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5화 〉1부 (295/315)

여신 피셜에 따르면 이대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을 거라 그랬으니까.

그런 식으로 마음 속으로 다짐이라는 걸 단단히 다지고 있던 와중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셋 중에 누구부터 해줄거야?"

침대 위에 편안하게 엎드려 누워있던 지나가 대뜸 묵직하기 그지없는 한 방을 날려왔다.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만큼은 궁금할 수밖에는 없었던 걸까.

지나의 질문에 민망해서 팔에다가 얼굴을 파묻고 있던 가영도, 별 관심없는 척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있던 세나도 귀를 쫑긋거렸다.

"어···"

그러게.

누구부터 해줘야할까.

"누나가 제일 먼저 유한이 네가 말한대로 했는데··· 당연히 그 순서대로 해주는 거지?"

그게 또 그렇게 되나?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은··· 지나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그래도 가장 먼저 내 말에 따라준 어드밴티지는 줘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면은 시작하기 전에···"

일단 문제의 그 환부터 먹어야겠지.

솔직히 침대 아래에서 그걸 꺼내면서도 준비해둔 변명거리가 잘 먹혀들지 내심 좀 걱정했었는데ㅡ

"뭐야, 아침에 뭘 그렇게 몰래 숨겨서 챙겨가나 했더니만··· 이런 건 또 언제 준비했대?"

"하하···"

다행히 아침에 물건 받을 때 열연을 펼친 보람이 있었는지 다들 별 말 하지 않고 넘어가주더라.

"그래서 이거 그냥 삼키면 되는 거야? 물 없이?"

"어··· 아마도?"

"흐으음··· 이렇게 우리 몸도 챙겨주고 진짜 다 컸네. 우리 유한이."

가영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지나하고 비슷한 표정이었다.

세나는··· 내가 건네준 환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살피고 있는 중이었고.

"이거 혹시 그거냐?"

"그거라니?"

"아니, 그 왜··· 무협소설 같은데서 나오는 영약같은 거 있잖아. 뭐, 소환단이라던지···"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그냥 몸에 좋다고 해서 산 거야."

"흠, 하긴···"

뭐,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어쩌면 세나의 말이야말로 정답일지도 모르지.

"말랑말랑한게 꼭··· 떡 같네."

그리고 이건 가영의 감상이었다.

그런 식으로 내가 건네준 환을 들여다보면서 각자 한 마디씩을 내뱉던 것도 잠시, 셋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입 안으로 밀어넣었다.

설명서에 따르면 만들 때 특수한 재료가 들어가서 일단 한 번 입에 넣으면 자연스럽게 녹아내려서 쉽게 삼킬 수 있다고 적혀는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크기가 내 주먹의 반 정도 되다보니까 혹시 몰라 같이 마실 수 있는 물을 준비했었다.

'물 마시면 안 된다는 말은 안 적혀있었으니까···'

아무튼 먹기 힘들어하면 바로 넘겨줄 생각으로 뚜껑을 반쯤 딴 생수를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히 준비한듯 했다.

설명서에 적혀있던 건 과장이 아니었는지 내가 넘겨준 환을 입에 가져다대자마자 눈썹을 꿈틀거렸던 이들이 이내 그것을 꿀꺽하고 자연스레 삼켜버렸으니까.

"이거··· 신기하다. 무슨 아이스크림처럼 입에 넣자마자 스르륵 녹아서 없어져버리네?"

"후기 보니까 그렇다고는 하더라."

"비싼 건가 보다? 얼마 주고 샀냐?"

지나의 질문에는 맞장구를, 뒤이어 따라붙은 세나의 질문에는 미소와 함께 노코멘트를 했다.

"아무튼··· 이러면 되는 거니?"

"네, 이제 그냥 편안하게 누워계시기만 하면 돼요."

내 말에 가영이 내가 건네준 걸 무탈하게 삼키기 위해 일으키고 있었던 몸을 다시 침대 위로 뉘였고, 그런 가영의 뒤를 따라 지나와 세나도 다시 침대에 누웠다.

거기까지 확인하고 난 후에야 나머지 상자를 집어들었다.

설명서대로 셋에게 환을 복용시켰으니 이제 이 상자 안에 든 오일로 전신을 꼼꼼히 마사지 해주면서 환의 약성이 보다 원활하게 몸 안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유도해주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 전에 우선 씰로 꼼꼼하게 봉인되어있는 상자 뚜껑부터 따야했기에 누가 붙였는지는 몰라도 아주 그냥 꼼꼼하게 잘 붙여져있는 씰을 손톱으로 살살 긁어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좌우로 여는 방식으로 되어있는 상자를 그대로 열어젖히니 왠지 모르게 비싼 위스키를 생각나게 만드는 비쥬얼을 가진 병 하나가 상자 안에 잠들어있었다.

연두색에 가까운 초록빛이 돌던 환과는 다르게 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액체는 살짝 주황빛이 도는 황금색이었다.

그야말로 '나 기름이오.'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영롱하면서도 매혹적인 색을 띈 액체로 가득 차 있는 병의 자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뚜껑을 땄다.

