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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의 평범한 유부남-25화 (25/77)

〈 25화 〉 지옥의 조별과제

* * *

아내의 차가운 기운이 섞인 말이 끝나자마자 마치 우리 집에 빙결 능력자가 방문해서 능력을 난사하고 떠난 것처럼 집안의 공기가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 ...응? "

" 히끅. "

저번처럼 나를 무자비하게 구타할 때 보여주던 악귀 같은 아내의 눈빛.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마치 당장이라도 의자를 박차고 내 머리채를 잡은 뒤 안방으로 끌고 가 주먹질을 시작할 것만 같아서 도저히 붙어진 입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유진아? "

" 끅! "

현세에 강림한 도깨비가 있다면 바로 아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흉흉한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입 밖으로 딸꾹질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아내에게 가져다주려고 했던 물컵을 잡고 있는 내 손과 두 다리는 멈출 수 없는 떨림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바닥을 적셔나갔다.

" 말해봐. 누구냐니까. 유진아? 내 말 안 들려? "

" ㄴ, 네? "

" 뭘 빼려고 그러는 거야? 내가 묻고 있잖아. 하늘 같은 아내가 묻고 있는데 남편이 제때 대답을 안 하려고 하네? 너 나한테 교육 당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때를 잊어버린 거야? "

" 아, 아니에요. 아, 안 잊어버렸어요. "

" 그럼, 말을 하면 되잖아? 누구냐니까?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게 도대체 뭐가 어려운 거야? "

알고 있다.

대답한다는 게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무서운 걸 어쩌겠는가? 두려운 걸 어쩌겠는가? 악귀처럼 흉흉한 눈빛을 빛내며 젓가락을 이리저리 만지는 그녀의 손놀림에 저절로 침이 꿀떡 삼켜졌다.

무서웠다. 미치도록 무서웠다. 얼마 전 아내에게 무자비하게 맞았던 기억이 떠올라 이가 떨리도록 무서웠고 당장이라도 오줌을 지려버릴 것만 같았다.

" 아, 그, 그게 아니라... "

" 유진아. 내가 미리 말하는데 플러스 친구 광고라던가 게임 초대라는 시답지도 않은 소리 하면 지금 이 자리에서 네 혀를 뽑아버릴 거야. "

" ... "

" 내가 너 뻔히 게임 안 하는 것도 알고 카톡에 친구라고는 나밖에 없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그런 얄팍한 거짓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 "

꽉 쥐고 있던 젓가락이 일반인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한 헌터의 힘에 의해 우두둑 소리를 내며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잘게 부서졌다.

저건 경고였다.

아내가 보내는 경고.

" 아, 알고 있어요. 여보. 제, 제가 모를 리가 없잖아요. 여보한테 배, 배운게 있는데... "

" 그래, 우리 유진이는 내가 교육하면 그걸 잘 흡수하는 남편이니까 말이야. 그러니, 이젠 대답해줘야지? 방금 카톡 알림음이 네 번 정도 오던데 누구랑 연락했던 거야? "

마지막 기회라는 듯이 선언하는 아내의 말에 나는 천천히 들고 있던 물컵을 식탁 위에 놔두고선 다시 의자에 앉아 아내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푹 숙였다.

" 조원들이에요. "

" 조원? 조원들끼리 단톡방을 왜 만들어? 그냥 각자 따로 만들어서 다음 주에 만나서 끝장내면 되는 거 아니야? "

" 그건 아, 아니에요. 아, 아무래도 서로 소통하면서 자료도 공유하고 PPT를 만드는 사람한테 전달도 해줘야 하니까 여,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

" 흠, 뭐, 이야기 들어보니까 그렇게 큰 것도 아니네. 그래, 이렇게 시원하게 말하면 되잖아? 도대체 뭐 때문에 이야기하는 걸 망설이는 거야? "

" 아, 그게... "

" 네가 괜히 머뭇거리니까 내가 오해를 하게 되잖아. 너 자꾸 하늘 같은 아내를 쓰레기 같은 여자로 만들 거..... 잠깐만. "

그의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는 듯 표정이 풀어지며 환한 미소가 지어진 그녀가 손을 들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얼굴이 다시 아까와 똑같이 악귀와 같은 얼굴로 변했다.

