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의 평범한 유부남-1화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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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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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단어 그대로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행동이나 위치가 뒤바뀐 세계를 뜻한다.

만약 여러분들이라면 이런 세상에 떨어지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뭐, 사실 어떻게 행동할 것일까 하는 것은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잘 나타나 있다.

대부분 남자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씨발! 개이득이지! 모든 여자를 전부 따먹고 다닐 거야! "

음,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애초에 이런 것에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어떻게 행동하던 본인의 마음일 뿐이다. 그리고 남녀역전의 세상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 일이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한 바램도 아니니까.

하지만, 조금만 앉아서 냉정하게 생각해본다면 모든 여자를 따먹고 다닐 거라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게 될 것이다.

남녀역전이 무슨 세상이라고 했는가?

말 그대로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행동이나 위치 그리고 시선이 뒤바뀐 세상이라고 했지 않았던가?

현실 세계에서 함부로 몸을 쓰고 다니는 여성들을 보고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던가?

걸레라고 부르지 않던가?

그런데 남녀역전의 세상에서 남자가 함부로 몸을 쓰고 다닌다면 뭐라고 불리겠는가?

당연히 걸레라고 불리겠지?

걸레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시선을 받고 어떤 대접을 받는지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세상을 살면서 절대로 정상적인 대접을 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람은 이룰 수는 있지만 이루면 안 되는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만약 나라면 남녀역전의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며 몸가짐을 조심히 하고 다닐 것이다. 난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

뭐, 남녀역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고 그럼 이번에는 다른 걸 물어보겠다.

헌터물.

혹시 헌터물이라는 장르를 아는가?

한국 웹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장르며 현대에 출현한 몬스터, 던전과 이들을 사냥하는 초인 헌터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장르다.

그럼, 만약 여러분들이 이런 헌터물이 존재하는 세상에 영문도 모르게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흠, 뭐 대답은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분명 이것일 것이다.

" 능력을 키워서 먼치킨적인 존재가 돼야지! "

그래, 뭐, 정답이다. 마법과 검 그리고 무공 등 여러 가지 힘과 초능력이 나오는 세계인데 당연히 한 번쯤은 꿈꿔봤을 로망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기술들을 배워 강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들이 아무런 재능도 가지지 못한 채 그런 세상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말 그대로 마법도 무공도 검도 무술도 그 어떤 것에도 재능이 없는 지나가는 엑스트라 A로 떨어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도 모두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알아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잖아? "

그렇지.

알아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뭐, 어쩌겠는가. 흔히 말하는 주인공처럼 엄청난 재능을 가진 채로 이상한 세상에 떨어진 게 아니라 재능이 단 하나도 없는 엑스트라로 떨어졌는데 스스로 죽기는 무섭고 아프니까 그냥 꾸역꾸역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만약 남녀역전과 헌터물이 합해진 세상에 재능이 없는 지나가는 엑스트라 A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흠, 이건 좀 곤란하긴 하네. 여러 가지 상황이 합쳐져 있으니까 아무래도 질문에 대한 대답도 여러 가지로 갈릴 것 같고 말이야.

뭐, 내가 말하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약 내가 저런 세상에 떨어진다면 일단 그냥 건장한 여자 하나 잡아서 평범하게 살 거야.

일단 지나가는 엑스트라로 떨어졌으니까 싸움에 대한 재능은 없으니 깔끔하게 욕심은 접어두고 남녀역전의 세상이니까 그냥 건장하고 평범한 여성을 하나 잡아서 알랑방귀 좀 끼워주면 무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잖아?

뭐, 물론 내가 말한 게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야.

단지, 내가 그런 세상에 떨어졌으면 이렇게 행동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뿐이지.

어? 그런데 뭐라고?

바빠 죽겠는데 왜 자꾸 이런 귀찮은 걸 묻고 있냐고? 아, 음, 왜 이런 걸 묻냐고?

그야 간단하잖아.

" 내가 그런 세상에 떨어졌으니까. 이 씨발 새끼들아. "

대한민국의 건장한 21살 남성. 나 오유진!

앞서 말한 것처럼 남녀역전과 헌터물이 합해진 세상에 재능이 없는 지나가는 엑스트라 A로 떨어져 살기위해서 그저 그런 성격의 D급 헌터의 여성과 결혼을 해 그냥저냥 죽지못해 살고 있는 중이다.

이 씨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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