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8화 〉1부 (238/315)



〈 238화 〉1부

사실 이전에도 단둘이 있는 시간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나의 공간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단둘이 보내는  처음이기 때문일까.


거기에 얼떨결에 성립되어버린  뜻밖의 동거에 세나 본인의 의지는 하등 포함되어 있지 않다보니 그녀는 은근히 날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내게는 그런 세나의 반응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는 짓만 보면은 이곳이 남녀의 정조관념이 뒤바뀐 세계가 아니라 내가 원래 살던 세계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정도로 노골적으로 이쪽을 경계하는게 한눈에 보여서··· 나도 일단은 자제하기로 했다.


솔직히 이대로 쭉 밀어붙이면은 '어어···?'하면서 내가 밀어붙이는 방향대로 움직일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야 꼭 이쪽이 매달리는 것 같지 않나.


내가 바라는 건 그런 식으로 한쪽이 매달리고 다른 한쪽은 어쩔 수 없이 그걸 또 받아주는 식의 일방통행적인 관계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쌍방통행이었다.

그래서 건드리지는 않고··· 은근하게 세나를 자극했다.


건드리지 않고 자극할 방법?


차고도 넘쳤다.

한동안 같은 공간을 공유하게 될 예정이니만큼 더더욱 그랬다.


하물며 나와 세나는 이미 선을 넘어버리지 않았던가.


아예 시작도 안한 상태라면  모를까 이미 스타트라인을 넘어버린 시점에서 세나의 눈에는 내가 동생이 아닌 남자로, 이성으로 보일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저런 상태로 자극이 주어진다면?


이미 쾌락이라는 감각은 물론이거니와 섹스의 기쁨까지 깨우치게 된 세나로써는 그러기 싫어도 조금씩 의식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

"뭐, 뭐하는데?!"


"응? 뭐가?"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하며 그리 물으니 얼굴을 살짝 빨갛게 물들이고 있던 세나가 고개를 옆으로 팩 돌렸다.

"바, 바닥에 물 떨어지잖아···"

"거 사람이 씻고 나서   떨어뜨릴 수도 있는 거지 뭘···"


"여기가  병실이냐?"


"어이구, 누가 보면은 여기 주인이라도 되는 줄 알겠어요."


"주인은 아니지만··· 벼, 병원비는 내가 내거든?!"


"그거 나중에 플랫폼 측에다가  청구할 거라면서."

"아, 아무튼! 지금은 내가!  통장이 내잖아!"


"그래서 뭐요."

"···좀 잘 말리고 다니라고."

"늬예늬예."

불만스레 꿍얼거리는 세나를 상대로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직 물기를 머금고 있는 머리카락들을 수건으로 탁탁 소리가 나도록 털어주었다.

그러다가ㅡ

"누나?"

"···뭐."

"아니, 별 건 아니고 그 옆에 열어보면은 내 옷들 있을 거거든? 그것 좀 꺼내서 던져주라."

그리 말하기 무섭게 눈앞으로 펼쳐진  복어마냥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는 세나의 모습이었다.

"와ㅡ"

"왜, 또, 뭐."

"아니 환자 부려먹으시는게 너무 자연스러우셔서요. 누가보면 내가 아니라 니가 환잔줄 알겠어요."


"···아니, 그 옷 정도는 꺼내줄 수 있잖아. 바닥에 물 떨어뜨리지 말라면서. 그리고 내가 누나 뭐  때마다 이래저래 도와준거는 잊었어?"

"암요. 그럼요. 누구 구해준다고 오른팔도 제대로  쓰게  누나 수발드시느라고 고생이 참 많으신데 당연히 꺼내드려야죠."


아마 저걸 물에다가 풍덩 던져놓으면 다른 게 아니고 입 부분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마저  정도로 맛깔나게 빈정거리던 세나가 침대 기준으로 왼편에 있는 캐비닛을 향해 몸을 팩 돌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것의 문을 열어 그나마 멀쩡한 왼손으로 그 안을 팍팍 뒤지기 시작한 세나의 뒷통수에 대고 잽싸게 말을 덧붙였다.

"아, 꺼내는 김에 팬티도 좀 부탁할게."

내게 시위라도 하듯 쓸데없이 어깨까지 들썩들썩해가며 아주 그냥 격렬하게 캐비닛 안을 뒤져대던 세나의 움직임이 덜컥하고 멈춘 건 다름아닌 그 직후였다.


"···진짜 환자한테 별걸  시키네."

그러더니 그리 툭 내뱉고는 이내 캐비닛 안에서 꺼내든 것들을 내쪽으로 휘휘 던져대더라.