"흠···?"

"음?"

"향기 좋다···"

그러자 꽃 향기같은 것이 사방으로 범람했다.

그 향기는 이런 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게 분명한 세나마저도 감동시켰다.

세나가 보여준 반응만큼은 아니어도 지나나 가영도 그 향기가 꽤나 마음에 든 듯 했고.

"이열··· 이유하니, 정말 제대로 준비했나 보네? 진짜 얼마 주고 샀냐?"

"조용히하고 해줄 때 받기나 하세요."

그런 식으로 세나를 조용히 시킨 다음 지나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그대로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

"으응···♡"

올라타면서도 지나의 몸에 과한 압박감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했는데 그 딱 적당한 압박감이 지나의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이다.

달콤하기 그지없는 신음성이 지나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옴과 동시에 허벅지하고 슬며시 맞닿은 허리 부분을 통해 자잘한 떨림이 전해져왔다.

그에 바로 옆자리에 편안하게 누워 은근히 나와 지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가영의 얼굴 위로 홍조가 서렸다.

아마도 그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덩달아 나까지 긴장이 되기 시작했던 건 말이다.

밤에는 가영이 옆에서 지켜보든 말든 지나를 잘만 따먹었었는데 뭐랄까 이렇게 환한 대낮에 마사지를 목적으로 이러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

덕분에 두근두근하고 또렷한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한 심장의 박동을 느끼면서 뚜껑을 연 병을 내 손바닥을 향해 기울였다.

솔직히 그냥 이대로 지나의 등에다가 뿌려도 상관없긴 했지만 그래도 온도체크 정도는 해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냥 떨어뜨렸다가 차갑게 느껴지기라도 하면 저토록 나른한 얼굴을 한채 편안하게 누워있는 모습이 망가져버릴게 뻔한데 말이다.

그렇게 내 손바닥 위에다가 두어방울 정도를 떨어뜨려서 먼저 테스트를 좀 해봤는데 확실히 일반적인 오일하고는 뭔가 좀 다르더라.

두어방울 정도 떨어뜨린 걸 손바닥 위에다가 살살살살 펴바르니 반들반들하게 변한 부분에서 화한 느낌이 확 올라오면서 그곳이 조금씩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으니까.

'이런 걸···'

몸 전체에다가, 그것도 골고루 바르라고?

손바닥에 살짝 바른 것만으로도 그 부위가 달아오르는 느낌이 확 들 정도인데?

그 결과가 어떨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꼴깍하고 침이 넘어갔지만ㅡ

"그러면··· 시작한다?"

"으응···"

그럼에도 병 안에 든 것을 지나의 등 위로 떨어뜨렸다.

색깔부터가 황금색이기 때문일까.

그런 게 끈적끈적하게 실을 늘어뜨리면서 지나의 등을 향해 떨어지는 광경을 보고 있으려니 꼭··· 지나의 등 위에다가 꿀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꿀꺽하고 침이 넘어갔다.

"읏···"

지나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예쁘게 근육이 잡혀있던 몸이 흠칫하고 떨린 건 다름아닌 그 직후였고.

난 괜찮았는데 지나한테는 좀 차갑게 느껴지기라도 했던 걸까.

"응? 혹시 차가워?"

"아니··· 그냥 뭔가 느낌이 좀···"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는데 갑자기 등위로 뭔가가 툭 떨어지니 놀라서 그랬던 모양이다.

"온도 자체는 괜찮지?"

"응···"

그런 식으로 지나의 감상을 묻고 있는 와중에도 내가 떨어뜨린 액체는 지나의 등을 타고 느릿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으, 흐···♡"

아마 지금쯤 그것이 훑고 지나간 부분에서 올라오고 있을 화악하고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지나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색다르게 느껴졌던 것일까.

몸을 잘게 떨어대던 지나가 이내 그 몸짓하고 딱 어울리는 목소리를 냈다.

"이거··· 되게 특이하다···"

"그래? 비싼 거라서 그런가 보다."

"그러려나···?"

처음만 하더라도 되게 낯설어 하더니만 지나는 이 오일 특유의 확 달아오르는 느낌에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니, 적응 수준을 뛰어넘어서 마음에 들어하기까지 하더라.

'몸에 열이 많은 타입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뭐 마음에 들어하니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해서 오일을 적당량 쭉 짜낸 다음ㅡ

"읏···"

손바닥을 쫙 펼쳐서 잘게 떨리는 등 위에다가 오일을 고루고루 펴바르기 시작했다.

'등은 사실 애피타이저지.'

뭐니뭐니해도 '진짜'는 등 다음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예쁘게 잡혀있는 지나의 등은 상당히 만지는 맛이 있었다.

탄력적이면서도 동시에 여성의 몸 특유의 말랑말랑함을 잃지 않은 게 자꾸만 나도 모르게 손길이 가야한다고 해야할까.

