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의 평범한 유부남-45화 (45/77)

〈 45화 〉 폭발

* * *

저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얼굴에 띄우고선 나를 빤히 바라보는 경섭 씨와 수십 명의 사람들.

경섭 씨를 포함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쏟아지자 마치 길을 걸어가다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나의 몸에 다시 한번 우수수 소름이 돋아나며 찌릿찌릿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손끝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결코, 호의적이라고 할 수 없는, 마치 음식물 쓰레기같이 더러운 걸 눈앞에서 생생히 목격한 사람처럼 나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들.

그러나, 나의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만끽하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보란 듯이 내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이듯이 말한것 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큰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 꽤 늦게 마쳤네. 아니지. 보통 대학생은 항상 이 시간에 마치는 건가? 내 주위에 대학생인 사람이 유진 씨 밖에 없어서 잘 모르겠네. 유진 씨. 원래 학교를 항상 이 시간에 마치는 거야? "

" 아니, 어떻게 여길.... "

그러나,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대신 역으로 질문을 건넸고, 그러자 그녀가 눈을 번뜩 빛냈다.

잠깐 소강상태로 이어진 대화 속 머릿속에서 계산을 정리한 그녀는 곧이어 별거 아니라며 손을 휘휘 내저으며 대수롭지 않게 그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 저번에 어느 과에 소속되어있는지는 듣지 못했는데 그 대신 중앙대학교 재학생이라고는 유진 씨가 그 입으로 직접 말해줬잖아. "

" ... "

" 아니, 잠깐만. 유진 씨 말투랑 표정이 뭔가 나에 대해서 엄청난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난 불법적인 사실로 알아낸 것도 아니고 스토킹을 한 것도 아니고 그때 집에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린 것뿐이야. 오해하지 마! 그러면 나 섭섭해져? 유진 씨. "

" 그. 그게 아니고 왜 저희 학교에 와 계신 건지.... "

" 아! 그게 아니고 왜 여기에 온 거냐고? 음, 다름이 아니라 오늘 계약 건 때문에 여기 근처에서 사람들을 좀 만났거든. 그런데, 아무래도 중앙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계약을 하고 나서 밖에 나오니까 딱 유진 씨 생각이 나더라고. "

" ... "

" 그래서, 집에 곧바로 돌아갈 수도 있는데 이왕 밖에 차를 끌고 나오기도 했고 마침 중앙대학교도 근처니까 바로 집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매력적인 유진 씨 얼굴도 한 번 보고 얘기도 나눌 겸 차 끌고 들른 거야. 설마, 내가 오래 기다린 게 아닐까 걱정하는 거야? "

" 아, 그, 그게 아니라... "

" 어이구, 배려심 넘치네. 그런데 나도 방금 온 거고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으니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담배 두 대 정도 피니까 유진 씨가 가방 챙겨서 정문에서 나오던걸? "

그 순간 그녀가 어깨 위에 올린 손을 움직이더니 마치 격렬한 밤 행위 후 여운을 느끼려 나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던 아내처럼 나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겨 올렸다.

" ... "

아내가 이런 행위를 해준다면 사랑스러운 손길에 담긴 애정을 듬뿍 느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겠지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있는 그녀의 음습한 손길에는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기는커녕 내 몸이 움찔움찔 떨림을 보여주었다.

" 후우. "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긴 뒤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툭툭 쳐 준 그녀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서 그의 얼굴에 하얀 연기를 내뿜은 뒤 그를 향해 조금의 쉴 틈도 주지 않고서 속사포로 말을 이어갔다.

