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6화 〉1부 (286/315)

그러더니 입술을 다시 삐죽거리길래 돌아누워있는 세나의 어깨에다가 턱을 걸치면서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드러나있는 귀에 대고 직접 물어봤다.

"왜?"

"···뭐가."

"왜 삐졌는데?"

그 순간 세나가 보여준 반응은 그야말로 귀여움의 극치였다.

차마 네가 야한 짓할 것처럼 해놓고서 안 하니까 그래서 삐진 거라는 말은 민망함 때문에라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일까.

내 말에 답을 하는 대신 입을 꾹 다문 채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는데 덕분에 더 참을 수가 없어져버렸다.

"읏··· 무, 뭐하는데 지금?!"

참지 못하고 세나가 혹시라도 도망치거나 그러지 못하도록 허리를 와락 끌어안는데 쓰고 있던 팔을 움직여 말랑말랑한 배를 살짝 쓰다듬으니 세나가 몸을 크게 떨더니 이내 질색하는 듯한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보였다.

그럼에도 쓰다듬는 손을 멈추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짜증이 다소 강하게 느껴졌던 목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고 흔들리더라.

"하, 하지 말라고···"

차마 내 손이나 날 밀어내지 못하고 처음과 비교하면 한결 약해진 목소리로 그리 말하는 세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우리 누나가 왜 삐졌을까···"

"아, 안 삐졌다니까? 그러니까 이거 얼른···"

"혹시··· 내가 야한 짓 할 것처럼 행동해놓고 안 해서인가?"

역시나 그것 때문에 토라졌던 게 맞았나 보다.

그게 아니고서야 그리 묻기 무섭게 정곡을 찔린 사람마냥 몸을 크게 떨어댈 이유가 없으니까.

"뭐야,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그런 것 때문에 삐진 거였어?"

"···"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숨기려고 했던 걸 내게 들켜버리고 만 것이 그리도 민망했던 것일까.

안 그래도 빨갛던 얼굴을 더욱 빨갛게 물들이길래 덕분에 잘 익은 딸기처럼 변해버린 세나를 아까보다 더 힘을 줘서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 귀에 대고 속삭이듯 물었다.

"그러면은··· 할래?"

다른 건 몰라도 그 질문만큼은 제 아무리 나라도 긴장이 될 수밖에는 없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렇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던진 질문에 세나는 답을 해주지 않았다.

혹시 못 알아들은 걸까.

'그럴 리는 없을텐데···'

상대가 세나라지만 설마 그럴 리 있겠는가.

그러니 이건 어디까지나 당황해서 그런 걸거다.

"···야한 거 말이야."

그래서 당황이라는 늪 속에서 건져줄 겸 은근한 목소리로 그리 물었더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멍한 느낌으로 굳어있던 세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제법 거친 반응을 보여주었으니까.

"돼, 됐거든···?!"

아니 이걸 거절한다고?

"누나 진짜 삐졌구나?"

"아, 안 삐졌다고···!"

내 경험상 저렇게 말하는 것치고 실제로 삐지지 않은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원래 삐진 사람들 특징이 옆에서 누가 자꾸 삐졌냐고 물으면 더 삐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여기서는 접근 방법을 좀 바꿔주는 게 좋겠지.

세나의 허리를 끌어안는데 쓰고 있던 팔에 꽈악하고 주고 있던 힘을 슬며시 풀면서 목소리에서도 힘을 뺐던 건 다 그걸 위해서였다.

그리고는 딱 한 마디만 했다.

"···미안."

갑작스러운 수준을 뛰어넘어서 뜬금없기까지 한 내 사과에 놀란 것일까.

내 팔 안에 갇혀있던 세나의 허리가 움찔하고 떨리면서 동요라는 감정을 내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잽싸게 말을 이었다.

"누나가 나랑··· 그런 거 하는 거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참았던 건데···"

물론, 목소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포인트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는 것이었고.

그렇게 빚어낸 것은 사실상 금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만큼 효과또한 강력해서···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고.

그런 식으로 말을 애매한 곳에서 끝낸 다음에 그대로 입을 딱 닫아버리니까 정확히 그때부터는 역으로 세나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하더라.

덕분에 우리 둘 사이로 내려앉아버린 어색한 침묵을 깨뜨린 것은 다름아닌 세나의 목소리였다.

계속 이렇게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걸까.

"야아···"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날 부르길래 거기에 대고 답을 돌려주는 대신 세나의 몸을 끌어안고 있던 팔에 조금 힘을 주는 식으로 반응을 해주었다.

