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2화 〉1부
무려 본인이 허락을 해준만큼 망설일 이유같은 건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
해서 그리 말하며 엉덩이를 살짝 떼어내 가영 쪽으로 향하니 그러면서 일어난 파문과 내 접근을 알아차린 가영이 흠칫하고 몸을 떨면서 일어난 파문이 자연스레 겹쳐졌다.
허나 딱 그뿐이었다.
이미 허락을 했기 때문일까.
가영은 몸을 흠칫하긴 했어도 그 이상의 움직임같은 건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아까보다 몸이 좀 더 움츠러들기는 했지만 사실 그거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 아니겠는가.
아무튼 그렇게 서로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맞닿을 정도로 거리를 좁혀준 뒤, 따끈한 물속에서 만지기 딱 좋을 정도로 뎁혀진 허벅지 위에다가 손을 올렸다.
그러자 조금씩 잦아들어가던 물보라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격렬해졌다.
욕조 벽까지 빠르게 뻗어나간 것들이 거기에 부딪혀서 되돌아오더니 그대로 몸을 찰박찰박하고 때려대는 걸 느끼면서 슬쩍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가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에 다시 한 번 파문이 일었지만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았을 때만큼 격렬하지는 않더라.
그렇게 어깨 위에다가 머리를 올려놓고 그것을 가영 쪽으로 돌리며 스르륵 눈을 감으니 그런 내 몸짓 안에 담겨있는 뜻을 귀신같이 알아차린 가영이 움찔하고 몸을 한 번 떨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맞춰왔다.
혀와 혀가 부드럽게 얽히며 아까 마셨던 와인을 생각나게 하는 달달한 포도의 향이 순식간에 입 안을 가득 채웠다.
그 향기가 자연스럽게 머릿속까지 흘러들어오는 걸 느끼며 허벅지 위에다가 올려놓았던 손을 깊숙하고 은밀한 곳을 향해 조심스레 밀어넣었다.
그에 맞춰 가영이 몸을 흠칫하고 강하게 떠는 걸 느끼며 허벅지 사이에 숨어있던 자그마한 구멍 속으로 조심스레 손가락을 밀어넣으니ㅡ
"흣, 읍···♡"
살짝 억눌린 신음소리와 함께 내 혀와 정신없이 얽히고 있던 가영의 혀가 부르르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혀로 본인이 느끼는 쾌감이 이 정도라는 걸 설명해주는 가영의 행동은 꽤 꼴렸다.
그래서 한 마디 정도만 밀어넣고 있던 손가락을 좀 더 깊숙하게 밀어넣었다.
평소에도 자주 해주던 애무인데 이렇게 물속에서 그걸 받으니까 뭔가 느낌이 색다르기라도 했던 걸까.
손가락을 살살 움직여 살짝 긴장한 것 같은 안쪽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듯한 움직임을 취할 때마다 가영의 몸이 욕조 위로 꽤나 격렬한 파문을 일으켰다.
"으응···♡"
이대로가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일까.
부드럽게 보지를 쑤셔대는 내 손길에 달콤한 소리를 내며 몸을 부르르 떨어대던 것도 잠시, 가영이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대로 내 물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잔뜩 부풀어있는 귀두부터 시작해서 그것을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깨달을 수 있었다.
평소에도 자주해주는 애무임에도 가영이 꼭 이런 걸 처음받는 사람인 것처럼 반응했던 이유를 말이다.
물 속에서 받는 건··· 뭔가 느낌이 좀 달랐다.
하는 건 분명 평소하고 크게 다를 게 없는데 감촉같은게 낯설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거기서부터 비롯된 쾌감마저도 살짝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윽···"
부드럽게 물건을 훑는 가영의 손길에 나도 모르게 몸을 살짝 긴장시키니 그런 내 반응에 자신감을 얻은 걸까.
중지부터 약지까지를 이용해 내 자지를 휘어잡은 가영이 엄지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여가며 귀두를 집중적으로 자극해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물 위로는 격렬하게 입을 맞추며 수면 아래로는 상대방의 은밀한 곳을 손으로 애무하다가 어느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을 맞추었다.
슬슬 더는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 걸까.
날 바라보는 가영의 시선은 아까 난색을 표했던 사람과 동일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뜨겁게 젖어있었다.
내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번들거리는 입술 사이로 훅 삐져나오는 숨결마저도 그랬다.
"···할까요?"
