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셋 중에 가장 과감한 수영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바로 지나였다.
가영이나 세나가 입고 있는 게 비키니라면 지나가 입고 있는 건 마이크로 비키니 수준이었으니까.
심지어 색도 검은색이라서 지나한테 묘하게 잘 어울렸다.
아무튼 그런 걸로 몸을 감싼 채 뒷태를 노출하니까··· 파괴력이 어마어마했다.
특히 엉덩이 쪽의 모습이 어마어마했다.
말 그대로 검은색 끈이 보기 좋게 그을린 엉덩이 사이를 가로지르는데ㅡ
'씨발 섰다···'
그걸 보고 있으려니까 안 설래야 안 설 수가 없더라.
동시에 저 끈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보고 싶다는 욕망과 싸우고 있으려니까 지나가 거기에 대고 아예 한술을 더 떴다.
"으음··· 살짝 불편하네···"
그런 식으로 선배드의 딱딱함을 토로하던 지나가 누운 자세를 바꾸려는 듯 몸을 움찔움찔대더니만 이내 봉긋한 엉덩이를 살짝 치켜들었다.
그러면서 비키니로 감싸인 가슴을 이용해 선배드를 꾸욱하고 누르는데··· 비키니 따위로는 풍만한 가슴이 선배드 위에서 일그러지며 그것들이 지나의 몸 옆으로 삐져나오기 시작한 것.
지나 정도 되는 미녀가 저런 모습으로 오일을 발라달라고 유혹을 해대는데 거절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아무튼··· 발라줄래? 오일? 이제 누나도 태닝이나 하면서 좀 쉬게."
"으, 응."
정신 차리고 보니까 어느새 지나가 말한 오일을 찾기 위해 선배드 옆에 고이 놓여져있던 짐가방을 뒤지고 있더라.
그렇게 짐가방 안에서 간신히 찾아낸 오일을 손에 들고 다시 지나쪽으로 향하던 것도 잠시, 지나가 딱딱한 선배드 위에 그냥 누워있는 게 왠지 눈에 밟혔다.
저래서야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허리가 아플텐데···
"근데 누나."
"응?"
"밑에 뭐라도 깔고 눕는 게 좋지 않을까? 그··· 누나 허리 아프면 안 되니까···"
난 어디까지나 그런 이유로 그리 말했던 것 뿐이었는데 그런 내 말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는 몰라도 지나의 얼굴 위로 음흉해보이는 미소가 떠올랐다.
"흐으음··· 누나 허리가 걱정이야? 왜?"
왜냐니.
그냥 걱정되니까 걱정되는 거지 거기에 뭐 다른 이유가 필요한가?
그래서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더니만··· 그런 내 반응을 확인한 지나가 얼굴 위에 띄우고 있던 미소를 한층 더 짙게 만들었다.
"뭐··· 유한이가 걱정된다고 하면 들어줘야지."
그러더니 슬그머니 몸을 일으킨 지나가 이번에는 밑에다가 커다란 수건을 깔고 누웠다.
고로 이제 진짜 발라주기만 하면 되는 상황.
"···누나?"
"응?"
"수영복 좀···"
"벗으라고?"
"응, 그··· 자국 남잖아."
"흐으음··· 귀찮은데···"
아예 눈까지 지그시 감은 채로 귀찮다는 티를 팍팍 내던 것도 잠시, 지나가 그 모습에서 입꼬리만 살짝 말아올린채 씨익하고 웃었다.
"그러면 유한이가 벗겨줄래?"
"···내가?"
"응, 끈만 풀면 되니까."
확실히··· 그 말대로긴 했다.
복잡하게 손을 쓸 필요조차 없이 그냥 끈을 잡고 쭉 잡아당기기만해도 스르륵 풀어지지 않을까.
그 정도로··· 지나의 수영복은 허술하게 묶여있었다.
덕분에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주 그냥 작정을 하셨구만.'
승리에 대한 지나의 각오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말이다.
그렇다면?
그걸 무시해선 안 되겠지.