내가 답은 하지 않고 계속 입을 꾹 닫고만 있으니까 더더욱 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나 보다.

"그으··· 그런 거 아니거든?"

세나의 목소리가 좀 더 약해졌다.

"부담스럽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난 그냥···"

어디 무슨 말을 하는 지 한 번 들어나 볼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어질 세나의 발언을 기다리고 있으니 후우하고 가볍게 한숨을 내쉰 세나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냥··· 좀··· 어색해서 그랬던 거야. 어색해서."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처음으로 입을 연 건 다름아닌 그런 세나의 발언이 있고난 직후였고.

"···정말?"

"···어."

"안 부담스러워?"

"그, 그렇다니까?"

"···그럼 나랑 그런 짓 하는 게 싫지는 안다는 소리네?"

"아니, 애초에 싫었으면···"

싫었으면 뭐?

궁금한 마음에 다시 침묵하니까 세나가 답을 알려주진 않고 그대로 침묵해버렸다.

더 말을 하려니까 새삼스레 부끄러워지기라도 했던 걸까.

아무튼 확실한 건··· 세나가 나와의 관계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본인의 입으로 직접 인정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해야할 일은 딱 하나뿐이었다.

"···그래?"

"어, 그러니까 이만 들어가ㅡ"

날 달래는데 성공했다 판단한 건지 살짝이지만 안도감마저 느껴지는 목소리로 이만 들어가자 말하는 세나의 발언을 가볍게 못들은 척 하며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고, 다른 손은 세나가 입고 있던 반바지 속으로 슥 밀어넣으니 세나의 목소리가 중간에 뚝 끊어졌다.

"자, 잠깐···! 잠깐만···!"

그러더니만 황급히 손을 움직여 내 손목을 움켜쥐길래 진심으로 의아해하는 표정과 목소리를 꾸며내어 세나를 향해 물었다.

"왜? 누나가 그랬잖아. 나랑하는 거 싫지도 부담스럽지도 않다고."

그렇게 말해놓고서는 대체 왜 막으려고 하는 거냐.

딱 그런 뉘앙스로 던져진 내 말에 반박할만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던 것일까.

여전히 내 두 팔 안에 갇혀있던 세나의 몸이 은근한 떨림을 내보였다.

"아, 아니 그건···"

당장이라도 뭔가를 말할 것처럼 한참동안 입술을 어물어물대더니만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했던 것일까.

"하아··· 마음대로 해."

결국 세나가 더 버티지 못하고 항복의사를 밝혔다.

"대신···"

"대신?"

"어, 언니나 엄마 오면은··· 네가 먼저 시작했다고 할 거니까 그리 알아."

물론, 무조건적인 항복이 아니라 조건이 붙은 항복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세나의 입장에서는 그 부분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런 그녀가 알지 못하는 점이 딱 하나 있다면 우리가 먼저 별장 안으로 기어들어가지 않는 한 가영이나 지나 쪽에서 먼저 찾아올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 미리 손을 써두었으니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세나로서는 일단 적당히 어울려주다가 지나나 가영이 찾으러 오면 그쯤에서 끝낼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ㅡ

'어딜 어림도 없지.'

아까 낮에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어젯밤에도 혼자서만 땡땡이를 쳤으니 적어도 이번 기회에 밤에 못한만큼은 메꿔야하지 않겠는가.

"마음대로 해."

해서 그리 말하면서 사실상 세나의 마지막 저항이라 할 수 있는 것을 흘러넘겼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뭐··· 자연스레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쪽에서 일방적으로 어루만지는 식이었는데 민감한 곳을 자꾸만 건드려지니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모양인지 '흐으···'하고 가쁘고 달콤하게 숨을 몰아쉬던 세나가 이내 내쪽으로 돌아눕더니 나름대로 대응을 하기 시작한 것.

"윽···"

"살짝 만져준 걸로 꼬추 움찔대기나 하고··· 읏···♡"

"그러는 누나는···"

요도를 손가락으로 건드릴 때마다 못 참고 애액 지려버리는 사람이 누군데 감히 그딴 소리를 하는 걸까.

"너 때문에 그렇게 된 거잖아."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열심히 책임져주고 있는 중이잖아. 안 그래?"

"으읏···♡"

작게 벌렁대던 질구에다가 손가락 하나를 밀어넣고 그대로 찔꺽찔꺽해주니까 나와 마주보고 누워있던 세나가 눈을 질끈 감은 채 허리를 야릇하게 떨어댔다.

