수업자료를 정리하고 있을 때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었는데 이렇게나 갑자기 비가 내린다고? 어, 음, 당황스러워서 뭐라 할 말이 없네.
" 망할 기상청. "
제발, 기상청아. 일 좀 제대로 해주면 안 될까? 어떻게 일기 예보가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꼴을 보지를 못하니? 이전 세계에서나 지금 세계에서나 기상청의 날씨 예보 예측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건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게 진짜 신기하기만 하네.
' 그래도, 비가 세게 내리지는 않아서 다행이네. '
그렇다고 해서 우산을 쓰지 않고 상 여자처럼 맞고 갈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정말 장마철처럼 미칠 듯이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 일뿐, 적당한 세기를 유지한 채 내리고 있어서 상 여자처럼 맞고 갔다간 온몸이 물에 빠진 생쥐처럼 홀딱 젖어서 다음날 몸살감기에 끙끙 시달릴게 뻔했다.
' 어떻게 해야 하지? 보아하니 금방 멎을 소나기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비가 그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기에는 오늘 마트도 들러서 저녁 찬거리도 사야 해서 시간이 촉박한데……. '
머릿속에 흩날리는 온갖 걱정들.
그때였다.
" 형! 우산 없어요? 그럼, 저랑 같이 쓰고 가요! "
순간적으로 내 상념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이제는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아주 익숙한 남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는데, 그 목소리에 내 몸이 저절로 움찔거리며 두 어깨가 들썩들썩 큰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목소리는 나를 도와주고 챙겨주고 어울려주었던 사람이었지만 나의 배신으로 지금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경섭 씨의 목소리였기에 난 혹여나 하는 마음과 함께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보았는데 내 두 눈에 들어온 것은 경섭 씨가 아닌 아까 앞자리에서 수업을 들은 뒤 나와 똑같이 강의실에 남아 다른 자료를 정리하던 남자 두 명이 짐을 챙기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었다.
" 그래? 고마워! 내가 나중에 커피 한잔 사줄게! 야, 그런데 너 진짜 대박이다. 오늘 비 온다는 소식도 없었는데 우산은 왜 가지고 있는 거야? "
" 사실, 저번에 안 가져왔다가 낭패 본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항상 비가 오든 안 오든 작은 우산을 가방 안에 항상 넣어두고 다니거든요. 저 준비성 개 쩔죠? "
" 진짜 쩐다! "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아예 다른 사람이라는 게 확인되자마자 긴장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몸에 힘이 빠지면서 저절로 큰 한숨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 그래, 뭘 기대한 거야. 나한테 경섭 씨가 말을 걸 이유가 없잖아. 애초에 먼저 밀어내고, 호의를 무시하고, 배신까지 때려버렸으면서 무슨 그런 기대를 하고 있냐. 진짜 멍청한 새끼.... "
그의 입가에 지어지는 씁쓸한 미소. 짐을 챙기며 팔짱을 낀 뒤 하하 호호 웃으며 강의실을 먼저 떠나는 그들을 뒤로하고선 그는 마지막 짐을 가방 안에 욱여넣고선 지퍼를 끝까지 올려 채워 넣었다.
" 하, 어쩔 수 없지. 그냥 맞고 가자. "
이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타파해야 할지 잠깐 고민을 해보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딱히 이 상황을 타파할만한 좋은 방법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그는 그냥 가방으로 대충 머리를 가린 채 지하철역까지 최대한 뛰어가야겠다고 결심한 뒤 황급히 강의실 밖을 나섰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나와서 그런지, 아까 그 사람들처럼 나와 같이 강의실에 남아 자료를 정리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이미 모두가 하교를 마친 상황이었기에 복도는 굉장히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는 조용히 침묵이 흐르는 복도를 혼자 걸어가며 아무도 없는 쾌적한 넓이를 자랑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일 층을 누르고선 문이 닫힌 뒤 서서히 밑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 벽에 몸을 기댄 그는 고개를 치켜세운 뒤 조명을 빤히 바라보면서 손가락을 편 뒤 집에 돌아간 후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복기하고 있었다.
" 일단, 저녁 찬거리 때문에 마트를 들러야 하는데 우산이 없으니까 집에 들러서 가방 놔두고 장바구니 챙긴 다음 나가야겠네. 오늘 살 게 뭐가 있었지? 메인메뉴로 주물럭을 만들 거였으니까 고기랑 야채랑 또 소스랑.... 아니지. 소스는 만들면 되니까 굳이 돈 쓸 필요는 없나? 다른 것도 만들어주고 싶긴 한데.... "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가 집에 일찍 돌아오는 날. 즉, 아내와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라는 건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내와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지는 것이 너무나도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난 들뜬 마음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가지는 식사 시간인 만큼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만큼 만들지 못하는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었다.