그러니까··· 내쪽을 돌아보지 않고 등뒤로 던졌다는 소리다.

"땡큐."

그렇게 날아든 것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낚아채서 챙긴 뒤, 그대로 입고 있던 것들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이제 좀 돌아앉아도 될만한 상태가 되었는지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다가 그런 내 모습을 발견한 세나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른 건 말할 것도 없었다.


"뭐, 뭐하는데?!"


그야말로 경악한 걸까.


그리 외친 세나의 두 눈은 저 이상 커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동그랗고 커다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정도로 놀란 것 치고는 눈을 가린다거나 하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고.

그뿐만이랴.

꼴깍하는 소리를 내며 침까지 살짝 삼켜대는데ㅡ


"응? 뭐가?"

그 모든 반응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척 시치미를 뚝 떼주었다.

"아, 아니··· 왜 벗··· 벗는데···"


그리고는 더듬더듬대는 목소리로 그리 말하는 세나를 상대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돌려주었다.


"아니, 입고 있는  벗어야 옷을 갈아입든 말든 할 거 아냐."


"그으···"

내 말이 그야말로 정론 그 자체라서 순간적으로 말문이 턱 막혔던 걸까.

주전자 끓는 소리하고도 살짝 비슷한 소리를 내던 세나가 이내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그러니까 왜 여기서 갈아입냐고···!"


"그럼 여기서 갈아입지. 뭐, 복도에 나가서 갈아입을깝쇼?"


당연히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리 말하니 안 그래도 발그레하니 달아올라 있던 세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내말은···! 그··· 그래! 화장실! 화장실에서 갈아입든가. 뭐하는데 진짜···"

"화장실? 굳이? 그리고 방금 샤워하고 나와가지고 안에 바닥 다 젖었는데?"

"그럼···"

머리에 민망함으로 인한 스팀이 가득 차서 마땅한 대안을 떠올릴 수가 없었던 걸까.


어물어물대는 세나를 상대로 '아항'하는 소리와 함께 씨익하고 살짝 음흉한 느낌이 도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왜? 부끄러워?"

"부, 부끄럽기는 뭐가 부끄럽다고···"

"그런 것치고는 지금 얼굴이 굉장히 빨개지셨는데요?"

"아니거든? 이건 그··· 더워서···"

"그런데 신기하기는 하네··· 저번에 볼 거 다 봐놓고서는 아직도 부끄러워할게 남았다니."

스리슬쩍 입원 첫날 있었던 일까지 언급해주니 세나의 얼굴이 달아오르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화르륵 불타올랐다.

"아, 아니 넌··· 남자가 무슨··· 말을··· 그렇게···"


 여파인지는 몰라도 분홍빛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자꾸만 중간에 끊어졌다.

"왜? 좋아하는 사람한테 솔직한 게 잘못인가?"


그러더니만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그때부터는 완전히 끊겨버리더라.


그렇게 잘 익은 홍시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세나를 상대로 살살 눈웃음을 쳐주면서 하려던 말을 마저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누나도 솔직하게 말해."

"무, 뭘···"

"누나도 여자니까 쌓일 거 아냐. 하루종일 병실 안에만 있으려니까 답답하기도  거고."


"···"


"거기에 내 눈치도 봐야해··· 오른손은 깁스하고 있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해···"

내 말이 이어질수록 세나의 얼굴 위를 점령하고 있던 붉은 기운이 점점 그 군세를 다른 곳으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특히나 목덜미가 그들의 두 번째 목표인듯 했다.


저렇게 벌써부터 붉은 기운이 넘실넘실대는 걸 보면.


"솔직히 그 손으로는··· 혼자서 쌓인  해결하기도 힘들잖아? 그러니까 괜히 저번처럼 몰래 혼자서 끙끙대지 말고···"

"내, 내가 언제!"

"아니야?"


"···"


말해 무엇하랴.

며칠 전에 나는 세나를 위해서 아주 잠시 자리를 비워준 적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해온 행동들이 제대로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해보고자 그리했던 것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먹을 거랑 이것저것좀 사오겠다는 핑계로 자리를 비우기 무섭게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더라.

평소 해피타임을 가질 때 요긴하게 써먹던 손이 봉쇄되어버린 바람에 뜻대로 되지는 않은  했지만.


"그럼 그때 그 소리는 뭐였지? 누가 막 끙끙거리던데···"

"그거, 는  아파서···! 배 아파서 그런 거거든?"

"아, 뭐야 그런 거였어? 그랬으면 말을 하지. 그럼 바로 의사 선생님 불렀을텐데."

으이구.

믿을 말을 해야지.