"여기 긁어주는 거 좋아하지?"

"히잇···♡"

여기 도착한 첫날 전동칫솔을 이용해서 찾아낸 약점을 시험삼아 살짝 긁어주니까 새된 소리가 세나의 입술을 뚫고 튀어나왔다.

설마 방금 그걸로 살짝 가버린 걸까.

세나의 보지를 쑤시는데 쓰고 있던 내 손은 어느새 보지에서 흘러내린 것으로 손목까지 질척질척하게 젖어버린지 오래였다.

"살짝 쑤셔준 거 가지고 이렇게 질질 싸대기나 하고··· 진짜 조루보지라니까···"

"흐··· 하아···"

처음처럼 시원하게 긁어주는 대신 만질 듯 말 듯 애매한 손놀림을 유지하니까 처음의 그 강렬하면서도 시원한 쾌감에 맛이 들려버린 세나로서는 견딜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숨을 막 가쁘게 내쉬면서 간절하기 그지없는 시선을 보내오는데··· 그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은밀한 목소리를 내어 물었다.

"더 거칠게 쑤셔주면 좋겠지?"

"···"

그런 내 물음에 세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기만 할뿐.

다만 아랫쪽만큼은 달랐다.

말이 없는 윗입과는 다르게 아까 전부터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던 아랫입은 어느새 내 손가락을 콱 문채 놓아주질 않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모자라서 손가락을 안쪽으로 빨아들이기라도 할 것처럼 묘한 움직임까지 보여주는데··· 누가봐도 더 쑤셔달라고 보채는 듯한 그런 움직임이었다.

"더 해주길 원하면 고개 끄덕여봐."

말보다는 차라리 몸짓 쪽이 세나가 볼 때는 덜 민망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그리 속삭이기 무섭게 세나가 고개를 붕붕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거의 고개가 빠지도록 열렬하게 고개를 흔들어대는데··· 그에 약속한대로 손을 움직여주는 대신 또다른 제안을 세나를 향해 내밀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움직여가지고 손목이 좀 아픈데··· 대신 빨아주면 안 될까?"

그런 내 제안에 요구한대로 했는데 왜 안 움직이는 거냐면서 눈빛으로 막 항의를 해오고 있던 세나의 표정이 크게 흔들렸다.

'하긴···'

당연히 그렇겠지.

남녀의 정조관념이 서로 바뀌어버린 세계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세계 여자들은 남자가 보지를 빨아주면 말 그대로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편이었으니까.

아니, 단순히 기뻐하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황송해한다고 해야할까.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만큼은 지나도, 가영도 동일했다.

세나야 뭐 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만큼 내게는 나름 쏠쏠한 수단 중에 하나였는데··· 아무래도 세나하고는 시작이 좀 그랬다보니까 아직 빨아준 적이 몇 번 없었다.

덕분에 보지 빨아준 횟수로만 따지면 세나가 세 명 중에서 압도적으로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런데 갑자기 그런 걸 해준다고 하니까 그만 당황해버린 것일까.

'뭣···?!'하는 느낌으로 굳어버린 본체와는 달리 내 손가락을 맛있게 꼭꼭 씹어대고 있던 세나의 아랫입은 이미 기대감으로 젖어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좋아? 왜? 기대되서 미칠 것 같아?"

"내, 내가 언제···"

내심 숨기고 싶었던 본심을 고스란히 까발려진 것이 그리도 민망했던 것일까.

세나가 얼굴을 확 붉히며 말을 더듬거렸다.

"아니야?"

"···아니거든? 사람을 진짜 뭐··· 변태로 아나···"

"그래? 그럼 아까 전부터 여긴 왜··· 가만히 있질 않는 걸까? 응···?"

"흣···♡"

깊숙하게 밀어넣고 있던 손가락을 살살 뽑아냈다가 그대로 쭉 밀어넣길 반복하며 그리 물으니까 세나가 고개를 뒤로 훅 젖히며 몸을 오들오들 떨어댔다.

"응? 누나? 대답해야지?"

"하, 하지마아···"

"대답 안 하면··· 여기도 괴롭혀버린다?"

엄지손가락으로 질구 위에 자리한 또다른 구멍이자 약점을 살살 문지르며 속삭이듯 말하니까 오들오들 떨리고 있던 세나의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리고 딱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빨아줬으면 좋겠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