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7화 〉1부
속삭이기 무섭게 어디선가 꿀꺽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티셔츠를 꼭 움켜쥐고 있던 세나의 왼손이 침대를 따라 미끄러지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스윽하고 뱀을 생각나게 하는 소리를 내며 미끄러져 내려간 세나의 손이 바지 위로 우뚝 솟아있던 내 물건을 조심스레 툭 건드렸다.
흡사 탐색전이라도 벌이는 것처럼 바지 위로 솟아난 내 물건을 손가락 끝부분만을 이용해 툭툭 건드려대던 것도 잠시, 세나의 손이 내 물건을 바지 째로 움켜쥐었다.
그러더니 살살 흔들어대기 시작하는데··· 나도 지지 않고 손가락을 쫙 펴서 내 손에 의해 벌어진 엉덩이 사이에 숨어있던 것을 살살 문질러주었다.
"으응···♡"
그렇게 서로 상대방의 약한 곳을 살살 어루만지면서 다시 입을 맞추다가ㅡ
"···할까?"
그대로 섹스로 넘어갔다.
나와 섹스를 하는 것이 거의 일상처럼 되어버리긴 했어도 민망함만큼은 여전했는지 작게 숨을 들이키며 얼굴을 붉히는 세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침대 위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는 상체를 살짝 뒤로 젖히면서 등뒤로 손을 뻗어 그걸로 몸을 지탱시키니 그런 내 모습을 확인한 세나가 가운데 부분이 질척질척하게 젖어있는 팬티를 벗어던지고는 그대로 내 위로 올라왔다.
"후···"
"누나가 넣을래?"
말랑말랑하고 보드라운 몸으로 우뚝 솟은 내 자지를 꾸욱꾸욱 밀어붙이던 것도 잠시, 내 질문에 세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비슷한 일을 몇 번이나 해봤기 때문일까.
깁스를 한 오른팔로는 내 목을 끌어안고 왼손으로는 내 자지를 움켜쥐어 보지 쪽으로 인도하는 솜씨가 익숙하다 못해 능숙했다.
"후으···"
그렇게 살짝 엉덩이를 띄워올린채로 숨을 고르던 것도 잠시 세나가 천천히 엉덩이를 내려서 내 물건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넣는 것조차 벅찼던 게 바로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세나의 안은 내게 맞춰지기라도 한 것처럼 내 물건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흐으웃···"
물론, 크기로 인한 버거움만큼은 여전한지 내 물건이 조금씩 세나의 안으로 자취를 감출 때마다 세나가 몸을 살짝 떨어댔다.
그렇게 몸을 부르르 떨어대면서도 무사히 내 물건을 끝까지 집어삼키는데 성공한 세나가 내 가슴팍에 자신의 몸을 포개며 숨을 푹 몰아쉬었다.
"더럽게 크네 진짜···"
"그래서 싫어?"
"···누가 싫대? 그냥 너무 크니까··· 그렇지."
살짝 발끈한 건지 아니면 부끄러워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그리 꿍얼대던 것도 잠시, 이번에는 왼팔까지 전부 동원해서 내 목에다가 팔을 두른 세나가 조심스레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흐응, 흣···♡"
이게 세나의 귀여운 점 중에 하나였다.
내가 박아줄 때마다 정신 못차리고 앙앙댔던게 그리도 부끄러웠는지 나와 섹스하는게 자연스러워지고 나서는 늘 자기가 주도권을 쥐려고 했으니까.
"가마니··· 가마니 이써어···♡"
아직 몇 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발음이 막 새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약해빠진 주제에 자꾸 그러니까 안 귀여울 수가 없더라.
"좋아? 동생 자지 맛있어? 누나?"
"조용, 흣, 가마니 이쓰라니까아···"
"그래서 가만히 있잖아."
"입도, 흐읏··· 가만히 있으라고오···"
결국 듣다듣다 못한 세나가 자기 입술을 써서 내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그렇게 세나를 놀리는데 푹 빠져있었던 탓이었을까.