그래서ㅡ
"슬슬 피부 따가워지려고 하니까 얼르은···♡"
재차 이어진 지나의 재촉에 침을 꿀꺽하고 삼키면서 못 이기는 척 선배드 위로, 지나의 몸 위로 올라탔다.
꾸욱하고 허벅지를 짓누르는 무게감이 참으로 각별했다.
조심조심 등을 더듬는 손길마저도 그랬다.
일부러 허술하게 묶어놓았던 끈이 스르륵 풀어지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가슴 쪽에서 느껴지던 약간의 압박감이 가심과 동시에 뒷쪽에서부터 꼴깍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 건 그 직후였다.
'귀여워···♡'
그새 흥분해버린 걸까.
아까부터 허벅지를 가볍게 누르고 있던 것에 어느새 뜨겁고 딱딱한 뭔가가 더해져있었다.
그게 심장을 두근두근하고 기분 좋게 뛰도록 만들었다.
"그, 그럼··· 바른다?"
"···응."
동시에 이 모습을, 유한이 자신의 위에 올라탄채 자지를 딱딱하게 발기시키고 있는 모습을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이 속에서부터 울컥 치솟았다.
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아까 유한이하고 키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느꼈었던 당혹감과 씁쓸함을 배로 갚아줄 수 있을텐데.
마실 것좀 가지고 오겠다고 가셨던 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시는 걸까.
속으로 아쉬움을 곱씹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뽁하고 뚜껑같은 걸 따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지더니··· 이내 위에서부터 차갑고 미끌미끌한 것이 떨어져내려 등을 따라 주륵하고 흘러내렸다.
"흐, 읏···♡"
그 느낌이 참으로 기묘했다.
그래서 슬며시 숨을 삼키며 몸을 살짝 떨고 있으려니까 손에도 오일을 묻히고 있는 중인지 챱챱하는 소리가 뒤에서부터 들려왔다.
저런 소리가 들려왔다는 건··· 이제 곧이라는 뜻이겠지.
그리 생각해버린 탓일까.
살짝이지만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주변이 탁 트여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엄마 때문일까.
알 수가 없었다.
알 수가 없었지만··· 그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미끌미끌하게 변한 유한의 손이 등에 와서 닿는 것이 먼저였다.
오일이 잔뜩 묻은 손의 감촉은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뭔가 좀··· 야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것이 스윽스윽하는 소리를 내며 등을 따라 움직이는데 고작 그것만으로도 아랫쪽이 서서히 젖어들기 시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까 전부터 허벅지하고 엉덩이 아랫쪽을 꾸욱하고 눌러대고 있던 커다랗고 뜨거운 뭔가도 그런 느낌이 드는데 크게 한목했으니까.
이럴 때보면 유한은 참··· '남자'답지가 않았다.
그렇기에 유한은 특별했다.
그렇기에 다른 이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고.
"으음··· 마사지 해주는 거야?"
"응?아··· 그··· 누나 피곤할 것 같아서···"
빳빳하게 발기할 정도로 잔뜩 흥분한 상태면서 저런 핑계라니.
속으로 쿡쿡 웃으면서 부드럽게 등을 따라 미끄러지는 유한의 손길을 즐겼다.
그 손길 안에 깃들어있는 능숙함은 솔직히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 유한이 만지고 있는 건 나니까.
"흣··· 거기··· 더 만져줄래?"
이대로 잔뜩 흥분시킨 다음에 잡아먹어버려야지.
그래서 느껴지는 대로 반응을 해줬던 것인데 그에 더 흥이 난 것일까.
엉덩이 쪽에 맞닿아있던 유한의 자지가 당장이라도 섹스하고 싶다는 것처럼 야하게 꿈틀꿈틀댔다.
그 정도로 내 몸을, 나를 원한다는 뜻이겠지.
여자로서 기껍기 그지없는 상황에 얼굴 위로 절로 미소가 맺혔다.