" 유진아. 너 아까 싸가지 없고 건방진 남자 한 명이 조에서 나갔다고 했지? 그리고 너 포함해서 세 명끼리 조별 과제를 한다고 했고 말이야. 맞지? "

" 네. 마, 맞아요. "

" 남은 사람들이 선배라고 했고 한 명은 18학번 또 남은 한 명은 19학번이라고 했고 말이야. 자, 그러면 여기서 내가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

남은 두 명이 설마 여자인 거야?

잠깐 이어지는 침묵을 깨고 그의 고개가 긍정의 표시를 담아 위아래로 움직였고 아까보다 더욱더 굳어지는 그녀의 얼굴과 함께 땅속으로 파고 들어갈 것처럼 몸을 굽히는 유진.

머리가 아픈 것일까? 잠시 관자놀이 쪽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른 그녀는 잘게 부서져 있는 젓가락 가루를 식탁에 탈탈 털어버리고서는 팔을 뻗어 그의 핸드폰을 거칠게 낚아챘다.

' 때, 때리는 줄 알았다. '

처음에 팔을 뻗길래 체념하고서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내 핸드폰을 가져가려고 한 거였구나. 그나저나 해, 핸드폰은 왜 가져간 거지?

아내가 무엇을 하려는 건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내의 행동 하나하나에 온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 이건가? "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잠금화면도 걸려 있지 않은 그의 핸드폰 화면을 켠 그녀는 곧바로 카톡을 들어가 곧바로 제일 최상단에 있는 조별 과제 단톡방을 터치했다.

화면이 넘어갔고 곧이어 길게 이어지는 수많은 대화들의 목록 속 그녀가 손가락으로 화면에 떠 있는 스크롤을 꾹 누르고 쭉 위로 올리기 시작하자 끊임없이 올라가고 또 올라가며 화면이 빠르게 변경되었고 그들이 나눈 수많은 대화가 잔상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자 어느샌가 도착한 채팅방의 첫 개설 부분에서 스크롤의 움직임을 멈춘 그녀는 천천히 화면을 밑으로 내리면서 대화방에서 그들이 나누었던 모든 이야기를 하나하나 천천히 정독하기 시작했다.

" 흠. "

혹여나 자신의 남편이 허튼짓을 하지는 않았는지, 요사스러운 자지를 카톡방에서 덜렁거리지는 않았는지 아주 꼼꼼하게 대화 하나하나를 읽어가면서 그녀는 남편에게 단 한치의 눈길도 주지 않았다.

정예나씨­>[죄송합니다. 지금 승급 전 중이라서 조금 있다가 곧바로 보내드릴게요]

민규리씨­>[승급전은 인정이죠ㅋㅋㅋㅋㅋ 느긋하게 하시다가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어차피 저희 시간 넘치도록 많으니까요]

개인적인 그들 간의 대화에선 대답도 하지 않는 그의 태도에 그녀는 미소를 띠었고.

유진­>[이 부분 너무 어색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민규리씨­>[아, 그 부분은 조금 어색하긴 하네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조금만 수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진­>[네, 알겠습니다. 곧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과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에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내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유진으로서는 그저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식탁 밑에 있는 손을 꼼지락 움직이면서 아내의 심판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 하. "

지옥 같은 몇 분이 지나고, 대화방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모조리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전화번호부 목록에 들어가서 [민규리씨]라고 저장되어있는 연락처를 누른 뒤 그에게 핸드폰을 던져주었다.

" 네? "

갑자기 자신에게 던져진 핸드폰과 아내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는 그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의문을 표현했다.