' 여태껏 일이 바쁘고 힘들어서 집에 들어오면 매일 침대로 직행했으니까 오늘은 같이 밥 먹으면서 여태껏 못했던 이야기도 해야겠다. '
콩닥콩닥 뛰는 심장 소리와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있는 그를 뒤로하고 어느새 일 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가 건물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위층에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양과 더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들이 그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 하, 집에 도착하면 꼼짝없이 홀딱 젖은 상태겠네. 아니, 밑에서 보니까 위에서 보던 거랑 다르게 훨씬 더 많이 내리고 있는 게 말이 되나? 그냥, 다음부터는 작은 우산 하나 정도는 가방 안에 넣어두고 다녀야겠다. "
그 정도면 별로 무겁지도 않고 공간도 별로 차지 안 하니까 휴대하는데 큰 제약은 없을 테니까 말이야.
다음부터는 아까 그 사람처럼 작은 접이식 우산 정도는 만약을 위해 항상 가방 안에 챙겨두자며 스스로에게 약속한 뒤 가방을 머리 위에 얹은 그는 아까 결심한 대로 망설임 없이 건물 정문 계단에서 발을 박찬 뒤 빠른 속도로 지하철역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분 정도 뛰었을까? 뜀박질과 바람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흩날리는 빗방울 때문에 사실상 머리카락을 제외한 모든 부위가 축축이 젖어 들었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린 덕분에 어느새 정문 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는데 그때, 바지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이 그의 질주를 막아냈다.
" 누구지? "
전화벨 소리인데 지금 이 시각에 전화가 올 사람이 있던가? 라며 떠올린 그는 한 손으로 머리 위에 얹은 가방이 떨어지지 않게 부여잡은 채 뛰는 것을 멈추고선 천천히 걸어가며 잠시 헐떡거리는 숨을 고른 뒤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을 힘겹게 꺼내 들었다.
그러자, 검은 화면 속 흰 색깔로 빛나고 있는 단어.
[내 사랑]
전화번호부에 저런 이름으로 저장되어있는 사람은 오직 아내밖에 없었기에 화면 위에 뜨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내라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흩날리는 빗방울로 인해 촉촉이 젖어있던 얼굴에 마치 두근거리는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옅은 미소를 지어낸 그가 곧바로 통화버튼을 누르고선 핸드폰을 귓가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 네, 여보. 무슨 일이에요? "
[야, 너 지금 학교 마쳤지?]
" 네. 조금 전에 마쳤는데 제가 서류 정리할 게 있어서 강의실에 남아있다가 이제 지하철역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
[그래? 너 그럼 지하철 타고 집 가면 뭐해? 어디 나갈 생각 하는 건 아니지?]
" 아, 아니에요. 제가 나갈 데가 어디 있어요.... 집에 들렀다가 장바구니 챙겨서 얼른 마트 뛰어간 다음 저녁 찬거리 봐야죠. 오늘 여보가 일찍 돌아오시는 날이니까 반찬이랑 재료도 많이 산 다음 고기도 같이 사서 주물럭 하려고 하는데 했거든요. 여보, 주물럭 좋아하시잖아요. 메뉴 괜찮죠? "
싱글벙글 웃으며 마치 칭찬을 갈구하는 어린아이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그는 분명 아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의 예상과는 반대로 핸드폰 너머로 그녀는 떨떠름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서 침음을 흘려냈다.
[어어, 주물럭 좋지. 그거랑 밥이랑 같이 비벼서 먹어도 좋고 쌈을 싸서 먹어도 좋은데 내가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소식하나 알려줄까?]
" 놀라운 소식이요? 무슨 소식.... "
[원래라면 오늘 집에 일찍 들어가는 건데 일이 생겨버려서 나 오늘도 집에 늦게 들어갈 것 같거든? 당연히 저녁도 밖에서 먹고 올 거니까 그러니, 괜히 반찬 산다고 지랄 떨면서 비 오는데 밖에 나가지 말고 얌전히 집안에 박혀 있어]
" 네? 그, 그게 무슨.... "
뭐라고? 잠깐만,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오늘 일찍 들어와야 하는 아내가 갑자기 일이 생겨버려서 저번이나, 어제처럼 집에 늦게 들어올 것 같다고 한 것 같은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망치로 대가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얼빠진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그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과 함께 핸드폰 너머에 있는 그녀에게 재차 진실을 물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무언가 착각이 있으며, 잘못된 것이라며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새겼지만, 그의 희망과는 반대로 그녀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그의 바람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한 대답이었다.
[뭘 씨발 두 번 말하게 하고 지랄이야. 일 생겨서 못 간다니까!? 어제처럼 늦게 들어가니까 저녁 찬거리 산다고 까불면서 바깥으로 나돌아다니지 말고 얌전히 집안에 처박혀 있으라고. 알았지?]
" 여, 여보! 잠깐만요! 왜 못 오시는 거예요!? 오, 오신다고 했잖아요! 오늘은 일찍 돌아오신다고 했잖아요! "
왜 못 돌아온다는 거지?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오늘은 일찍 돌아오니까 같이 오랜만에 저녁 좀 먹자고 했으면서 갑자기 왜 말이 바뀌는 거예요? 여보.