딱 보니까 세나도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하고 내뱉은 건 아닌 듯 했다.

그냥··· 그렇게라도 변명하지 않으면  될 것 같아서 튀어나온대로 내뱉은 느낌?

어느새 아래로 푹 숙여진 고개와 덩달아 아래로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빼꼼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앙증맞고 새빨간 귀가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는 중이었고.


그렇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세나를 향해 성큼 다가서며 침대 시트를 꼬옥하고 움켜쥐는데 쓰이고 있는 세나의 손 위에다가 조심스레 내 손을 포갰다.


그랬더니만 몸을 크게 움찔하면서 그대로 샤샤샥 도망쳐 버리더라.


어차피 그럴 거라고 생각했기에 개의치않고 세나를 상대로 하려 했던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말은 힘든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라는 거야. 몸도 멀쩡하지 않은데 괜히 혼자서 해결해보겠다고 무리하지 말고."


"···"

"뭐든  좋으니까. 응? 알겠지 누나?"

그런 식으로 세나를 살살 자극하는 작전의 포인트는 역시 내가 평소와 같은 침착함과 여유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날이갈수록 침착함을 잃어가고 자그마한 것에도 몸을 흠칫하고 떨 정도로 크게 반응하게 된 누구와는 다르게 말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뭐든 꼭 일방적일 수만은 없듯 세나한테 이런저런 자극을 받고 있는 건 이쪽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

특히나 제일 고역인 건··· 환자복 특유의 헐렁헐렁함이었다.


그게 슬랜더 그 자체라  수 있는 세나의 몸매와 어우러지니까 의외로 자극이 좀 쎄더라.

특히나 세나가 불편하다고 브래지어를 포기한 이후부터는 더 그랬다.

정확히 그때부터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의외로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것이 환자복 안에서 굉장히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게 얼마나 꼴리는지.


'이러니까 병원에서 몰래 그짓거리 하다가 걸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아무튼 그렇다보니까 나도 이래저래  쌓일 수밖에 없었고 작전상 그걸 방치해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외부인력의 협조를 받아야만 했다.


말이 외부인력이지 사실은 세나도 아는 이들이었지만.

"윽···"


세나에게는 뭐좀 사오겠다는 핑계를 대놓고서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공용 화장실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와있는 것도  그래서였다.


여기서 하면 안되냐고 하니까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당혹스러워할 때는 언제고 병원 안에서 몰래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흥분해버린 걸까.


조심스레 물건 끄트머리를 머금고 있는  안의 온도가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뜨겁게 느껴졌다.

이따금씩 귀두의 갈라진틈을 요망하게 핥고 지나가는 혀마저도 그랬다.


"후음··· 츕···"

"죄송해요. 고모··· 피곤하실텐데 괜히  때문에···"


처음으로 받았을 때하고는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능숙해진 가영의 펠라를 만끽하며 그리 말하니 내 물건을 3분의 1정도 머금고 있던 가영이 푸하하고 입에 머금고 있던 것을 뱉어내고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으응··· 아냐···"

"그래도···"


"이건··· 그, 어디까지나 유한이 네가 아침에 민망할까봐 미리 좀··· 풀어주는 것뿐이니까···"

"그런 거예요?"


"으응··· 아, 아무래도 유한이 너는 남자니까··· 세나하고 같이 지내다보면 조심해야할 것도 많고, 신경써야할 것도 많잖니···?"

그 중 하나를 대신 해주고 있는 것뿐이라길래 진심으로 기뻐하는 미소를 얼굴 위로 띄워보이며 가영을 향해 작게 내뱉었다.

"그러면···"


"그으, 역시 입만으로는···"

"···힘들  같아요."


난처해하는 표정을 얼굴 위에다가 띄워놓은채 그리 말하니까 아주 잠시동안 곤란해하던 가영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ㅡ


찰칵···

"그러면은··· 어쩔  없지.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하니까···"

그대로 입고 있던 청바지의 버클을 풀어 그것을 천천히 밑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털들의 모습에 침을 꼴딱 삼키고 있으니 '후우···'하고 작게 숨고르기를 하던 가영이 이내 조심스레 내 위로 올라탔다.

"소리 내고 싶어도 잘 참을 수 있겠니···? 지금은 밖에 아무도 없지만 나중에라도 사람,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넵."

"혹시, 흣♡, 쌀  같으면은··· 고모한테  말해야된다···?"

그마저도 알겠다는 듯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쓰게 웃은 가영이 이내 슬쩍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그러더니ㅡ

"후우읏···"

이미 눅진눅진하게 풀려서 박기 딱 좋은 상태가 되어있는 보지로 내 물건을 부드럽게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0