" 아까, 민규리라는 별 봊같은 년이랑 대화 나누던데 여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 맞지? "

" 아, 네. "

" 지금 당장 전화해서 스피커폰으로 변경하고 내 앞에서 통화해. "

일단 얼떨떨하게 핸드폰을 집어 든 나는 도대체 아내가 나를 보고 규리 씨에게 전화를 하라는 이유에 대해서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조심하게 그 의도에 대해 다시 아내에게 되물었다.

" 토, 통화요? 무슨 통화를... "

"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해야지. 그냥 전화해서 스피커폰으로 전환한 다음에 내 앞에서 대충 아무 이야기나 지껄이면서 대화해. 왜 하기 싫어? 하기 싫다는 뜻은 둘이 무슨 짝짜꿍을 했다고 해석이 되는데 말이야? "

" 아, 아니에요! 그건 절대로 아니에요! 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여, 여보. 저 믿어줘요! "

" 씨발,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전화하라고. 내가 몇 번을 반복을 해야 해? 한 번 말할 때 좀 제대로 쳐 알아듣고 행동하라고!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니까 닥치고 넌 내 말에 따르기나 해! "

불같은 호통에 저절로 움찔거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뚜르르ㅡ

잠시 이어지는 연결음.

달칵ㅡ

핸드폰을 하고 있었던 걸까? 연결음이 들린 지 얼마 되지도 않고 곧바로 전화가 연결되었다.

[네, 유진 씨]

전화가 걸린 걸 확인하자마자 스피커폰으로 전환한 나는 살짝 눈동자를 올려 아내를 쳐다보았는데 아내는 의자에 몸을 푹 기댄 채 턱을 살짝 움직여 얼른 나에게 행동을 재촉했다.

' 하, 할말이 없는데. '

친한 사이도 아니며, 아니, 애초에 여성이라는 성별을 가지고 있어서 절대로 나와 친해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고 심지어 오늘 처음 안면을 튼 사이였다.

과제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카톡으로 대부분 물은 상황이었고 딱히 생각해둔 할 말이 있던 것도 아닌데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 빨리하라고. 내 말이 우스워? "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빨래판에 빨래를 문지르듯이 최대한 생각을 쥐어짜내 지금 연결된 이 통화가 유연하게 이어지게 만들어야 했다.

만약, 중간에 끊겨버린다면 그 뒤에 이어질 아내의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 저, 규, 규리씨? "

조심스레 말을 거는 그의 목소리에 핸드폰 너머로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정도로 반가워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네 말씀하세요. 잘 들립니다. 무슨 일로 전화하셨는지...]

" 그, 그냥 과제 때문에 연락 드렸는데.. "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딱히 전화를 걸만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아서 나는 최대한 주제를 과제 쪽으로 얼버무리며 이리저리 둘러댔다.

[아, 그러세요? 그런데, 과제는 굳이 전화가 아니라 카톡으로 물어보셔도 괜찮지 않나요?]

" 아, 이건 조금 복잡해서 카톡보다는 전화로 묻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혹시, 전화 부, 불가능하신가요? "

[아니요. 지금 뭐, 딱히 하는 것도 없어서 전화가 가능하긴 한데 유진 씨 결혼하셨잖아요? 지금 시간이 딱 퇴근 시간인데 아내분이 집에 안 계신 건가요?]

힐끗 앞을 바라보자 계속하라며 턱짓을 하는 아내.

" 지, 집에 있어요. 아까 조금 쉰다고 카톡 보내고 곧바로 아내 저녁을 차려줬는데... "

[아내분이 집에 지금 계신다고요? 아이고, 그런데 유진 씨가 저한테 전화 주셔도 괜찮으세요? 아내분이 화내실 것 같은데]

" 괜찮아요. 아내가 이해심이 많아서 단순히 전화 하는 거로 화내지는 않아요. "

[와, 진짜 좋은 여성분이시네요. 이런 상황까지 이해해준다니. 진짜 결혼 잘하신 것 같아요]

" 아하하....