" 이야, 그나저나 그때 집에서 봤을 때랑 다르게 옷을 좀 차려입으니까 우리 유진 씨 미모가 더 매력적으로 변한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

" 아... "

" 아니지. 착각이 아니야. 확실히 유진 씨 미모에 물이 올랐어. 하긴, 유진 씨는 본판 자체가 원래 매력적인 사람이니까 무슨 옷을 입든지 간에 유진 씨의 그 청순하고 수수한 매력을 높여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아, 진짜 딱 내 스타일인데? "

얼굴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미소지은 그녀는 마치 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몸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외모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또한 나의 허리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그녀의 손은 점점 밑으로 침투하며, 엉덩이골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더니 들뜬 숨소리를 내 목덜미에 뱉어내기 시작했다.

" 으……. 아..... "

원래라면 사람으로서 당연하게 지켜야 할 선을 이리저리 넘어 다니는 그녀의 행동에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거나 최대한 그녀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중하게 이야기를 시도하며 어떻게든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신체적 접촉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해보겠지만 지금 그의 몸은 압도적인 공포감과 두려움에 의해 완전히 지배된 상태.

그러므로, 그는 몸부림을 치며 그녀의 신체접촉에 저항하기는커녕 식은땀과 두 다리를 사시나무 떨듯이 부르르 떨고 있었고 입 밖으로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가련한 남주인공처럼 힘없는 신음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몰상식한 행동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겁에 질린 채 몸만 벌벌 떠는 이유는 단순히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자신의 앞에 있다는 것에 대한 황당함과 공포감 때문만이 아니었다.

" 뭐야? "

" 쟤, 우리 학교야? 맞지? 방금 정문에서 나왔잖아. "

그가 겁에 질린 채 몸만 벌벌 떠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에게로 집중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들 때문.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이 안 그래도 얇은 그의 정신을 더욱더 무참히 깨뜨리고 있었다.

차라리, 상황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 나을지 모르지만, 그들 모두가 망부석처럼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 눈을 세로로 뜬 채 아줌마의 우악스러운 손이 나의 허리를 마치 연인처럼 사랑스럽게 쓰다듬고, 쓸어내리는 모습을 본 그들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아닌 입을 벌려 각자 자신들의 감상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 주위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대놓고 허리 조물조물 만지면서 스킨십하고 있네. 씨발, 안 쪽팔리나? 나는 내 남자친구한테 저러면 바로 뺨 맞을 텐데. 남자 참을성이 진짜로 대단하네. "

" 아니, 나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뚱땡이가 저런 남자 허리에 손을 올리고 문질문질 만지는 게 더 신기한데? 존나, 씨발, 여자 얼굴은 한낮에 융단폭격 맞은 것처럼 완전히 일그러져 있고 살도 뒤룩뒤룩 쪄있어서 파오후 쿰척쿰척인데 반대로 남자 얼굴은 무난하고 괜찮잖아. 수수하고 청순해 보이고 매력도 있게 생겼네. 도대체 저런 남자가 왜 저런 여자랑 사귀는 거야? "

" 스폰 모르냐? 스폰!? 대학생 스폰 유명하잖아! 병신아! "

" 미친 소리 하네. 야 세상 어느 스폰이 저렇게 티를 내고 다니냐? 학교생활 씹창날 일 있어? 그건 네가 너무 앞서간 거야. "

" 야, 그럼 연인 사이라고? 저 여자 아무리 좋게 봐줘도 40대 중반처럼 보이고 저 남자는 아무리 느리게 쳐줘도 24살이나 25살일 것 아니야? 뭘 보고 연인 사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거냐? "

" 당연히 여자 쪽이 돈이 많으니까 사귀는 거겠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저 아줌마가 끼고 있으니까 별로 안 좋게 보이는 것뿐이지. 까고 말해서 저 돼지 새끼가 입고 있는 거랑 차고 있는 거 하나같이 전부 다 비싼 것들뿐이잖아. 차도 비싼 거 타고 있네. 씨발, 존나 부러워. "

" 그게 스폰아니냐? "

" 그런가? 아니……. 지. 뜻이 약간 다르잖아. 스폰의 개념을 띄고 있는 연인? 아 씨발, 나도 내가 뭔 말하는지 모르겠다. 존나 머릿속이 혼잡해. "

낄낄 웃음을 띈 채 그를 노려보며 자기들끼리의 잡담을 즐기는 여성과 남성들.