평소라면 절대로 놓치지 않았을 것을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다.
띡ㅡ!
내가 처음으로 위혐을 감지하게 된 것은 이제는 익숙해진 카드키 찍는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오고 나서였다.
'···시발?'
아직 회진시간 되려면 멀었는데?
라는 생각마저도 지금은 사치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들은 소리가 환청따위가 아님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얼굴을 내민 것은ㅡ
"세나··· 야···?"
다름아닌 가영이었다.
그렇게 세나를 내 위에다가 태워놓은 상태에서 막 병실 안으로 들어서던 가영과 시선이 딱 마주친 순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거··· 좆된 것 같은데?'
손에 저건··· 세나하고 나한테 먹이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만든 걸까.
일전에 내가 요긴하게 써먹었던 찬합이 가영의 손끝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대롱대롱 매달려있다가 가영의 손에서 힘이 스르륵 빠져나감과 동시에 쿵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게 꼭··· 가영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만 같아서 내 심장도 덩달아 쿵 떨어지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차마··· 가영의 표정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저 시야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가영의 손만 바라보았다.
많이 놀란 걸까.
손이 희게 질려서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새하얬다.
그리고··· 덜덜 떨리고 있었다.
"엄마? 안 들어가고 입구에서 뭐··· 아."
병실을 찾은 건 가영 뿐만이 아니었다.
굳어버린 걸로 추정되는 가영의 뒤로 지나마저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사실상 탄식에 가까운 소리는 덤이었다.
나와 세나가 서로의 성기를 밀착시킨채 찰싹 붙어있는 모습을 차마 더는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걸까.
가영의 몸이 반대로 홱 돌아가더니 타닥하고 병실을 뛰쳐나가는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에휴··· 잘하는 짓이다. 둘다."
그리고 한심하다는 투로 그리 말한 지나가 그대로 가영의 뒤를 따랐다.
"어, 어, 어쩌지···? 어떡하지? 어떡하면···"
그렇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쳤던 가영과 지나가 자취를 감추고 나니?
이번에는 세나가 문제였다.
'시발···'
이게 아닌데···
어쩌지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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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본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혹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오죽하면 달리는 내내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만큼··· 생각치도 못했던 광경이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설마 유한이와 세나가··· 어떻게···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이 와중에 더욱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건 지금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었다.
가슴이 아팠다.
꼭 며칠동안 밥을 굶기라도 한 것처럼 속이 미친듯이 쓰렸다.
그리고 그 쓰린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배신감이었다.
···유한에 대한 배신감이 머릿속과 몸 안에 가득했다.
믿었는데.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만을 믿고 어렵게 용기를 냈었는데··· 그랬는데 어떻게···
어떻게···
결국 우려했던대로 자신에게 질려버린 걸까.
상대가 하필이면 세나라는 것도··· 가슴이 아팠다.
원래였다면··· 용기를 내기 전이었다면?
유한의 마음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하기 전이었다면?
당황하긴 했어도 축복해줄 수 있었을거다.
자신보다는 세나가 차라리 유한에게 어울리는 상대라고 생각했을테니까.
유한과 있었던 일은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고서 잘해보라며 둘을 축복해주었겠지.
허나 이제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럴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언제부터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부서질 듯 아프게 뛰고 있는 심장의 박동이 그 증거였다.
뭔가에 푸욱하고 찔려버린 심장이 당장이라도 멈춰버릴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어딘가를 향해 내달리는 걸 차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방금 눈으로 본 광경에 사로잡혀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그래서 발이 가는대로 막 뛰었는데ㅡ
"후우···! 그, 엄마···! 일단 진정 좀 하시고···!"
어느샌가 뒤로 따라붙은 지나가 어깨를 잡아채 그러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지나의 손에 잡혀서 옥상으로 향하게 되었다.
아직은 이른 시간대기 때문일까.
병원 측에서 환자들을 위해 꾸며놓은 옥상정원은 이용하는 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그저 고요했다.