[아 씁, 그래도 제가 이 상황에서 전화를 계속하는 건 아무래도 그분한테 조금 민폐일 것 같은데.... 차라리, 물으실 거 있으시면 전화보다는 카톡으로 저한테 연락하시면 제가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네? 전화로는 안 되는 건가요? "

[안되는 건 아닌데, 상황이 조금 애매하네요. 아내분이 집에 없는 것도 아니고 계시는데 전화를 계속하는 게 그림이 너무 이상해 보여서.... 원래, 여성분들이 괜히 속 좁은 여자처럼 안 보이려고 넓게 포용하는데 사실 속으로는 끙끙 앓는 게 대부분이에요. 유진 씨 아내도 분명 그런 마음일 테고요]

" 아.... "

[조별 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엄연히 여성과 남성의 사이니까 질투가 날 수밖에 없죠. 원래 여자란 게 그런 법입니다. 아이고, 괜히 수고스럽게 전화주셨는데 이상한 말만 주절주절 늘어놓고 제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가르치는 것 같아서 약간 죄송스럽네요]

" 아니에요. 조,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마울 뿐이에요. 덕분에 좋은 걸 알아가는걸요. "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저야 고마울 따름이죠. 아까, 전화하신 이유가 물어볼 게 있어서였죠? 카톡으로 사진 찍어서 저한테 보내시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몇 장을 찍어 보내주셔도 괜찮으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마구 찍어서 저한테 보내주세요]

" 알겠습니다. 전화 받아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

[전화가 왔는데 당연히 받아야죠. 뭘, 그런 걸 가지고 고마워하시긴. 그럼 전화 이만 끊겠습니다. 아내분이랑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끊어진 전화.

곧바로 핸드폰에서 손을 뗀 나는 가만히 두 손을 다시 식탁 밑으로 집어넣은 뒤 눈동자를 위로 올려 가만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지켜보았다.

여태까지의 통화내용을 들은 아내의 표정이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복잡해 보였다.

화를 참는 건지 생각을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이리저리 손가락을 굴리는 모습은 두렵기까지 했다.

' 나,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

침이 저절로 꿀꺽 목 뒤로 삼켜졌다.

아내가 화를 낼까? 그게 아니면 짜증을 낼까? 어쩌면 지금 당장이라도 의자를 박치고 일어나 내 뺨을 후려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간에 아내가 화를 낸다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결과 같았다.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행위가 내가 다른 여성과의 접촉이 있는 것인데 과제에 대한 이야기긴 하지만 여성과의 대화가 남겨져 있는 단톡방의 대화와 시킨 것이긴 하지만 여성과 전화까지 했으니 뭘 하든지 간에 절대로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 푸흐흐. "

머릿속의 정리가 끝난 걸까? 이리저리 식탁 위에서 구르던 아내의 손가락이 멈췄고 의자에 기댄 몸을 아내는 나에게 가까이 당겨버렸다.

또한, 곧바로 새어 나오는 헛웃음과 함께 이리저리 식탁 위를 구르던 손가락을 모아 손바닥을 저 하늘 위로 높게 들어 올렸다.

' 아, 맞는구나. '

여기서 직감했고 확신이 들었다. 나에게 닥쳐진 운명은 아무래도 단 하나뿐이었던 것 같았다.

하긴, 이런 상황에서 다른 걸 바라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

체념하고 상황을 받아들인 그는 자신에게 쇄도하는 아내의 거대한 손바닥을 보지 않으려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 흉 질 텐데... '

그리고,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약간의 걱정을 하는 그를 향해 곧바로 쇄도하는 그녀의 손바닥이 바람을 가르면서 그의 뺨에 닿았고 동시에 온 집안에 마치 종을 치듯이 청아하고 깔끔한 소리가 순간 울려 퍼졌다.

짜악ㅡ

그의 몸이 날아올라 바닥으로 떨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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