" 씨발, 여자 존나 부럽네. 섹스 매일 하겠지? "

" 이 새끼 뜬금없이 훅 들어오네. 미친년아! 입 조심해. 괜히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그냥 우리끼리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얘기하라고. "

" 아 왜! 난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잖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내 의견도 표출 못 하냐? 씨발, 여자가 남자 몸 만지면서 흐르는 기류 보니까 오늘 딱 봐도 떡 각 씨게 잡는 건데. "

" 그런데 저 둘이 사귀는 사이는 확실하게 맞는 거야? 너는 도대체 저 사람들의 뭘 보고 사귄다고 판단을 내리는 거야? "

" 아니, 너는 눈깔이 없냐? 여자가 남자 허리에 손 올리고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만지고 있잖아. 씨발, 사귀는 사이가 아니면 저렇게 봊같이 생긴 여자가 자기 몸을 저렇게 만지는 데 가만히 있겠냐? 그리고, 여자 표정만 봐도 견적 나오지 않아? 딱 봐도 서로 사귀는 사이 같은데 혼자서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

" 에이, 그건 네가 지레짐작 예상한 것에 불과하잖아. 그냥 단순하게 저 남자 누나 아니면 여동생이 차 끌고 동생이나, 형 데리러 학교 앞까지 온 걸 수도 있잖아. 아니면 그냥 지인에 불과할 수도... "

" 씨발, 세상 어느 남자가 자기 누나, 여동생 그리고 아는 지인이랑 저런 스킨십을 하겠냐? 남매사이면 허리에 손 올리는 순간 바로 주먹부터 튀어 나가고 지인 사이에 저러는 거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해버릴걸? "

" 뭐, 스킨십하는 남매가 있을 수도 있고 지인끼리는 가볍게 터치할 수도 있잖아. 그리고, 아까 허리에 손 올렸을 때 남자 표정 순간적으로 개 썩어들어가는 걸 내가 봤거든? 솔직히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자기 몸 만지는데 그렇게까지 인상을 찌푸릴 리가 있겠어? "

" 딱 봐도 사람들 많은 데서 대놓고 만지는데 화를 내지는 못하겠고 여자친구한테 그냥 투정 부리는 거잖아. 하긴, 남자는 야동으로밖에 못 만나본 네가 남자에 대해 뭘 알겠냐. 머리에 든 지식도 없어서 혼자서 남매 아니냐는 병신같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네. 네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들은 전부 기획 야동 속에서나 나오는 거니까 제발 야동 좀 끊고 현생을 살아. "

" 그런가. 네 말 들어보니까 그게 맞는 것 같네. 씨발, 존나 나도 저런 순종적인 남자친구 있으면 좋겠다. 침대 위에서 싫다고 울부짖어도 강제로 자지 빨딱 세운 채 수갑으로 손 묶고 존나 강간해줄 자신 있는데. "

" 또라이 새끼. 머릿속에서만 하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 용기는 내가 높게 쳐준다. 미친놈아. 큭큭. "

한밤중 빨간 눈을 번뜩이며 먹잇감을 노려보는 수십 마리의 늑대 무리처럼 눈동자를 번뜩 빛내며 올라가는 입꼬리와 함께 무심하게 입 밖으로 내뱉는 그들의 말.

그들이 실실 웃으면서 내뱉은 이야기가 귓가에 생생히 때려 박히고 있었고, 그것들이 축적되면 축적될 수록 머릿속을 마치 뇌를 칼로 난도질하는 것처럼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큰 고통이 계속해서 느껴졌으며 눈 앞 또한 물건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 아으, 으으, 하으으. "

무너지는 경계.