애초에 견디기 힘든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기에 지체하지 않고 그리 물으니 가영이 얼굴을 확 붉히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는 듯 손으로 내 상체를 부드럽게 눌러 날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들더니 그대로 내 허벅지 위로 스르륵 올라탔다.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내 물건을 스스로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뭔가 좀 민망했던 것일까.
"후으···"
어느새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가영이 달아오른 숨을 훅 내뱉더니 허벅지를 기분좋게 눌러주고 있던 보들보들한 엉덩이를 천천히 띄워올렸다.
"읏···"
그러더니 살짝 버거워하는 듯한 음성과 함께 질구하고 쪼옥하고 입맞춤을 나누고 있던 내 물건을 조심스레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하아···"
그리하여 마침내 둘이 하나가 된 순간 양팔을 이용해 날 꼭 끌어안고 있던 가영의 입에서 자그맣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결국 분위기에 넘어가서 이렇게 되어버리긴 했는데 지나가 한 경고가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해서 마음이 편치 않은 걸까.
이제 기분 좋게 하는 일만 남았는데 시작부터 한숨을 푹 내쉬는 걸 보고 있으려니까 왠지 좀 못마땅해져서 다른 생각하지 말라는 뜻으로 허리를 한 번 세게 튕겨주었다.
팍하고 허리를 튕김과 동시에 욕조 안을 채우고 있던 물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흐윽···?!"
질 안 가장 깊숙한 곳을 강하게 찔려버리게된 가영이 몸을 퍼드득 떨어대면서 그 격렬함에다가 한손을 보태고 있었고.
"자꾸 다른 생각이나 하시고 그럴 거예요?"
"자, 잠깐··· 잠깐마안··· 고모가···"
"또!"
"내, 내가 움직일테니까아···♡"
손가락으로 보지를 쑤셔줄 때도 낯설어하는 것 같더니만 물 속에 몸을 반쯤 담근채로 하는 섹스는 말할 것도 없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퍽 간절하게 애원해오길래 그럼 어디 한 번 직접 움직여보라는 뜻으로 가영의 몸에다가 바짝 밀착시킨채 빙글빙글 돌려대고 있던 허리를 다시 욕조 벽에다가 붙여주었다.
"흐으, 읏···"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던 가영이 느릿하게라도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또 안쪽을 강하게 찔러댈 거라 생각한 걸까.
내 목에다가 양팔을 두른채 깊숙하게 집어삼키고 있던 내 자지를 살살살살 뽑아내듯 허리를 띄워올리던 가영이 귀두 부분만을 남겨둔채 딱 멈췄다.
"흐우으···♡"
살짝이지만 쫄아있는게 눈에 보여서 피식하고 웃으며 보들보들한 허리하고 엉덩이를 손으로 살살 쓰다듬어주니 엉덩이를 띄워올린채로 딱 멈춰있던 가영이 몸을 파르르 떨어댔다.
그런 그녀를 상대로 위협이라도 하듯 허리를 살짝살짝 움직이는 시늉을 해보이니까 가영이 내 목을 끌어안고 있던 팔에 꼬옥하고 힘을 주더라.
"하, 하지마아···"
"그러면 얼른 움직여주세요."
"으읏···"
내가 못 참고 먼저 움직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얼른 움직이라는 내 요구에 얼굴을 확 붉히면서 어쩔 줄 몰라하던 것도 잠시 가영이 눈을 질끈 감으며 스쿼트라도 하듯 띄워올리고 있던 허리를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따끈한 물 속에 몸을 푹 담구고 있었을 뿐더러 이미 하기 전부터 손가락으로 잔뜩 쑤셔진 탓에 안쪽이 많이 민감한 걸까.
살짝씩이라도 허리를 내릴 때마다 가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 그대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건 역시ㅡ
"흐···? 헥···♡"
즈북하고 미끄러지듯 파고 들어간 내 물건이 가영의 질 안 가장 깊숙한 곳을 가볍게 두들겼을 때였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살짝 바보같은 신음소리였다.
그래서 더 꼴리긴 했지만.
저런 얼굴을 해놓고서는 자궁구를 찔릴 때마다 암캐처럼 헐떡이는 꼴이라니.
가영이 저러리라는 걸 그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아마 가영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그녀의 가게를 뻔질나게 드나드는 손님들도 저런 가영의 모습만큼은 정말 꿈에도 몰랐겠지.
고로 이건 오직 나만 알고, 나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보고 싶었다.