다만 여러모로 분에 넘치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와중에 딱 하나 불만인 점이 있다면··· 유한의 손이 도통 밑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평소의 유한이었다면 틀림없이 등은 대충 만지는 척 하다가 금세 아랫쪽으로 향했을텐데···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엄마를 신경쓰느라고 자제하고 있는 걸까.
그래, 그런 걸지도 몰랐다.
그게 아니고서야 남자답지 않게 야한 걸 엄청나게 좋아하는 유한이 떡하니 차려준 밥상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까.
'마음에 안 드네···'
엄마랑은 몰래 키스까지 했으면서.
그뿐이랴?
단둘이 있었던 이틀동안 틀림없이 잔뜩 해댔을게 뻔했다.
솔직히 안봐도 뻔했다.
유한이처럼 사랑스러운 상대와 단둘이 있는데 참을 수 있는 여자따위 이 세상에 존재할리 없으니까.
그러니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것은 결코 반칙이 아니었다.
세 명이서 공평하게 경쟁하기로 하지 않았던가?
헌데 그토록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먼저 반칙을 해버렸으니 그 탓에 기울어져버린 저울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행동은 다 그걸 위해서였다.
"···계속 등만 만질거야?"
"으, 응?"
"아래에도 발라줘야지. 이러다가 누나 등만 까매지면 어떡해."
"아, 으음···"
역시나 신경쓰이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던 걸까.
답지 않게 망설이길래 왜 그러는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뚝 떼면서 다시 한 번 유한을 재촉했다.
"얼르은···♡"
자신도 그렇긴 하지만 유한이 은근하게 졸라대는 것에 약하다는 것쯤은 이미 진작에 파악하고 있었기에 유한이 특히 좋아하는 방식대로 조르기를 해주니까 유한이 결국 몸을 일으켰다.
언제 엄마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만큼 바로 엉덩이 쪽에 손을 대긴 좀 그랬던 걸까.
쭈르륵 밑으로 내려가서 발바닥부터 만지작대는데 그 손길이 간지러우면서도 기분 좋았다.
"으응··· 잘하네···?"
그래서 이번에도 소리를 내주니까 자신감이라도 생긴 것인지 유한의 손길이 좀 더 과감해진 채로 종아리 쪽으로 올라왔다.
오일로 흠뻑 젖어서 미끌미끌하게 변한 손이 살짝 뭉친 종아리를 주물주물대는 느낌은 신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기분 좋았다.
그렇게 유한의 손이 조금씩 위로, 은밀한 곳으로 향할 수록 아래는 더 질척하게 젖어들었다.
원래였다면 그 사실을 두고 민망해하거나 자존심상해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오히려 기뻤다.
그 정도로 유한의 손길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걸로 유한이 잔뜩 흥분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게 기뻤다.
마침내 유한도 이쪽의 상태를 확인하게 된 것일까.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왔다.
"그··· 누나?"
"응?"
"수, 수영복···"
"벗겨도 괜찮아♡"
무엇 때문에 망설이는지 알 것 같아서 바로 허락을 해주니 잠시 머뭇거리던 유한이 이내 조심스레 손을 뻗어왔다.
그렇게··· 은밀한 곳을 가려주고 있던 유일한 보루가 사라진 순간 그걸 느낀 보지가 끈적하고 뜨거운 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 느낌이 몸을 타고 올라온 순간 든 생각은 하나 뿐이었다.
'확인하고 싶어···'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유한의 표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대체 어떤 표정으로 이토록 간절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걸까.
그 정도로··· 뜨거운 시선이 보지를 향해 내려꽂히고 있었다.
어느새 다시 엉덩이 쪽에 맞닿게 된 유한의 물건이 선물해주는 감촉만큼이나 뜨거운 시선이었다.
그래서 더··· 젖어들었다.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몸을 사려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깨달아버린 걸까.
뭐라고 작게 중얼거리던 유한이 후우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거침없이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나 잔뜩 만졌으면서 여전히 미끌미끌하기만한 손이 엉덩이를 꽈악하고 움켜쥐는 게 느껴졌다.
손에 묻은 오일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