"···일단 거기 앉아계세요. 그, 마실 것좀 뽑아올테니까."
생각해보면 자신만큼이나 혼란스러울게 지나일텐데··· 엄마가 되서 다독여주지는 못할 망정 다독여지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우면서도 민망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한 번 끄덕이고 말았던 것도 그래서였다.
그렇게 벤치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으려니··· 손끝이 시렸다.
손끝이 시려서 손가락들이 제멋대로 달달 떨렸다.
그걸 일찌감치 알아챘던 것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리로 돌아온 지나가 챙겨준 것은 따뜻한 커피가 담겨있는 종이컵이었다.
"흘려서 데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이렇게··· 양손으로 꽉 움켜쥐고 계셔요."
"응···"
그렇게 종이컵을 이쪽의 손에 손수 쥐여준 지나가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면서 옆자리에 털썩 걸터앉았다.
그와 함께 내려앉은 건 묵직하기 그지없는 침묵이었다.
역시나 혼란스러운 건 지나도 마찬가지였던 걸까.
그렇다고 먼저 입을 열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머릿속에는 여전히··· 병실에서 봤던 광경이 가득 차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입을 열어버리면?
그렇게 열린 입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오게될지 스스로조차 감히 예상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혼란스러웠으니까.
"···당황스럽지?"
결국 이번에도 먼저 나선 건 지나였다.
그 사실에 내심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는데··· 그러기도 전에 지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나도 그랬어."
자신도 유한과 세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는 걸까.
처음에는 그런 건줄 알았지만 머릿속에서 그 말을 열심히 곱씹다보니 뉘앙스가 뭔가 좀 다르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추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주기라도 하듯ㅡ
"나도··· 엄마랑 유한이가 그런 관계라는 거 처음 알았을 때는 그랬다고."
심장을 철렁하게 만드는 말이 지나의, 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어떻게?
오직 그 말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허나 그건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했다.
진짜는 따로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해버렸어. 유한이랑."
일부분이 생략되어 있는 말.
그럼에도 그 의미를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생략된 부분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라고 해봐야 상황상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잔뜩 굳어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고개를 억지로 옆으로 돌려 지나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랬냐고?"
"···"
"음··· 그만큼 유한이가 소중해서?"
소중해서 그런 짓을 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믿기 힘들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어진 지나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엄마랑 유한이가 그런 관계라는 거 알게 되고 나서 쭉 생각해봤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다른 년한테 뺏기고 싶지 않더라."
"···"
"설령 그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엄마라고 해도 그렇더라고."
그건 절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지나가 다시 입을 여는게 조금 더 빨랐다.
"엄마는?"
그 짤막한 질문이 뭐라고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엄마는 아니야?"
그래서 그 물음에 차마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좀 내버려두면 좋으련만··· 지나는 작정이라도 한 사람처럼 자꾸만 이쪽의 속을 후벼파댔다.
"···사실은 엄마도 알고 있었지?"
"···"
"대충은 눈치채고 있었잖아. 유한이한테 엄마말고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거."
이어진 말도 그랬다.
딱 그 말대로였으니까.
확신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렴풋이나마 짐작 정도는 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어느 순간 유한의 몸에서 다른 여자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으니까.
그렇지만··· 모르는 척 했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한테 관심을 가진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랬고··· 용기를 낸 다음에는 이제와서 그 점을 지적하자니 뭔가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겁이 나서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그랬는데··· 그 누가 알았으리랴.
다른 여자의 냄새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딸인 지나의 냄새였으리라는 걸.
아니, 정말로 그랬던 걸까.
자신은 정말로··· 몰랐던 걸까.
유한의 또다른 상대가 지나라는 걸?
혹시 알고 있으면서도, 어렴풋이 눈치챘으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 그 사실을 외면했던 건 아니었을까?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혼란스러운데ㅡ
"후우···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유한이 가운데다 앉혀놓고 다같이 이야기나 한 번 해보자."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부쩍 어른이 된 딸은 정면돌파를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