그래서ㅡ
"···계속 움직여주세요."
은밀한 목소리를 내서 여전히 몸을 오들오들 떨어대고 있는 가영을 상대로 그리 주문해봤다.
그 결과 내가 얻게된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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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온탕 안에 오래 들어가있으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괜찮으세요?"
"으응, 괜찮아···"
그래봐야 딱 한 잔만 했을 뿐인데 설마 그것 때문에 이렇게 될 거라고 그 누가 알았겠는가.
아까보다 한결 나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힘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얼굴로 애써 괜찮다고 말하는 가영의 모습을 보니 가슴 안쪽이 따끔거리는 느낌이었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괜히···"
"아, 아냐···"
"수건이라도 갈아드릴까요?"
"그래줄래···? 부탁할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중간부터는 탕 밖으로 나와서 했을텐데··· 괜히 기분 좀 내보겠다고 설쳤다가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입맛이 썼지만 일단 가영을 간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래도 이 와중에 그나마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처음 가영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추욱하고 늘어졌을 때 놀란 마음에 상점에서 도움이 될만한 것을 구매해 몰래 먹여두었다는 것 정도일까.
덕분에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간호를 받아야하는 상황인 건 똑같긴 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최소 반나절 정도는 안정을 취해야하지 않을까.
아무튼 수건을 가는 김에 겸사겸사 마실 것도 같이 챙겨주니 마침 목이 마르기라도 했는지 내 부축을 받아 조심스레 몸을 일으킨 가영이 내가 가져다준 것을 꼴깍꼴깍 들이켰다.
그렇게 음료수 한 병을 말끔하게 비워낸 가영을 다시 침대에다가 고이 눕혀두고 옆에 앉아 약하게 부채질을 해주었다.
에어컨도 있긴 했지만 에어컨을 틀어놓자니 왠지 추워할 것 같았으니까.
"혹시라도 뭐 필요한 거 있으시면은 저한테 말해주세요."
"유한이 너는 괜찮니···? 어지럽지는 않고···?"
아직도 볼이 발갛게 익어있는 주제에 대체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다시금 입 안으로 쓴맛이 올라오려고 했지만 티내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괜찮아요. 그러니까 뭐라도 필요한 거 있으시면 꼭 말해주세요. 꼭이요?"
"으응···"
내가 원인을 제공하긴 했지만 그래도 옆에 찰싹 붙어서 거의 밤새도록 성심성의껏 간호했던 것이 하늘에 닿기라도 했던 걸까.
아니면 정신없을 때 몰래 먹여두었던 것이 제대로 힘을 내줬던 걸까.
한숨 자고 일어난 가영은 다음날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정말··· 괜찮겠니? 그냥 오늘은 이대로 방에서 쉬는 게···"
"아니에요. 누나들 오기 전에 필요한 것들도 사놔야 하잖아요."
대신 내가 피로에 절여지기는 했지만 그게 가영과의 데이트를 포기할 이유는 되지 못했다.
밤을 아예 샌 것도 아니고 몇 시간 정도는 잤으니까.
이 정도면 충분히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하물며 이 몸은 젊지 않은가.
그러니 하루 정도는 괜찮을 거다.
'젊을 때 좀 막 쓰고 그러는 거지.'
물론, 당사자가 아닌 가영의 눈에는 다르게 보이기라도 했는지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자는 말에 난색을 표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걱정이 가득 담겨있는 시선이 계속 얼굴로 날아와 꽂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외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 너무 짧은 거 아니니···?"
그렇게 외출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복장을 지적당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3월초긴 했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동남아다보니까 왠지 더울 것 같아서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반바지를 골라잡았더니만 그런 내 선택을 확인한 가영이 은근슬쩍 걱정을 내비춰왔다.
"네? 아··· 돌아다니다 보면 더울 것 같아서요."
"그래도··· 좀 더··· 긴 걸로 입는 게···"
내 입장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반바지일 뿐인데 가영의 눈에는 달랐던 걸까.
'그나저나 이거 설마···'
질투하는 건가?
다른 년들이 반바지를 입고 있는 날 막 힐끔거릴까봐?
자꾸만 내 다리를 힐끔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티를 내지 않는 건··· 아마 부끄러워서 그런 거 아닐까?
한 번 확인이나 해볼겸 가영 쪽을 돌아보며 히죽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흐음··· 왜요?"
"으, 응?"
"아니··· 혹시 질투하시는 건가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