그런 식으로 부드럽게 등을 어루만지다가 지나의 허리를 꾸욱하고 누르는데 쓰고 있던 하체를 살짝 띄워올려 조심스레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손도 좀 더 밑으로 미끄러뜨리니 내 손이 힘이 들어가서 평소보다 더 봉긋한 모양을 하고 있는 엉덩이하고 닿기 무섭게 지나의 몸이 살짝 경직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말캉말캉해진 엉덩이를 손바닥 전체를 이용해 느긋하게 가지고 놀았다.

그러고 있었더니만 오일 특유의 확 달아오르는 느낌 때문인지 뭔지는 몰라도 살짝 떨리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왔다.

"하, 하지마···"

"응? 뭐가?"

"자, 자꾸 그렇게 벌렸다가 놓았다가··· 하, 하지마···"

뭐 때문에 그러나 싶었는데 아까 전부터 반복하고 있던 내 손짓이 문제였나 보다.

'하긴···'

그럴만도 하지.

양손으로 엉덩이를 한쪽씩 움켜쥔 다음 좌우로 슬며시 벌렸다가 놓았다가 할 때마다 오일 따위가 내는 소리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하면서도 끈적끈적한 소리가 침실 안으로 울려퍼지고 있었으니까.

쯔어어업···♡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그런 소리를 엄마하고 동생이 바로 옆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제 아무리 지나라해도 끓어오르는 민망함과 수치심을 버틸 수 없었던 것일까.

힐끗하고 얼굴 쪽을 쳐다보니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는 살짝 홍조만 져있었던 얼굴이 어느새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라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모처럼 약한 목소리로 던져진 지나의 간청을 들어주고 싶었지만ㅡ

"싫어."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설명서에서 무려 빨간 글씨까지 사용해가며 강조를 하지 않았던가.

오일을 바를 때 몸 '전체'에 꼼꼼히 바를 수록 좋다고 말이다.

그러니 부끄러워 한다고 해서 한 곳만 빼고 그러면 되겠는가.

난 그래서 거절했던 건데 지나 입장에서는 설마 내가 그렇게 단칼에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나 보다.

몸을 크게 움찔거리길래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벌려놓았던 곳 사이로 오일로 번들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쑥 밀어넣었다.

"으흐윽···?!"

그렇게 밀고 들어간 손가락이 그만 민감한 돌기를 스쳐버리고 말았던 걸까.

지나의 몸이 한층 더 크게 떨리더니 보지 쪽에서 뜨뜻한 액체가 팍 터져나와 손가락을 적셨다.

축축하고 끈적끈적하지만 그럼에도 기껍게 느껴지는 그 감촉을 만끽하면서 빵실빵실하게 부풀어있는 지나의 보짓둔덕을 손가락을 이용해 꾹꾹 눌러주었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을 적시고 있는 것과 똑같은 액체를 퓻퓻하고 쏟아내는게 지독할 정도로 야했다.

"난 누나 마사지 해주겠다고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혼자서 느끼기 있어?"

"흐, 힉···♡"

그런 식으로 가볍게 절정을 맛보여준 다음 손놀림을 다시 마사지라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모습으로 되돌렸다.

물론, 그렇다고 단순히 마사지만 한 건 아니었다.

지나의 몸이 최대한 야들야들해지도록 부드럽고 꼼꼼하게 주무르면서도 은근히 그녀의 몸을 자극하는 것또한 잊지 않았으니까.

이미 한 번 가볍게 절정할 정도로 몸이 쾌감이라는 감각을 받아들일 준비를 완벽하게 끝마쳤는데 정확히 그 때부터 애매하기 그지없는 자극만 주어지니 그 간극을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

거기에 지금 쓰고 있는 오일 특유의 몸을 확 달궈주는 느낌 때문인지는 몰라도 살살 애를 태울수록 지나는 극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아, 흐··· 흐으으···"

대미는 역시 뒷쪽의 마사지를 끝내고 '앞쪽'으로 넘어갔을 때였다.

계속 엎드려있었던 탓에 살짝 눌린 자국이 남아버린 가슴 끝에 매달린 찐한 분홍색을 띈 지나의 유두는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어떤 모습보다도 꼿꼿하고 딱딱하게 서 있었다.

그러면서 지나가 몸을 흠칫흠칫 떨어댈때마다 거기에 맞춰서 움찔움찔거리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야할 수가 없더라.

"후으, 읏, 자, 잠, 흐윽♡, 나, 나···!"

대체 몸이 얼마나 민감해졌으면 살짝 손만 가져다 댄 정도로 이런 반응인 걸까.

자그마한 자극에도 반응하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 시험삼아 가슴 쪽으로 얼굴을 가져간 다음 여전히 야하게 움찔거리고 있는 분홍빛 유두에 대고 후우하고 가볍게 입김을 불어봤는데ㅡ

"으흐윽···?!"

바로 그 순간 침대하고 딱 붙어있던 지나의 상체가 팍 튀어오르면서 고개가 뒤로 훅 넘어갔다.

그러면서 내 입김에 직격당한 가슴을 크게 출렁거리는데 그럴 때마다 살짝 벌어져있던 지나의 다리 사이에서 투명한 액체가 퓻퓻하고 터져나왔다.

그러더니 그대로 다시 침대 위로 축 늘어지길래 그렇게 늘어져버린 지나의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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