" 아이고, 우리 유진 씨가 갑자기 왜 이럴까? 뭐, 간밤에 무서운 영화라도 본 거야? 그럼 내가 또 달래줘야지. 아이고, 어린애가 옹알이하는 것 같아서 귀엽네. 귀여워. "

그의 눈동자가 점점 풀리며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입 밖으로는 인간이 알아듣지도 못할 언어를 내뱉을 때 그녀는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의 흉내를 내면서 전부 다 이해한다는 듯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슬쩍 그와 자신의 몸을 밀착시켰다.

이젠 뭐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었던 그는 마치 마네킹처럼 힘없이 그녀의 손길에 이끌렸고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자신들의 생각과 상상을 첨가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주위에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케스트라 연주 삼아 그녀는 마음속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함박웃음을 지은 채 완전히 자신의 몸과 그의 몸을 밀착시켰고 그것이 성공하자 만족의 표시로 혀로 입술을 살짝 적신 그녀는 오묘한 표정을 유지한 채 그의 엉덩이골을 만지고 있던 손을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의 손이 점점 그의 다리로 향하는 순간.

가만히 인상을 찌푸린 채 사람들 사이에 섞여 상황을 지켜보던 경섭이 갑자기 두 손을 번쩍 들고 방방 뛰며 사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 여러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제 일행인데 혹시나 여러분께 민폐 끼쳐드렸다면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 남성의 이상행동에 그녀가 잠시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선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가는 경섭은 이리저리 사람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 저 둘이 사귀는 사이 아니에요! 가족 사이는 아닌데 대신 어렸을 때부터 어울려 지낸 사이니까 스폰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요! 다들 오해하지 말아 주시고 소문도 이상하게 퍼뜨리지 말아 주세요! 혹여나 에타에 이상한 글 올릴 생각도 하지 마시고요. "

" ... "

" 일단, 혹시라도 일행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제가 저 아주머니 대신에 사과드리도록 할게요. 그러니, 괜히 뒤에서 이상한 이야기들 하지 말아주시고 추측으로 에타에 무슨 글을 올리거나 하는 행위는 더더욱 자제해주세요. 다들 알아들으셨죠!? "

" 흐음. "

" 크흠. "

" 그럼, 다들 해산해주세요! 이 일은 저희끼리 일이니까 저희끼리 해결할 테니 괜히 여기 모여있지 마시고 다들 각자 갈 길 가세요! 얼른요! "

경섭의 저돌적인 행동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그들의 행동이 순식간에 멈춰졌고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전부 헛기침을 내뱉으며 슬그머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순간에 없어져 버린 수십 명의 사람들. 이제 이곳에 남아있는 것은 경섭과 제대로 된 사고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유진, 그리고 그런 그를 꼭 안은 채 굳은 표정을 띠고 있는 그녀뿐이었다.

" 하아. "

잠시 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숨을 내뱉은 경섭.

이곳에 남은 세 명을 배경 삼아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와 함께 아까와는 다르게 입술을 이빨로 지그시 누른 채 경섭은 대승을 거둔 장군이 수도에 복귀하는 것처럼 성큼성큼 그녀에게 걸어갔다.

아까처럼 굳은 표정이 아닌, 약간 당황한 표정을 띠고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그는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유진의 팔을 한 손으로 세게 잡았고 곧이어 힘차게 끌어당겨 강제로 그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겨 버렸다.

은퇴한 지는 오래됐지만 일반인과 헌터의 신체 능력 차이는 압도적인것이 상식인 세상.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그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움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곧바로 평온을 되찾고서는 마음속으로 콧방귀를 뀌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유진은 매우 손쉽게 그녀의 품에서 빠져나갔고, 동시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경섭의 힘에 그녀는 어벙벙한 표정을 지은 채 가만히 경섭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품에서 유진을 떼어낸 경섭은 그를 자신의 품에 감쌌고 곧바로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아직도 어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향해 넌지시 말을 건넸다.

" 그 더러운 손으로 유진이 형 만지지 마. 이 봊같은 뚱땡이 새끼야.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