[씨발! 진짜 봊같게 하네! 야! 귓구멍 막혔냐!? 일이 생겼다고! 일이 생겨서 못 간다고 두 번 말했는데 왜 또다시 묻고 지랄인 거야! 아내가 일이 생겨서 못 간다고 하는데 지금 따져 드는 거냐?]
" 따, 따져 드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일찍 오, 오신다고 하셔서 준비도 다 하고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늦게 간다고 하면.... "
[봊나 건방지게 말하네. 야, 애초에 그건 씨발, 내가 아니라 그 뚱땡이 새끼한테 따지고 들란 말이야! 내가 자의로 남아서 일을 하는 것 같냐!?]
" 네? "
전화를 받으며 천천히 걸으니 어느샌가 정문에 도착하게 되었지만, 그는 핸드폰 너머로 들린 아내의 발언에 더이상 움직이지 않고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인상을 찌푸렸다.
[야! 나도 오늘은 일찍 갈 줄 알았어! 그러니까 너한테 오늘 일찍 올 것 같다고 말한 건데 그 뚱땡이 새끼가 갑자기 일을 떠넘길 줄 누가 알았겠냐!? 씨발년, 아까전에 전화하더니만 갑자기 다른 직원이 해야 할 귀찮은 잡무들까지 모조리 떠넘기더니 자기는 만나러 가야 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바로 전화 끊어버려서 내가 얼마나 빡이 돌았는지 네가 알기나 해!? 하, 진짜 봊 같은 거, 그나마 나중에 따로 전화 해서 돈 더 챙겨준다고 사정하며 부탁하니까 입 다물고 하는 거지. 그거 아니었으면 엎고도 남았어]
잠깐만. 내가 잘 못 들었나? 만나러 가야 할 사람이 있다고....?
" ...여보. "
[왜!]
" 그, 사장님이 무슨 말을 하고서 전화를 바로 끊었다고요? "
[아, 몰라. 자세하게는 기억 안 나는데 본인 만나러 가야 할 사람 있다고 지껄인 것밖에 기억 안 나. 나머지를 더 말했던 것 같기는 한데 애초에 귀담아듣고 있지도 않아서 말해주고 싶어도 말 할게 없어]
" ... "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뚱땡이. 즉, 사장님이 누구를 만나러 가야 한다고 말하고선 아내와의 통화를 끊었다고? 그 순간 머릿속이 빠르게 굴러갔고, 그렇게 굴러간 머릿속이 하나의 가설에 접근하자 불현듯 불안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우수수 돋아났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입술은 바짝 말라갔으며 빗방울이 아닌 식은땀이 내 뺨을 타고 한 방울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아니야. 아닐 수도 있어. 기, 길드장이잖아. '
희박하다. 너무 넘겨짚는 것에 불과했다. 억측이지 않은가? 그때 아무리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어도, 저번이랑 얼마 전에 이미 그 아줌마의 요구대로 만나서 시간을 가졌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한가한 사람일 리가 없지 않은가.
저렇게 보여도 한 길드의 길드장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다. 당연히, 인맥도 넓을 수밖에 없고 비즈니스적으로 바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게 분명했다. 그래, 단둘이서 만나서 따로 시간을 보낸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흐른 것도 아니고 별로 흐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시 나를 만나러 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 아.... "
그때였다.
망부석이 된 발을 억지로 떼어내 가며 정문 밖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무언가를 목격한 그의 눈동자가 눈 전체를 뒤 엎을 만큼 커지더니 자신의 아내와 전화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인지 입 밖으로 약한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저번과 얼마 전까지 합하면 벌써 다섯 번째로 느끼는 데자뷰였다.
한쪽 도로에 세워진 흰색 BMW와 선글라스를 낀 채 저번과 똑같이 차 보닛 위에 올라타서 담배를 피고 있는 한결같은 뚱뚱한 여성의 모습.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요렇게 보아도 저렇게 보아도 저 모습, 저 차, 저런 외모를 띄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 하아...... "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대는 그녀의 모습을 똑바로 목격한 그는 입술을 찢어버릴 것처럼 세게 깨물더니 눈을 질끈 감은 뒤 크게 숨을 들이마신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몸살감기 기운이 온몸에 도는 것처럼 그녀를 목격하자마자 눈앞은 핑핑 돌기 시작했으며 머리 또한 지끈지끈 못으로 쿡쿡 찌르는 것 같은 두통 때문에 저절로 온몸에서 짜증과 열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한숨을 내뱉고 지랄이야]
하지만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그녀는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자 약한 욕설을 섞어가면서 그를 타박했다.
그러자, 그는 쓴웃음을 내뱉었지만, 그는 그때 결심했던 것처럼, 그리고 저번과 얼마 전에 그녀를 만났을 때 했던 것처럼,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자기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아무 일도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그녀에게 전했다.
" .......아니에요. 아무 일도 없어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